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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7

        

         “역시 거리가 가까운 큐볼 패거리 쪽에서 먼저 와있었던 모양이네.”

         “…….”

         

         그리 놀랍진 않지만, 그렇다고 또 이런 상황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도 아닌 심드렁한 기색의 비음이 헬레나에게서 새어 나오는 걸 들은 킴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자동화 기계에 설정을 끝마친 조사원들은 일단 현지 사정을 고려해 초과 근무없이 퇴근한지 오래, 남아있던 현장 보안 책임자들과 경비도 자신을 포함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는 무단 침입한 용병 얼추 정리된 걸 확인한 그녀가 슬그머니 공동 쪽으로 나왔으니.

         

         비로소 모종의 연결 고리를 가지게 된 두 사람, 그리고 감 좋은 헬레나에게 들키지 않도록 그 모습을 안전 거리를 유지한 채 지켜보고 있는 아나스타샤까지.

         

         무려 세 명…이 아니라, 별로 객관적이지 않은 관측자를 자처하는 와중인 제로도 포함하면 총 네 쌍의 눈이 이 자리에 겨우 모였다.

         

         …뭐, 정작 현장에 있는 이들은 기업 사병들도 무사히 따돌린 마당이라 첩보 드론까지 운용해가며 참석한 유별난 관객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나도 저 먼 쪽부터 여기까지 차근차근 입소문을 더듬어 온 거니까, 규칙 위반 같은 건 아니잖아? 의뢰인 쪽에서도 소수 용병 팀은 좀 자유롭게 움직여도 좋다 말했었고.”

         

         헬레나에게 있어서 킴은 정말 말 그대로 일면식만 있는, 혹은 피차 헬멧과 마스크 아래의 얼굴을 모른다는 점에선 그마저도 없는… 이상한 녀석.

         

         그럼에도 주절주절 변명이라도 하듯 자신의 입장을 선뜻 털어놓은 건.

         다름이 아니고 같은 의뢰를 수행하는 처지에 괜한 시비나 분쟁에 휘말리는 걸 방지하고자 행동으로 내보인, 나름의 배려라고 할 수도 있는 스탠스였다고나 할까.

         

         당초에 그녀가 설렁설렁 다녀도 별지장 없을 현지 조사를, 정말 여러모로 바쁘게 움직이는 걸로도 모자라 당첨 표본이 있는 이곳까지 아등바등 노력해서 도달한 이유는 간단하다.

         

         만약 현재 사회질서 유지부에서 걱정하고 있는 것처럼 -그들의 진실된 걱정거리는 어디까지나 정책 지지율이나 통계 수치에 한정되어 있겠지만- 유독성 물질이 진짜 대규모로 존재했을 경우 발생할 민간 피해를 차마 외면할 수가 없어서.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여기서 괜찮은 성과를 내면, 나날이 격화되고 있는 시위나 폭동은 물론 기강을 잡겠다는 듯 막무가내로 현장 사업을 밀어붙이는 여러 기업들의 행사에도 제동을 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리라.

         

         헌데 막상 오면서 둘러보니… 듣고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방호복 같은 보호 용품을 꼼꼼히 챙겨 입은 사람도 딱히 없는 데다가.

         

         이동 경로에 포함되어 있어 잠깐 구경할 기회가 있었던 ‘시위’도, 이제 정당한 투쟁이라기엔 여러 단체들의 이해 관계와 이권.

         

         최근에는 복지 확대를 미끼로 강경 행동을 부추기는 아르카디아 놈들까지 한몫 껴서, 도무지 일개인의 노력으로 꼬인 매듭을 해결하기 불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생각하고 약간 체념했기에. 한 번 붙었던 열기가 약간 식은 채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아니, 상기한 그녀의 여러 개인적인 쟁점을 모두 제하더라도.

         

         킴과 헬레나는 용병, 소속은 다르지만 목표 자체는 동일한 청부사 역할. 사실 서로 싸울 이유 따위 전혀 없는 것이다. 어차피 과정과 수단엔 차이가 좀 있어도 둘 다 동일한 의뢰와 비슷한 의중에 따라 움직이는 신세였으니까.

         

         굳이 남아있는 분쟁의 씨앗을 꼼꼼히 따지거나 꼽으라면… 공적에 대한 욕심과 성과 지분 싸움 정도가 남아있겠으나.

