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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9

       

        

        

        

        

       “저 친구는 무슨…해머를 들고 다니네요. 그것도 알몸에 방탄복만 달랑 걸치고. 아주 자유분방한 친구로군요.”

        

        

        

       -선생님도 거기서 거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함마…로건눈나…윽 머리가….

       -거 유진 씨 유유상종이라고 들어보셨읍니까?????

       -아 다들 ㄹㅇㅋㅋ만 치라고 ㅋㅋ 뒤지기 싫으면 ㅋㅋ

       -해머vs야끼라니 진짜 정신나가겠네 ㅋㅋ

        

        

        

        찰칵.

        

        EU로 넘어와서 가장 처음으로 얻은 총기를 이리저리 깔짝대며 확인해본다. 관리는 꽤 적당히 되어있었다. 장전손잡이도 부드럽게 움직였다. 버튼을 몇 번 눌러 적당하게 영점을 조절한 뒤 개머리판 길이까지 조정 끝. 이번 판의 훌륭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었다.

        

        외부 컨테이너로부터 발소리가 들려왔다. 보아하니 이쪽으로 들어올 것 같았기에 총기 멜빵끈을 목에 걸친 뒤 홀스터에서 재차 권총을 꺼내들었다. 사박거리는 발소리. 유저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까이 다가오면 다시 로비로 보내줄 뿐이다.

        

        반향정위와 진동감지를 통해 적의 위치를 대강 파악. 엄지손가락으로 안전핀을 고정한 뒤 섬광탄 하나를 꺼내어 슬그머니 뽑았다. 아주 잠시 기다린 뒤 벽면에 튕기듯이 던지면 귀청이 떨어질 것만 같은 소음과 함께 백색의 폭발이 인다.

        

        

        

       “으아악…!”

        

        

        

        복도로 나간다.

        

        앞과 뒤, 혹여나 누군가 있을지도 모르니 빠르게 경계해준 후 벽면에 몸을 붙인 채 마구잡이로 방아쇠를 당기는 친구 한 명에게 슬금슬금 다가갔다. 이쪽으로 향하려는 총구를 왼손으로 붙잡은 뒤 파우치 안에 있는 수류탄의 안전핀과 안전손잡이를 슬금슬금 뺐다.

        

        보아하니 밴딧인 듯했다. 다크 존에서 평범하게 삶에 찌든 듯한 아바타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제야 시각과 청각이 조금 돌아오고 있는 듯한 밴딧 친구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줬다.

        

        

        

       “다음 생에는 좀 더 착한 삶을 살도록 합시다.”

        

       “우아아악-!”

        

        

        

        휙.

        

        그와 동시에 계단통에 불행한 밴딧을 집어던졌고, 그는 몇 번이나 부딪히며 아래로 떨어졌다. 이내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닥 좋지 못한 결과를 맞이한 건 덤이었고.

        

        그리하여 3/15가 되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그러고 보니 이걸 한 판에 전부 잡아 죽여야 하는 건가? 그러면 조금 귀찮을지도 모르겠다 – 그리하여 나는 빨빨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까 굉음과 함께 해머를 들며 누군가를 뒤쫓던 친구의 정체도 꽤 궁금했고.

        

        그럼 어디부터 가볼까. 일단은 이 맵의 구조를 좀 더 알아보도록 하자.

        

        

        

       ───끼이익!

        

        

        

        외부 컨테이너를 따라 앞마당 방면으로 향했다. 공장이라기엔 좀 많이 조잡하게 생긴 구조였으나 그닥 알아보기 어렵지는 않았던 것이, 결국 앞마당의 구조 자체는 대형 직사각형 공간 안에 이것저것 붙여놓은 형태였기 때문이었다.

        

        남은 시간은 30분 정도. 사전에 이래저래 듣기로는 저 시간이 다 가기 전에 탈출하지 않으면 실종자 처리가 되서 죽는다나 뭐라나. 그리하여 탈출구의 위치를 확인했다. 바로 이 근처였다. 적당히 돌아다니다가 저쪽으로 들어가면 되겠어.

        

        쉴새없이 눈동자를 움직이며 맵을 색적한다. 중요한 건 맵의 형태를, 특히 아무 사람도 없는 맵의 형태를 기억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같은 과정을 반복했을 때 무언가 이질적인 게 식별되는 순간 해당 구역을 경계하면 그만이었으니.

        

        그리고-

        

        

        

       “저기 있네요.”

        

        

        

        투두두두두!

