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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7

        

       “점소이! 여기 술좀 내 오게!”

         

       “예으이!”

         

       나는 혼란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모용모를 바라보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뭐 모용모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법도 하지.

         

       뭐 구파일방이나 오대세가의 정식제자에는 미치지 못할지 모르겠지만 모용세가의 방계라고 한들 그 사회적 위치가 낮은 것이 아니다.

         

       특히 이 섬서에서는 모용세가 방계들의 영향력이 막대할 테니 명문대파의 제자들이 모용세가 방계들을 피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바깥에서는 나름대로위 대우를 받으며 이 섬서를 제 집 안마당처럼 휘젓고 다녔을 가능성이 크다.

         

       무림명숙이나 거대방파들의 제자가 아니라면 모용모와 같은 섬서방계들은 그냥 조금 꺼드럭대는 세력가였으니 나름대로 대우를 받았겠지.

         

       그런 모용모가 어디 가서 이런 엿을 먹어 보았겠는가?

         

       거기다가 힘으로 밀리기까지 했다.

         

       초입 중의 초입이라 한들 초절정은 초절정.

         

       후기지수로 분류될 나잇대에 초절정의 경지를 개척한 것만으로도 무림의 다음 세대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받는 것이 보통.

         

       그런 모용모가 어디 가서 힘으로 밀려 보았겠는가?

         

       얼이 빠지는 것이 정상이었다.

         

       “자 한잔 받읍시다!”

         

       “보, 본인은…”

         

       “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모용모의 손목을 붙잡고 그대로 잔을 쥐여주었다. 모용모가 흠칫하더니 전력으로 손을 빼려 했지만 내가 누구?

         

       화경 고수 호천안.

         

       펄떡거리는 녀석의 팔을 경으로 제압해 힘을 쪽 빼 야들야들하게 만든 다음에 억지로 술을 가득 따라 주었다.

         

       모용모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이 흔들렸다.

         

       아무리 지금 상황이 당황스럽고 녀석이 눈치가 없더라도 내 무공 경지를 눈치채기에 충분한 한 수였으니까.

         

       “자, 건배!”

         

       “거, 건배.”

         

       창백한 얼굴이 모용모가 내 눈치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잔을 비웠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쾌남아와 교분을 트며 술을 마시니 술이 아주 시원하구만 그래! 하하하하!!!”

         

       “하..하하…”

         

       “어허! 사내가 어찌 그리 소심하게 잔을 비울 수 있단 말인가! 호쾌하게 들이키게!”

         

       내가 다시 잔을 채워주자 모용모는 눈을 질끈 감더니 아까보다 좀 더 호쾌해진 자세로 술을 들이켰다.

         

       “하하하하하!! 역시 내가 사람을 잘 보았구만!”

         

       “하..하…하…”

         

       “아우님! 한잔 더 받으시게!”

         

       “아, 아우님?”

         

       “어허! 본래 남자들이 의기투합하면 바로 호형호제 하는 거 아니겠나! 자자! 어서 한잔 받게나! 이 형님의 팔이 떨어질 지경일세!”

         

       녀석은 거푸 술을 들이키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혹시 귀하의 존명대성의 어찌 되시는지…”

         

       “존명대성? 귀하?”

         

       쓰으읍. 어디 지금 형님을 두고 귀하?

         

       이놈의 자식은 아주 버르장머리가 없어. 어? 내가 지금 너 아우 시켜주겠다는데 싫다고 꼽 준 거냐? 푸닥거리 한번 해?

         

       그런 의미를 담은 경과 시선을 선사해 주었더니 모용모의 얼굴이 대번에 창백해졌다.

         

       “혀,형님의 존함을 듣지 못하여…”

         

       “하하하하하하! 난 또 뭐라고! 오해할 뻔 하지 않았는가!”

         

       나는 당당하게 이름을 밝혔다.

         

       “이 형님은 호천안이라 하네!”

         

       내가 이름을 밝힐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애초에 뇌검낭인의 본명이 호천안이라는 사실을 아는 자는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내가 대검을 들고 우르릉 쾅쾅 거리며 힘을 보이기 전까지 나와 뇌검낭인을 연관지어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으니 이름을 언급하는데 거리낄 것이 없었다.

         

       “호…천안…말씀이십니까?”

         

       모용모의 얼굴에 진한 의문이 떠올랐다.

         

       자신을 일수에 제압한 것을 보니 화경 고수임이 분명한데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었을 테니까.

         

       나는 표정을 딱딱하게 굳혔다.

         

       “혹시…들어본 적이 없는가?”

         

       뭐 어디 굴러다니는지도 모를 일류나 절정 고수가 나 누구누구야! 하면 저 놈은 뭐 하는 녀석인가 싶겠지만 화경 고수가 그러면 사정이 전혀 다르다.

         

       이름만 말해도 곧바로 별호가 탁 튀어나와야지.

