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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8

       “저것은. 저것은 도대체 무엇이더냐?!”

       “저건 자동차라는 거에요. 일종의 탈 것이죠.”

       “어떤 구조로 되어 있기에 저 철덩이가 저리 빠른 속도로 내달릴 수 있는 것인가? 어찌하여 저 안에서 폭발적인 기운의 요동이 일어난다는 말인가!”

       

       호기심으로 가득한 바루의 순수한 물음에 이리저리 눈동자를 돌리던 엔리는 이내 백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백호는 그 시선을 눈치 챘음에도 불구하고 귀찮다는 듯 모른 체를 했으나 내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나의 기운으로 슬쩍 짓눌러주는 것으로 엔리를 도우라 명한 것이다.

       

       그대의 상사에게 그대를 합법적인 노예로 쓰는 것을 허락받았거늘 어디 감히 고개를 돌리는가.

       

       순식간에 내 의중을 눈치 챈 백호는 뒷목을 주물거리다 입을 열었다.

       

       “도술적인 설명을 바라는가. 기술적인 설명을 바라는가.”

       “둘 다면 참으로 기쁠 것 같습니다. 신수시여!”

       “…우선은 도술적 관점에서 이야기하자고.”

       

       이내 설명을 시작한 백호의 입에서는 여러 가지 전문적인 용어가 쏟아지듯이 튀어 나왔다.

       

       바루의 표정이 순식간에 진지해진 것을 보면 그 내용도 상당히 유익한 것 같구나.

       

       하려면 할 수 있는 녀석이 어찌 저리 게으름을 피우는 것인지. 진즉부터 저리 나왔으면 얼마나 좋으냐.

       

       “아라 씨. 아라 씨.”

       

       백호를 퍽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으려니 엔리가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뭔가요.”

       “저 두 사람 무슨 이야기하는 거에요?”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네?”

       “도술에 관한 내용이라서 저도 잘 몰라요.”

       

       내 무에 관한 것이라면 무어라도 해석해 이야기해 줄 수 있다만 도술에 관해서는 불가능하다.

       

       본인은 아직까지 그 분야에 문외한이니 말이다. 애초에 그를 접하고서 채 몇 달이 지나지 않았거늘 어찌 전문가의 수준에 이를 수 있겠느냐.

       

       “아라 씨 지금 전지전능한 막 그런 거 아니었어요?”

       “어느 쪽도 아닌데요.”

       

       전능이라면 어느 정도 맞는 소리지만 전지와는 거리가 멀지.

       

       작금의 본인이 온갖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세계를 내가 바라는 대로 개편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알기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것이다.

       

       “전지하고 전능했으면 제가 인간이 아니라 신이었겠죠.”

       “신 비스무리한 거 아니에요?”

       “…어. 글쎄요.”

       

       무어라 확언을 하기가 어려웠다. 실제로 지금 본인이 할 수 있는 여러 일들은 신의 위업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 게 사실인지라.

       

       과거 이 경지에 도달한 누군가를 본 적이 있다면 명확히 정의를 내리겠다만 본인은 그런 적이 없다.

       

       여기에 도달한 것은 본인이 아는 바 내에선 본인이 처음이다. 그러니 지금의 경지를 무어라 불러야 할지에 대해서도 확언을 하기가 어려웠다.

       

       아피스를 만들어 낸 회사의 사장이라면 이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

       

       이야기를 듣자하니 그 녀석은 이런저런 세계를 돌아다녀 보았다고 했으니 말이다. 분명 본인과 비슷한 수준에 이른 자에 대해서도 알고 있겠지.

       

       “일단 확인해보고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꼭 알려주셔야 해요?”

       “장담은 못 드리겠네요.”

       

       결과에 따라서는 엔리를 위해서라도 침묵을 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내가 말끝을 흐리자 엔리가 치사하다면서 무어라 그랬지만 이게 다 그대를 위하는 일이란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구나. 엔리.

       

       “과연. 과연. 대충은 이해했습니다. 시간이라는 건 무척이나 위대하군요. 인간의 기술만으로 이런 위업에 도달할 수 있다니 말입니다.”

