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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

       

        

        

        

        

        

       <삼잎발차보끼 님이 1,000원 후원!>

       -지금 다른유저들 선생님한테 반갈죽당하기 싫어서 죄다 토낀 거 아님? 이렇게까지 안 보일리가 없는데?

        

        

        

       -ㄹㅇㅋㅋㅋㅋㅋㅋ

       -솔직히 1인칭으로 대가리 깨진다고 생각하니 좀무서움ㅎ;;

       -팀식스 모드에서 상대팀 머리 깨강정내는거 다들켰죠? 죽어도가까이안가죠?

       -죽거나 항복해서 파티원되거나 둘중하나지 ㄹㅇ

       -더럽고 추하게 빤쓰런해버리기ㅋㅋ

        

        

        

       “삼잎발차보끼 님, 후원 감사합니다. 그런가? 저는 그냥 맵이 원체 넓어서 애들이 안 오는 줄 알았죠.”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눈 앞에 지도를 팝업시켰다.

        

        비록 일부분 생략과 축약이 들어가있지만, 그곳에 있는 것은 걸어서 전부 주파하기에는 꽤나 오랜 시간이 들 듯한 방대한 맵이었다.

        

        40명. 듣기에는 상당히 많아보이는 숫자였다. 그러나 여타 다른 배틀로얄 게임들처럼 생존 가능 구역이 좁혀오는 것도 아니고, 건물 안에 들어가있으면 장땡인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넓은 구역에 유저들이 별처럼 점점히 흩뿌려져 있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다.

        

        

        아무튼, 유저들이 그 둘을 죽이기 위해 찾아오든 말든, 지금 그것은 중요치 않았다.

        

        혹시나 작전 진행에 방해가 될까 일부러 통신망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인간의 궁금증이란 참으로 참기 어려운 것이었다.

        

       

        

        어느새 건물 밖으로 다시 나온 그녀가 아까 서있던 정문 근처 담벼락에 등을 기대고, 내부의 동향을 조심스럽게 살폈다.

        

        기이할 정도로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들어가볼까요?”

        

        

        

       -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ㄴ

       -아 이게 아군 표식이 안 뜨네;; 너무 답답하다

       -팀원 다운됐거나 죽으면 알아서 알람 뜨니까 기다려보자

       -불끄고 다시왔더니 팀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곰보겜이지 ㄹㅇ

        

        

        

        진짜. 이게 공포게임이지.

        

        채팅창 한 켠에 잠시 팝업되었다가 슥하니 사라지는 한 명의 채팅 로그를 보면서, 하모니는 정말 극도로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통 공포영화도 누군가의 실종으로 무서운 장면이 시작되는 걸 감안하면….

        

        게다가 덧붙이자면, 그녀는 지극히도 쫄보였다.

        

        

        하지만 그 순간,

        

        어둠이 짙게 내린 안쪽에서부터 한 명이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삽시간에 채팅과 하모니의 내면 양쪽이 지금 맨해튼의 날씨마냥 마구잡이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유진일 확률이 높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심할 수는 없었다. 크게 심호흡하고, 그녀는 즉각적으로 견착하여 그 실루엣을 붉은 점 안에 담았다.

        

        그러자 녹색의 불빛이 어둠 속에서 발광하기 시작했다.

        

        

        

       “…총 내려요. 내부 정리 다 끝났으니까.”

        

       “….”

        

        

        

        당연하게도 그곳에서 걸어나온 이는 슈퍼 뚠뚠이 아나콘다…가 아니라, 토마호크 하나를 손에 꼬나쥔 유진이었다.

        

        바깥으로 나옴과 동시에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아이템만 적당히 회수하고, 오염구역으로 진입하죠.”

        

       “…네에, 뭐. 이렇게 될 것 같았어요.”

        

       “하하.”

        

        

        

        말로 형용하지 못할 감각과 함께, 하모니는 그녀의 뒤를 졸졸 따랐다.

        

        유진이 없는 몸이 되기 전에 실력을 길러놓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자그마한 마음 속 다짐과 함께.

