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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

        

       *** ***

         

       자정. 인기척이 없을 시간이다.

         

       당도경은 내가 요청한 대로 자정에 도착했고 유사연은 그런 당도경을 맞이했다.

         

       “요는, 내가 사천낭인으로 지낼 수 있을지 며칠 체험기간을 준다는 뜻이오?”

         

       “그래요. 돈 때문에 사천낭인을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닐 테니까요. 우선 낭인과 며칠 지내보는 것부터 시작한 뒤에 논의하죠.”

         

       “음…알겠소.”

         

       당도경의 숙소는 초절정임을 감안해 일단 3층에 배정되었다. 낭인객잔은 4층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1층은 생활 공간 2층은 낭인들의 방. 그리고 3층은 특실이고 4층은 유사연의 주거공간이다.

         

       인시(새벽 3시) 무렵 자리에서 일어나서 새벽 수련을 하러 나섰다.

         

       “호 형이 수련을?”

         

       “오늘 혹시 해가 서쪽에서 떴소?”

         

       “쓰읍.”

         

       나야 내 자신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낭인들의 눈에 비치는 나는 뭐 그냥 수련도 안 하고 도박만 하는 게으른 자식이겠지. 오늘 새벽부터 내려와 검을 휘두르고 있는 이유도 당도경을 관찰하기 위함이니 낭인들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오래간만에 검법들을 수련하고 있자니 낭인들이 내려오고 당도경도 내려왔다. 이미 당도경의 합류는 어제 동기였던 것들의 비무중에 공지되었던 바 당도경과 새벽 수련을 함께 하고자 하는 낭인들이 몰려 들었다.

         

       “오늘은 반 시진 정도 맹호권법의 이 초식에 대해 설명할까 하오.”

         

       맹호권법이 당도경이 만들었다는 권법인가. 모든 낭인이 수련을 멈추고 당도경에게 집중했고 나 역시 맹호권법 이초식인 [쌍호권두]를 배웠다.

         

       [[맹호권법]의 일부를 이해하셨습니다.]

       [맹호권법의 이초식[무공:쌍호권두]를 습득했습니다.]

       [경지가 부족해 사용할 수 없는 초식입니다.]

         

       “쩝.”

         

       신체로 펼치는 무공은 대부분 일류부터 시작이다. 맨몸으로 날붙이와의 충돌을 견디기 위해서는 충기가 필수적이니까. 권을 주로하는 이들은 수투나 각반 같은 것을 사용하기도 하나 대부분 가죽 한 겹 정도로 손발을 보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거리 강도 경도가 다 떨어지는데 맨몸만 이용해서 싸우는 이유는 기를 다루는 점에 있어서 유리하기 때문이니 기를 제대로 다루는 일류부터가 맨손무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오늘 내가 새벽부터 나와 검을 휘두른 이유는 당도경이 진짜 무공을 낭인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이몸 호천안.

         

       무림천하의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하던 남자.

         

       실제로 모든 걸 다 아는 건 아니었지만 나는 모니터 속으로 보던 게임 속 [무림천하]의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할 만한 고인물이었다.

         

       무림천하에서 당도경을 만나면 나는 셋중 하나만 선택하면 됐다. 싸우거나 무시하거나 영입하거나. 그러기 위해서 알아야 할 것은 당도경의 경지와 무공 그리고 특성이다. 당도경을 영입하기 위한 핵심은 권법이다.

         

       선물이야 영입의 기본이긴 하지만 권법을 선물하면 당도경은 손쉽게 아군으로 삼을 수 있다. 당도경과 적으로 만나면 가장 쉽게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독탄을 터트리는 것이다. 당도경의 패턴은 독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으니 그가 소지한 해독제 효과가 떨어질 때까지만 버티면 의외로 쉽게 이길 수 있다.

         

       그 외 당도경의 한계경지 특성 보유하고 있는 무공등은 다 꿰고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이 무림천하의 인간 당도경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다.

         

       아무리 무림천하 고인물이라도 어떻게 캐릭터 하나하나의 개인사를 다 알고 있을 수 있을까. 무림천하에서 진행되는 시나리오와 관련된 사항이나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단편적인 사실 한두개를 알았다고 한들 당도경을 알았다고 할 수 있을까.

         

       여일예만 봐도 그렇다. 낭인에게 부모님을 잃은 여일예이기에 내가 깨달음을 주어도 나를 은인으로 모시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낭인에게 부모님을 잃었다’는 사실 외에도 여일예의 내면을 구성하는 수많은 것들이 작용해 지금과 같은 결과가 도출되었겠지.

         

       당도경이 생판 남인 낭인들에게 자기가 고민하고 땀흘려 만든 절기를 방출하고 있는지 그 내심을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다.

