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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6

        

       모용세가.

         

       무림에서 손에 꼽는 오대세가 중 한 곳.

         

       나는 연신 호방한 웃음을 토해내는 모용모를 바라보았다.

         

       일단은 조용히 모용땡의 견적을 파악했다.

         

       기가 힘차게 움직이지만 운용 자체에 허점이 가득하니 이제 막 초절정에 오르지 않았을까 싶었다.

         

       음.

         

       앉은 자리에서 바로 초절정 고수의 견적을 뽑을 수 있다니.

         

       이게…화경?

         

       뜬금없는 곳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있자니 여일예가 입을 열었다.

         

       “모용 소협, 죄송하지만 오늘은 오래간만에 친우와 해우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흑묘가 뿜어내는 구음기 못지않은 싸늘한 시선과 말투.

         

       “하하하하하하하!!!”

         

       말 그대로 냉대였지만 모용뭐시기는 한바탕 웃음을 쏟아낸 뒤 말했다.

         

       “그런 기쁜 자리일수록 사람이 많아야 하는 법 아니겠소.”

         

       “그럴지도 모르나 오래간만의 해후를 방해받고 싶지 않으니 이해해주시길.”

         

       “하하하하하!!”

         

       가차없이 쳐내는 여일예의 말에 또 웃음을 터트리는 녀석.

         

       마치 건수를 잡았다는 듯한 득의양양한 웃음이었다.

         

       “그렇다면 내일은 정말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겠구려!”

         

       여일예의 얼굴이 팍 일그러졌다.

         

       모용뭐시기 때문에 지은 표정임에도 내가 다 움찔하게 될 정도로 살벌한 표정.

         

       대충 대화를 들어보니 저 모용뭐시기를 쫓아내기 위해 무슨 핑계를 방패막이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우리와 접촉하며 그 방패가 깨진 모양이었다.

         

       “기대하고 있겠소! 하하하하하하!!”

         

       일관된 웃음을 보여주며 사라지는 모용뭐시기.

         

       결국 이름은 듣지도 못했군.

         

       “후.”

         

       모용땡과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듯이 이마를 쓸어올린 여일예가 술잔을 들어 단번에 비웠다.

         

       “저자는?”

         

       “모용모라는 자입니다. 보시다시피 모용세가의 방계지요.”

         

       정말로 이름이 모용모였는가.

         

       보통 스스로를 성씨+모 라고 밝히는 것은 겸손의 의미였다.

         

       대충 ‘어휴 아드님께서 정말 무공이 뛰어나시군요!’라고 말하는 상대에게 ‘어이구, 아직 부족한 놈입니다.’라고 답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상대를 높여주면서 나는 당신에 비하면 이름을 대기엔 부족한 존재다 뭐 이렇게 상대방을 띄워 주는 예의범절의 하나란 뜻이었다.

         

       그런 화법인줄 알았더니 그냥 제 이름을 밝힌 거였군.

         

       당소열도 한 마디 거들었다.

         

       “며칠 전에 도착했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와서 껄떡대는데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다.”

         

       “음…그렇군요.”

         

       “거머리 같은 작자이니 필시 내일 아침부터 찾아와 치근덕거리겠지요.”

         

       인상을 찡그리던 여일예가 아차 싶은 표정을 짓더니 억지로 화제를 돌렸다.

         

       “이런, 제가 너무 흥분했나 봅니다. 그래 아까 장주를 만났다 하지 않았습니까?”

         

       “오. 그래. 거기서 이야기가 끊겼었지. 쓸데없는 놈은 잊고 다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보거라.”

         

       흑묘 역시 방금 전의 사건을 없는 일 치부하는 두 사람의 장단에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냈다.

         

       “엣흠. 그렇게 장주전에 불려간 우리는…”

         

       “오…”

         

       일행이 흑묘의 이야기에 다시 집중하자 나 역시 모용모와 모용세가의 방계에 대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접고 일행과 흥겨운 분위기를 내는 것에 집중했다.

         

       그렇게 한때의 소란으로 묻어두었던 모용모의 문제.

         

       “하하하하하!!”

         

       그 문제는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다시 불거졌다.

         

       모용모가 바로 객잔으로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벌레 씹은 표정의 일행들과 복식호흡으로 파안대소를 터트리고 있는 모용모를 보며 나 역시도 인상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정철의 감시망을 피해 섬서로 왔더니 웬 망둥이 하나가 나타나서 골머리를 썩이네.

         

       사실 저 모용모를 쫓아내는 것은 아주 손쉬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실천으로 옮겼다가는 아주 골치 아픈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모용모의 출신성분 때문이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모용모로 대변되는 모용세가의 방계와 모용세가의 섬서분타라고 할 수 있겠지.

         

       모용세가 섬서분타의 방계들!

         

       이들은 정파 세력에서 아주 악명을 떨치는 이들이었다.

         

       진상!

