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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58

       

        

        

        

        

        

        

        5년 4개월.

        

        무려 64개월에 달하는 시간 동안 이어졌던 총성이 하나둘씩 멎어간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와 산 호세, 샌프란시스코, 새크라멘토와 시애틀의 기지 위로 족히 몇 달 가량 걷히지 않을 거대한 실드가 켜졌다.

        

        눈에 파묻혀있던, 혹은 돌덩이처럼 겨우내 얼어붙은 시체들이 봄의 따스한 햇살을 맞아 사람이라면 견디기 힘든 썩는 냄새를 뿜어대며 자연으로 회귀하였고, 이미 몇 년간 전쟁을 겪고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실드로 냄새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한 지 오래였다.

        

        그러나 이번 년도에는 달랐다.

        

        무수한 숫자의 무인기가 아직 멀쩡한 시체를 후방으로 이송하였고, 공원은 국립묘지로 변했다. 먼저 곁을 떠나간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고, 이름과 나이를 포함한 간단한 내력만이 새겨진 수천 개의 비석이 무덤 위에 박혔다.

        

        

        도시가 본격적으로 수습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치우지 못했던 전쟁의 흔적들이 하나둘씩 사라진다. 도로라는 이름의 도시의 혈관을 꽉 메워버린 차량들이 거대한 공터로 옮겨졌다. 수송기가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뜨린 무인기가 미국을 그물망처럼 잇는 철도망을 다시금 보수하기 시작했다.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델라웨어, 버지니아를 비롯하여 미국의 농업 중 일부를 담당하는 농지들이 다시금 낙농업 및 식량 재배를 시작했다. 그동안 반쯤 멈춘 채 억지로 돌아가던 미국의 1차 산업이 부분적으로라도 돌아갈 채비를 마친 것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온 러시아와 중국의 협상단이 뉴욕에 발을 디뎠다. 사전에 조율된 수많은 조약들은 하나하나가 나라의 손발을 견고하게 묶어버릴 수 있었지만, 이미 미국에서 수백만 가량의 전력을 그대로 날려버린 러시아와 중국은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가 따를지는 뻔했기에.

        

        

        

       “…수용하리다.”

        

       “잘 생각하셨소.”

        

        

        

        러시아의 육군과 해군 전력은 말 그대로 증발했다.

        

        중국은 싼샤 댐이 핵폭탄에 의해 날아갔고, 이창과 우한, 난징과 상하이가 해저도시로 변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3차, 혹은 제4차 세계대전이 발생할 경우 두 나라는 말 그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가능성도 적잖았다.

        

        그리하여 누군가에게는 승리의 태양이, 다른 이들에게는 치욕스러운 아침이 찾아온 뒤, 세상은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다음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쭈우욱!

        

        

        

       “으아앙!”

        

       “그래서, 그게 우리 둘을 이곳에 일주일간 방치하고 온 이유란거죠? 겁이 많이 사라지셨군요, 우리 막내.”

        

       “그래도 중간에 자주 집에 돌아왔는으브브브브….”

        

       “이젠 변명까지?”

        

        

        

        중범죄자 유진, 북극곰과 상어 방치죄로 다키마쿠라 형 15년에 강제로 처해졌다.

        

        물론 절반 정도는 농담이었다. 15년까지는 아니었고 1.5시간 정도 처해진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그러했다. 그리고 이 두 양반도 그리 말하긴 했지만, 아주 얼굴이 반질반질하다. 듣자 하니 심심하면 밥 먹고 수영장에서 놀았다나 뭐라나. 좀 더 심심하면 밖에 나갔고.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충격! 유진의 지인으로 알려진 두 명, 청담동의 펜트하우스에 거주!?!?!? 미국이 놀라고 일본이 부러워하며 중국이 애걸복걸하는 두 발현자의 행보에 대해 알아보자!] 

       

       

       -[알림 : 컨텐츠 규약 및 발현자 법률 위반으로 인해 제제된 동영상입니다.]

        

        

        

       “…이게 뭔가요?”

        

       “밖에 나가서 꽤 즐기고 왔지.”

        

        

        

        이 양반들은…내가 두 세계를 넘나들며 역사서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순간의 중심에 있던 와중, 한국을 실로 알차게 즐긴 모양이었다. 특히나 로렌티나는 3일 가량 후에 동해에 있는 해군기지로 가야 하는 만큼 더더욱 그렇다나 뭐라나.

