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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5

       *** ***

         

       흑룡성을 나와 중원으로 돌아가는 길.

         

       “쿠헤헤….! 이놈들 게 섯거라! 감히 통행세도 내지 않고 이 길을 통과…캑!”

         

       산적인지 도적인지 모를 놈들이랑 계속해서 마주쳤다.

         

       “으하하하! 거기 계집을 두고 간다면 봐줄…억!”

         

       혹시나 모를 사태를 위해 기세도 깔끔하게 숨기고 위장도 평범하게 하고 다녔더니 날파리가 계속해서 꼬여들었다.

         

       이곳은 신강.

         

       사실 신강도 황국의 영역이라고는 하지만…수도인 낙양과의 거리는 서장이 더 가깝다.

         

       아주 먼 거리에 험난한 산세와 척박한 지형까지.

         

       현실적으로 신강은 무법지대나 마찬가지였다.

         

       “왜 신강에서 마교가 대우 받는지 알겠네요.”

         

       흑묘가 산적인지 도적인지 모를 녀석들을 신나게 두들겨 준 뒤에 고개를 저었다.

         

       “뭐, 그렇지.”

         

       무공을 익힌 놈들이 하는 짓이라고는 남 등쳐먹는 것이 전부인 이 신강에서 철저하게 규율을 지키며 무공을 익히지 않은 자들에게 손을 대지 않는 마교 무인들은 그야말로 격이 다른 존재들이다.

         

       사실 마교가 이 신강의 지배자가 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지만…

         

       이제와서는 현실성 없는 신화 같은 이야기고, 현재 지금 마교가 신강의 절대자로 군림하는 이유와는 다른 것이니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

         

       “아무튼 감숙까지는 가야 월복당과 연락을 취할 수 있겠네요.”

         

       우리는 지금 정철과 보이지 않는 수 싸움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나나 흑묘나 신강에는 아무런 기반이 없다. 반면 정철은 이 마교의 협력자로 오랜 시간을 보내며 나름대로 이 신강에 이런저런 연줄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신강에 연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드넓은 신강을 다 감시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 정도 힘이 있었다면 애초에 세력을 꾸리고자 사천으로 내려갈 필요도 없이 이 신강의 일부를 차지하고 지배하면 그만이었을 테니까.

         

       청해를 통해 곧바로 사천으로 내려가는 길은 사천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만약 정철이 이 신강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런 길목을 주시하고 있을 터.

         

       재수 없으면 곧바로 정철과 마주칠 수 있으니 우리는 서안을 경유해 섬서로 들어가 일행들과 합류할 예정이었다.

         

       “으음.”

         

       흑묘는 느린 여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신음성을 내뱉었다. 요 며칠간 흑묘가 계속해왔던 행동이었기에 나는 모른 척하면서 앞을 보았다.

         

       흑묘가 불만을 토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위서련에게 받은 소수신공.

         

       그 소수신공을 수련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 둘은 어디까지나 행인을 연기하는 상황.

         

       무공 수련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소수신공의 비급서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상황인가.

         

       그것도 아니었다.

         

       어디 책을 읽으면서 길을 걷는 행인을 본 적이 있던가.

         

       해가 있을 때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고 해가 진 뒤에나 모닥불에 의지해 비급서를 읽을 수 있었으니 흑묘는 아직 비급서조차 다 독파하지도 못한 상황이었으니 자연스럽게 불만이 생길 수밖에.

         

       흑묘 역시 무인.

         

       신공절학을 두고 익히지도 못하는 상황에 꽤나 신경이 곤두서는 모양이었다.

         

       “진정해 진정.”

         

       나는 도무지 일반인의 걸음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빨리 걷고 있는 흑묘의 어깨를 짚었다.

         

       “이렇게 하자. 어차피 둘 다 밤에 경공을 전개한다고 다칠 수준도 아니니까 오늘 낮까지는 평범한 행인을 연기하고 밤에서 경공을 전개해서 빠르게 달리는 걸로. 어때?”

         

       흑묘가 내 제안에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요. 선배 아무래도 마음이 급해졌나봐요.”

         

       “아니다. 나도 배려가 부족했지. 네 맘 다 안다.”

         

       “선배…제 마음을 이해해 주고 있었나요?”

         

       “그럼.”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초롱초롱한 눈길로 날 바라보는 흑묘.

         

       “그 약속…”

         

       흑묘가 뭐라 말하려 했지만 내 말이 더 빨랐다.

         

       “소수신공이라는 신공절학이 품에 잠들어 있는데 익히지도 못하고 천천히 걷고만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니!”

         

       “…에?”