         

       이놈들의 진상짓 때문에 무림의 사람들은 모용세가의 사람을 만나면 직계인지 방계인지를 먼저 묻고는 했다.

         

       그럼 이들이 왜 진상이냐.

         

       그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세가의 특수성부터 짚어야 했다.

         

       무림세가.

         

       무림세가와 무림문파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일단 무림세가와 무림문파의 차이는 모두 핵심 무공에 대한 접근권에서부터 파생한다.

         

       문파의 제자들은 다른 것보다 무조건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움직인다.

         

       실력, 재능, 노력을 보여야 문파의 절기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무림세가는 어떨까.

         

       무림세가는 직계만이 가문의 핵심 무공을 익힐 수 있다.

         

       사천당가는 직계, 방계, 무계를 능력과 의지로 나누지만, 일반적인 세가들은 직계와 방계를 혈통으로 나누기 마련이다.

         

       절기를 배울 수 있는 놈들은 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는 뜻이었다.

         

       야심이 있는 방계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혈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세가에 묶여 있어야 하는데, 그 와중에 정점은 될 수가 없다.

         

       자연히 눈이 외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집 안에서 정점이 될 수 없으니 집 바깥에서 번듯한 내 사업체나 굴리겠다!

         

       세가의 직계들이 볼 때도 나쁠 것 없는 상황이다.

         

       방계라고 해도 엄연히 모용세가의 구성원. 구성원이 알아서 세력을 늘리겠다는데 지원을 해 줬으면 해 줬지,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세가의 방계들은 본가의 적절한 지원 혹은 맨주먹으로 분가를 일구어 내기 위해 다른 지역에 자리잡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모용세가 섬서분타를 차린 모용세가의 방계들 역시 그런 흔한 세가의 방계들 중에 한 무리였다.

         

       다만 이들이 그 흔한 방계 무리들과 다른 점이라면 이들은 엄청난 대박을 쳤다는 점이었다.

         

       방계들이 목재 사업을 위해 매입했던 대규모 산지.

         

       대규모 철광이 발견된 것이다.

         

       그야말로 떡상!

         

       모용세가 섬서분타는 순식간에 팽창했다. 섬서분타가 크게 성공했으니 자연스럽게 방계들이 모여들었고, 철광업의 특성상 수많은 인부와 기술자들을 거느려야 했으니 분타의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분타의 세력은 순조롭게 그 규모 면에서 모용세가 본가를 넘어설 정도로 확장에 확장을 거듭했다.

         

       상황이 이쯤 되니 섬서분타의 방계들은 슬슬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거…굳이 아니꼬운 본가의 명령을 들을 필요가 있나?

         

       어차피 가문의 절기들은 알려줄 리가 없고, 분타에 모인 무인의 숫자는 충분하고, 금전과 인력도 충분한데?

         

       아니 생각해보니까 이쪽이 본가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본가에는 절기가 있다지만 세력만 따지면 이쪽이 더 우위 아닌가?

         

       그런 생각을 품은 섬서분타의 방계들은 무림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

         

       섬서분타가 모용세가의 본거지임을 주장하며 직계임을 자처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섬서분타 방계의 행동은 거대방파나 세가에서는 절대 좋게 볼 수가 없는 행동이었다.

         

       일단 섬서분타의 방계들에게 다른 세가의 구성원들이 거부감을 표현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 기존 세가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섬서분타 방계를 반기는 세가가 있었을까.

         

       문파들 입장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문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무림에서 배분은 중요한 문제였다.

         

       그리고 세가의 직계와 방계는 엄연히 격이 달랐다. 해당 가문의 절기를 이은 자와 잇지 않은 자가 동일한 대우를 받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로는 역차별이었으니까.

         

       그런데 섬서분타의 방계들은 방계이면서 다른 문파들에게 직계 대우를 받기를 원했다.

         

       그런 섬서분타 방계들의 행동은 문파들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었다.

         

       세가의 직계와 방계간의 갈등?

         

       분타와 본가의 갈등?

         

       본인들에게는 중요한 일이겠지만 문파들 입장에서는 알 바 아닌 이야기였다.

         

       자기들 집안 문제는 가문 내에서 좀 알아서 정리해라.

         

       아님 바깥에서는 좀 제대로 행동거지를 갖추던가.

         

       거대방파들은 그런 속내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며 섬서분타의 방계들과 거리를 두었다.

         

       하지만 그 정도 선에서 정리가 되었다면 섬서분타의 방계들이 무림의 진상으로 통했겠는가?

         

       섬서분타의 방계들은 그런 무림의 명망 높은 거대방파, 명문세가의 인원들에게 적극적으로 달라붙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그런 거대방파, 명문세가들에게 섬서분타가 본산이고 방계들이 직계임을 인정받아야 했으니까.

         

       애초에 모용세가의 절기를 익힌 자가 없는 섬서분타다.

