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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54

       주정뱅이 손님을 받은 지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야, 뭔가 이상한 냄새 안 나?”

       “응? 냄새?”

       

       메리가는 코를 킁킁거렸다.

       

       확실히, 어디선가 탄내가 난다.

       

       “바깥에서 쓰레기 태우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런가?”

       

       슬럼가에선 쓰레기를 처리할 방도가 딱히 없다. 때문에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이런 냄새는 하루이틀 맡아본 게 아니다. 이젠 익숙했다.

       

       메리가는.

       

       “혹시?”

       

       데스크를 빠져나와 문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바깥에서 호객 행위를 하던 청년이 메리가를 째려보았다.

       

       “뭐야? 안 들어가?”

       “실례합니다. 매연 냄새가 나서요. 혹시 바깥에서 쓰레기 태우는 중인가요?”

       “뭐?”

       

       청년이 인상을 찌푸린다.

       

       “매연은 무슨 매연. 얼른 들어가서 일이나 봐!”

       

       메리가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상하다.”

       “왜 그래?”

       “밖에서 쓰레기 태우는 게 아니래.”

       “똑바로 확인한 거 맞아?”

       

       두 소녀는 다시 한번 코를 킁킁거렸다.

       

       “…….”

       “…….”

       

       대략 머리가 멍해진다.

       

       폐부에 매캐한 공기가 가득 차는 느낌.

       

       “야, 이거 말인데.”

       

       뚜드득.

       

       이사벨의 머리가 주위를 경계하는 이리처럼 부자연스럽게 돌아간다.

       

       그녀의 시선이 어딘가에 꽂혔다.

       

       한 시간 전, 메리가와 이사벨에게 접대를 요구했던 주정뱅이가 들어가 있는 방이었다.

       

       “이봐, 메리가. 날 닮아 똑똑한 너니까 한마디 해 주는 건데….”

       

       이사벨이 해당 방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 방에서 말이야. 뭔가 뜨거운 기운이 흘러나오는 것 같지 않아?”

       “에이. 설마.”

       

       아무리 주정뱅이라고 해도 그렇지. 그런 대형 사고를 쳤을 리가 없다.

       

       그런데 왜 문틈으로 연기 비스름한 게 새어 나오고 있는 건지.

       

       문앞으로 다가간 메리가가 문고리를 살짝 만졌다.

       

       뜨겁다.

       

       “…….”

       

       갑자기 불안감이 증폭된다. 생존 본능이 경종을 울리는 느낌이다.

       

       “기다려 봐.”

       

       이사벨이 헝겊을 가져와 물을 묻혔다. 문고리에 헝겊을 대자 빠지지한 소리가 났다.

       

       이사벨은 곧장 문고리를 잡아 돌렸고.

       

       “…….”

       

       못 볼 꼴을 보고야 말았다.

       

       묶인 채 기절해 있는 여자. 그 옆 침대에서 곤히 잠든 주정뱅이.

       

       이리저리 늘어놓은 높은 도수의 술병과, 엎질러진 SM 플레이용 양초 위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까지.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명명백백했다.

       

       이사벨은 메리가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가자!”

       “어?”

       “지금 아니면 도망칠 기회가 없어!”

       

       운 좋게도 메리가와 이사벨은 현관 코앞에 있었다. 바깥에서 호객 행위를 벌이는 두 청년의 눈에만 띄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도망갈 수 있다.

       

       “이런 기회, 흔치 않아.”

       “하지만 저 안에 다른 사람들도 있잖아!”

       

       메리가는 뒤를 돌아보며 걱정스레 물었다.

       

       “저 사람들도 대피는 시켜야 하지 않아?”

       “바보야!”

       

       이사벨이 빽 소리를 질렀다.

       

       “지금 아니면 도망갈 기회가 없다고 얘기했잖아! 쟤네까지 도와줬다간 우린 평생 창녀로 살아야 해!”

       

       대기방에 있는 다른 소녀들과 창녀들을 모두 구하는 대신, 다시 없을 기회를 기다리며 평생 창녀로 사느냐.

       

       아니면 이곳에서 벗어나, 뒷골목을 전전하든 뭐하든 해서 살아갈 방도를 찾거나.