        

        총기에서부터 불꽃이 뿜어져나왔다. 다리로 이어지는 문 너머로 나를 이제야 막 발견한 친구의 머리에 세 발 정도 블랙팁을 먹여주었다.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빼꼼 내밀었던 머리에서 불길한 노란 빛이 튀어오른다. 혈액은 아니고 폴리곤이었다.

        

        그리하여 킬 카운트는 넷이 되었으나, 아무래도 꽤 어그로를 끈 모양인지 주변이 꽤 시끌시끌하다. 해당 구역에는 밴딧이 두 명 가량 있었는지 걸쭉한 욕설을 내뱉으며 이쪽을 향해 슬금슬금 접근해온다.

        

        컨테이너 사이에 몸을 숨긴 뒤, 수류탄을 까 이쪽을 향해 내던진다. 아주 정석적인 수법이었지만, 저렇게 대놓고 던지면 있던 효과도 반감된다.

        

        

        

       ───카앙!

        

        

        

       -아니 수류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날아드는 수류탄 쏴서 튕겨내는 건 머선 미친 플레이임?????

       -긴장감 1도 없는 양학중wwwwww

       -맵 전체를 밀어버리라고는 안 했는데요 선생님

       -팩트)이거 총쏘는 파밍게임이다

        

        

        

        거리를 빠르게 좁힌 후 사격.

        

        실로 안타깝게도 컨테이너는 총알을 방어하기에는 그닥 두께가 충분치 못했고, 철갑탄 구경은 더더욱 그러했다. 그리하여 구멍이 숭숭 뚫린 철반 너머로 밴딧이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실로 선명하게 보였다.

        

        그 다음은 다른 한 명을 처리할 시간이었다. 재빠르게 후퇴 중인 다른 한 명의 발목을 헤집은 탄환은 적의 신형을 바닥에 붙잡았고, 그리하여 불과 10초도 지나지 않아 마지막 밴딧 역시 폴리곤이 되어 허공으로 사라져, 아이템만이 남았다.

        

        손목에 달린 유사 이카루스 기어가 소지품 목록을 나열했다. 방탄복 혹은 전술 조끼, 총과 총알 및 간단한 소지품들. 당연하겠지만 어디에 뭐가 필요한지조차 잘 모르는 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를 가장 혼란케 만든 건 쏟아지는 잡동사니들이었다.

        

        

        

       “뭔가 다 잡동사니처럼 생겼는데….”

        

        

        

       -아으 맛없다 ㅋㅋㅋ

       -가뭄이다 가뭄!!!!!

       -밴딧쉑들 비싼 수류탄 던지기 전에 잡았어야되는데 아깝송 ㅋㅋㅋ

       -선생님 이게 총게임인 줄 아셨습니까? 폐지줍는게임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탄아깝다 ㅋㅋㅋㅋㅋ

        

        

        

        폐지 줍는 게임이라.

        

        EU 모드를 시작하기 전에 얼핏 들은 것 같았다. 다크 존의 PVE도 폐지 줍는 게임이라고 꽤 들어본 것 같긴 한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였구나. 그나마 차이점이 있다면 전자는 루트슈팅이지만 여기는 좀 더 하드코어하단 점이려나.

        

        아무튼, 무슨 템이 비싸고 얻기 어려운지는 사실상 미래의 내가 알아가면 될 뿐인 이야기였다. 지금은 그냥 킬 카운트를 채우는 것만 적당히 생각하도록 하자.

        

        그리고-

        

        

        

       ───카카캉!

        

        

        

       “어으.”

        

        

        

        여유롭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닌 듯했으니까.

        

        여러 번 이어지는 사격. 발포음은 의외로 상당히 가벼웠으나 착탄 지점 인근에 수십 개의 불똥이 튀어오른다. 아슬아슬하게 스쳤는지 왼팔이 오렌지 빛으로 물듬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퇴피. 컨테이너가 찢어진 흔적을 보니 샷건 종류였다.

        

        바닥에 이리저리 구겨진 화살탄 흔적이 남는 걸 플레셰트를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잠깐의 고민. 블랙팁은 한 탄창이 남았고, 수류탄과 섬광탄 수는 아직 널널했다. 그러자니 아까 해머를 들고 적을 뒤쫓던 한 명이 생각났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까 그 작자가 메고 있던 총이 샷건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좌우지간, 결론은 간단했다.

        

        

        

       “저 친구를 한 번 잡아봅시다. 그닥 어렵지는 않겠네요.”