        

        

        

        

        

        

        

        

        

        

        

       -[제작 : 바이러스 필터.]

        

       -[고준위 환경적 독소를 걸러냅니다. 다층 구조를 통해 비휘발성 유기화합물 및 미립자 뿐만이 아닌 산성 가스, 암모니아 등을 추가로 걸러낼 수 있는 강화 필터입니다.]

        

        

        

       “와아, 적들이 모여있는 곳을 한 번 터니 아이템이랑 재료가 무슨….”

        

       “들어가기 전에 큰 걱정은 없겠네요.”

        

        

        

        은신처 내 제작대.

        

        이카루스의 로고가 새겨진 거의 냉장고만한 검은 박스 근처에서, 하모니는 자신이 주워온 온갖 물품들이 그 안에서 열심히 재조립되고 변환되는 것을 보며 감탄을 터뜨리고 있었다.

        

        독특하다면 독특하게도, 이것이 바로 서바이벌 모드의 제작대였다. 진짜 말 그대로의 목공소 같은 곳에서 뚝딱거리며 총과 택티컬 기어를 조립하는 게 아니었다.

        

        박스에 손을 가져다대면 기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아이템과 재료의 수량을 표시하고, 필요한 재료를 집어다 넣으면 내부의 나노머신 프린터가 이를 분해하고 유저가 선택한 설계도대로 이를 만들어낸다.

        

        생존에서 처음 선을 보인 시스템이었다.

        

        바이러스용 필터가 끼워진 방독마스크를 목에 걸고서, 하모니가 신기하다는 듯 이를 주물주물 만졌다.

        

        

        

       “어으, 이런 마스크는 진짜 살아생전 처음 본다…이런 건 보통 어디서 써요? 되게 위험한 곳에서나 쓰게 생겼는데.”

        

       “지금 저희가 가는 곳이 위험한 곳이니까 그렇죠.”

        

       “아…생각해보니 그렇긴 하네요. 오염구역에 들어가는 거니까.”

        

        

        

        거의 씽크빅 수준의 적절한 대답.

        

        그렇게 말하는 사이에도, 그들은 그야말로 – 만약 실력에 문제가 없다면 – 무슨 상황이든 견딜 수 있는 뚠뚠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물론 내부에 진입한 후에 한 번 더 상위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다는 원성형 조언이 채팅창에서 마구 빗발쳤기에, 아껴놓은 재료들이 좀 남긴 했지만.

        

        어느새 어엿한 오퍼레이터의 모습을 물씬 갖춘 두 명이 은신처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여전히 바깥은 눈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휘이이잉!

        

       “출발할게요.”

        

       “네네.”

        

        

        

        그런 악조건적 기상을 헤치고, 두 명이 움직였다.

        

        폭풍이 아직 잦아들지 않아 완전히 단열이 된 상태라고는 할 수 없었고, 그것을 증명하듯 그야말로 눈으로 몸을 때리는 듯한 바람이 몰아친다.

        

        그 사이에서, 인간들보다 훨씬 힘든 환경 속에서도 동작이 가능한 광고 패널들과 조명들이 어둠을 환하게 밝혔다. 더 이상 봐줄 사람이 없었기에 더욱 찬란하게 빛나는 불빛들은 그 자체로 모순이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 이르름과 동시에, 거대한 격벽이 모습을 드러낸다.

        

        도시와 도시를 분단하는 경계.

        

        

        

       -[경고 : 오염구역 인근에 진입합니다.]

        

        

        

        QUARANTINE.

        

        벽에 큼지막한 노란 페인트로 쓰여진 그 한 단어가, 그 어떠한 것보다도 더욱 거대한 중압감을 불러일으킨다.

        

        재밍으로 인해 그 무엇으로도 확인할 수 없는 내부.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탈출한 사람은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모든 것이 비밀에 감싸인 미지의 공간.

        

        

        상반된 두 명의 표정. 시선이 허공 위로 치솟으며, 수평선 너머로 끝도 없이 이어진 격벽의 소실점을 향해 느슨하게 이어졌다.