         

       당도경이 대체 왜 이러는지 호기심이라는 놈이 고개를 들었지만 호기심 해결보다는 사건 해결이 더 우선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호명도 하지 않고 부를 수 없으니, 내 임시로 야 형이라 부르고 싶은데 괜찮겠소?”

         

       “마음대로 하시게.”

         

       “고맙소, 야 형.”

         

       혹시 야바위의 야 자는 아니겠지. 아무튼 야바위 승부를 시작했다. 눈을 부릅뜨고 집중하고 있는 당도경을 보고 있자니 마음 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양심세포라는 것들이 가슴을 쿡쿡 찔렀다.

         

       지금 당도경을 낭인객잔에 가두어 둔 계책은 당도경에게도 낭인객잔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당도경이 사천낭인이 되면 그냥 서로만 불행해질 뿐이니까. 차라리 붙잡혀 가서 뇌옥에 갇혀 머리 식히는 편이 당도경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나은 선택지다.

         

       아무리 당가인이라도 사천에서 사천낭인과 같은 패거리라는 소문이 나면 인생 살기 쉽지 않을 테니까.

         

       그래도 당당하게 승부를 하러 들어온 당도경을 속여서 낭인객잔에 붙잡아 놓고 뒤통수 칠 계획을 짜고 있으니 일말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혈옥비도 정정당당하게 도박판에서 잃어 주고 싶고 말이야.

         

       당도경이 나에게 절대 이 승부를 이길 수 없는 이유.

         

       그건 이 승부가 바로 [도박]이기 때문이다.

         

       무공고수는 신이 아니다. 그냥 무공의 고수이지. 기라는 신비한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고수는 이 세상 모든 일이 쉽게 보이겠지만 그냥 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넘볼 수 없는 분야는 얼마든지 있다.

         

       뭐 천마나 검신쯤 되면 몰라. 그쯤되면 압도적인 능력치 차이로 나에게 단판을 빼앗아오는거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이 승부를 도귀랑 하고 있었다면?

         

       그냥 딱 한판만 이기면 끝이니까 손기술 뿐만이 아니라 심리에 모든 기술을 싹다 펼친다 하더라도 한 시간도 못 채우고 혈옥비를 빼앗기지 않았을까.

         

       당도경은 초절정이라는 무공 고수지만 도박사로써는 삼류 미만에 불과하고 도귀는 일반인이지만 호천안이 되어 만난 도박사중에 최고 고수다. 도박에 경지가 있었다면 아마 못해도 초절정 이상이지 않을까.

         

       무림인들은 무공으로 단련된 신체와 무공을 믿고 몸으로 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다 본인들이 최고인 줄 알지만 그건 그냥 비전문가들의 헛소리일 뿐이다.

       

       무공 좀 배우면 인생 끝이야? 도박판에서 도박사를 이기고 싶으면 도박기술을 배워와야지.

         

       당도경이 순수하게 나를 이겨 혈옥비를 따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진작에 졌다. 잔은 끽해야 4개고 중간에 놓치건 말건 무지성 찍기를 하다보면 언젠가 정답을 고르게 된다.

         

       도박 기술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도박 기술 숙련도는 조금씩이나마 상승한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도박 기술을 배울 생각을 하고 있어야 오르는거지. 백날 유투브로 마술 영상 봐도 보고 즐기려는 의도로 보면 마술 트릭을 간파할 수 있을까. 배우겠다는 의도로 눈 부릅뜨고 0.25배속으로 무한반복해 가면서 트릭을 간파해야 그때야 조금씩 깨닫는거지.

         

       오직 안법만으로 내 기술을 깨트려 보겠다고 눈으로 쫒고 있는 지금 상황에 당도경이 이길 가능성은 없다.

         

       적대적인 관계에서는 충고도 도발이지만 지금이라면 말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오늘도 헛다리에 헛다리에 헛다리를 짚은 당도경을 보고 나는 잔을 멈추었다.

         

       “당 형.”

         

       “말하시게.”

         

       “당 형이 나와 야바위를 하는 목적이 뭐요?”

         

       “그야 혈옥비를 되찾기 위함이지.”

         

       “그렇군. 당형은 순수하게 나와의 승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맞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러니 이토록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이고.”

         

       “그런데 어째 나는 양 팔이 묶인 권법사와 대결하는 느낌이 드는군.”

         

       당도경이 인상을 찡그렸다. 당혹스러움 반 그리고 노기 반 섞인 표정이었다.

         

       “야바위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야바위 기술 그 자체를 파훼해야지 어찌 주사위를 눈으로 쫓을 생각만 하는가?”

         

       “…!”

         

       “나는 당 대협의 안법 수련 도우미가 아니오. 진정 혈옥비를 돌려 받고 싶거든 주사위가 아니라 손을 보시게.”

         

       당도경은 대답하지 않았다. 나 역시도 그저 손을 움직였다. 약속된 한 시간이 지날 때까지 당도경과 나 사이에서는 말이 없었다.

