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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

       

        

        

        

        

        

        

        

        세상에는 수많은 게임들이 존재하였고, 굳이 이러한 부류로 나눌 필요는 없었으나 – 이러한 게임들은 저격이 쉬운 케이스와 그렇지 않은 케이스로 나뉘었다.

        

        애초에 싱글 플레이만이 지원되는 게임이라면 논의할 이유조차 없었으나, 만약 그것이 온라인 게임이고,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게임이라면 본격적으로 저격을 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한 발자국 더 가서, 단순히 저격이 쉬운 것과 스트리머의 한 판을 망치는 것은 서로간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가령 유명한 AOS게임들은 저격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다.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운 좋게 스트리머의 상대팀 또는 같은 팀에 배정되는 것 자체가 난관이었다.

        

        하지만 일단 그것이 어떻게든 성공할 경우, 이들은 그야말로 온갖 방법을 동원해 손쉽게 한 판을 말아먹을 수 있었다.

        

        

        그리하여, 이제 본제.

        

        그렇다면 과연 다크 존은, 그리고 생존 모드는 어떨까?

        

        

        

       “바코드 님, 먹을 건 다 먹었어요? 더 이상 필요한 건 없으시죠?”

        

       “아, 그, 큰 가방 하나가 필요할 것 같은데….”

        

        

        

        그 답은, 모두가 기대하는 것과는 다르게 상당히 복합적인 변수에 의한 컨트롤을 받았다.

        

        예컨대, 만약 하모니가 단독으로 플레이했었더라면, 그 유저는 혼자서 돌아다니던 뉴비인 그녀를 잡아낸 후 온갖 티배깅을 해줄 수 있었다. 그것만 하더라도 저격충의 기준에서는 성공이었다.

        

        

        그러나 만약 그녀에게 더욱 더러운 기분을 안겨주고 싶다면 – 가령 탈출 직전에 뒤통수를 치는 행위 같은 걸 하고자 한다면, 난이도는 자연히 뛰어오를 수밖에 없었다.

        

        스트리머는 시청자를 등에 업은 이들이었고, 비호감적 행동으로 여론이 박살나면 배신하기도 전 파티에서 강제로 퇴장당해 벌집핏자가 될 터였다. 무수한 신고는 덤으로 받게 될 것이었고.

        

        그렇기에, 그는 참으로 어울리지 않게도 – 이 시점에서는 강제로 착한 뉴비인 척을 해야만 했다.

        

        

        

       ‘…망할, 뭔가 존나 잘못 건드린 것 같은데….’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저격충들은 하모니 같은 스트리머들이 이전부터 뭘 하던 사람이었는지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적어도 그는 그런 부류였다.

        

        유진이라는 이름이 인터넷의 사방팔방에 알려지며 우연찮게 흘러들어온 부류. 그렇기에 그는 하모니가 적당히 똥겜을 자주 방송하는 스트리머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러면 내부 지형지물은 거의 다 돈 거네요. 그쵸?”

        

       “거의 한 시간 반 넘게 돌아다니면서 열여섯 개 정도 점령했으니, 그 정도면 충분하죠.”

        

       “생각보다 힘들 줄 알았었는데, 그래도 나름 적응되니 재밌네요. 초반엔 진짜 까마득했는데.”

        

       “적응이 빠르시군요.”

        

       “흐흥, 또 칭찬받았다.”

        

        

        

        이것도 똥겜으로 단련된 신경줄과 끈기 같은 건가?

        

        애초에 유진이라는 유저의 정보는 듣고 싶지 않아도 자연히 들려왔기에 원래 그런 사람이라 쳐도, 하모니는 어떻게 이 미친 사람의 페이스를 아무렇지도 않게 따라가고 있는 거지?

        

        기초적으로 주어지는 탈출을 위한 두 시간, 거기에 더불어 진통제와 항생제로 인한 추가적인 탈출 시간까지 하여 대략 세 시간이 좀 안 되는 시간.

        

        그 사이 겪었던 교전의 수만 수십 번.

