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37

       주딱이 살아났다는 소식을 들은 건 잠들기 직전의 늦은 밤이었다.

       이 늦은 시간에 올라온 보고서는 짤막하고 확실하게 적혀있었다.

       주딱이 다시 살아났으며 갤러리는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보고서에서는 그리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전부인가?

       베아트리스는 보고서를 읽으면서 의문점이 생겼다.

       주딱이 죽은 게 아니라면 갤러리는 왜 주딱을 관리자에서 내쫓았단 말인가?

       만약, 정말로 주딱이 죽은 거라면… 도대체 주딱은 어떻게 살아났는가?

       그리고 도대체 누가 주딱을 죽였는가.

         

       그 모든 고민의 답은 알아내지 못했다.

       갤러리가 시스템적인 착오를 일으킨다는 건 들어보지 못한 얘기다.

       사람이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건 전설이나 동화의 이야기로 들을법하다.

       주딱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 대륙 어딘 가엔 있겠으나… 확실한 증거나 정황은 없다.

         

       결국 모든 것은 오리무중.

       그녀는 떠오른 의문을 보고서와 함께 내려놓았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주딱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보고서엔 주딱이 되살아났고 그로 인한 대륙의 정세 변화에 대해 적혀있었다.

       정작 중요한 주딱의 정보에 대해선 적혀있지 않았다.

       베아트리스는 주딱의 상태를 의심했다.

       

       주딱의 활동량이 줄었다.

       평상시에 작성하는 글과 댓글에 비해, 지금은 활동하는 양이 현저히 줄었다.

       대략 2할 가량 적게 작성한 이유가 있을 터.

       그녀는 그 이유에 초점을 맞췄다.

        

       갤질 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혹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녀의 추론은 상상력을 부여했고 주딱의 모습을 그려냈다.

       날붙이에 공격을 당한 주딱은 살아나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겠지.

       다치지 않았더라도 주딱은 어떻게든 자리를 벗어나길 선택했을 터였다.

         

       ‘한 번 위험에 빠졌다는 건… 두 번도 위험에 빠진다는 소리와 같아요.’

         

       사람의 심리가 그렇다. 위험에 빠진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런 과정에서 주딱은 여유를 잃지 않았을까.

       아무리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해도 그의 활동 내역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주딱 당신은 어떤 상태인건가요…?’

         

       대답을 해주는 이는 없다.

       하지만 주딱의 상태가 예상되었다.

       좋은 상태는 아니리라.

         

       자신의 집에서 공격받은 주딱이 어디론가 간다면.

       더 안전한 장소를 찾는 게 가능할까.

         

       아니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진작 안전한 장소를 골랐겠지.

       만약에 주딱이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에서 공격받은 거라면….

       주딱에게 도망갈 곳이 있을까?

         

       ‘그럴만한 장소가 없다면… 주딱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요?’

         

       보금자리를 잃어버린 주딱은 어디로 향할까. 그의 상태는 정상일까?

       주딱이 갤러리 활동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한 사태에 빠진 상황이라니….

       그녀는 위기에 빠진 주딱의 모습을 상상하고서, 주먹을 쥐었다.

         

       ‘여태 왕국은 도움만 받았으니… 이번엔 도움을 줄 차례에요.’

         

       그러기 위해선 그의 위치를 알아내야 한다.

       왕국에게 남은 마지막 소원….

       그거라면 주딱의 위치를 알 수 있으리라.

         

       그녀는 번거롭게 왕국 의회 소집 따위는 하지 않았다. 시간만 낭비될 게 뻔했으니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행위? 그것도 필요 없었다.

       이번의 결정을 무를 생각 따위 애초에 없었으니까.

       폭군 모드의 베아트리스가 침소를 빠져나왔다.

         

       “여왕님?”

       “잠이 안와서요. 산책이에요. 대기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경비와 호위를 모두 무르고 그녀는 왕성의 지하로 향했다.

       불이 밝게 켜져 있던 위층과는 달리 어둡고 습하며 춥다.

         

       화륵.

         

       작은 불씨를 불러내 등불 겸 손난로 삼아 아래로 계속해서 내려갔다.