         

         이 부분조차 어떻게든 완수하기만 한다면 신경 쓰지 않겠으니 선객에게 다 양보하겠다는 네임드 용병의 대범함을 헬레나는 내보였다.

         

         …아니면 이미 정신적으로 꽤 피곤하고, 오는 길에 사람끼리 악을 쓰는 못 볼 꼴을 너무 많이 보고 온 터라 일이야 대충 마무리한 다음 동생 집에 놀러가서 아나스타샤를 껴안고 빈둥거릴 예정이나 세우고 있는 거던가.

         

         “그래서, 어떤 게 우리가 가져가야 하는 지질 표본이야? 일부러 이런 막다른 곳에서 버텨가며 쌈박질 하고 있었던 걸 보면 아는 바가 있을 것 같은데.”

         

         “어…? 네?? 아니, 뭐. 그야….”

         

         하여간 점점 대기 중으로 빠져나오는 그 농도가 짙어지기 시작한, 드릴 쪽에서 나는 요사스러운 보라색 광원은 외려 역으로 너무 눈에 띄는 만큼 뭔가 전문적인 이유가 있는 천공기 특유의 조명이라 여긴 헬레나가 자연스럽게 근황 토크를 하며 가까운 곳을 살폈다.

         

         연구자들이 쓰던 작업대와 간이 선반 근처는 물론이고, 경비조장이 짱 박혀서 수면을 취하던 간이 천막도 슬쩍 들춰보는 그녀의 모습을 본 킴은.

         

         이게 자신한테 주어진 마지막 유예 겸 정리의 시간이라는 생각에, 미리 기억을 되짚어 떠올렸던 ‘주인공’의 재깍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잠시 말을 더듬었다.

         

         구질구질한 망설임을 아직도 떨쳐내지 못했다기 보단… 몇 개의 선택지, 앞에 놓인 길이 여러 종류인 사람만의 사연이라 보면 되지 않을까?

         

         왜냐, 본래 킴이 알고 있는 원작.

         

         네오 헤이븐 프라임에서 이 부분은 눈앞에 헬멧 쓴 여자가 정확히 누구인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얼마나 강한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캐릭터가 뻗대는 태도로 대화와 사건을 자동 진행하다가 싸움으로 번지는 이벤트 신이었기 때문이리라.

         

         그저 용병 미팅 때 잠깐 본 웬 호리호리한 실력자란 녀석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보스 막타를 대신 친 걸로도 모자라 퀘스트 아이템마저 찾는 것처럼 기웃거린다?

         

         여태 솔로 플레이에 적응한 유저에게 그건 일시적으로 적이란 이미지를 굳히기엔 차고 넘쳤던 데다가.

         

         헬레나에겐 가벼운 아이스 브레이킹에 불과한 잡담이었을지라도, 거기서 파생된 압박감이란… 당시 가진 거 하나없이 노력하던 주인공에겐 연이은 말실수로 이어질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를 노릇이지 않나.

         

         쿠구궁—!!

         

         – …급격한 실린더 압력 저하 및 장비 내구 파손 감지, 한계 효용 연산치에 따라 내부 입자 채취를 개시합니다. 비반응성 기체 주입으로 인한 약실 폭발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모든 작업자들은 안전 수칙에 따라 추출 샘플을 조심히 다뤄 주시기 바랍니다. –

         

         “어머나?”

         “…….”

         

         무슨 보이지 않는 손이 등을 떠밀기라도 하는 것처럼.

         

         때마침 배후에서 울린 기계 안내 음성음의 진동에. 저 멀리 아나스타샤는 서늘한 표정으로 영상 지연율을 최대한 줄여 실시간에 가깝게 해달라며 제로에게 부탁했고, 킴은… 아무 말없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고작해야, 예쁜 히로인들을 비롯해 등장 인물들에게 점수나 좀 따보겠다는 어설픈 결심으로 여기 뛰어들었던가? …아니, 그럴 리가.

         

         적당히 타협하는 걸로 은근슬쩍 넘길 수 있을만한 요령이나 능숙한 처세술을 몸에 익힌 것도 아니오, 애당초 킴은 인간 관계의 달인 같은 것과는… 거리가 좀 있었으니까.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이 거대한 도시의 주류 흐름을 선도, 나아가서 강렬한 인과를 품고 살아가는 이들 모두는. 사실 자신만의 스토리라인을 가진 주인공들이나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이건 다망한 운명의 중심핵과도 같은 진짜배기 괴물들에게. 그 매력 넘치는 위인들에게 같은 선상에 설만 한 인물이라 견주어 지는 일종의 시험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골똘히 생각했다.