        

        그 자신도 도대체 몇 명을 죽였는지를 모를 지경인데, 이 두 명은 어떻겠는가.

        

        쎄한 느낌이 든다.

        

        

        

       “자, 여기요. 가방 받으세요.”

        

       “어, 감사합니다.”

        

        

        

        허나 그렇게 생각에 침잠하고 있는 와중에도, 이 두 명은 기다려주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달려나가는 중이었다.

        

        허겁지겁 가방을 받아들고 챙기지 못했던 아이템들을 그 안에 집어넣었다. 어차피 널린 게 아이템이었다. 수많은 적들이 고스란히 재료로 치환되었기 때문이었다.

        

        한 번에 많은 템들을 쑤셔넣어서 그런 건지 가방 내부에서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을 대충 챙기자, 어느새 준비가 끝난 두 명이 물었다.

        

        

        

       “그러면 이제 탈출합시다. 다들 문제 없죠?”

        

       “네. 저는 준비 다 끝났어요. 바코드 씨는요?”

        

       “음…예에. 다 끝났습니다. 출발하시죠. 저 먼저 밖에 나가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찰칵.

        

        그가 먼저 건물의 밖으로 나갔다.

        

        은신처 안에서 두 명의 목소리가 울렸다.

        

        

        

       “응? 뭐야, 이번에는 시커 마인 좀 덜 쓰시게요?”

        

       “네. 쓸 곳이 있어서요.”

        

       “…뭐어, 유진 씨만 믿을게요. 어떻게든 되겠죠.”

        

        

        

        어딘가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그 말을 끝으로, 두 명 역시도 밖으로 나갔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곳을 뒤로 한 채.

        

        

        

        

        

        

        

        

        

        

        

        

        각기 다른 외형의 세 명이 눈 덮힌 오염구역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필드와는 다르게 몬스터들이 지속적으로 리젠되지 않는 생존 모드 특성 상, 그리고 이들이 탈출 직전까지도 사방을 돌아다니며 주변의 모든 적들을 청소해버렸기 때문에, 주변은 그야말로 고요할 뿐이었다.

        

        오로지 귓전을 스쳐지나가는 바람 소리만이 죽어버린 도시의 때늦은 단말마를 대변하고 있을 뿐이었다.

        

        

        도심의 붕괴는 필연적으로 공공 기물들의 용도 재분류화를 불러왔다. 더 이상 이용할 사람들이 없어졌기 때문에, 부지가 적절했기 때문에, 또는 그 외의 다른 이유들로 인해….

        

        그리고 이 세 명이 목표 지점으로 삼은 헬리콥터 착륙 지점 역시도, 한때는 수많은 차량을 수용하기 위해 건설되었던 공용 주차장이었다.

        

        차량 대신 옥상에 거대한 H 마크와 전조등, 위성 안테나, 유도등, U.S Army라고 적힌 컨테이너들. 죽어버린 도시가 마지막으로 내지르던 단말마가 새겨낸 흔적이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그런 것들을 이용하는 오퍼레이터들은 어찌 보면 시체청소부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자그마한 대화가 이어졌다.

        

        

        

       “생존 모드를 하는 건 처음이라고요?”

        

       “네.”

        

       “두 분 다?”

        

        

        

        마지막 남은 한 명까지 고개를 끄덕이자, 그로서는 얼탱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앞길을 나아가다가 걸리적거리는 게 있으면 몽땅 치워버리던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니 인지부조화가 올 지경이었다.

        

        

        

       ‘…망할, 그냥 지금 죽여버릴 수도 없고…다음부터는 이딴 모드로 저격하면 안 되겠어.’

        

        

        

        그런 생각조차 아는지 모르는지, 두 명의 인원들은 그 자신보다도 앞선 채 익숙한 듯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다.

        

        한 명은 월등한 행동 숙련도였지만, 그에 비해 하모니는 몸놀림이 어설프다. 하지만 유진은 그 모든 것들을 일일히 조금씩 지적해주면서 앞서나간다.

        

        차라리 잘 됐다. 오히려 저렇게 신경을 꺼주면 뒤에서 다른 일을 벌이는 것도 수월했기 때문이었다.