       끝이 없는 것처럼 쭉 이어진 계단은 결국에 바닥을 보였다.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공동에 도착한 베아트리스는 방향을 잡았다.

       물리적인 미로와 마법으로 꼬여있는 길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과감한 발걸음을 옮겼다.

         

       앞으로 한 칸. 오른쪽으로 네 칸. 왼쪽으로 세 칸. 뒤로 한 칸….

       기억대로 발판을 밟으면서 움직이자, 그녀는 사람 둘이 간신히 들어갈 크기의 문 앞에 도착했다.

         

       아무도 쉬이 올 수 없는 곳.

       왕국의 보물고에 왕가의 인장을 대자, 푸른빛이 흘러나온다.

       베아트리스가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제국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지만, 엄연히 보물고라는 이름에 걸맞게 온갖 보물이 전시되어있다.

       그녀가 찾는 건 보물고의 가장 안쪽에 비치된 물건이었다.

         

       말라비틀어진 원숭이 손.

       그것이 선조들의 소원을 이루어주었던 보물이었다.

       그녀가 손에 다가가자, 어디선가 낮은 목소리가 그르렁거렸다.

         

       ─그대의 소원을 말하라.

         

       사람의 불길함을 자아내는 목소리다.

       그럼에도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소원을 말했다.

       주딱. 그의 행방을 찾아야 한다.

         

       “갤러리의 관리자. 주딱의 위치를 알고 싶어요.”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지고, 원숭이 손이 답했다.

         

       ─네 욕망을 이루어주겠다.

       “예?”

       ─소원은 이루어지리라.

         

       욕망을 이루어준다니. 그런 소원은 빌지 않았는데!

       베아트리스의 의문은 길지 않았다.

       원숭이 손이 가루가 되어 허공으로 흩어졌다.

       이어, 어딘가에서 나타난 반딧불이 그녀의 근처를 서성였다.

         

       ‘…반딧불이 들어올 곳이라고는 없는데.’

         

       소원으로 반딧불이 나타난 걸까.

       그녀는 반딧불의 이끌림을 따라서 이동했다.

       바깥으로. 지상으로. 그리고 왕성 바깥으로 날아가는 반딧불을 쫓았다.

       손으로 마법진을 맺자 몸이 하늘로 두둥실 떠올랐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다른 사람을 이끌고 따라가기엔 반딧불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반딧불을 놓치지 않도록 그녀는 집중해서 하늘을 날았다.

       향한 방향은 인적이 드문 숲.

       그녀의 불안함이 가슴 한 구석을 좀먹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반딧불을 쫓을 뿐이었다.

         

         

       ***

         

       그 시각. 갤러리는 여전히 파티 분위기였다.

       시드 머니를 잃은 사람들은 미래를 되찾았으며.

       치킨과 콜라를 잃은 이들은 희망을 되찾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주딱의 이름을 드높이 부르고 평소처럼 즐겁게 떠들었다.

         

         

       ─주딱 펀치! 주딱 펀치! 주딱 펀치! 주딱 펀치! 주딱 펀치!

       ─주딱은 신이야…!

       ㄴ근데 주딱이 저지른 걸 수습한 거 아님?

       ㄴ그런 진실은 묻어둬

       ㄴㄹㅇㅋㅋ 다들 즐거운데 초치지 말라고!!!!!!!

         

         

       ─식물드루이드

       제목) 아아아악!!!!!

       풀려나나 했는데 또 잡혀왔어요!!!!!

         

       ㄴㅋㅋㅋㅋ절대 못 도망간다 게이야!!!!!!!!

       ㄴ평생!!!!! 주딱이 죽든 네가 죽든 둘 중 하나다!!!!!!!

       ㄴ이렇게 말하는 엘프 틀딱 속마음 특) 은근히 기분 좋음

       ㄴ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 이거 기분 좋거든 ㅋㅋ

       ㄴ엘프틀딱 이 악물고 싫은 척 중이죠? ㅋㅋ 저래 말해도 열심히 파딱 행동하고 있죠?

         

         

       ─마왕쨩

       제목) 마왕소드의 부활인 거시야~~~

       헉!! 다시 칼이 손에 쥐어져있는 거시야~

       지금부터 도려낼 상대를 찾는 거시야~~

         

       ㄴ미친련,,,미친련,,,미친련,,,미친련,,,미친련,,

       ㄴ누가 얘한테 칼 쥐어줬어!!!!!