        

        좌우지간, 얼얼해진 볼따구와 꼬리를 뒤로 한 채 남은 스케줄을 확인했다. 앞으로 이틀 뒤면 집들이가 있을 예정이었고, 일주일 후에는 부모님이 미국에서의 오랜 근무를 마치고 드디어 집으로 찾아올 것이었다. 그리고 내일은…아니다.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일은 다 끝마치고 왔겠지, 막내?”

        

       “물론이죠. 헨리가 두 나라의 정강이를 완전히 부숴버렸거든요.”

        

       “흐음.”

        

        

        

        공중으로 떠오르는 조약 내용.

        

        평탄화된 북한 위에 무수히 배치되는 탄도미사일과 추코트카 지역의 할양 및 미군 주둔 용인, 그 와중 없는 국가 예산을 돌려 베링 해협 지하 터널 관통 공사에 퍼부어야만 했다.

        

        러시아와 중국의 돈으로 뚫은 해저터널을 통해 미군과 물자가 이동할 것이었다. 물론 그것 뿐만은 아니었고, 알래스카와 캐나다에 이리저리 흩어져있는 연합군의 잔해를 그러모아 다시 본국으로 배송해주기 위한 것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 외에도 핵시설 위치 전면공개, 전쟁배상금 등등을 포함한 여러 조약들이 존재했지만, 그 모든 것들이 가리키는 바는 단 하나였다.

        

        

        

       “신성미합제국 황제 헨리 1세의 즉위를 축하한다는 내용으로 뭐라도 좀 보내야겠는데.”

        

       “진짜로 그랬으면 이미 머리에 바람구멍 하나 뚫렸겠죠, 이 인간아.”

        

       “하하.”

        

        

        

        그러더니 이어지는 말.

        

        

        

       “여기의 헨리도 슬슬 대통령으로 점쳐지고 있는데. 8월 전당대회는 거의 의미가 없는 수준이고, 공화당은 우왕좌왕하다가 표가 사방으로 분산됐어.”

        

       “그럴 것 같더라니.”

        

       “마지막 토론회에서 아주 다른 후보들을 박살내버리더군요.”

        

        

        

        그 후 팝업되는 영상. 불과 3일 전 있었던 마지막 토론회에서 헨리는 신들린 듯 입을 털어대었다.

        

        Uppermost Solid America, 가장 견고한 미국을 슬로건으로 밀고 나온 그답게 당연히 안보를 밀고 나왔고, 다른 후보들은 당연하게도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얼마인지 아는지, 이를 벌충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맹렬한 공세를 퍼부었지만….

        

        

        

       “해당 방법론을 적용할 시 뉴욕 주 기준으로 연간 4억 2천만 달러 가량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이를 가능케 할 정도의 무인 드론 산업 발전 시 연간 창출되는 일자리의 숫자는 38만 개 이상입니다. 더하여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수백 명, 수천 명 이상을 갈아 만들어진 수많은 산업 보고서를 눈으로 훑고 그 규모와 메커니즘, 그리고 이것이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단계와 이를 뒷받침할 산업적 역량의 크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이 양반은 팩트만으로 다른 후보들의 척추를 접어버렸다.

        

        과연 그 일자리가 순순히 창출될 것인지가 화두로 떠올랐으나, 이 양반은 적잖아 2개월 전 이미 IT기업 지원 및 기업연계형 직원교육훈련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전적이 있었다 – 물론 싱크탱크에 대한 간접적 지원이 가장 큰 목적이긴 했지만, 어쨌든 전적은 전적이었으니.

        

        좌우지간, 현재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미국의 상황은 그러했다.

        

        

        

       “아주 바쁘기 짝이 없구만.” 

       

       “그러게요.”

        

        

        

        그리 말하고선 소파에 몸을 기대었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순간 여태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생각나기 시작했다. 내가 기억하는 것과 다르지만 같은 세계로 다시 떨어진 이후, 말 그대로 아무런 것도 몰랐을 적…우연찮은 기회로 시작한 방송.

        

        그로 인해 이름을 알렸고, 그 과정에서 내 든든한 아군이 되어준 대거 팀을 만났으며, 게임과 내 과거, 그리고 세계에 얽힌 비밀을 풀게 되었다. 다른 세계에서부터 얽힌 인연이 이 자리까지 이어진 덕에 한 나라의 국방부장관, 그리고 대통령 후보와도 만났고….

        

        그것만 있지는 않았다. 다시금 대거 팀을 만나 해후를 나누었으며, 이들에게 완전한 미국이라는 선물까지 넘겨주었다.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을 붙이기에는 조금 뭐한 감이 없잖아 있긴 했지만, 어쨌건 간에…어느 쪽이든 양말이 터지도록 선물을 받았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모양인데. 고민이라도 있어?”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잠시 입을 닫았다가 이어 말했다.

