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363

   최흉의 씨앗.

   금역이 자신의 세력을 확장 시켜 세계를 집어삼키기 위한 수단.

     

   최흉의 씨앗이 완전히 발화 직전이 될 시 금역은 전에 없던 폭주를 시작한다.

     

   그리고 끝내 최흉의 씨앗이 완전히 발화된 순간.

   금역은 그때부터 세계 침식이라는 제한을 벗어나 세계 안쪽에 세계 침식의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그때부터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최흉의 씨앗의 뿌리를 뽑아 버리기 전까지.

   금역은 세계의 힘을 흡수하며 멈추지 않고, 진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크라슈는 남쪽에 있는 금역, 비의 잔등을 지나가고 있었다.

     

   비의 잔등.

   이름 그대로 억수 같은 비가 계속 쏟아지는 이곳은 비와 관련된 여러 침식종이 존재한다.

     

   지금도 크라슈의 앞을 거대하기 짝이 없는 비의 거인이 막아서고 있었다.

     

   거인이 크라슈의 앞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콰아아앙!

     

   그러자 초토화된 바닥과 함께 바닥에 차오른 물이 치솟았다.

   그러나 크라슈는 쏟아지는 물 앞에서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단지, 백염이 피어오른 우뢰성을 휘두를 뿐이다.

     

   서걱!

     

   뻗어나간 크라슈의 검이 물의 거인을 두 동강 내놓았다.

     

   구구구구구궁!

     

   그러자 주위가 물바다가 되며 거인이 무너졌다.

     

   하지만 거인은 형체가 무너졌을 뿐.

   죽거나 하지 않았다.

     

   비의 잔등은 이래서 까다롭다.

   아무리 침식종을 죽이고, 또 죽여봤자 어차피 그들은 비로 인해 다시 재생성 될 뿐이다.

     

   그들은 무한한 불사의 비군단이다.

     

   하물며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의 양도 범상치 않았다.

   크라슈의 허리까지 순식간에 불어난 수심은 그의 발을 묶으려 했다.

     

   “최흉의 씨앗이 발화될 때까지 시간을 벌겠다. 이건가.”

     

   금역다운 발버둥이다.

     

   예전이었다면 나아갈 생각조차 못 했을 이곳이다.

   그러나 지금 크라슈는 금역이 이토록 발버둥 치고 있음에도 앞으로 나아갔다.

     

   비의 잔등의 중심.

   그 안에 피어오르고 있는 최흉의 씨앗의 힘이 크라슈에게도 여실히 느껴졌다.

     

   비의 잔등은 더더욱 거세게 크라슈를 몰아냈다.

   하나, 크라슈의 백염은 세계 침식에게 있어서도 치명적이었다.

     

   세계가 세계 침식을 밀어내기 위해 만든 힘 아우라.

   그 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백염은 세계 침식에게 강한 힘이었다.

     

   서서히 금역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크라슈는 어느새 빗물로 가득 찬 물 속을 나아가고 있었다.

     

   빗물은 크라슈에게 스며들며 육체의 주도권을 뺏고자 하였다.

   만약 이대로 육체의 주도권을 빼앗긴다면 크라슈는 비의 꼭대기가 되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빗물이 아무리 크라슈에게 스며들어도 결국 백염에 전부 불살라지는 제물이 될 뿐.

   크라슈의 앞길을 막지 못했다.

     

   크라슈에게 이제 금역의 품은 저주조차 아무런 효용이 없었다.

     

   ‘이날, 이 순간을 위해서 단련해온 백염이니까.’

     

   저주받이 시절에도 억눌러 버렸던 저주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금역의 저주도 우습기 그지없다.

     

   단, 크라슈도 방심할 수 없는 상대는 있는 법이다.

     

   쿠웅!

     

   빗물로 채워진 물속이 요동쳤다.

   크라슈는 이게 무엇에 의해 생긴 요동인지 잘 알고 있었다.

     

   ‘왔다.’

     

   크라슈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새까만 빗물 속, 무언가가 이쪽을 향해 나아오고 있었다.

     

   그곳에는 인간 형체의 존재가 있었다.

     

   투명하게 빗물 색으로 빛나는 해파리 머리와 머리 위에 솟은 날개.

   인간을 모방한 듯한 로브와 긴 팔다리.

     

   더불어 놈에게서 느껴지는 강대하기 짝이 없는 세계 침식의 기운.

     

   금역, 비의 잔등 주인.

   데우키오라.

     

   데우키오라는 빗물 속에서 조용히 흔들렸다.

   녀석은 마치, 크라슈에게 경고하는 것 같았다.

     

   이 이상 나아가면 죽이겠다고 말이다.