       ㄴ얘는 원래 이런 애였음 ㄹㅇㅋㅋ

       ㄴ의외로 규칙적으로 썰어서 안 무서운데? ㅋㅋ

         

         

       ─마왕쨩

       제목) 모두 내게 복종하라앗~~

       고개를 조아리는 거시닷~~~

       고개가 뻣뻣하면 마왕소드로 혼내주는 거시닷~~

         

       ㄴ진짜 얘한테 누가 칼 쥐어줬냐고!!!!!!!!!

       ㄴ헉

       ㄴ마왕쨩! 마왕쨩! 마왕쨩! 마왕쨩! 마왕쨩!

       ㄴ마왕쨩은 신이야!!!!!!!!!!

       ㄴ주딱의 든든한 오른팔 마왕쨩님 부디 저희에게 자비를…!!!!!!!!

         

       ㄴ마왕쨩) 기분 조아진 거시야~~

       ㄴㅅㅂㅋㅋㅋㅋㅋㅋ

       ㄴ진짜 이런 미친련이 다시 파딱이라니

       ㄴ갤러리는 사실 이미 망한 게 아닐까?

       ㄴ정보. 마왕쨩은 주딱이 뽑았다 사실 이미 좆된 걸 수도 있음

       ㄴ어케 이런 쌉악질들만 선별해왔냐고 두렵다 두려워 ㅋㅋ

         

         

       ─용사

       제목) 용사파티 구해요…!

         

       주딱을 지킬 수 있는 인원…!

       아무나 가능해요…!

         

       ㄴ조건 확 낮아진 거 뭐냐고 ㅋㅋ

       ㄴㅋㅋㅋㅋ용사 왜 이리 귀엽냐

       ㄴ얘는 주딱 죽어서 좀 놀랬나봄

       ㄴㄹㅇㅋㅋㅋㅋ

       ㄴ주딱하고 평소에 재밌게 놀던 애잖아…

       ㄴ용사가 착하긴 착해 ㅋㅋㅋ

         

       ㄴ근데 용사파티가 주딱을 호위하면 사실상 주딱 파티 아님?

       ㄴ헉

       ㄴ그런 불편한 진실을 발설하다니

       ㄴ너… 용사 소드가 두렵지 않은 거냐…?

       ㄴ엣.

       ㄴ아무튼 용사 파티라고 ㅋㅋ 그런 걸로 하라고 ㅋㅋ

       ㄴ주딱) ㅋㅋㄹㅇ 용사 파티 맞지

         

       “다들 즐거워 보이네.”

         

       화기애애한 갤러리 분위기 속.

       주딱도 입 꼬리를 억지로 올렸다.

       다행이다. 갤러리는 평소 같아서.

       그는 중얼거리면서, 어두운 숲 속을 향해 걸었다.

         

       ***

         

       어두컴컴하고 인적이 드문 숲.

       주딱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는 단순명료했다.

       죽었다.

         

       권총 사격을 배우지 못한 군필 주딱은 처참한 사격의 결과로 심장에 칼찌를 허용했다.

         

       몸에서 빠져나가는 피. 차가워지는 몸. 추위와 함께 찾아오는 졸음.

       죽어가는 몸의 증거였다.

         

       죽는다….

       주딱의 기억은 거기에서 끊겼다. 어둠이 찾아왔다.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손가락에서부터 느껴지는 따스함에 의식을 되찾았다.

       드워프에게 선물 받은 반지로부터 스며 나온 빛이 몸을 감쌌다.

         

       기적…? 아니면 축복이나 마법일까.

       반지의 색이 이전보다 탁해진 느낌이다.

       살아났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주딱은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허겁지겁 주워 주변을 겨눴다.

       아무도 없다. 부서졌던 문은 어느새 복구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것 뿐이다.

       

       이 곳은 안전하지 않다.

       이내 찾아온 생존본능이 그를 잠식했다.

         

       ‘한 번 당했는데… 두 번도 당하지 않을까?’

         

       하얀색으로 범벅이 된 사내가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세 번 연속 당한 사람도 있지 않던가.