         

       “슬슬 흑룡성과도 멀어졌으니 감시의 시선도 없을 가능성이 높겠지! 오늘 밤에 딱 떨쳐버리자고!”

         

       흑묘의 눈길이 살짝 싸늘해졌다.

         

       아무래도 대책이 좀 부실하다고 여긴 모양이었다.

         

       “다, 다음 마을에서 마차라도 구할까? 그러면 안에서 비급은 편히 읽을 수 있을….”

         

       “하여간.”

         

       구음기를 운용한 것도 아닌데 어째 등골이 서늘해지는 흑묘의 목소리. 내가 흠칫하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눈을 흘기며 날 바라본 흑묘가 뭐라 중얼거렸다.

         

       “눈치 더럽게 없기는.”

         

       …뭘 잘못했나?

         

       눈을 데굴데굴 굴려 보았지만 딱히 짚이는 점이 없었다.

         

       “어휴, 됐어요! 빨리 걷기나 하세요!”

         

       “어, 어어…”

         

       “하여간 선배는! 맨날 이런 식이지! 이럴 때만 되면 그 비상한 눈치가 다 어디로 사라지는 건가요? 일부러 이러는 건가?”

         

       “아니, 내가 뭘…”

         

       “또! 또또 이런다!”

         

       그렇게 흑묘에게 영문 모를 구박을 받으며 나와 흑묘는 계속해서 길을 걸었다.

         

       *** ***

       

       신강을 빠져나오기까지 낮에는 걷고 밤에는 경공을 전개했고.

         

       서안에 들어와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경공을 전개했다.

         

       그렇게 열심히 달리기를 보름.

         

       “후우…”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섬서의 시안.

         

       대룡객잔!

         

       일행들과 집결하기로 한 약속 장소였다.

         

       “어서 옵셔.”

         

       최소한의 휴식만 취하며 밤낮없이 경공을 전개한 덕에 꾀죄죄한 모습으로 온갖 흙먼지를 다 뒤집어 쓴 탓일까.

         

       맞이하는 점소이의 태도가 불퉁했지만 나는 그런 점소이의 태도를 백 팔십도 바꾸어 버릴 마법의 물건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은전이었다.

         

       “방 두 개랑 목욕물을 부탁하지.”

         

       “예! 대협! 오랜 여독을 단번에 녹여버릴 뜨끈한 물로 준비하겠습니다요!”

         

       그러나 우리 둘은 곧바로 몸을 씻을 수 없었다.

         

       “은공!”

         

       익숙한 목소리와 익숙한 호칭이 객잔 2층에서 들려왔기 때문이었다. 고개를 들어 올리니 난간에 기댄 채, 나와 흑묘를 보며 만면에 미소를 짓는 여일예가 보였다.

         

       “오셨군요!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기뻐하는 여일예의 양 옆으로 두 사람의 신형이 나타났다.

         

       말할 것도 없이 당도연과 당소열이었다.

         

       “왔느냐, 제자야.”

         

       “그간 더 발전하셨군요.”

         

       드디어 일행과 재회했다.

         

       *** ***

         

       우선 더러워진 옷을 갈아입고 몸에 켜켜이 달라 붙은 먼지들을 정리한 뒤 일행과 마주했다.

         

       “많은 성취를 이루셨나 봅니다.”

         

       여일예가 나를 살피며 말했다.

         

       “여일예 소저도 많은 성취를 이루셨나 보오.”

         

       나는 여일예의 쌍검을 눈으로 쫓으며 말했다. 두 자루의 검을 메고 있음에도 그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 그간 쌍검술을 익힌 듯 싶었다.

         

       “그래, 오래간만이구나.”

         

       9개월이 지났건만 무공 실력도, 염세적인 눈빛도 전혀 변함이 없는 당소열이 씨익 웃었다.

         

       뭐 당소열이야 본래 장인이니까.

         

       당소열의 변화는 당소열이 만들어 낸 물건을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겠지.

         

       “하하, 기도를 측량할 수가 없어졌군요. 정말 놀랍습니다.”

         

       당도연 역시 발전했다. 다만…여일예나 나처럼 비약적인 발전이라기보다는 평범하게 수련을 거듭해 온 느낌이었다.

         

       “혁기린 소협은 합류하려면 아마 더 시간이 걸릴 거에요.”

         

       뭐 황녀니 연락을 받는 즉시 황궁을 뛰쳐나올 수는 없었겠지.

         

       “다들 부름에 응해 주셔서 고맙소.”

         

       나는 진심을 담아 세 사람에게 인사했다.

         

       사람이라는 존재는 본래 화장실에 들어갈 때랑 나올 때가 다른 법.