       

       어느 쪽을 선택하든 당장 가난한 건 그대로겠지만, 적어도 후자를 고르면 자유와 미래라는 꿀을 맛볼 수 있다.

       

       “…그래.”

       

       열한 살의 메리가는 마음속으로 기도를 올린 뒤 이사벨과 함께 현관으로 나섰다.

       

       화르륵!

       

       때마침 불길이 문을 집어삼키고 복도로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불이야!”

       

       메리가가 소리친 뒤 먼저 뛰었다. 그 소리를 들은 청년들이 안쪽으로 들어오며 얼굴을 붉혔다.

       

       “이것들이! 어딜 도망가!”

       

       청년이 메리가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퍼억!

       

       “커헉…!”

       

       투툭, 툭.

       

       이사벨의 입에서 침이 몇 방울 떨어졌다. 명치를 제대로 맞았다. 이사벨은 토막 난 숨을 내뱉으며 쓰러졌다.

       

       “이사벨 언니!”

       

       메리가는 쓰러진 이사벨을 서둘러 부축했다.

       

       “이 녀석들이. 먹여주고 재워주고 했더니 감히 튀려고 해? 안 되겠다, 너희는……. 응?”

       

       이사벨을 후려친 청년이 시선을 안쪽으로 던졌다. 용렬한 불꽃이 나무판자로 된 복도 바닥을 게걸스레 먹어치우고 있었다.

       

       “씨, 씨발! 불이야!”

       

       두 청년이 나 몰라라 도망쳤다. 두 명 모두 고용된 사람이었기에 창관이 어찌 되든 상관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이라면 도망칠 수 있을 텐데….

       

       “무슨 소란이냐!”

       

       운은 쉽게 따르지 않았다.

       

       출장을 다녀온 포주가 때마침 귀환하며 메리가와 이사벨을 발견했다.

       

       “이, 이런 씨발! 불이야!”

       

       포주는 이 창관의 주인이었으므로 두 알바생처럼 도망치지는 않았다.

       

       “야, 이, 이 녀석들아! 부, 불이 있으면 꺼야지! 스크롤, 물 담긴 스크롤을 당장 찾아와!”

       “수계 스크롤은 안쪽 방에 쟁여뒀는데 어떻게 가져와요! 통로가 완전히 막혔다고요!”

       

       그러자 포주가 이사벨의 어깨를 미친 듯이 흔들었다.

       

       “너, 마법 쓸 줄 안다고 했지? 저거 당장 꺼 봐!”

       

       이사벨은 게거품만 문 채 묵묵부답이었다. 호흡을 고르느라 말을 할 여유조차도 없었다.

       

       “이런 젠장!”

       “경찰이나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하면 되잖아요!”

       “그게 되겠냐!”

       

       ‘미혹의 숲’은 불법 창관이다. 소방서에 연락하면 불은 꺼주겠지만, 포주의 인생은 끝장이 나고 말 것이다.

       

       포주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이었다.

       

       불길 너머로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포주가 입구를 틀어막고는 메리가에게 독촉했다.

       

       “이봐 꼬맹이! 저기 들어와서 애들이라도 구해 오거라! 성공하면 레스토랑에서 배불리 먹여줄 테니까…!”

       

       불속에 몸을 던지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였다.

       

       메리가는 이 순간 환멸을 느꼈다.

       

       역시, 그동안 잘해주던 건 포주 자신의 이익 때문이었다. 포주는 메리가를 존중할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빨리 들어가!”

       

       포주는 메리가를 불길로 몰아넣으려 했다. 그러나 메리가는 축 늘어진 이사벨을 부축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빨리─!!”

       

       쿠구궁!

       

       불길이 더욱 거세졌다. 불온한 연기가 지붕을 가득 덮었다. 나무로 된 기둥이 하나둘씩 재로 변해 무너졌다.

       

       “사장님, 살려줘요!”

       “왜,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싫어! 싫다고!”

       

       불 건너편에서 숨이 끊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여자와 소녀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헐떡이다가 픽픽 쓰러지는 소리.

       

       메리가는 저렇게 되기 싫었다.

       

       ‘늦었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어린 메리가가 저들을 살려낼 수는 없을 것이다.

       

       마법?

       

       책에 있는 마법진 몇 번 그려본 게 전부인데,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는 배운 적 없는 멍청이가 바로 자신인데.