        

        한 명은 그저 그 웅장함에 압도당한 채 입을 벌렸고, 다른 한 명은…그저 그다지 보고 싶지 않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뿐이었다.

        

        

        

       “…와.”

        

       “어떠신가요?”

        

       “어떠냐고 물어보셔도…그냥, 분위기 하나는 진짜 기막히게 살린 게임이네요.”

        

        

        

        판데믹 아포칼립스.

        

        그것은 더는 이 광경을 볼 수 없는, 죽어버린 사람들을 위해 세워진 거대한 묘비였다.

        

        작게 숨을 내쉰 유진이 짤막하게 덧붙였다.

        

        

        

       “이만 가죠. 아마도 입구는…따로 없을 거예요. 대신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가 있어요. 공사가 덜 되어 철망으로 막힌 벽이라든지.”

        

       “그러면 얼른 가요. 너무 늦은 거 아닌가 모르겠네.”

        

        

        

        고개를 끄덕이고선, 두 명은 하늘 높게 치솟은 벽면을 오른쪽에 끼고 달렸다.

        

        어째서 이렇게 뭔가를 잘 아는지는 모르겠지만, 게임 안 할 때 예습이라도 해왔겠거니 하는 하모니의 사그라드는 궁금증을 뒤로 한 채.

        

        

        

        

        

        

        

        

        

        

        

        

       “씨발…진짜 생존은 해도 해도 적응이 안 되네.”

        

        

        

        저격이라는 단어는 예전부터 쓰여왔지만, 시간이 흐르고 스트리머라는 직업이 세상 위로 등장하며, 하나의 단어는 새로운 의미를 내포하게 되었다.

        

        그것을 간단히 축약하자면, 한 명 또는 다수가 멀티플레잉 게임을 방송 중인 스트리머의 방송의 진행을 다양한 방법으로 방해하는 것.

        

        이는 시청자와 컨텐츠를 같이 진행하는 시참이랑은 완전히 대비되는 행동으로, 대개는 스트리머의 분노 또는 짜증을 유발하기에 아주 적합한 행동이기도 했다.

        

        기술이 발전하며 이러한 저격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그라들었으나, 본질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막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웠다.

        

        

        또한 마찬가지로, 하모니의 방송 역시도 이러한 대전제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요컨대, 그녀의 방송에는 속칭 녹냥단이라고 불리는 하모니의 팬층을 일컫는 이들 이외에도, 그저 방송을 망침으로서 얻는 쾌감을 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이는 – lillliillililll라는, 그야말로 읽기도 힘든 닉네임을 가진 이 한 명의 유저를 대변하기에 아주 명쾌한 설명이기도 하였다.

        

        

        

       “아니, 세션은 여기가 분명 맞는데, 이 년들은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거야?”

        

        

        

        그의 눈 앞에서 방송 화면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PVP 게임 중인 스트리머와 반대 팀이 될 경우, 저격 방지를 위해 방송 송출이 자동으로 차단되는 초강수까지 둔 다크 존이었지만, 그가 다른 방법을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랐다.

        

        방에 있는 독립된 컴퓨터로 인터넷 사이트를 틀고, 그것을 확인 가능한 캠을 하나 더 두어 게임 중 원격으로 캠에 접속한다.

        

        그는 그 정도의 짓거리를, 고작해야 방송을 망치기 위해서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유 따위는 없었다. 그냥 그것이 그에게는 삶의 낙이었다. 그저 뒤틀린 가학심과 태생적인 관심종자 끼가 그것을 행하는 원동력이었다.

        

        몇 년 동안 수많은 방송에서 원천적인 차단을 당했고, 블랙리스트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이 짓거리를 중단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아직까지 하드웨어 밴을 당할 정도까지의 신고가 누적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 이 씹련들. 진짜 게임 이상하게 쳐하네. 왜 자꾸 이상하게 뺑뺑 돌지?”

        

        

        

        오염구역으로 들어오며, 영하 30도에 달하던 눈폭풍은 그 기세가 절반으로 꺾인다.