         

       아홉 달이라는 시간동안 마음이 변할 법도 했거늘 이들은 즉각적으로 내 소집에 응해준 것이다.

         

       “후후, 별말씀을요.”

         

       “쓸데없는 걱정을 했구나. 제자야.”

         

       세 사람은 내가 실없는 소리를 했다는 듯이 웃었다.

         

       “아까 들어오신 행색을 보아하니 꽤나 서둘러 달려오신 듯 하더군요. 시장하실 테니 우선 식사라도 하심이 어떻겠습니까.”

         

       “좋습니다.”

         

       점소이가 이내 음식을 내왔다.

         

       매일 끼니만 때우기 위한 보존식을 먹다가 제대로 된 음식을 보니 절로 위장이 요동쳤다.

         

       그런 푸짐한 음식과 일행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니 쌓여 있던 긴장감이 스르르 녹아 내렸다.

         

       강해진 여일예와 당도연.

         

       당소열 역시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떨어져 있던 기간 동안 뭔가 준비를 많이 한 것 같았다.

         

       지난 보름간 정철의 추적을 경계하며 은근히 신경이 긁히고 있었던 상황에서 일행과 합류한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해질 상황.

       

       상황만으로도 든든한데 일행이 발전한 모습까지 보이니 절로 마음이 편해졌다.

         

       흑묘도 나랑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지 신이 나서 잔을 지켜 올렸다.

         

       “자! 건배!”

         

       “건배!”

         

       술이 원 없이 들어갈 분위기에서 달달한 한 잔을 주고 받은 뒤, 일행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래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느냐?”

         

       공공장소에서 ‘마교’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당소열이 그곳이라는 단어를 쓰며 물었다.

         

       “뭐,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흑묘. 그대가 말해 보거라.”

         

       “예, 저도 궁금합니다.”

         

       음식을 입안에 마구 쑤셔 넣던 흑묘가 젓가락을 탁 내려놓았다.

         

       “에효! 정말! 많은 일이 있었죠!”

         

       여일예가 큭큭 웃으며 그런 흑묘를 다독였다.

         

       “후후, 고생을 많이 하셨나 봅니다. 어떤 고생을 했는지 저희도 궁금하군요.”

         

       “하아, 그러니까 이걸 어디서부터 말해야 하나…”

         

       흑묘가 하나하나 마교에서 있었던 일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천마비고는 그냥 서고로, 천마는 장주, 그리고 위서련은 소장주로 바뀐 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냈다.

         

       “허어, 그러니까 소장주와 함께 은공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받았다고요?”

         

       “대담하군요!”

         

       위서련과 흑묘가 함께 내 행적을 보고받았다는 사실은 나도 지금 처음 알았다.

         

       흑묘의 생활을 대략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역시 본인만큼 알 수는 없는 법.

         

       그렇기에 나 역시 흑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그 능글맞은 그놈을 콱! 발모가지를 얼려 버렸죠.”

         

       “적지에서 참으로 호쾌하게 놀았군.”

         

       “으음. 뭐랄까. 아무리 구성원이 아닐지라도 무인에게는 관대한 분위기였달까요.”

         

       소천마에 대한 의리일까. 마교의 핵심 정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언급하지 않으며 흑묘는 나와 본인이 어떻게 마교에서 지냈는지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런 흑묘의 이야기는 뇌정을 추출한 천마와의 만남까지 이어졌다.

         

       마교의 지존, 천마의 등장에 모두가 침을 삼키며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을 때.

         

       “하하하하하하하하!!”

         

       어디서 갑자기 큰 웃음소리가 들렸다. 호탕한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입구에 웬 무인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나는 곧바로 그 자의 소속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가슴팍에 수놓아진 백색 목란.

         

       모용세가의 무사만이 쓸 수 있는 표식이 무복에 새겨져 있었으니까.

         

       문제라면 그 모용세가의 무인이 우리 쪽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는 점이었다.

         

       고개를 돌려 일행 쪽을 바라보니 당소열은 물론이고 여일예와 당도연까지 벌레 씹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하하하! 꽃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이 모용 모, 웃음이 끊이질 않는구려!”

         

       가슴을 쭉 펴고 얼굴을 치켜 든 채 연신 호탕한 척 웃음을 터트리고 있는 모용 가의 무사를 보고 있노라니 왜 일행들이 벌레 씹은 표정을 짓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 자리에 이 모용 모도 합석할 수 있겠소이까.”

         

       일행들과 즐거이 대화하던 도중.

         

       갑자기 분위기 파괴자가 난입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분위기 파악 못하는 모용아무개!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 예상치 못한 일이 좀 터졌네요!

    내일부터는 다시 정상 영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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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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