         

       스스로 무림명가를 칭하는 자들이라면 그 정도 업계 정보는 머릿속에 입력해 놓고 있어야 하는 법이었다.

         

       날 몰라? 이몸을? 이몸 호천안을?

         

       그런 시선을 담아 모용모를 압박했다.

         

       “그, 그것이…”

         

       녀석이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어쩔 줄 몰라하던 녀석이 막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구하려는 찰나.

         

       “하하하하하! 모르면 어떤가!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었으니 이제부터 알아가면 그만이지!”

         

       나는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예. 예! 맞습니다. 하하…! 하..!”

         

       그런 내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모용모의 얼굴에는 절망이 내려앉아 있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한 기색을 보인 모용모.

         

       나는 그런 모용모의 행동에서 화를 내지 않고 도리어 감싸 안아 주었으니.

         

       도리상 모용모는 꼼짝없이 나와 어울려줘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자! 마시게! 잔이 비었군!”

         

       “하..하…하..!”

         

       모용모에게 끝없이 술잔을 권했다.

         

       나에게 완전히 제압당한 녀석은 말도 못하고 거푸 독주를 받아먹고 또 받아먹다가 거의 인사불성이 되었다.

         

       “하하하하! 아우님의 상태를 보아하니 이쯤 해야 할 것 같구만.”

         

       “하…하..,우욱…욱..!”

         

       “이만 들어가 보시게나~”

         

       뒷간으로 달려가는 것인지 아니면 분타로 도망치는 것인지 모를 모용모의 뒷모습을 보며 손을 흔들어주고 있자니 일행들이 웃으며 내려왔다.

         

       “후후, 잘하셨습니다. 은공.”

         

       “저놈도 눈치가 있으면 다시 찾아오지 않겠지.”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짓는 여일예와 당소열. 당도연도 나름대로 후련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러고 있을 때였다.

         

       “후후, 어쩐지 객잔이 소란스럽다 했더니 호 무사님 때문이었군요.”

         

       혁기린이 등장했다.

         

       안 그래도 모용모의 격퇴를 기뻐하고 있던 일행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곧바로 흑묘가 달려가서 혁기린을 껴안았고 은근슬쩍 다가간 당소열이 손을 뻗어 혁기린의 뺨을 만졌다.

         

       한참을 흑묘와 당소열에게 시달린 혁기린이 간신히 자리에 앉았다.

         

       “이제야 모두 모였군요.”

         

       “다들 발전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특히…호 무사님의 발전은 정말로 놀랍군요.”

         

       혁기린이 놀라움 반, 그리고 감탄 반을 담은 시선으로 날 바라보았다.

         

       나 역시 혁기린을 보면서 웃었다.

         

       화경 고수인 혁기린이 합류하면서 정철의 습격해 올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래간만에 혁기린의 얼굴을 보아 반가운 것은 당연한 이야기니 굳이 말할 필요 없겠지.

         

       “세상에! 어떻게 더 귀여워 질 수가 있는 거죠?”

         

       “얼굴을 보자마자 놀리다니 너무하시는군요.”

         

       “으으, 그치만 정말로 귀여워졌는걸요.”

         

       흑묘의 말에 혁기린이 볼을 부풀렸고 그 모습을 본 일행들은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혁기린의 등장으로 모용모로 인한 불쾌한 기억들은 찌꺼기까지 싹 날려버린 듯한 일행의 모습.

         

       뭐, 모용모 그 녀석도 어느 정도 고생을 했으니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겠지.

         

       “하하하하!”

         

       “정말!”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며 일행과 어울려 웃고 떠들었다.

         

       *** ***

         

       다음 날.

         

       당소열은 나에게 검 한자루를 건넸다.

         

       “이걸 쓰도록.”

         

       “오….”

         

       이런 걸 명검이라고 하는 것일까.

         

       당소열이 만든 무기는 하나같이 맥이 트여 있어 생동감을 주었지만 이건 말 그대로 격이 달랐다.

         

       맥이 너무 풍부해서 기가 고여 있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이야…”

         

       손잡이를 잡고 기를 흘려보니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참암검이 부러진 이래 나는 소천마 위서련의 연무장에 있었던 대검들을 사용해 왔다.

         

       소천마의 연무장에 비치되어 있던 대검이 어디 보통 대검일까.

         

       최상등품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그럼에도 그 대검들은 영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말 그대로 대검인 탓인지 다른 무기들에 비해 그 질이 확연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당소열이 만든 검은 달랐다.

         

       기를 넣자마자 경력이 시원스럽게 흐르는 것은 물론이고 검의 구석구석까지 싹 채워졌다.

         

       “혹시 검의 이름을 정했습니까?”

         

       당소열이 뚱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난 그런거 안 짓는다.”

         

       “그럼 생각해 봐야겠군요.”

         

       검을 받은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여일예는 검을 한 자루 받은 뒤였고 혁기린 역시 새 검을 받았다.