     

   데우키오라와 마주한 크라슈는 처음과 똑같이 우뢰성 위에 백염을 피워올렸다.

     

   “내가 지금 할 일이 엄청나게 많거든.”

     

   익시온이 저지른 짓 덕분에 지금 세계 여기저기에 최흉의 씨앗이 발화 중이다.

     

   다른 이들이 어떻게든 틀어 막아주고 있긴 하지만.

   언제까지고 막아줄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니 크라슈는 한시라도 빨리 금역을 끝내고 이동해야 했다.

     

   “네 세계 좀 지워야겠다.”

     

   데우키오라의 해파리 다리들이 일제히 쭈뼛 섰다.

   크라슈에게 느껴진 백염의 힘을 본능적으로 꺼림칙하게 느낀 것이다.

     

   그리고 이는 데우키오라가 크라슈를 완전히 적이라 인식했다는 소리와 같다.

     

   훙!

     

   그 순간 크라슈의 주위가 대뜸 밝아졌다.

     

   빗물 속임에도 밝아진 주변에 크라슈가 게슴츠레 눈을 떴다.

   그러자 거기에는 빗물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해파리들이 보였다.

     

   ‘이건.’

     

   데우키오라의 새끼들이다.

   놈들은 몸속 안에 있는 푸른 불꽃을 빛낸 채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긴, 세계 침식종에게 1대 1을 기대한 내가 멍청이지.”

     

   그들의 목적은 말 그대로 세계 침식뿐.

   그걸 위해서라면 처치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지극히 세계 침식종다운 행동이다.

     

   그 순간 해파리들이 일제히 크라슈를 향해 몰려 들어왔다.

   데우키오라는 어느새 해파리 사이에 파묻혀 보이지 않게 된 뒤였다.

     

   크라슈가 전신에서 백염을 피웠다.

   그러자 크라슈에게 내뻗던 해파리들의 촉수가 불타 지워졌다.

     

   하지만 해파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크라슈에게 계속해서 몰려들었다.

     

   ‘물량 공세로 내 힘을 다 빼내겠다. 이 소리지?’

     

   크라슈도 무한하게 백염을 피울 수 있는 건 아니다.

     

   해파리들도 이를 알기에 그는 크라슈를 어떻게든 여기 묶어두려 했다.

     

   그가 결국 백염을 다 소모했을 때.

   그의 몸을 찢어발겨 잡아 먹으면 그만이니까.

     

   “좋아. 어디 해보자고.”

     

   크라슈는 그 말과 함께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러곤 도약을 하듯 몸을 웅크리더니 이내 우뢰성을 앞으로 겨누었다.

     

   크라슈의 발아래 백염이 압축되기 시작했다.

   빛이 모여들며 흘러나온 백염이 공간을 일그러트릴 만큼 거세게 타올랐다.

     

   데우키오라는 크라슈가 힘이 빠지기 전까지 기다릴 속셈이다.

     

   ‘그렇다면 기다리지 못하게 만들어주면 그만이지.’

     

   목표는 최흉의 씨앗.

   크라슈는 광기 섞인 눈을 희번뜩 떴다.

     

   앞길을 막고 있다면 다 뚫으면 그만인 일.

     

   “누가 초조해질지는 지금부터 알아보면 알겠지.”

     

   데우키오라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을 때는 늦었다.

     

   콰아아아아아앙!

     

   크라슈가 그 자리를 폭발과 함께 박차며 날았다.

   동시에 크라슈의 검이 마구잡이로 휘둘러졌다.

     

   크라슈의 검을 타고 백염이 뻗어져 나갈 때마다 해파리들이 찢어발겨졌다.

     

   녀석들은 나름대로 벽을 유지하려고 발버둥 쳤지만.

   크라슈의 앞에서는 어림도 없었다.

     

   게다가 크라슈의 몸에는 엑셀이 더해졌다.

   그의 속도가 한층 더 올라가며 해파리들을 모조리 도륙해 나갔다.

     

   문제는 그런 크라슈가 향하는 방향이 다름 아닌 최흉의 씨앗을 향해서라는 거다.

     

   ‘온다.’

     

   그 순간 크라슈의 제 육감이 번뜩였다.

   해파리의 벽 사이.

     

   무언가 초고속으로 움직이고 있는 게 보였다.

     

   엑셀을 발동하고 있는 크라슈와 버금가는 속도.

   과연, 괜히 금역의 주인이 아니라 이거다.

     

   금역의 주인들은 천상사강조차 섣불리 건드리지 못한다.

   금역 안에서 주인들은 무한한 힘을 지닌 존재니까.

     

   설령 주인을 무찌른다 해도 금역은 사라지지 않는다.