         

         존재성과 당위성을 모두 인정받는 거다. 이 세계에.

         

         이 고뇌에 대해 아나스타샤가 개의치 않고 오롯이 자기자신으로서 마주하기로 했었다면, 아직 자신감이 부족한 킴은 미약한 인정욕을 채찍질하여 용기이자 만용으로 승화시켰다.

         

         원래 주인공이 성공하고자 하는 욕심과 세상 물정 모르는 객기로 감히 덤벼들었다면… 자신은 정해진 일선을 넘는 역할 자체를 알고도 기꺼이 받아들이자.

         

         지켜봐 줄 사람은 헬레나밖에 없어서 꽤나 상황이 아이러니하지만. 그래도 사내 자식답게! 이 정도 역경은 거침없이 넘어서려는 기개를 내보여야 하지 않겠어? ……아마도??

         

         “…이건 내 거야. 늑대인지 여우인지, 하여간 요란한 닉네임 좀 쓴다고 말 몇 마디로 순순히 양보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목소리는 가급적 내리깔고 어조도 퍽 방어적으로.

         생존이 걸린 문제에 짐승이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보이도록, 킴이 최대한 난폭한 흉내를 내며 재빨리 천공기에서 자색 샘플 케이스를 뽑아내어 품 속에. 정확히는 가슴팍 정중앙에 고이 감췄다.

         

         비록… 헬레나에게는 치와와가 이빨 드러낸 채 밥그릇을 감추는 수준의 가소로운 모습처럼 비쳤을지라도, 그 노력이 부디 가상히 여겨지게 말이다.

         

         “흐응…? 전에 봤던 정중한 말투는 갑자기 어디 가고, 게다가 누가 억지로 그걸 뺏기라도 한대? 착각하지 마. 네가 제대로 담당 감독관이나 질서 유지부 쪽에 그걸 제출하기만 한다면, 난 큐볼 녀석 따까리랑 굳이 엮일 마음 같은 건 없어.”

         

         그러니 쓸데없는 걱정 말고 안심하라며, 부드럽게 손을 휘적이고는 엘리베이터에 잔뜩 쫄은 킴이 탈 수 있게 옆자리까지 비워주는 모습은 여유가 넘치다 못해 일견 자비롭기까지 했으나.

         

         이대로는 특별한 갈등이 없는 대신, 기본적으로 무관심한 태도의 헬레나가 관심을 보일 이유 또한 사라진다. 고로 여기서 중요한 사건 분기가 될… 숫제 제 무덤을 파는 말실수를 해야 할 의무가 그에겐 있었다는 것이다.

         

         “큐볼 대장한테 가져다주면 본인이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 난 일부러 이런 수상한 일감으로 눈도장 같은 걸 찍을 생각은 없어.”

         

         “잠깐, 뭐. 그쪽은 이런 공로도 내부 위계에 따라 그렇게 막 가로채?? 정말 기가 막히게 지독하네.”

         

         “단어 선택이 너무 야박한거지 그건. 가로채긴 무슨, 그냥 값을 잘 쳐주겠다 약속했… 아.”

         

         마치 헬레나의 호의에 긴장이 풀려 괜히 엄한 부분까지 입밖으로 떠들었다는 듯이 노골적으로, 킴은 뒤늦게 입단속을 실시했다.

         

         약간의 어색함은 문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진실, 표본을 어찌저찌 입수하게 될 경우 일단 본거지로 가져오라 큐볼이 명령했다는 점으로 덮어 가렸고.

         

         물론 전투 경찰 경력과 용병 짬을 골고루 가진 그녀에게는 이미 진상에 도달하고도 남을 정도로 거슬리는 단서를 잔뜩 제공한 다음이다.

         

         포상금에 관한 이야기라면 최초부터 사회질서 유지부에서 따로 책정해서 주기로 하였던 만큼 큐볼이 값을 잘 치고 자시고 할 여지가 일절 없다.

         보수에 대해서도 매한가지. 실적에 따른 차등 지급이 기본이라면 구태여 무언가를 더 평가하고 나눌 필요가 없지 않나? 그냥 확실하게 돈 계산해서 몰아주면 그만이지.