        

        

        

       -첫판에 망치맨 뚝배기 수집이라니 이건 귀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깄는놈들 중 단 한 명도 유진이 진다고 생각 안하는 중wwwww

       -한 탄창? 해머헤드를 죽이기에 충분하군

       -진짜 대단한 사람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가자~~~~~~~~~~~~

        

        

        

        어디 한 번 얼마나 단단한지 보자.

        

        

        

        

        

        

        

        

        

        

        

        

        

        

        

        

       ───카가각!

        

        

        

       “실드가 있네요. 이건 꽤나 의외인데.”

        

        

        

        총구를 빠져나와 시원스레 허공을 가른 탄환이 무릎에 명중하는 순간, 불똥이 일더니 부자연스럽게 튕겨나가는 모습. 이제 보니 손목 뿐만이 아니라 몸 곳곳에 이카루스 기어가…여럿 매달려있었다. 외형을 보아하니 꽤나 여럿 잡아죽인 듯했다. 무슨 헌터도 아니고.

        

        보아하니 여러 개의 기어를 병렬로 연결한 다음 기어의 기본적인 능력 중 하나인 실드를 작동시킨 듯했다. 어느 정도의 화력을 쏟아부어야 깨질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약하게 일렁이는 걸 보아하니 아마 한 탄창 정도를 갖다박으면 깨질 확률이 높았다.

        

        그래도 아니라면야 뭐어, 수류탄이 여럿 있었으니까.

        

        

        

       -아까 싸우던 애 그대로 갈렸나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하신가나는지나가는스피드웨건일세EU를처음하는사람들을위해하나설명해주자면미확인구역을돌아다니는보스들은변절한이카루스요원으로제한적인기어스킬을사용한다네그럼이만!

       -고마워요 스피드웨건!!!!!!!!

       -그럼 이 비얌년은 맨몸으로 이카루스 오퍼레이터 때려잡고 있다는 거잖아 ㅋㅋㅋ

       -오직 아나콘다만이 오퍼레이터를 상대할 수 있다….

        

        

        

        남은 탄환은 열다섯, 적이 삽탄하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하나에 가까운 동작으로 수류탄과 섬광탄의 핀을 동시에 뽑아 허공으로 던진다.

        

        적이 황급히 숨는 사이 폭음이 울려퍼지고, 그 순간 이동. 물론 그 사이 핀이 뽑힌 또 다른 수류탄 하나가 내 손아귀 안에서 대기 중이었다 – 데구르르. 목표 지점까지 접근한 뒤 바닥에 힘차게 굴리자마자 수류탄이 폭발했다.

        

        

        

       “으아아악! 죽여버리겠어!”

        

        

        

        실로 악당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피어오른 연기를 헤치고 나온 실로 마초스러운 몸이 샷건을 동반한 채 달려든다. 수백 개의 화살촉이 마하를 뛰어넘은 속도로 허공으로 분출되어 면 단위의 살상 구역을 형성하지만 이미 나는 그 자리를 벗어난 지 오래였다.

        

        그 대신 적을 기다리는 건 또 다른 수류탄 하나. 쿠우웅 하는 소리가 재차 울려퍼지며 실드가 크게 일렁인다. 그와 동시에 남은 총알을 전부 털어넣자마자 콰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실드가 완전히 무력화. 곳곳에 매달고 있던 시계 중 두 개가 과부화되어 픽 터져나갔다.

        

        총을 바닥에 적당히 던진 다음 홀스터에서 권총을 꺼내든다. 무릎, 얼굴, 복부를 가리지 않고 탄환을 쏟아붓지만 보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무릎조차 꿇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드코어를 표방하고 있는 게임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왜 무릎이 뚫려도 싸돌아다닐 수 있는 건지 원.”

        

        

        

       -그것이…아방가르드니까

       -그거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충 보스 보정이라고 합시다 거 ㅋㅋ

       -보스는 비얌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으 그사이 권총탄 다썼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대로.

        

        이젠 권총 탄환도 다 썼다. 한 세 개 정도 챙겨왔는데 이리저리 쓰다 보니까 벌써 동이 나버렸네. 세상이란 원래 이토록 골치가 아픈 법이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 다시 말해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는 게 좀 더 우선이란 소리였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행동에 실로 탁월했다.

        

        

        

       ───까앙!

