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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56

       *** ***

         

       두 사람이 겨룰 도박은 잔 속에 든 주사위의 눈을 맞추는 도박이었다.

         

       잔 속에 넣어진 주사위는 두 개.

         

       “그럼 가겠네.”

         

       쉭! 쉬쉬쉬식!

         

       삭휘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마치 쾌검수의 검이 발출된 것처럼 출수된 삭휘의 손이 좌우로 크게 흔들기를 다섯 번.

         

       탁!

         

       변화를 파악할 시간조차 주지 않겠다는 듯이 곧바로 잔 섞기를 마쳤다.

         

       “후후, 어떤가? 이게 바로 무공도박술이지.”

         

       “…음.”

         

       삭휘는 당황스럽다는 눈으로 잔을 바라보는 호천안을 보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어느 도박판에서 지금과 같은 속도를 경험해 보았겠는가? 처음 지하도박장에 온 이들은 다 저런 표정을 지었다.

         

       ‘어느 도박사들은 손은 눈보다 빠르다고 말하고 다니지만 그 눈도 눈 나름이지.’

         

       고절한 무인의 눈에는 도박사들의 손놀림이 거북이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마련.

         

       평시에 그런 도박사들만 봐 왔던 고수들은 진짜 자신의 체급에 어울리는 도박 속도를 접한 순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4요.”

         

       삭휘는 잔을 열어 숫자를 공개했다.

         

       잔 내부의 숫자는 6이었다.

         

       호천안은 말없이 주머니에서 무편 1개를 꺼내 지불했다.

         

       “그럼 이번에는 내 차례로군.”

         

       여섯 사람의 시선이 호천안이 잡은 잔을 주목했다. 어느 새 도박을 멈춘 두 초절정 고수와 판을 관람하고 있는 전입까지 합친 숫자였다.

         

       호천안의 도박실력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경지는 대략적으로 꿰어 볼 수 있어도 도박사로서의 도박기술은 판위에서 기술을 펼치기까지 전혀 알 수가 없는 법.

         

       타닥!

         

       한번 주사위가 튕기는가 싶더니 이내 호천안의 잔은 요란한 소음이 나기 시작했다.

         

       따다다닥!

         

       그 현상에 호천안의 손놀림을 지켜보던 여섯 명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주사위와 잔이 충돌하거나 주사위와 주사위가 충돌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소음이 난다. 즉, 충돌음이란 주사위가 잔 내부에서 눈이 바뀐다는 신호나 다름이 없었다.

         

       호천안의 잔 섞기는 잔이 움직이는 격렬함에 비해 주사위의 충돌음이 굉장히 많이 들렸다.

         

       엄청나게 격렬하게 잔을 흔들어야 날까 말까한 수준의 충돌음이 들리고 있었지만 호천안의 잔 섞기는 도저히 그런 충돌음이 날 법한 속도가 아니었다.

         

       따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심지어 잔을 흔들면 흔들수록 잔 속에서 나는 소리는 더욱더 요란해졌다.

         

       안의 주사위가 박살나서 잔해들이 부딪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감각이 예민한 무인이자 도박사인 여섯 사람의 귀는 그 의심을 부정했다. 부서진 주사위의 조각으로 지금과 같은 익숙한 충돌음을 낼 수 없다고.

         

       탁!

         

       호천안의 잔 섞기를 마쳤을 때 여섯 명의 사람들은 침묵했다.

         

       잔 속의 주사위의 눈을 맞추기 위해서는 잔 속에서 구를 주사위의 움직임을 유추해야 했다. 주사위가 잔의 움직임에 얼마만큼의 충격을 받고 어떻게 회전했을지를 유추하는 단서는 크게 두 가지.

         

       바로 잔의 움직임과 그 잔의 움직임에 따라 이동하는 주사위가 잔과 부딪히는 소리였다.

         

       그런데 방금 호천안이 보여준 잔 섞기 기술은 일반적인 예상이 전혀 통하지 않는 기술이었다.

         

       잔이 움직임과 주사위의 부딪힘이 완전히 따로 놀았으니까.