       “그래. 이해했으면 이제 그만해도…”

       “다른 것에 대해서도 몇 가지 물을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 커다란 화면에 나오는 것 말입니다만.”

       

       호기심으로 가득한 바루는 아주 열정적이고 열의적인 학생이었다. 선생이 귀찮아하건 말건 자신의 호기심과 지식욕에 집착하는 그녀는 훌륭한 연구자의 기질을 지니고 있었지.

       

       저러는 것이 마음에 드는 것처럼 보이니 되도록 내버려 두고 싶긴 하다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는 없었다. 우리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으니까.

       

       “바루야. 그 물음은 나중으로 미뤄두거라.”

       “허나 신수님께 마음껏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시간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잖은가!”

       “그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 없다. 이 놈의 거처를 내 마음대로 택할 수 있게 되었거든.”

       

       그대가 물어볼 것이 있다면 몇날며칠에 거쳐서 질문을 반복해도 괜찮다는 내 설명에 바루의 눈빛이 반짝였고 백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만 후자는 내 알 바가 아니었다.

       

       본인에게 중요한 것은 바루의 행복이니 말이다.

       

       “알겠다. 그렇다면 할 일을 빠르게 끝마친 후에 질문을 이어나가겠노라! 자 무얼 하면 되느냐!”

       

       바루의 의욕적인 물음에 나는 말로 대답을 하는 대신 손가락으로 앞에 있는 가게를 가리켰다.

       

       한글을 읽을 수 없는 그녀이니 간판에 적힌 걸 알아보지는 못할 터이다만 문제는 없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바루가 해야 할 일을 증빙했으니까.

       

       “…옷 가게인가?”

       “네! 여기가 아동복이 좋기로 유명하거든요!”

       

       우리가 이 곳을 첫 행적지로 정하게 된 까닭은 백호가 잘못된 옷을 골라온 것에서 기인했다.

       

       얼굴이 벌개진 바루가 발을 동동 굴러가면서도 떡볶이를 튀김과 함께 모두 해치우고 난 후 백호가 사들고 온 옷을 확인해 본 우리는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가방 안에서 튀어나온 옷이 다소 과할 정도로 ‘귀여웠다’.

       

       바루의 외모나 체형을 생각해 본다면 분명 잘 어울릴 것이 분명한 옷이었지만 바루에게 선물한 옷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

       

       신령으로써의 위엄이라는 단어에 집착하는 바루가 저런 옷을 좋아할 리가 없지 않은가.

       

       ‘…아무리 신수님의 선물이라도 이는 입을 수 없습니다.’

       

       상대가 백호이기에 그녀의 반응은 온화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명확했고, 그래서 내가 대신하여 백호를 갈궜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딴 옷을 사 온 것이냐고. 상대를 고려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 곳에서 추천해주는 옷을 샀을 뿐입니다! 신령의 체형을 말했더니 저 옷이 적당하다 이야기했단 말입니다!’

       

       배려심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놈이었다. 하긴 저 놈은 이 곳의 옷장을 하늘거리는 것으로 가득 채운 작자였지. 저딴 멍청이에게 모든 걸 맡긴 게 잘못이었다.

       

       ‘왜 내 돈으로 선물을 하고도 욕을 들어야 하는 겁니까! 억울합니다!’

       

       잘 어울리겠지만, 입으면 분명 귀여울 터이다만, 바루가 싫다는 데에 그 옷을 억지로 입힐 수는 없는지라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바깥으로 나오게 되었다.

       

       너무 눈에 띄지 않으냐고? 그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우리를 감추는 것은 너무도 손 쉬운 일이니까.

       

       당장 백호가 본래의 모습을 한 채 거닐더라도 아무런 소란이 일어나지 않게 할 자신이 내게는 있었다.

       

       아니군. 영상 같은 게 찍히는 건 막을 수 없을 테니까. 소란이 일어나겠구나.

       

       “나는 지금과 같은 복장이 마음에 든다만.”

       “아무래도 그 복장은 너무도 눈에 띄니 말이다. 이해를 해다오.”

