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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69

       *** ***

         

       예상대로 모용서는 내 제안을 수락했다.

         

       모용서의 입장에서는 내 제안은 가뭄의 단비와 같았을 확률이 높았다.

         

       모용서도 섬서지부를 처리할 뾰족한 방법이 없었을 테니까.

         

       모용세가가 어디 힘이 없어서 섬서지부를 제압하지 못했겠는가.

         

       섬서지부를 무력적으로 제압할 생각이 있었다면 이미 진작에 제압당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그러나 분가가 분탕을 일으켰다고 그걸 무력적으로 제압하는 것은 천하오대세가 중 하나인 모용세가의 이름값에 비하면 너무 격이 떨어지는 방식이었다.

         

       최대한 온건한 방식으로 수습을 시도해보고 최후에나 시도할 법한 방식이지.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 무력을 동원한 방식을 사용하기는 힘들었다.

         

       이몸 호천안.

         

       이제는 화경 고수.

         

       무력적인 수단을 사용하기에 충분한 힘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지.

         

       그런 내가 섬서분타를 타격한다면?

         

       섬서분타 분타주 모용객상이 화경으로 알려져 있지만 분타주를 피해 섬서분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방법은 셀 수도 없이 많다.

         

       그야말로 본가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으면 이번 의뢰는 간단하게 끝낼 수 있겠지만 이런 방식은 결코 모용세가가 원하는 해결방식이 아니겠지.

         

       그러니 무력제압 말고 다른 방식으로 섬서분타를 무너뜨려야 했다.

         

       “자, 골라! 골라! 고르고 또 골라! 주사위가 있는 잔을 맞추면 세 배!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에요!”

         

       그러기 위해 이몸 호천안.

         

       “파격! 또 파격 행사! 주사위를 맞추면 두 배인 배당이 오늘만큼은 무려 세 배! 이득이 두 배로 불어나는 인생역전의 기회!”

         

       광산마을에서 야바위를 펼치고 있었다.

         

       “꾼이 또 왔구만.”

         

       “새로운 녀석인 모양이지?”

         

       검댕이와 땀으로 범벅이 된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일당을 받아들고 사무실을 나오던 광부들이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자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에요! 배당 세 배! 오늘 하루 한정! 일확천금!”

         

       내 호객 행위에 일당을 받아든 광부들이 슬금슬금 모여들기 시작했다.

         

       역시 당일 한정 파격 배당 추가 행사는 진리였다.

         

       “이봐, 여기서 사기치다가 걸리면 바로 곡괭이에 손목가지 찍히는거야.”

         

       “어이구, 물론입니다요. 자 보세요. 아주 깨끗한 판입니다. 잔을 확인해 보셔도 좋습니다요.”

         

       현재 내 모습은 소매도 깨끗하게 걷어 올렸고 야바위를 굴리는 상도 아무런 가림막 없이 널빤지 위에 다리만 달린 상을 사용 중이었다.

         

       의심하는 광부에게 잔을 건네자 잔을 확인해 본 광부가 킁 소리를 내면서 돌려주었다.

         

       그리고 시작된 도박.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능숙하게 광부들의 돈을 우려냈다. 슬쩍 슬쩍 빈틈을 보여 주는 것은 물론이고 겉으로는 싹싹하고 예의 바른 척을 하면서 판에 서 있는 광부에게만 아니꼽게 느껴질 만한 눈빛을 발사.

         

       내 도발에 넘어간 광부들은 연신 씩씩대며 계속해서 돈을 걸었다.

         

       “왼쪽! 왼쪽에 동전 다섯 개!”

         

       “이런, 중앙이었네요.”

         

       “제기랄! 이런 빌어먹을!”

         

       그 결과 성공적으로 많은 광부들의 호주머니를 탈탈 털어버린 나. 뭐 탈탈 털렸다고 해 봐야 하루 일당에 불과하니 거금이라고 볼 수는 없는 금액이었다.

         

       그렇게 돈이 탈탈 털린 광부들이 숫자가 제법 되었을 때 나는 판을 접었다.

         

       “자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때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나에게 탈탈 털린 광부들이 아우성을 쳤다.

         

       “따고 배짱이냐 뭐야!”

         

       “지금부터 다시 시작할 생각이었다고!”

         

       “당장 판을 깔아라!”

         

       언성을 높이는 광부의 호주머니가 텅 비었다는 것은 나도 알고 본인들도 아는 사실. 그러나 이렇게 강짜를 부리면 보통은 개평이라는 명목으로 소액이나마 돌려주는 것이 이런 야바위판의 묘미기도 했다.

         

       “어이구, 형님들 좀 봐주시지요. 오늘 하루 종일 잔을 돌렸더니 손목이 아파 죽겠습니다.”

         

       “그건 당신 사정이고!”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자 개평을 받을 수 있다 판단했는지 언성을 높이는 광부들.

         

       딱 내가 원하는 모습이었다.

         

       “휴유, 오늘은 더 이상 잔을 돌릴 수가 없으니 딴 돈의 일부나마 돌려드리겠습니다.”

         

       광부들의 얼굴의 화색이 돌았으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살짝 일렀다.

         

       “단! 오늘 저와 술 한 잔 하실 형님분들 한정으로 절반을 돌려 드리겠습니다!”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광부들이 이내 화색을 띄었다. 어차피 하루 일을 마치고 광부들이 술을 마시는 것은 일상이다. 돈을 절반이나 돌려받으면서 한 사람 끼워주는 것은 그들 입장에서는 웬 떡이냐 싶었겠지.