         

       그런 섬서분타가 본산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세력들의 인정을 받는 법 말고는 수가 없었다.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모용세가의 이름에 먹칠을 하며 무림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가 자꾸 달라붙는 상황인 셈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쥐어패서 뜯어놓기에는 모용세가의 본가를 자처하고 있으니 영 명분이 애매하고, 아예 무시를 하자니 체급이 너무 크다.

         

       본가 대접을 해주자니 무림의 법도에 어긋나고 그렇다고 분가로 취급하면 발작을 일으키는 피곤한 녀석들.

         

       무조건 피하는 것이 답인 진상.

         

       “하하하하!”

         

       그게 바로 눈앞에 있는 모용모였다.

         

       “후.”

         

       당소열이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사실 모용모의 행동은 사실 크게 책을 잡기가 어려웠다.

         

       추행이나 겁간 등이 동반될 것 같은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남자가 여자에게 구애를 하는 것이 큰 흠결이 되지 않는 시대다.

         

       모용모를 무력으로 쫓아냈다가는 고작해야 그 정도 일로 대 모용세가의 직계를 핍박했냐며 섬서분타 전체가 발작을 일으키겠지.

         

       그렇다고 정말 합석을 시키면 당도연이나 여일예의 입장이 난처해진다.

         

       모용모와 어울렸다는 이유만으로도 모용세가간의 싸움에 말려드는 셈이니까.

         

       “하하하하! 오늘 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찾아왔소!”

         

       사실 모용모는 객관적으로 보면 자신감에 가득 찰 만한 자였다.

         

       얼굴도 저 정도면 잘 생긴 편이고, 초절정이라면 무림 전체에서도 먹어주는 경지고, 배경으로는 자칭 모용세가의 직계고, 전낭도 빵빵하니까.

         

       세상 무서울 것이 없겠지.

         

       나는 성큼성큼 다가오는 모용모를 바라보다가.

         

       “으하하하하하하하하!!!!”

         

       대소를 터트렸다.

         

       흠칫 놀라는 일행들과 그런 일행들 만큼이나 놀란 모용모.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더 크게 대소를 터트리다가 뚝 멈추었다.

         

       안 그래도 모용모 때문에 이쪽을 주시하고 있던 객잔 사람들의 이목이 모두 이곳으로 모였다.

         

       “대단하오! 대단해! 그야말로 협객이자 쾌남이로군! 그대의 이름이 무엇이오?”

         

       내가 양 팔을 크게 벌리며 과장되게 칭찬하자 당황한 듯한 모용모. 그러나 이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입을 열었다.

         

       “대 모용세가의 직계, 모용모라고 하오.”

         

       “오오! 모용세가의 일원이라니! 과연!”

         

       “크흠, 직계…”

         

       “정말로 대단하군! 과연 그런 호방함은 과연 모용세가라고 할수밖에에에!!”

         

       은근히 직계임을 못박으려는 모용모의 발언을 성량으로 억누른다.

         

       “아, 아니…”

         

       “내 오늘 진정한 사내를 만났구우우우우운!!!”

         

       “그러니까…”

         

       “자아아아아아!! 이쪼오오오옥으로! 오시게에에에!! 남자들끼리! 일!!! 대!!!! 일로!!! 호방함을 논하지 않겠는가아아아아!!!”

         

       “오, 오늘은…소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모용모의 어깨를 힘으로 제압하며 뒤로는 손짓을 하자 흑묘가 여일예의 등을 떠밀었다.

         

       “자자, 저쪽 대협들께서는 사내들만의 교분을 가지실 모양입니다.”

         

       눈치빠른 당도연이 바로 맞장구를 쳤다.

         

       “흠. 그렇군요. 대협들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겠지요. 방해하지 말고 올라갑시다.”

         

       지금까지 모용모에게 갖은 구박을 주었던 여일예와 당소열은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는 마지못해 따르는 척 사라졌다.

         

       “아, 아니..! 소저들..!”

         

       “으하하하하하하!! 자!!! 자자!!! 빼지 말고 이쪽으로 오시게!!”

         

       질질질질!

         

       모용모를 힘으로 끌어냈다. 모용모가 힘주어 버텨 보았지만 이제 갓 초절정에 오른 응애가 어디 화경 앞에서 힘을 쓴다고 뭐가 되겠는가?

         

       속절없이 끌려온 모용모는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어쩔 수 없이 나와 장단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 잔 받으시게!!!!”

         

       “하…하…하…”

         

       나는 창백한 안색으로 내 잔을 받는 모용모를 바라보았다.

         

       일행들과 접촉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된다면.

         

       접촉하지 못하게 하면 될 일이었다.

         

       “으하하하하하하!!!”

         

       나는 파안대소를 터트리며 생각했다.

         

       그래 모용모씨.

         

       내가 아주 철저하게 붙잡아줄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히히 넌 못지나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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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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