       

       ‘…마법을 써서 이 상황을 타개하라고?’

       

       어불성설이다. 메리가가 할 수 있는 건 고작해야 아공간에서 자그마한 스태프를 하나 꺼내는 것뿐이다.

       

       좋아.

       

       그렇다면.

       

       “콜록…! 이, 이런 씨발! 콜록!”

       “아저씨, 됐으니까 그냥 도망가요! 이미 늦었어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포주는 문을 열어놓고 그 자리에 진을 친 상태였다.

       

       “콜록…! 어떻게 일군 사업인데… 이대로 죽을 수는 없어……!”

       

       정말로 이 창관에 모든 걸 때려부었기에 같이 죽을 생각인가.

       

       아니면 불법 성매매와 아동학대를 한 죄로 붙잡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을 모조리 불태울 셈일 것인가.

       

       포주의 심정이 어떤지, 메리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후자의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비켜요.”

       

       스르릉.

       

       메리가는 실눈을 치켜뜨며 아공간에서 스태프를 꺼냈다.

       

       아주 최근에, 경험적으로 습득한 소환 마법.

       

       본래 교육만 받는다면 다섯 살 난 어린아이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기술이기에 메리가도 할 수 있었다.

       

       “뭐, 뭣!”

       

       하지만 포주는 몰랐다. 메리가가 마법을, 그것도 스태프를 꺼낼 수 있다는 사실을.

       

       그야 몰래 연습한 거니까.

       

       “비키라고 했어요!”

       

       메리가는 스태프의 날을 대각으로 세워 포주의 고간을 후려쳤다.

       

       퍽─!!

       

       “끄아아아아아아악!!”

       

       포주가 다리에 힘을 잃고는 뒤로 넘어졌다. 그때까지 메리가의 스태프는 포주의 낭심을 잡은 채 놓지 않고 있었다.

       

       이는 스태프가 마도사의 심상을 표현하기 때문이었다. 메리가의 심상은 너트 파쇄기를 닮은 모양이었다. 그 때문에 2차와 3차 피해가 발생했고, 포주는 스크류 단타에 자신의 너츠를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다.

       

       “끄으으윽…!”

       

       눈을 까뒤집으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포주.

       

       도망치려면 지금이 기회였다.

       

       “이사벨 언니, 정신 차려봐!”

       

       이사벨의 얼굴은 분칠을 한 것처럼 창백했다.

       

       ‘상태가 좋지 않아.’

       

       메리가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이사벨을 이끌고 창관 바깥으로 나갔다.

       

       

       **

       

       

       “하아, 하아….”

       

       얼마나 도망쳤을까?

       

       잘 모르는 거리로 온 메리가는 이사벨을 고이 눕혔다.

       

       이사벨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숨은 쉬는 것 같은데…….’

       

       얼굴색이 좋지 않았다. 이마부터 목덜미까지 땀이 흥건했다. 메리가는 확인차 이사벨의 옷을 풀어헤쳤다.

       

       “아….”

       

       가슴팍에 커다랗게 멍울이 져 있었다.

       

       그 남자가 때리지만 않았더라도, 이렇게 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메리가는 빠득 이를 갈았다.

       

       골목 너머로 경찰과 소방수 수십 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누가 신고한 모양이다. 메리가는 한숨을 쉬며 자신에게 남은 것들을 점검했다.

       

       이사벨. 그리고 양장본 한 권.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면 좋지?

       

       “…메리, 가.”

       “언니?”

       

       이사벨이 눈을 흐릿하게 뜨며 메리가의 팔목을 붙잡았다.

       

       “정신이 든 거야?”

       “…….”

       “왜 말이 없어?”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다른 아이들은 몰라도, 이사벨과는 오랫동안 말을 섞고 지냈는데. 그래서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혹시.

       

       이렇게.

       

       이렇게….

       

       “…잘 들어, 메리.”

       

       이사벨이 힘겹게 입을 연다.

       

       “이걸로, 빚은 갚은 거야. 알겠, 지.”

       

       빚?

       

       빚이라니?

       

       그 의문은 이사벨이 자신의 오른쪽 뺨을 쓰다듬자마자 사르르 녹아버리고 만다.