         

       “좋다! 좋아!”

         

       “아우님! 장사 수완이 참 좋아! 광산의 법도를 아는구만!”

         

       “으하하하! 형님들! 가시지요!”

         

       광부들과 순식간에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어 주점에 쳐들어가 싸구려 탁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돈의 절반을 돌려주고 값싼 안주 몇 개를 판에 깔자 광부들이 날 보는 눈에는 호감이 넘쳐 흘렀다.

         

       따지고 보면 다 본인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지만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겠지.

         

       “내가 임마! 오늘 내 허벅지만한 철광석을 곡괭이로 단번에 찍어 파냈다니까!”

         

       “오오! 형님 정말 대단합니다!”

         

       “으하하하! 네가? 광산에만 들어가면 빌빌거리는 녀석이 허풍 하고는! 나야말로 오늘 광차를 혼자 미느냐고 허벅지가 땡기는구만!”

         

        침을 튀기고 술을 흘리며 허풍이 9할정도 섞인 광산 무용담을 떠들어대는 광부들. 그야말로 무르익은 남정네들의 술자리가 그 자체가 된 것을 확인한 나는 슬슬 미끼를 뿌리기 시작했다.

         

       “크으, 그런데 형님들, 광부 벌이가 좋기는 한 모양입니다.”

         

       “뭐어?”

         

       “그렇지 않습니까? 형님들 씀씀이를 보아하니 하루 일당이 무척 센 듯 싶은데요. 부럽습니다.”

         

       “히야, 이것 참.”

         

       “우리만큼 박봉을 받고 일 하는 광부들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아주 쥐꼬리만한 봉급을 받고 있다니까는!”

         

       역시 예상대로 침을 튀기며 흥분하는 이들. 나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이며 말했다.

         

       “아니, 적지 않은 일당을 받으시는 것 같았는데도 박봉이란 말입니까?”

         

       ‘나 광산업계 사정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내 얼굴을 바라본 광부들이 분통이 터진다는 듯이 술을 들이키거나 언성을 높였다.

         

       “나나, 여기 이놈들 같은 숙련공들은 사실 지금 일당의 1.5배도 더 받아야 돼!”

         

       “예에? 그런데 어째서…”

         

       “그야 다 빌어먹을 하청 때문이지!”

         

       나는 다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연기하며 물었다.

         

       “아니, 어딜 가건 하청 정도는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내 답답한 연기에 큰 답답함을 느꼈는지 한 광부가 침을 튀기며 열변을 토했다.

         

       “하청이야 어디든 있겠지만 여긴 액수가 다르네 달라!”

         

       “에이, 빌어먹을 화딱지만 나는구만!”

         

       나는 술을 벌컥벌컥 마시는 광부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갑자기 광맥이 터지며 떼부자가 된 섬서지부의 방계들.

         

       그런 방계들이 자신의 사업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을까.

         

       당연히 본인들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여기겠지.

         

       하지만 천생 무인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정도로 닳고 닳은 상인들을 휘어잡을 수 있을까.

         

       어려운 일이다.

         

       수많은 인력, 기술, 유통로 등이 필요한 광산업의 특성상 방계들이 아무리 정신을 번쩍 차리고 있더라도 상인들을 휘어잡을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나는 그 점에 해답이 있으리라 여겨 이렇게 광산에 잠입했다.

         

       평생을 본가에서 무공이나 연마하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어떻게 상인이 되겠어.

         

       깨지고 구르면서 하나하나 깨달으며 상인이 되는 법이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었으니 어디 섬서분타가 이 광산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었겠는가.

         

       광산주로서 이익이야 충분히 내겠지만 진정한 의미로 이 광산주라 할 수 있는 면모를 갖추기에는 한참 멀었으리라는 것이 내 예상이었다.

         

       그리고 내 예상은 적중했다.

         

       “광산주가 무림세가인지는 몰라도 영 사업할 줄을 몰라!”

         

       “그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데 말이야! 관리직들이랑만 어울리고 있으니 현장 돌아가는 상황을 알 리가 있나!”

         

       관리자들만 관리하면 되는 줄 아는 전형적인 책상물림!

         

       모르긴 몰라도 관리자들이나 대표 상인들이 올리는 보고서를 철석같이 믿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 파악을 직접하는 수고로움보다는 다른 사람이 정리해 준 보고서를 들여다보는 쪽이 편하고 직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여길 테니까.

         

       어쩌면 분타의 방계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상인이라기보다는 무림인이라고 믿으며 광산은 상인들에게 일임해 놓은 것일수도 있고.

         

       관심이 없는 것인지 무지한 것인지 결과적으로 광산주인 섬서분타의 방계들은 광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당연히 상인들은 그 틈을 타 저마다 곳곳에 제 곳간을 차렸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흐으음…”

         

       이거 파 볼만한 가치가 있겠는걸?

         

       광부 몇 명의 말만을 믿을 수는 없으니 심층조사가 필요했다.

         

       나는 소리높여 관리자들을 성토하는 광부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형님들, 혹시 저도 광부가 될수 있겠습니까요?”

         

       역시 조사는 몸으로 해야 제맛이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건강한 산업역꾼 호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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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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