        

        

        다용도 파우치에 들은 신호탄 발사킷 하나.

        

        하모니와 유진이 눈치채기 전에 몰래 미리 하나 만들어둔 그것이 주머니 안에서 묵직한 감각을 허벅지에 보내고 있었다.

        

        남은 건 그저 간단하게 타이밍을 재는 것과, 적당히 입을 털어 이들의 위치를 조금 분산시키는 것. 어차피 유진을 잡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무슨 일이 있어도, 하모니와 그녀의 시청자들에게 더러운 기분을 안겨주는 것. 거기서 오는 뒤틀린 쾌락에 대한 기대가 여태까지의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알림 : 펄스 스캔 감지. 주변에 적 없음.]

        

        

        

        반짝거리는 빛무리가 터져나가며 건물을 훑고, 아주 작은 틈새까지 스쳐지나가며 공중으로 녹아든다.

        

        우측 하단, 하모니가 펄스 스킬을 사용함에 따라 해당하는 아이콘이 회백색으로 물들었다. 쿨타임으로 인해 사용 불가능함을 알리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조금 아래, 빨간색 글자 하나.

        

        파티 탈퇴.

        

        아직은 이 버튼을 활성화할 때가 아니었다.

        

        

        

       ───휘이이잉!

        

        

        

        몇 번의 오르막을 올라, 이들은 드디어 옥상으로 나왔다.

        

        그리 높지는 않은 곳이었다. 주변에는 버려진 기자재들과 미군 소유 컨테이너, 차량 진입 방지용 바리케이드 등이 적당히 널려있어, 사실 애초에 헬기가 착륙하기도 여러모로 애매한 곳이었다.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험비를 옆으로 두고 서자, 상당히 복잡한 구조로 된 공용주차장 옥상이 이들의 눈에 들어왔다.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된 옥상. 양쪽에 난 완만한 오르막을 통해 위층에 있는 헬기장으로 올라갈 수 있었고, 그 주변에는 올라가서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발코니 같은 곳들이 존재했다.

        

        헬기장은 타 저층 건물의 옥상과 맞붙은 상태였으며, 해당 구역 역시도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자랑했다.

        

        고개를 살짝 내저은 하모니가 덧붙였다.

        

        

        

       “이야. 여기는 무슨 미로도 아니고, 뭐가 진짜 난장판이네요. 뉴욕 건물들은 원래 이렇게 옥상이 복잡하게 되어있나요?”

        

       “아무래도 그런 경우가 많죠. 서울이랑은 다르게 오래된 건물도 혼합되어 있으니까.”

        

       “생각해보니 그렇겠네요.”

        

        

        

       -[알림 : 헬리콥터 유도를 위한 유도등 및 전조등 미작동 중.]

        

       -[제안 : 계전기 퓨즈 장착 및 재가동.]

        

       -[퓨즈 박스 표기 완료.]

        

        

        

        어느새 얼어붙기 시작한 눈을 밟고 완만한 경사로를 오르자, 사박거리는 소리만이 허공 위로 조심스럽게 울려퍼진다.

        

        누가 봐도 착륙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커다란 H가 그려진 옥상 바닥. 건물을 휘감는 강한 빌딩풍과 쌓인 눈 사이로 보이는 거칠게 긁힌 아스팔트 자국. 

        

        이곳의 착륙이 그리 수월한 일이 아닐 것임을 여실히 암시하고 있었다.

        

        

        그 근처, 기자재들이 쌓여있는 곳 위에서 건장한 사람의 몸통만큼 거대한 퓨즈 박스가 샛노랗게 발광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계전기는 반대 방향, 즉 공용 주차장의 옥상과 붙어있는 옆 건물 한 켠에 위치한 상태였고, 이는 이 거대한 것을 누군가는 들고 옮겨야만 한다는 소리였다.

        

        모두가 잠시 고민에 빠진 찰나, 입을 연 것은 유진이었다.

        

        

        

       “제가 다녀오죠. 어지간한 일은 혼자서 해결할 수 있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혹시라도 뒤쫓아온 적이 없는지, 높은 곳에 올라가서 경계 부탁드려요.”