       

       이사벨은 마음에 담고 있었다. 그날, 싸가지 없는 청년이 자신의 뺨을 때리려고 했을 때 메리가가 대신 맞아준 것을.

       

       “알겠, 지…?”

       “으, 응.”

       

       빚을 갚은 거라니.

       

       이 정도면 차고도 남는다. 이자가 너무 센 거 아니냐고….

       

       “아…. 명치를 맞았으니까, 힘이 쫙 빠져.”

       

       이사벨의 동공이 혼탁하게 풀렸다. 슴벅거리는 두 눈에 초점이 없었다.

       

       메리가가 눈시울을 붉히며 이사벨의 손을 다잡았다.

       

       “아, 아냐. 지금 죽으면 안 돼.”

       

       병원에 가면 살 수 있다. 치료마도사 중에는 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는 명의가 많다고 들었으니까.

       

       틀림없이, 아카데미 병원에 가면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왜일까.

       

       급소를 맞아 한없이 고통스러워해야만 하는 이사벨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평안하고 또 맑았다.

       

       “……메리가.”

       “어, 언니.”

       “짧은 시간 동안, 고마웠어.”

       

       툭.

       

       “이, 이럴 수는 없어.”

       

       메리가는 어깨를, 눈을, 다리를 떨었다.

       

       “이럴 수는 없다고.”

       

       처음에는 어느 정도 이용할 생각으로 접근했지만, 도중부터는 고운 정 미운 정 다 붙어서 친하게 지냈단 말이다.

       

       해서 여기를 탈출하고 나면, 어떻게든 서로 의지하면서.

       

       의지하면서….

       

       “…살려고 했는데.”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갔다.

       

       이젠 남은 게 양장본밖에 없었다.

       

       툭, 투둑.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메리가는 근처 신문지를 주워 이사벨을 보호하고, 그 다음으로 양장본을 감쌌다. 자신은 얼마든지 비를 맞아도 괜찮았다. 물론 감기야 걸리겠지만, 상관할 바는 아니었다.

       

       지금이라면 열병으로 쓰러져 죽어도 괜찮았다.

       

       과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

       

       ‘모르겠네.’

       

       메리가는 히히 웃었다. 그녀가 올려다보는 하늘 위로 장대비가 쏟아져 내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무슨 일이 터진 것 같길래 지나가다 들렀더니만… 설마 이런 어린애가 길바닥에 나와 있을 줄은 몰랐군.”

       

       검은 하늘이 그보다 더 검은 우산에 가려졌다.

       

       메리가는 흐리멍덩했던 눈에 억지로 초점을 맞췄다.

       

       한 남자가 자신에게 우산을 씌운 채로 무어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붉은 눈에 귀족적인 풍채를 지닌 남자였다. 지금껏 보았던 사람 중에서 가장 기품 있다고 말해야 하나.

       

       “…누구세요.”

       “하하. 나 말이니?”

       

       남자가 우산을 메리가에게 건넸다. 뒤이어 하인으로 보이는 사람 둘이 소리를 지르며 따라붙었다.

       

       “후작님! 갑자기 뛰어가시면 어떡합니까? 한참 찾았잖아요!”

       “미안하네. 길거리에서 비를 맞고 있는 어린애를 못 본 체할 수는 없어서 말이지.”

       

       하인이 남자에게 우산을 씌웠다. 남자는 그 자리에서 쭈그리고 앉아 메리가와 시선을 맞추었다.

       

       남자의 시선이 메리가의 얼굴을 한 번,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소녀를 한 번, 그리고 양장본을 한 번씩 훑었다.

       

       “재밌는 걸 들고 있구나.”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괜찮으면 이 아저씨 집에서 묵지 않으련?”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혹시 공지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완결까지 연재가 랜덤한 시간대에 이뤄집니다. 어떻게 보면 비정기네요.

    원래 지금 쓴 건 12시 자정에 올릴 계획이었지만, 쓴 글은 바로바로 올리자는 생각에 하루가 지나기 전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화는 5월 31일 연재분입니다.

    새벽에 힘을 내면 한 편 더 적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The Magic Academy’s Physicist

The Magic Academy’s Physicist

마도 아카데미의 물리학자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 an era when the power of Fire Magic was considered to have reached its limit, one girl began researching nuclear f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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