         

       도박당사자인 삭휘는 물론이고 나머지 다섯 사람 역시 호천안이 일으킨 잔의 변화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그야말로 고절한 한 수.

         

       “…이거 엄청난 분이 납셨군.”

         

       뒤에서 삭휘와 호천안의 대결을 관람하던 초절정 고수들 중 한 사람이 모두의 심경을 대변하며 그리 말했다.

         

       “끄응, 6이오.”

         

       삭휘의 답은 틀렸고 삭휘는 방금 전 먹었던 무편을 돌려주었다.

         

       천안과 삭휘의 대결은 계속되었다.

         

       호천안은 흥미로운 눈으로 삭휘의 허리에 걸린 검을 바라보았다.

         

       ‘쾌검수인가.’

         

       일반적인 협봉검보다도 좀더 가늘고 긴 검. 완전히 정적인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보여주는 폭발적인 손의 가속력까지.

         

       익힌 무공의 성향이 그대로 묻어나는 도박술이었다.

         

       ‘상성이 영 별로로군.’

         

       호천안은 삭휘의 무공도박술을 그렇게 평가했다.

         

       도박판에서 빠른 손은 확실히 중요했다. 그러나 빠른 손 앞에는 한 가지 수식어가 붙어야 했다.

         

       정확하면서도 빠른 손.

         

       폭발적인 빠름이란 정확함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

         

       ‘아니면 종목에 맞춘 기술을 펼치는 것일지도 모르겠군.’

         

       잔을 이용한 주사위 도박에도 규칙은 여러 가지가 있다. 상대방이 주사위 눈을 맞추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낸 주사위 눈을 모르면 돈을 가져갈 수 없는 규칙을 건 주사위 도박도 대중적인 것들 중 하나였다.

         

       지금의 판은 그저 상대가 맞추지 못하면 곧바로 돈을 가져가는 구조이니 저런 극단적인 수를 두는 것일까.

         

       뭐 이제부터 알아가면 그만이지.

         

       호천안은 그리 판단하며 판을 이어나갔다.

         

       판이 이어질수록 호천안의 앞에 쌓인 무편이 많아지고 삭휘의 안색이 굳었다.

         

       “흐음, 이쯤에서 종목을 바꾸시겠소?”

         

       삭휘가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에잉, 재수 옴 붙은 날이로군! 나는 여기까지 하겠네!”

         

       삭휘가 일어나자 호천안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른 사람과 도박을 하고 싶다는 뜻에 남은 네 사람은 시선을 교환하더니 판에 앉았다.

         

       “방심하지 말게 삭휘는 우리들 중 최약체니까.”

         

       “누가 최약체야! 이 자식아!”

         

       “나는 오경이라 하네.”

         

       “호천안이요.”

         

       방방 뛰는 삭휘를 배경으로 판이 바뀌었다.

         

       골패판.

         

       호천안은 오경과 골패를 나누며 생각했다.

         

       ‘확실히 다르긴 하군.’

         

       그저 쾌검술을 펼치듯이 냅다 잔을 던지다시피 했던 삭휘와 오경은 수준이 달랐다.

         

       오경은 도박의 원칙이라 할 수 있는 은밀함과 정밀함을 모두 갖춘 기술을 선보였으니까.

         

       ‘흐음…’

         

       호천안은 자신의 손패를 보면서 가볍게 신음성을 흘렸다. 패를 파악한 순서대로라면 지금 자신의 패에는 6과 14가 들어왔어야 했고 상대의 손패는 3과 어떤 패가 들어있어야 했다.

         

       6과 14의 조합은 족보상 꽤나 강력한 조합이니만큼 호천안은 내심 공세로 나서야 할 시기라고 마음을 정하고 있었는데…

         

       손에 잡힌 후패는 7이었다.

         

       호천안은 흥미로운 눈길로 오경을 바라보았다. 판이 계속 돌아가면서 내공을 사용하는 기색을 느끼긴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눈을 떼지 않았는데 패가 섞이는 변화를 파악하지 못할 줄이야.

         

       ‘겉으로 보이는 것 외에도 다른 수가 있는 모양이네.’