        

       “네.”

        

       “그러면 하모니 씨는 저랑 같이 저쪽으로 올라가시죠.”

        

        

        

        그러나 어째, 그 말을 들은 그녀의 기색은 그다지 탐탁치 않은 것처럼 보였다.

        

        

        

       “제가 옥상 통로 볼 수 있는 저쪽 발코니 방향으로 올라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바코드 씨는 헬기장 바로 옆 탑에서 유진 씨 지원해주시면 될 것 같은데.”

        

       “굳이 지원해줄 필요 있어요? 저 사람은 혼자서도 잘 하잖아요.”

        

       “그러다가 적 와서 계전기 놓치고 죽기라도 하면, 그땐 저희가 적 한가운데에서 저 큰 박스를 옮겨야만 할지도 모르니까 그렇죠. 아니면 반대로 하실래요?”

        

       “아니….”

        

        

        

       ‘씨발년이….’

        

        

        

        그가 세워놓았던 계획에 금이 가고 있었다.

        

        본래라면 유진이 계전기를 들고 저 멀리 간 사이, 파티를 탈퇴하여 하모니의 뒤통수에 총알을 한가득 박고 죽인 후 도망가려고 했건만. 갑자기 이게 무슨 억지란 말인가.

        

        더더욱 열불을 만드는 것은 하모니의 말이 일리가 없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결국 이 파티는 유진을 주축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그녀가 타파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치면 이들 역시도 몰살당할 터였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위치를 옮기기 위해, 계전기를 가동시키고 헬기를 부르면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를 알려주는 것도 불가능했다. 뉴비 코스프레를 하고 왔는데 이제 와서 아는 척을 한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

        

        그러나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 하모니가 막 올라가려고 했던 발코니.

        

        

        

       ‘분명 저기에, 뒤로 몰래 올라올 수 있는 완강기 줄이 설치되어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을 기억해낸 순간, 모든 것이 명쾌해진다.

        

        주머니에 있는 플레어 건이 반짝거리고 있는 듯했다.

        

        한순간에 표정을 바꿔지운 그가 상쾌한 표정으로 하모니에게 종용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먼저 올라가서 대기해주세요.”

        

       “네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유진이 한 눈에 보기에도 묵직해보이는 계전기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경기관총을 든 채 이동을 시작했다.

        

        하모니는 그 조그마한 몸으로 자기 목까지 오는 턱을 올라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상태. 그 모습마저 웃음이 나온다. 모든 것이 퍼즐 조각처럼 들어맞기 시작했다.

        

        

        유진이 충분히 멀어지는 동안, 그 역시도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면, 그가 향하는 방향은 유진의 보조가 가능한 관제탑이 아닌, 헬기 착륙장 정가운데였다는 사실이었다.

        

        

        

       ───달칵.

        

        

        

        플레어 건을 꺼내고, 약실에 신호탄을 집어넣는다.

        

        코킹과 동시에 눈 앞에 펼쳐지는 상호작용 신호. 그저 모든 것을 망쳐버릴 수 있는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 그는 여태까지 모든 것을 감내해왔던 것이었다.

        

        발끝부터 척추,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 하지 말아야만 하는 일을 함으로서 맛볼 수 있는 알싸한 쾌감과 함께, 팔을 들어올린다.

        

        파티의 탈퇴 버튼이 눌리며 5초의 카운트다운 시간이 주어졌다.

        

        

        

       “어? 뭐야, 바코드 씨? 뭐해요?”

        

       “뭐하긴요.”

        

        

        

        그리고 그는 방아쇠를 당겼다.

        

        

        

       ───퍼어어엉!

        

       “그 멍청한 대가리로 알아서 생각해보세요.”

        

        

        

       -[경고 : 팀원이 파티를 나갔습니다.]

        

        

        

        허공 위로 떠오르는 작지만 붉은 태양.

        

        UI 한켠에 표기되었던 세 명이 두 명으로 줄어듬과 동시에, 헬기장 한복판에 서있던 팀원이었던 존재가 급하게 반대 방향으로 달려간다.