   또 다른 세계 침식종이 주인의 자리를 대신할 뿐이다.

     

   그러니 세계는 지금까지도 금역을 어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흉의 씨앗이 발화하는 이 순간만큼은 다르다.

   금역의 모든 힘이 한 점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최흉의 씨앗은 금역에게 있어서도 마지막 최후의 확장 수단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나 최흉의 씨앗을 제거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물며 금역의 주인들이 그걸 가만히 두고 볼 리도 없다.

     

   하지만 지금.

   그러한 금역에게 있어 가장 최악의 상성이라 할 수 있는 이가 있었다.

     

   금역의 극상성인 아우라를 백염으로 불태우는 이.

     

   거기에 금역이 마지막으로 피워 올리는 최흉의 씨앗을.

     

   무려, 집어삼킬 수 있는 이.

     

   크라슈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세계 침식의 힘을 몸에 담아왔다.

     

   이는 사계를 통해 대부분 아우라로 치환되고 있다고는 하나.

   그가 세계 침식의 힘을 흡수할 수 있다는 건 여전한 사실이다.

     

   물론 크라슈라고 해서 세계 침식의 힘을 무한대로 흡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랬다가는 그릇이 먼저 터져 버리고 말테니까.

     

   그러나.

     

   크라슈에게는 그간의 모든 경험을 종합해 만들어낸 새로운 그릇이 존재한다.

     

   스킬 세이블.

     

   아우라 때와 같이 크라슈는 최흉의 씨앗을 집어삼킨 뒤, 그것을 불살라 세이블에 담을 생각이었다.

     

   세이블이 있다면 크라슈는 무한에 가깝게 힘을 담아낼 수 있다.

   하물며 그 힘을 사계를 이용해 전부 아우라로 치환시킬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조합된 순간.

     

   지금 크라슈라는 존재는 금역에게 있어서 가장 최악의 상대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것을 금역도 직감적으로 느끼고 있는 걸까.

   비의 잔등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 시작했다.

     

   그를 절대로 최흉의 씨앗에 도달하게 둬서는 안 된다.

     

   크라슈를 막아서던 해파리의 벽들이 일제히 꿈틀거렸다.

   녀석들은 크라슈를 일방적으로 막아서는 것은 그만뒀다.

     

   해파리의 벽들이 자기들끼리 합쳐지며 크라슈를 밀어내고자 미친 듯이 달라붙어 왔다.

     

   거기에 데우키오라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라슈가 해파리가 만들어낸 벽을 가른 순간.

     

   쿵!

     

   해파리의 벽을 찢고 데우키오라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의 해파리 머리 위, 모여든 날개 사이로 푸른색의 광선이 모여들어 있었다.

     

   저건 직격당하면 끝장이다.

     

   이를 눈치챈 크라슈가 즉시 전신에 백염을 피우며 검의 방향을 돌렸다.

     

   피잉!

     

   이윽고, 짧은소리가 들림과 함께 푸른 광선이 크라슈를 향해 쏘아졌다.

   크라슈가 아슬하게 우뢰성으로 받아친 순간.

     

   콰가가가가가가가강!

     

   푸른 광선이 닿은 모든 곳이 폭발하듯 날아갔다.

   폭발에 휘말린 크라슈가 휘청이며 빗물 속을 굴렀다.

     

   그러자 해파리 떼들이 기회다 싶어 크라슈에게 뻗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크라슈에게서 피어나는 백염은 그들을 소거해 버렸다.

     

   ‘귀찮게.’

     

   해파리들을 처리하며 크라슈가 다시 바닥을 박찼다.

   그러자 데우키오라의 움직임이 또다시 해파리 벽 너머로 느껴졌다.

     

   훅!

     

   해파리 벽이 열림과 함께 데우키오라가 아까 쏘아낸 푸른 광선을 또 발사시켰다.

   크라슈는 이번에는 받아치지 않고, 재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콰가가가가가강!

     

   데우키오라의 광선 탓에 해파리들이 박살이 났지만.

   데우키오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저, 해파리 벽들 사이로 사라지며 또다시 공격을 준비할 뿐이었다.

     

   아주 대놓고, 치고 빠지겠다는 소리다.

     

   원래는 최대한 무시해 버리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역시 그건 못 할 짓인 모양이다.

     

   ‘그래, 그렇다면야.’

     

   크라슈의 이마 위에 뿔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의 얼굴에 비늘이 서서히 드러났다.

     

   ‘죽이고 간다.’

     

   크라슈의 백염이 이전보다 더 거센 불빛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비의 잔등의 주인.

   데우키오라를 사냥한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끄어어
다음화 보기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