         

       호천안은 이제야 도박판에 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겉으로 보이는 흐름과 다르게 돌아가는 암류. 그 암류의 흐름을 읽고 뒤틀며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도박사들의 승부였으니까.

         

       오경은 능숙한 도박사였다.

         

       “죽겠소.”

         

       기가 움직이는 것을 느낀 호천안이 근소하게 유리한 판을 포기했다.

         

       그러나 판이 끝난 뒤에 보여진 오경의 패는 호천안이 예상한 것 그대로였다.

         

       ‘기만 움직였을 뿐 실제로 기술을 펼치지는 않았군.’

         

       제대로 한방먹은 호천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미친놈들 소굴이지만 지하도박장에 오길 잘 했다고.

         

       오경이 보여주는 무공도박술은 깊이가 있었다.

         

       호천안은 그런 오경의 무공도박술을 몸으로 느끼며 무공도박술이 도박의 새로운 영역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호천안은 전날 위지천이 보여주었던 무공도박술을 떠올렸다.

         

       사실 위지천이 보여준 무공도박술은 폭거나 마찬가지였다.

         

       무인에게 기의 움직임이란 무기를 휘두르는 것과 별반 다를바가 없었다. 눈앞에서 칼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걸 무시하고 도박판에만 집중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결국 익숙해지면 그만이다.’

       

       위지천이 아무리 위협적인 기의 움직임을 구사하더라도 결국 직접 호천안을 공격할 수 없는 허상에 불과했다.

         

       눈 앞에서 갑자기 칼이 왔다갔다 하면 깜짝 놀라는 것이 사람이지만 그 칼이 결코 자신을 벨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익숙해지면 그 칼을 또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니까. 

       

       그러나 호천안은 위지천이 보여준 무공도박술 자체에 위기감을 느꼈다.

       

       무공도박술은 호천안이 접해 본 적이 없었던 도박의 영역이었기 때문이었다.

       

       

       도박판에서 배제되어버린 고수와 고수간의 도박승부!

        

       이류 시절 도박을 대성한 호천안으로서는 단 한번도 접해본 적이 없던 영역.

        

       위지천을 상대로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었거늘 완전히 텅 비어버린 공백지대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린 것이다.

         

       호천안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오경을 바라보았다.

         

       눈으로는 오경을 바라보았으나 호천안의 머리에 떠오른 것은 그 뜻을 전혀 읽을 수 없는 위지천의 얼굴이었다.

         

       ‘이게 진짜 승부로군요, 천마님.’

         

       위지천의 도박 실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빠르게 성장한다고 한들 이미 도박을 대성한 호천안과의 도박대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위지천이 호천안을 능가할 수 있는 영역이 생겼으니.

         

       바로 무공도박술이었다.

         

       호천안은 전날의 승부에서 직감했다.

         

       위지천도 잘 모르고, 호천안도 잘 모르는 미지의 영역, 무공도박술.

         

       이 무공도박술이라는 영역의 다툼이 바로 위지천과의 도박대결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무인으로서 압도적인 경지를 자랑하는 천마이지만 일반적인 도박 기술과 함께 무공도박술을 익혀야 하는 위지천.

         

       초절정에 불과하지만 이미 도박 기술을 대성하여 무공도박술만 파면 되는 호천안.

         

       5개월 뒤, 호천안과 위지천중 어느 쪽이 무공도박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위지천이 얼마나 신묘한 무공도박술을 구사할지, 그리고 그런 신묘한 무공도박술을 받아낼 수비기술을 몸에 익힐 수 있을지.

         

       도신 호천안일지라도 감히 예상할 수 없는 문제였다.

         

       “패를 뽑으시게나.”

         

       오경의 재촉에 호천안은 머릿속에 떠오른 천마를 지우고 판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 어디 한 번 가봅시다.”

         

       지하도박장의 호천안.

         

       그리고 천마전의 위지천.

         

       각자의 자리에서 두 사람의 성장싸움이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늦어서 죄송합니다!!!!!!!!!!!!!!!!

    *
    [비공개]님께서 [10코인]을 후원해주셨네요!!!

    언제나와 같은 후원 정말 감사합니다!!! 요새 연재시각이 불안정하지만 그래도 연재 빵꾸 안내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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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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