         

       말없이 잔을 지목하고 다시 섞기를 반복하다가 시간이 다 되어 일어 났을 뿐.

         

       당도경의 어떤 선택을 할 지는 내일이 되어 봐야 알 일이었다.

         

       *** ***

         

       “당 대협! 본인은 반월도 정삼이오! 사천낭인이 된 걸 환영합니다!”

         

       “하하하, 낭인들의 본명은 비밀이 아닙니까? 시험을 치루는 와중이니 거두어 주시지요.”

         

       “이미 절반은 사천낭인이 아닙니까. 다른 건 몰라도 이름 정도는 알려 드려야지요!”

         

       정삼 저저 간신배 자식 7년전 처음 볼 때부터 간신의 상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사고를 치는구나. 간신히 익명성을 지키고 있던 낭인객잔은 정삼이 이름을 말해버리자마자 봇물처럼 터져버리고 말았다.

         

       전우조파고 보화로파고간에 일단 결국 당도경을 호감어린 눈으로 보는 집단인 것은 같다. 보화로파라도 당도경에게 이름을 알려 주고 싶은 마음은 같겠지.

         

       한번 흐름이 터져 버리고 마니 당도경에게 호감 있던 낭인들이 앞다투어 자기 이름을 공개하는 장이 되어버렸다. 결국 전우조파 녀석들은 주장하는 바도 그렇고 절실함도 그렇고 먼저 사고를 칠 수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대충 인사가 다 끝나가고 양당파가 서로를 견제하고 있는 사이. 나는 손을 들어 두 사람에게 신호를 보냈다.

         

       “오호호호호!”

         

       “훗훗훗!”

         

       두 사람이 웃자 시선이 잠시 그쪽으로 끌려 들어갔다.

         

       흑묘. 흑영기공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매력이 넘침. 유사연. 그냥 객잔주. 나이는 언급되면 굉장히 화낼 수 있는 나이이나 관리는 잘함. 어디가서 추녀 취급 받을 정도는 아니지.

         

       뭐 낭인객잔의 낭인들이 유사연에게 연심을 품을 리가 없긴 하지만 말이야.

         

       아무튼 두 사람이 홀아비 냄배 풀풀 나는 객잔에서 웃음을 터트리고 있으니 절로 그림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너는 어느 남자가 이상형인데?”

         

       쫑긋.

         

       흑묘의 이상형이라? 낭인객잔의 낭인이라면 당연히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소식.

         

       “음, 글쎄요. 그래도 일단 대책 없이 사고 치는 남자들은 싫어요. 그냥 열의만 보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이라 되는 것 마냥 들이대는 걸 보고 있으면 오만 정이 다 떨어지거든요. 그런 사람을 어떻게 믿고 손을 잡겠어요?”

         

       “흠. 열정적인 것도 나쁘지 않잖아?”

         

       “열정적인거랑은 다르죠. 내면에 불꽃이 있어도 가슴에 품고 인내할 줄을 알아야지. 입으로야 좋다고 말하고 자신들 내키는 대로만 하겠다는 작자에 무슨 매력이? 사람을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하고는 호감 가지길 바라다니 그게 말이 되나.”

         

       “그렇긴 해. 과감함과 무모함은 전혀 다르니까. 될 가망이 없는 일에 그냥 열정 하나만 가지고 몸을 불사르는 사람한테 호감 가지긴 힘들지.”

         

       “맞아 맞아. 아무리 무인이라도 무작정 싸우고 보자고 무기부터 뽑아 드는 사람도 좀 별로에요.”

         

       일단은 시작은 아주 가벼운 견제부터 들어간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안녕하세요.

    오늘이 본선 심사 기간 마지막 날이네요.

    본선 기간동안 아주 다이나믹한 연재였습니다.

    독자분들도 흔들리는 멘탈을 같이 느끼셨을 거 같은데 요새는 도넛과 커피가 제 멘탈을 잘 붙잡고 있습니다. 답은 당분입니다 여러분.

    예상치도 못한 본선진출부터 본선 진행 기간동안 수많은 분들이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를 읽어주셨습니다.

    선작이 무려 5천명..!(사실 조금 부족함) 조회수는 무려 26만6950..!

    여러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현재 연재는 비정기로 박혀 있지만 20일까지는 돈복사 이벤트도 있고 공모전에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에서 최소 일 1편 이상은 작성할 예정이고.

    20일 이후로는 며칠 휴식을 가지기는 해야겠습니다. 최소한 1회분이라도 비축분이 있어야 업로드 후 수정하는 사태를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정확한 연재 주기는 20일 이후로 결정하게 될듯 합니다.

    매일 업로드 시각보다 늦게만 올려서 오늘은 조금 빠르게 올려봅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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