       

       본인이 지금 하는 행동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인식을 건드리는 것.

       

       영상을 기록하는 장치 같은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되도록 정상적인 복장을 입고 다니는 것이 옳다.

       

       대충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해주었더니 바루가 결국에 고개를 끄덕였다.

       

       “으음. 그래. 알겠다. 아라 그대가 이렇게까지 말을 한다면 어쩔 수 없지.”

       

       그리고서 옷 가게 안에 들어간 나는 평소 엔리가 왜 그렇게까지 내게 옷을 입히려 들었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거 어때요?”

       “확실히 괜찮지만 바루가 부담스러워 할 것 같은데요.”

       “역시 그런가요? 으음. 그럼 이건?”

       “오. 적당한데요? 바루는 어떻게 생각해요?”

       “…입는 데 저항감이 없기는 하다만 말이다.”

       

       무엇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사람의 옷을 고른다는 것은 고민스러운 일임과 동시에 즐거운 일이기도 했다.

       

       이걸 입어도 귀엽고 저걸 입어도 귀엽고.

       

       “언제까지 해야 하는 것이냐? 이미 사기로 한 옷이 몇 개나 되는 듯 하다만?”

       “있어도 있어도 모자란 게 옷이랍니다! 바루님!”

       “엔리의 말이 옳아요. 무림과 달리 현대에는 수십 개의 옷을 번갈아가며 입어야 한답니다!”

       

       아아. 이 모든 풍경을 내 눈에만 간직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안타깝구나.

       

       방송에 보일 수 있다면 시청자들과 함께 탄성을 내지를 수 있을 터인데.

       

       아니. 아니지.

       

       “이 옷들을 무림에 들고 가서 바루에게 입히면.”

       “아라님?”

       “무어냐. 백호. 본인은 지금 아주 진중하고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제발 정도를 지켜 주십시오. 혼란이 일어난단 말입니다.”

       

       으음. 역시 그런가. 하긴 무림의 세상에 현대의 옷이 툭하고 튀어나오면 많은 이들이 혼란스러울 테니 말이다.

       

       “같은 선상에서 방송을 하실 때에도 이에 관한 언급은 자제해주십시오. 바루. 그대도 마찬가지다. 무림의 세상에 있을 때에 현대에 관한 언급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랬다가는 아주 커다란 혼돈을 불러올 테니.”

       

       백호는 엄중한 경고의 말을 던졌지만 안타깝게도 그 말은 바루에게 와닿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루는.

       

       “신수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 곳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비밀을 엄수하라는 소리임은 이해했습니다. 허나 그 방송이라는 것은 도대체?”

       

       방송이라는 것에 대해. 아니 VR게임이라는 것에 대해 아예 모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방금 막 현대에 온 바루다.

       

       그녀는 화룡무인 속의 외부인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당연히 이 세상의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이 거주하는 세상에 닿은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

       

       이에 대해 많은 의문을 지닌 것은 엔리도 마찬가지다.

       

       화룡무인이라는 세상을 그저 게임이라 여기던 그녀지만 내가 바루를 데리고 옴에 따라 그 곳이 평범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화룡무인이라는 게임의 정체가 궁금하겠지.

       

       의문이 생겨남에 따라 두 사람의 시선이 내게 닿았지만 난 설명을 해 줄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설명을 해 줄 능력이 없기도 했고. 여러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마는 그 사장이란 작자가 해 준 이야기 대부분을 흘려들었던지라.

       

       허나 문제는 없었다. 여기에는 나 대신 설명을 해 줄 사람이 있었으니까.

       

       “백호?”

       “어. 저어. 아라님? 이것은 기밀에 해당하는 부분인지라 다른 분들에게 설명을 해드리는 것이 곤란…”

       “억지로 입을 열어주랴?”

       

       과거 긴 시간 동안 갈고 닦은 본인의 고문 실력을 굳이 경험하고 싶다면이야 말리지 않겠다만. 슬며시 위협을 가해 주었더니 백호가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어디까지 말하면 될까요?”

       “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세계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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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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