        

        눈이 멀 것만 같은 밝은 빛이 둥실 떠올라 어둠 속에 잠겨있던 맨해튼 한복판이 번쩍이고, 아무런 것도 모르는 헬기 조종사의 목소리가 인컴을 가득히 울린다.

        

        그리고 때마침 퓨즈를 계전기 안에 삽입하던 유진 역시도 그 광경을 확인하였다.

        

        싸늘한 칼바람 위로 불길한 전자음이 울려퍼진다.

        

        

        

       -[.̴̤͔̜̙̎̀̀́ ҉경.̴̤͔̜̙̎̀̀́ ҉고 ҉ :  ̷̠̬͌근 ҉방.̴̤͔̜̙̎̀̀́에.̴̤͔̜̙̎̀̀́ ҉ ҉중무장.̴̤͔̜̙̎̀̀́ ҉ 한.̴̤͔̜̙̎̀̀́ ҉ ҉.̴̤͔̜̙̎̀̀́ ̷̠̬͌.̴̤͔̜̙̎̀̀́적 ҉ 존재. ̷̠̬͌ ҉”.]

        

       -[.̴̤͔̜̙̎̀̀́경҉고 ҉ : .̴̤͔̜̙̎̀̀́ ҉ ҉재밍.̴̤͔ 감.̴̤͔̜̙̎̀̀ ҉지.]

        

        

        

        UI 위의 거의 모든 글자들이 박살난다.

        

        세 개의 연막탄이 어느 정도의 간격을 두고 허공에서부터 느닷없이 팝업하더니, 그 위로 공간이 일렁이는 듯한 전자기 펄스 특유의 이펙트가 터져나왔다.

        

        그 사이로, 세 명의 적들이 걸어나왔다.

        

        

        헌터. 

       

        온 몸에 전리품마냥 주렁주렁 달린, 오직 오퍼레이터들만이 착용할 수 있는 이카루스 기어. 어딜 쏘아도 씨알도 들어가지 않을 것만 같은 두꺼운 방탄복과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띤 택티컬 기어.

        

        얼굴을 통째로 검은 방탄마스크로 가린 의문의 적들이 헬기장 전체를 장악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 순간 계전기가 작동하며, 옥상 전체에 불이 들어온다.

        

        지직거리는 인컴 사이로 들려오는 하모니의 급한 목소리를 뒤로 하고, 유진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입김 너머로 작게 중얼거렸다.

        

        

        

       “망할, 격발기가 안 먹히네.”

        

        

        

        호시탐탐 따라오다 헬기를 호출한 순간 모습을 드러낸 의문의 적들 – 헌터까지는 예상하고 있었지만,

        

        등장할 때 EMP를 방출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팀원이 배신할 거라는 것은 예측했어도, 하필이면 전자기 펄스 때문에 물증이 생겼을 때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하모니 역시도 하나를 가지고 있었만….

        

        일시적으로 깨끗해진 인컴에 대고 덧붙였다.

        

        

        

       “아아, 잘 들리나요?”

        

       “아, 네! 유진 씨, 지금 어디에요! 설마 했는데 진짜 배신하네요, 저 사람!?”

        

       “여기선 흔한 일이에요. 아무튼, 상황이 별로 안 좋네요. 제 트리거가 안 먹혀요. 격발기는 잘 가지고 계시죠?”

        

       “네! 이거 지금 누를까요?”

        

       “그건 제 거랑 조금 다른 근접 감지 식이라, 지금 작동이 안 될 거예요. 그 유저가 가까이 오면 바로 누르세요. 적들은 제가 정리할테니.”

        

        

        

        부스럭.

        

        기억 상으로는, 저들은 전체적인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가장 위험도가 높은 적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경향이 있었다. 근처에서부터 들리는 금속 마찰음이 그 증거였다.

        

        그녀가 기억하던 가장 까다로운 적들이 과거를 비집고 목전에 도달했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연참은 내일 할 예정입니다

    내용 흐름상 오늘 하면 원성이 좀 많을 것 같아서…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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