        

        

        

        다 쓴 권총을 얼굴에 집어던진다. 얼핏 듣기로는 해머헤드라고 불린 이 친구는 머리에 꽤나 두터운…마치 용접용 가면과 철제 투구를 합쳐놓은 듯한 헬멧을 쓰고 있었고, 본래라면 뭔가를 집어던지는 건 그닥 유효하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그게 강화 플라스틱 안면 보호구에 적중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으직 하는 소리와 함께 플라스틱을 두들기는 권총 본체. 그와 동시에 머리가 휘청거리고 조준은 엇나간다. 그 사이 나는 마지막 섬광탄의 핀을 뽑고 있었으며, 이어 그것이 직선으로 허공을 가로질러 얼굴 앞에서 터졌다.

        

        얼굴 전체를 가리는 가면이니 그닥 효과적이진 않겠지만, 잠깐의 시간을 벌기에는 실로 충분했고 – 이제부터는 접근전의 시간이었다.

        

        

        

       “해머 다루는 솜씨 한 번 봅시다.”

        

        

        

        손에 쥐어지는 익숙한 도끼의 감촉. 손잡이를 단단히 틀어쥠과 동시에 지면을 박차듯 달린다. 삽시간에 수십 미터의 거리를 좁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안면을 향해 날아드는 해머였지만 한 바퀴 구름과 동시에 꼬리로 다리를 휘감아 넘어뜨린다.

        

        캉 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어올랐다. 철제 해머 손잡이와 도끼가 부딪혔다. 넘어진 상태에서 손잡이로 내 도끼를 막아낼 생각을 한 것이었다.

        

        

        

       “오, 제법…!”

        

        

        

       -?????????????

       -아니씨1부라ㅓㄹ이게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즈기요 여기가 무슨 옆집 냉병기게임인줄아세요?????????????

       -와 이걸 막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머헤드쉑 피지컬 미쳤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쿠웅!

        

        다리를 휘감던 꼬리를 풀자마자 날아드는 해머. 공기를 살벌하게 찢는 소리와 함께 육탄전이 시작된다. 백스텝으로 종방향 해머를 피하고는 허공에 잠시 도끼를 던져놓은 뒤, 후속타 및 카운터를 피해내고는 그대로 정권지르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보스가 뒤로 5미터 가량 날아간다.

        

        그 사이 오른손으로 도끼를 캐치하고는 달리는 속도와 합쳐 다시 내려찍는다. 이번에도 손잡이로 절묘하게 막아내지만 이번의 노림수는 그게 아니었다.

        

        

        

       ───으직!

        

        

        

       “아아악…!”

        

        

        

        오른발로 무릎을 걷어차자 그 자리에 그대로 무릎을 꿇는 사이, 턱에 그대로 무릎차기를 갈긴다. 섬뜩한 소리와 함께 철과 강화 플라스틱이 혼합된 안면보호구가 찌그러졌고, 날이 완전히 나가버린 도끼를 저 옆으로 가져다버리고는 바닥으로 떨어뜨린 해머를 주워들었다.

        

        두 손으로 굳건하게 해머를 쥐어든 후, 머리에 정타를 허용한 탓에 무릎을 꿇은 채 기절 상태이상에 빠진 보스를 확인했다. 목표는 머리, 일격사였다.

        

        그 자리에서 한 바퀴 회전하며 원심력을 끌어모은 뒤, 반동과 속도를 그대로 한 지점에 끌어모아 정수리에 그대로 내려찍는다.

        

        그리고-

        

        

        

       “끅….”

        

        

        

        적은…폴리곤임에도 불구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영 좋지 못한 몰골로 천당으로 떠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는 목이 상체에 그대로 파묻혀버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해머를 회수함과 동시에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너무 심했나?”

        

        

        

       -ㅆ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보스를 구겨버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만해미친련아제발그만해미친련아제발그만해미친련아제발그만해미친련아제발그만해미친련아제발그만해미친련아제발그만해미친련아제발그만해미친련아제발!!!!!

       -뚝배기 비싸게 팔수있었는데 절대못팔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진심으로묻는건데 일부러이런거읾????????

        

        

        

        어….

        

        모르겠다. 나한테 해머 들고 달려든 게 잘못이지. 아마 로건이었으면 더 심했을 거야.

        

        그렇게 자기합리화하며, 나는 서서히 사라지는 해머헤드를 뒤로 한 채 소지품을 슬금슬금 뒤졌다. 대략 열 발 정도 남은 플레셰트 탄과 적당히 모딩이 된 MP-155 울티마가 실로 인상적이었다.

        

        그걸 적당히 등에 수납한 뒤, 나는 조금 더 이 근처를 돌아보며 15킬을 채워보기로 했다.

        

        

        킬 카운트를 한 판 안에 다 채울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그로부터 10분 뒤의 일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발현자가 자중하지 않으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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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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