       그 생각에 이 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나가야 한다. 어디로? 일단 나가자.

       

       주딱은 황급히 옷을 갈아입었다.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하면서….

       갤러리에 올릴 글을 위해 바닥의 선명한 핏자국을 사진으로 촬영했다.

         

       라면을 엎거나 불이 나도 일단 사진을 찍는 게 올바른 갤럼 아니던가.

         

       주딱이 챙길 건 별 것 없었다.

       권총 그리고 은화와 금화가 들어있는 주머니 뿐.

       그는 집밖으로 나와 마부들이 쉬고 있는 상인 길드 쪽으로 향했다.

         도망 간다면 어디가 가장 안전할까. 이후의 행선지를 고민했다.

       

       동쪽으로 가면 마제로스와 테르인.

       북쪽으로 가면 아르델.

       서쪽으로 가면 테세우르 제국과 엘란이 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동쪽으론 갈 생각이 없었다.

       마제로스와 테르인에 연줄이 있는 건 아니니까.

         

       서쪽도 행선지에서 제외했다.

       테세우르 제국에 간다한들… 달라지는 건 없다. 과연 제국이 호의적으로 반응할까?

       엘란도 마찬가지. 엘프 틀딱들이 인간은 미개하다면서 멸시하겠지. 심지어 엘란은 멀기까지 하다.

         

       가장 가깝고 믿을만한 무언가가 있는 곳은 단 한 곳이었다.

       북쪽에 위치한 아르델.

         

       주딱은 세렌디아에게 받은 문서를 꺼내보았다.

         

       ‘…나를 도와달라하면 무조건 승낙할 거야.’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아르델로 가는 선택은 나쁘지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했지만, 현실은 가혹했다.

         

       “아르델? 그쪽에 연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못 가.”

       “어이 형씨. 아르델은 왜 가려는 거지? 자살을 하려면 곱게 해야지.”

       “그리고 지금 갤러리 주딱이 죽었다는 소식에 대륙 정세가 흉흉해…. 아르델로 가려는 마부는 없을 거야.”

         

       아르델로 향하는 마차가 없다!

       아무래도 아르델과 교류하는 길드가 적다보니 생긴 일이었다.

       절망적인 사실을 깨닫고 주딱은 마제로스로 향하는 마차라도 구했다.

         

       “마제로스로 가는 마차를 원하요? 30실버는 필요한데,”

       “여기. 대신 최대한 아르델 근처로 돌아갔으면 좋겠어.”

         

       은화 대신에 금화를 내밀자, 사내가 입술을 핥으면서 환하게 웃었다.

         

       “형씨 통이 크군.”

       “바로 출발할 수 있나?”

       “바로 가시죠. 형씨.”

         

       허름한 마차의 짐칸에 오른 주딱이 상황을 정리했다.

       

       방금… 마부가 그랬었지.

       갤러리에선 내가 죽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그렇다는 건… 아직 갤러리 관리자는 공석으로 뜨는 건가?

       죽었다 살아나서 갤러리 관리자가 아니게 된 걸까?

       지금 상황에서 갤러리에 접속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혹시나 싶어서 갤러리에 접속했다.

         

       【갤러리 관리자 : 주딱의 인증이 해제되었습니다.】

       【다시 시도 하시겠습니까?】

       【갤러리에 접속할 경우 다시 관리자 권한이 부여됩니다.】

         

       고민하다가 그는 아니오를 눌렀다.

       아직은 시기상조다. 아직은… 갤러리에 복귀하면 안 된다.

       적어도 안전하거나 남들이 찾기 힘든 곳까지 가야 한다.

       마차가 헤센 백작령을 빠져나온 뒤, 반나절에 걸쳐 아르델 근처 마찻길에서 멈춰 섰다.

         

       “여기가 그나마 아르델과 가장 가까운 곳이요. 아르델의 방향은 저쪽이고.”

       “….”

         

       더 이상 선택지가 없다. 그나마 아르델과 가까운 위치가 여기라니.

       주딱은 마차에서 내려 그가 가리킨 어두운 숲을 향해 걸었다.

       비도 오고 어둡지만… 이게 최선이리라.