        

        

        

       “지금이라면 뭔가, 그렇게 모두가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았다…고, 방점을 찍어도 될 것 같은 느낌이네요.”

        

       “뭔 소리를 하나 했더니, 또 이상한 말 하는구만.”

        

        

        

        그렇게 덧붙인 로건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다음에 뭐를 해야만 할지 생각하는 건 네 몫이지. 며칠 후에 네 집에 올 제자 두 명에게 뭘 해줘야 감동할지나 고민해보든지.”

        

       “…하하, 그도 그렇긴 하네요.”

        

       “그래. 그거면 됐어…어으, 졸리네. 네가 온단 말에 꽤 오래 기다렸더니, 벌써 새벽 세 시가 됐구만. 나는 먼저 자러 들어간다. 내일 보자.”

        

       “내일 보자구요, 막내.”

        

       “그래요. 다들 잘 자요.”

        

        

        

        그렇게 하나하나 불이 꺼진다.

        

        천장의 불을 끈 뒤, 이제는 널찍하기 그지없는 한강뷰를 눈에 담으며 침대에 누웠다. 꼬리를 구멍 안에 밀어넣고는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쌓여있던 피로가 한순간에 터져나오며 금방 졸음이 몰려왔지만, 앞으로 뭘 해야만 할지에 대한 생각은 잘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씩 수마가 눈을 뒤덮는 순간 어렴풋이 떠오르는 답이 있었다. 그닥 특별하지도 않고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는 대답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알림 : 방음 활성화. 광학미채 작동 중.]

        

        

        

       “반가워요. 얼굴을 맞대는 건 처음이죠?”

        

       “…제가 생각한 것보다 몇 배는 더 독특하게 생긴 분들이시네요.”

        

        

        

        다음 날, 펜트하우스 로비에 위치한 카페.

        

        그 중에서도 사람이 거의 오지 않는 자리에 앉아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자니, 시간이 되자마자 평범한 복장을 한 두 명이 자연스럽게 맞은편에 앉았다 – 뭐라고 해야 하나. 세상에는 참 여러 색깔의 머리카락, 그리고 신체 부위가 있다는 걸 이제 알았다.

        

        두 명도 발현자인지를 물어보려다가 간신히 참는 와중, 저쪽이 먼저 입을 열었다.

        

        

        

       “현 시간을 기준으로 공식적인 두 세계선 간 업데이트는 어느 정도 종료되었습니다. 아직 일이 완전히 매듭지어진 건 아니기에, 사후 지원이 계속해서 있을 예정이라 크게 달라진 점은 없긴 하겠지만요.”

        

       “지난번에 말했던 그거로군요.”

        

       “맞습니다.”

        

        

        

        그러더니 이어지는 말.

        

        

        

       “그동안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도움만 받은 건 저죠. 지금도 솔직히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해야만 할지….”

        

       “세상 모든 일이란 다 그런 법이니까요. 그리고 이번 사태 해결은 저희 충돌*(^$#…아직 호환이 안 되는 단어가 있나보네요. 무시해주시길. 아무튼 저희 부서에서도 정말 유용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유진 씨를 도와드린 대가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수준이지요.”

        

       “그걸로 괜찮다면….”

        

        

        

        그와 동시에 책상 위로 놓여지는 책 한 권.

        

        여전히 바지직거리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이건 돌려줘야만 했다. 어제 로건이 내게 말한 것처럼, 이제는 내가 이 세계에서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를 고민해야만 했으니까. 이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는 없었다.

        

        상대방이 책에 손을 올리자, 그…교범은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졌다. 시선이 마주쳤다. 저쪽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살포시 끄덕일 뿐이었다.

        

        

        

       “유진 씨의 대답이 그러하다면야.”

        

       “미안해요.”

        

       “사과할 필요는 없어요.”

        

        

        

        그 후,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두 명 중 한 명이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지난 번…그러니까, 투 브리지스에서 하려던 질문이 무엇인가요?”

        

       “질문이라면?”

        

       “나중에 질문할 것 하나 정도는 남겨놔야 다시 만날 빌미가 된다고 하셨으니까요. 물론 궁금증이 해결되더라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건 아니겠지만.”

        

        

        

        아.

        

        물론 구태여 물어볼 필요는 없었다. 이미 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 그 내막을 짐작했기 때문이었다 – 더하여 이 즈음에서 말하자면, 내가 하고자 했던 질문은 ‘과연 발현자의 정체는 무엇인가?’였다.