        

        그것을 증명하듯 상부 UI는 최대로 낮은 온도가 고작해야 영하 17도임을 표기하고 있는 중이었다.

        

        바람과 동일한 속도로 쏟아지던 눈보라도 그 기세가 가라앉으며, 소리없이 내린 눈들이 맨해튼의 길바닥 위를 두껍게 덮고 – 그 위를 한 명의 인원이 지나갔다.

        

        

        연신 입에 욕설을 담으며, 최대한 교전 소리가 많이 나는 방향으로 향한다.

        

        커브를 꺾고, 골목길을 돌며, 때로는 온갖 적들을 회피하기 위해 빙 돌아서 유진과 하모니가 있을 것 같은 지점으로 접근한다.

        

        비록 외부 컴퓨터는 이제야 생존 모드를 시작한 두 명을 조망하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실시간 중계 중인 이들의 글은 참으로 도움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스트리머에게 어떻게 가장 큰 기분나쁜 감정을 안겨줄지에 대한 방법이 머릿속으로 떠오른다.

        

        죽인다. 그것도 그녀가 가장 무방비할 때, 구체적으로는 적과 교전하고 있는 사이, 유진이 손쓸 틈도 없게 빠르게. 탈출 헬리콥터에 탑승할 때는 무적 판정이 있으니, 그 때를 피해서.

        

        일단 우연찮게 만나서 파티로 합류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밑준비가 살짝 필요했다.

        

        

        

       ───부스럭.

        

        

        

        점점 더 교전 소리가 커지는 동안, 그는 어지간한 것들을 바닥에 벗어던졌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아이템보다 조금만 더 챙기고서는, 뭣도 모르고 간신히 안에 들어온 초보자처럼 행세하기 위함이었다.

        

        유진이라는 존재가 많이 걸렸지만, 그것도 어떻게든 될 것이었다.

        

        준비를 끝마친 그가 블록의 코너를 돌았다.

        

        

        

       ───드르르륵!

        

        

        

        그러자 저 멀리서, 어딘가 익숙한 비주얼 – 하모니와 유진이, 아무것도 모른 채 길거리를 순찰 중이던 정찰조를 쓸어버리고 있는 과정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교전이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

        

        그는 최대한 순박한 모습을 가장하며, 그곳으로 양손을 들고 뛰어가기 시작했다.

        

        

        

       “거기 두 분, 잠깐만요───!”

        

        

        

        그것에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스킬로 제작한 클러스터 시커 마인을 막 회수하는 유진이었다.

        

        날카로운 시선이 그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었지만, 추레한 행색 때문인지 그녀는 조심스럽게 총구를 내리고선 미묘한 기색으로 화답했다.

        

        그가 지척까지 접근하는 동안, 잠깐 허공을 쳐다보던 하모니가 입을 열었다.

        

        

        

       “정지! 총 내려요!”

        

       “아아, 네! 저 진짜 죽여봐야 먹을 것도 없어요!”

        

        

        

        즉각 바닥에 엎드리고 두 손을 뒤로 모으는 것과 동시에, 그의 시선이 바닥을 향했다.

        

        만약 그 순간 유진과 하모니가 서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알았더라면, 자신은 바로 줄행랑을 쳐도 모자랄 판이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로.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느슨해진 방송에 긴장감을 줄…필요는 없지만, 쓰다보니 옛날 디비전 닼존이나 생존할때가 떠오르더라고요

    진짜 그 안에 미친놈들 많았습니다. 파티 정원이 최대 4명인데 24명 티밍을 하는 -짱-도 있었고 유저 뒤통수 치기에 여념이 없는 빌런도 있었고….

    이번 4화짜리 악역은 그 기억을 떠올려 썼습니다

    어차피 유진한테 참수당할 예정이니 그렇게 마음 졸이며 안 보셔도 됩니다

    저는 다음 주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그럼 20000

    P.S

    연재주기는 월화수목금이 확정은 아닙니다. 저도 개강한 후 상황이 돌아가는 걸 확인해봐야되서…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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