       이제 곧 있으면 아르델의 영역이다. 여기까지 도망쳤다면… 약간의 여유 시간은 있지 않을까.

       피곤하고… 졸리다.

         

       졸음을 쫓아내기 위해, 주딱은 갤러리에 접속했다.

         

       【갤러리 관리자 인증에 성공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갤러리는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장례식과 부활 떡밥으로 불타는 갤러리를 보며, 피식 웃었다.

       갤러리는 여전했다. 여전히 즐거운 모습이었다.

       주딱도 마찬가지로 평소처럼 여유로운 글을 작성하고 장난기 가득한 댓글을 달았다.

       고된 일정으로 천근만근. 눈꺼풀은 반쯤 내려 앉았지만, 아직은 버틸만 하다.

       

       관리자 채팅의 알람이 한쪽 구석에서 점멸했다.

       파딱들은 괜찮냐며 묻지만, 간단하게 대답을 보냈다.

         

       ─주딱) 괜찮지 당연히.

       아니다. 사실 괜찮지 않다.

         

       ─주딱) 별 일 없었음 ㅋㅋ

       별 일이 있었지만, 일부러 장난 섞인 답장을 보냈다.

         

       ‘…어떤 상황인지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어.’

         

       목숨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리면 갤러리에 영향이 갈 테니까.

       그는 평온을 위장하며, 갤러리를 평소의 분위기대로 이끌었다.

       억지로 입 꼬리를 올리면서.

       갤러리에 평소처럼 글을 쓰고 쓴 웃음을 지었다.

         

       ‘이러면 갤러리는 무사해.’

         

       아무 일도 없던 거다.

       그리 생각하며 주딱은 숲속을 걸었다.

       뭐가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은 어두운 숲 속.

       그의 시야에 걸리는 건 방치된 오두막이었다.

       저기 가서 잠시 쉬도록 하자….

         

       오두막 오마카세 괴담이 생각나서 손이 떨리지만, 조용히 문을 열었다.

       다행히 따뜻한 수프 같은 건 없다. 차가운 수프도 없다.

       방치된 흔적으로 나무 바닥의 곳곳이 깨져있었다.

         

       주딱은 갤러리의 포인트로 새로운 옷을 구매해 갈아입었다.

       여기에서 아르델까지 가야하니까…. 대충 하루 쯤 걸리지 않을까.

       그는 오두막의 구석. 어둠에 몸을 숨기고 웅크려 권총을 쥐었다.

            

       긴장한 채라 편하게 잠에 들 수가 없다.

       정신은 멀쩡하지만 더럽게 피곤하다. 적어도 눈만 감고 피로를 풀고 싶다.

       그의 고개가 꾸벅꾸벅 아래로 떨어지는 동안, 귀에 무언가가 들렸다.

         

       또각.

       또각.

         

       누군가가 오두막의 입구에 선 소리가 난다.

       주딱은 잠에서 화들짝 깨 권총을 꽈악 붙잡았다.

       또 그 사내일까. 이번엔 맞출 수 있을까. 혹시나 오두막의 주인은 아니겠지. 뜨거운 스프는 무서운데.

       문을 향해 권총을 조준했다.

         

       끼익.

       

       문이 서서히 열리고… 방아쇠를 당기려던 주딱은 멈칫했다.

         

       이번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하얀 사내가 아니었다.

       하늘색 머리칼 여인이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잡은 채 주딱을 응시했다.

       나는 유해한 사람이 아니다. 라고 말하는 듯 문을 닫는 조심스러운 움직임 끝에.

       그녀의 입이 열렸다.

         

       “…묻겠다. 그대가 갤러리의 주딱인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고노도, vaZWlFw8zU, leafi, JinTerra, 비공개님 후원 감사감사감사합니다아아앗!!!!!!!!!!!!!!

    드디어 베아트리스와 만났네용…
    이번 에피가 끝나면 다시 평온한 갤질이 될 예정입니다…!!!!!!!!!!

    독자님들 읽어주셔서 감사감사합니다…!!!!!!!!!
    그냥 연참으로 빠르게 이번 에피를 밀어버리고 싶은데…
    제가 글쓰는 속도가 느리군요 죄송합니다..ㅠㅠ

    다음화 보기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