        

        세계가 원래 이렇지는 않았다는 점, 역인과…그 외의 여러 힌트 등을 통해 정답을 고려해본다면, 나라는 존재가 저쪽 세계로 넘어감에 따라, 혹은 다시 돌아옴에 따라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세계가 나름대로 과거를 개변한 거겠지.

        

        상식적으로 엉덩이에 뱀 꼬리가 달린 사람이 존재하지는 않을 테니까, 세계 자체가 그런 존재가 허용되는 곳으로 변형되었다는 뜻이었다.

        

        

        건너편에 앉은 두 분은 내 설명을 듣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정답입니다.”

        

       “역시.”

        

       “논리적 추론 역시도 수준급이네요. 이러니 더더욱 영입하고 싶어지는데….”

        

       “참아요, 참아.”

        

        

        

        그렇게 한바탕 웃는 시간이 이어졌고, 다들 직감했다.

        

        이제는 당분간 서로 헤어질 예정이라는 사실을.

        

        

        어느새 텅 빈 커피잔을 앞에 둔 채, 이들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뭘 하실 건가요?”

        

        

        

        어제 두 명에게도 들었던 질문.

         

        실로 다행스럽게도, 남들이 보기에는 그닥 볼품없을 수도 있는 그 자그마한 영감은 잠을 자고 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으며 – 딱히 꺼내기 어려운 말도 아니었다.

        

        잠깐 고민하는 듯한 기색 후, 입을 열었다.

        

        

        

       “글쎄요. 아마….”

        

        

        

        그러더니, 다른 손으로 시계를 터치.

        

        트리키 사이트가 떠오름과 동시에 말을 이었다.

        

        

        

       “…시청자들이랑 이야기하면서 적당히 결정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것이 나의 대답이었다.

        

        스트리머라는 직업이 꽤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내 답변을 들은 두 명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더니, 이내 입가에 호선이 그려진다. 그것은 이내 작은 미소가 되고, 실없는 웃음으로 변하여 입에서 자그맣게 터져나왔다. 그러나 그 사이에 비웃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실로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는 듯한 목소리로, 두 명이 말을 이었다.

        

        

        

       “응원할게요. 부디 앞으로도 시청자 분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해줄 수 있길 바랄게요.”

        

       “고맙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까-하는 고민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결국 이런 사소한 고민들을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시간은 흘러가는 법이라는 것을. 굳이 거창한 미래 목표를 설정하지 않더라도 세상은 얼마든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결국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은 후, 계속해서 앞으로 한 발자국씩 나아가는 것일 테니까. 과거 다크 존에 접속했던 내가 그러했듯이.

        

        

        

       “날이 좋네.”

        

        

        

        유리창 너머로 짓쳐드는 햇살이 유달리도 밝았다.

        

        좋은 날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걸로 케이스 알파 해결…인가요?”

        

       “그래요. 잘 해결되서 다행이네요. 물론….”

        

        

        

        팟.

        

        허공에 두 개의 화면이 떠올랐다.

        

        케이스 베타, 감마로 지정된 두 개의 상황이 이들을 맞이하였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지켰던 세계의 미래에 환생한 성녀와, 과거를 거슬러 올라 다시금 현재로 되돌아온 마법소녀. 어떤 게 더 나을 것 같나요?”

        

       “어느 쪽이든 그닥 개입하기 싫어지는데…그보다 일거리가 벌써 쌓였어요? 미치겠네.”

        

       “보이드 타임라인을 10조 배 이상 앞당겨서 확인한 거니, 이번 거만 해결하면 최소 30만 년 가량은 아무 일거리도 없을 거예요.”

        

       “…예, 뭐. 그게 우리 일이니까요.”

        

        

        

        텁.

        

        홀로그램을 쥐어 꺼버린 두 명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직 모든 일들이 전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일요일 후기, 다음주 화요일 외전 연재로 이어집니다

    질문 혹은 외전으로 보고싶은 내용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10화까지 댓글 막아놓은 이유는…그냥 거기 부분을 제가 더럽게 못 썼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거기만 싹 갈아엎고 싶은데 시간이 안 나다 보니 그걸 1부 완결까지 끌고왔네요 세상에나 증말

    언젠가 거기를 리메이크한다면 댓글 풀 것 같긴 합니다만 아직은 계획이 없네요. 해당 부분에 대한 답변은 이미 해드렸으니 1화부터 10화까지와 관련된 질문은 지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부 완결까지 따라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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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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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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