         

         탐욕스러운 큐볼의 성질머리, 그리고 기업이 땅 주인이나 발견자에게 억 단위로 제시했던 포상금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된 용병들의 착수금과 인건비가 차례대로 뇌리에 떠올랐다가… 어찌 보면 당연한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었다.

         

         이 새끼들, 공공기관에는 못 찾았다 거짓말하고 따로 판매처를 찾을 속셈이구나.

         

         “…다시 생각해보니까, 위에 기업 병력이 조금 남아있었던 것 같은데. 더 강한 사람이 표본을 보관하는 게 안전하지 않겠어?”

         

         “거, 남의 용병단 사정에 함부로 간섭하는 게 언제부터 괜찮은 참견이 됐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뒤에서 괜한 수작질 부리는 거에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 아무래도 그런 놈팽이들 때문에 괜스레 험한 꼴 당할 뻔했던 가족도 있고.”

         

         ‘좆 같이 딴 주머니 찰 거라면 그냥 내놔라.’

         ‘절대 싫다. 한 발 늦었으면 결과에 승복해라.’

         ‘눈치 못 채고 넘어갔으면 몰라도, 알아버린 이상 그건 안 되겠다.’

         

         묘하게 맞물리는듯, 언뜻 겉도는 듯한 대화가 치열하게 오고 감과 동시에.

         

         공간의 느슨해진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서늘한 기운이 물씬, 엘리베이터 입구를 사이에 두고 자연스럽게 좁혀지던 두 사람의 거리가 돌연 얼어붙었다.

         

         자, 한 편의 단막극을 무사히 연기해보자.

         …예정된 결말이 흡사 죽음의 무도 같은 거라, 내심 내키지도 않고 정말 무섭지만서도.

         

         살벌한 신경전. 그걸 다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화면에 애간장 태우는 누군가를 신경 써 주기라도 하듯, 용병들 간의 주먹다짐 불문율에 따라 권총보단 아직 참작의 여지가 있는 휴대용 핸드 나이프 같은 걸 뽑아 든 킴이 우선 침착하게 파이팅 포즈를 잡으려 했는데.

         

         빡—!!

         

         “?!”

         

         차마 언어가 되지 못한 신음이 앙다문 입술 사이를 비집고 삐져나왔다.

         

         난데없이 어깨가 당장 부러질 것처럼 뒤로 꺾인 건 그렇다 치고, 분명 처맞은 부위는 손목으로 한정되거늘 어째서 상반신 전체가 넘어갈 듯 휘청이는 걸까.

         

         신경계 전달 개선 시술이 무사히 안착하긴 한 모양인지 허리춤에서 뻗어 나온 칼자루가 주머니칼을 쥔 손을 채찍처럼 후려갈기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건 보였다. 음, 정말 보이기만 했다.

         

         그러니 초장부터 제대로 한수 배운 킴의 소감이란 굉장히 간단 명료할 수밖에.

         

         “두 발로 걸어서 관공서에 출석하던가, 네 발로 기어서 출두하던가. 간섭 받는 게 그리 싫으면 어디 직접 골라.”

         

         ‘……씹, 이건 진짜 개 좆 됐다아아악!!’

         

         원래의 VS 헬레나 스테이지가 김 빠지게 타이밍 맞춰 버튼을 누르는 QTE 액션으로 구성된 진의를 킴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명목 상으로는 네오 헤이븐 프라임의 프롤로그.

         그럴싸한 구실은 주인공의 본격적인 강화 및 개연성 부여 이벤트.

         하지만 실상은 ‘사람은 누울 자리를 보고 누워야 하는 법이랍니다~’라는, 굉장히 교훈이 많이 담긴 물리적 훈육에 불과했던 게 아닐는지.

         

         실제로는 헬레나 발렌타인이란, 네오 헤이븐에서 한 손에 꼽히는 검귀가 플레이어 캐릭터를 어마어마하게 봐주고 있던 걸 납득이 가게 표현할 구성 방식이 그것뿐이었던 거라면…. 과연 이거, 정말 공허 광물을 끝까지 안 뺏길 수 있긴 할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늑대 앞의 치와와. 아르르르르.

    킴의 우울은 이제 끝. 여기서부터는 해설자 포지션을 자처한 아나스타샤의 점수 평가와 감상문이 이어집니다.
    빠르고 호쾌하게 연참으로 풀어냈으면 정말 좋았을 내용이지만, 제가 또 부득이하게 욕심을 냈네요.

    언제나 재밌게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못난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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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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