         

       그 외에도 당소열이 만든 이런저런 도구들을 받아 품에 넣었다.

         

       도구들을 받아 챙긴 뒤에는 자연스럽게 흑묘가 입을 열었다.

         

       섬서는 신강과 다르게 월복당의 권역이니 정보를 받은 모양이었다.

         

       “정철의 행방은 지금 오리무중이에요.”

         

       “음.”

         

       “그야말로 잠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계속해서 확인은 해 보겠지만…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이상 정철의 행방을 알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겠지.”

         

       천하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화경의 고수를 단번에 찾아내는 것은 아무리 월복당이라고 해도 불가능한 일이다.

         

       정철이 이런저런 움직임을 취하며 단서를 흘린다면 또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돌연 혁기린이 입을 열었다.

         

       “꼭 정철이 뭔가 하려고 들까요?”

       

       “음?”

         

       “사실 정철이 불명 어르신에게 겁을 먹었다면 아예 호 무사님에게서 손을 떼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정철은 사도련을 정리하고 사천성에 혼란을 일으킨 채 잠적했죠.”

         

       “그랬지요.”

         

       “그곳에서 호 무사님과 마주친 것은 정철의 계획에는 없던 일일 겁니다. 물론 호 무사님을 노릴 수 있었다면야 다시 없는 호재였겠지만 소장주의 보호하에 있었으니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그러나 그곳에서 나서는 우리를 공격할 기회는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제가 정철이라면 그런 계획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혁기린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두 분께서야 소장주를 깊이 이해하셨으니, 정철과 무사님의 싸움에 소장주가 끼어들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으시겠지만…제 입장에서는 다릅니다. 자신의 손님이 집을 떠나자마자 살해당한다면? 모욕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일입니다. 소장주의 위명을 고려해보면 소장주의 보복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으음…”

         

       혁기린의 말을 듣고나니 혁기린 쪽이 더 상식적인 판단으로 느껴졌다.

       

        우리한테나 친근하지 소천마 위서련은 천마라는 이름에 걸맞은 서늘함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정철 입장에서는 소천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겠지.

         

       “그렇다면 정철 그자는 그곳에 처박혀 수련을 택한 것처럼 다른 어딘가에 처박혀 수련을 하고 있겠군?”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귀찮군. 귀찮아.”

         

       당소열이 의자에 기대며 투덜거렸다.

         

       “군자의 복수도 십 년이면 족하거늘 저 정철이라는 소인배 주제에 엄청난 인내심을 가졌구나.”

         

       혁기린이 쓴웃음을 지었다.

         

       “무림에서 종적을 감춘 이후로 쭉 자신을 갈고 닦았던 자입니다. 재기를 위해 그만한 세월을 인내할 수 있었던 자였으니 다시 한번 재기를 위해 인내를 택한다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으음. 선배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결론이 맞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정철은 인내의 달인이었다. 전대 후예십시 중 한 사람인 천여에게 패배한 이후 사천성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때까지 인내하고 있었으니까.

         

       내 입장에서는 전혀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기연으로 인해 경지 차이가 확 좁혀졌을 때 승부를 보아야 할 텐데요.”

         

       여일예의 중얼거림에 그 답이 있었다.

         

       뇌정으로 인하여 정철과 나의 격차는 확 좁혀졌다. 내가 지금 화경의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는지 정확히 알 길이 없었지만 정철과 어느 정도 승부를 겨룰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은 확실했다.

         

       정철에게 시간을 주었다가 덜컥 현경의 경지에 오르기라도 하는 날에는 아예 차이가 확 벌어지게 된다.

         

       그 사이에 나라고 놀고 있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정철보다 빠르게 현경에 오를 수 있다는 건 너무 무리한 가정이었으니까.

         

       그렇다면 답은 하나였다.

         

       “어딘가에 꽁꽁 숨어있을 정철이 견디지 못하고 튀어나오게 만들어야겠네요.”

         

       흑묘의 말에 일행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으나 이내 일행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마음을 단단히 먹은 정철을 유인할 수 있을까요.”

         

       대체 무슨 수를 써야 정철이라는 두더지를 굴 바깥으로 끄집어 낼 수 있는가. 그 수를 강구하기 위해 미간에 주름을 잡고 있을 때였다.

         

       “실례합니다.”

         

       어느 한 소저가 우리들에게 가까이 와 말을 걸었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가 두 번 놀랐다.

         

       첫째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닌 미녀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고.

         

       둘째로는 그 소저의 가슴팍에 새겨진 백색 목란 자수가 보였기 때문이었다.

         

       “요 며칠, 저희 가문이 일원이 무례를 저질렀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실례지만, 소저께서는…?”

         

       “아, 죄송합니다. 제 소개가 늦었지요.”

         

       여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포권을 해 보였다.

         

       “소녀는 모용연화라고 합니다.”

         

       자칭 직계의 모용모와는 다른 진짜 모용세가의 직계이자 핵심 인물이 등장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찐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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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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