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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

       NovelGod은 이 소설에 총 세 장의 일러스트를 뽑았다.

         

       신예화, 유화연 그리고 당선영.

         

       그는 글은 개같이 못 쓰지만 일러스트 하나만큼은 어마어마하게 잘 뽑는, 이른바 일러스트 맛집이었다.

         

       신예화, 유화연. 당선영으로 이어지는 일러스트 세 장, 그중에서도 당선영의 퇴폐미 넘치는 모습은 백우진의 넋을 쏙 빼놓았고, 당선영이 등장하는 부분을 직접 보겠다고 작가명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소설을 읽다가 이 사달이 났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녀에게 원한이나 원망 같은 어두운 감정을 품고 있지는 않았다.

         

       원망하기엔 그녀는 무척이나 매력적이었고, 원한을 가지기엔 작가가 그녀에게 부여한 설정은 가혹했기에.

         

       “백우진입니다.”

         

       백우진은 그녀에 대한 경계심을 살짝 낮춘 채 포권을 취했다.

         

       깍듯하게 예를 취하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당선영의 두 눈에 흥미가 어렸다.

         

       ‘재미있네.’

         

       당선영이 평가하는 백무혁은 목석같은 인간이다. 수많은 남자들을 홀린 교태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고, 신경을 자극하는 말들로 도발을 걸어봐도 넘어오지 않는다.

         

       길게 자란 머리만 아니면 섬서백가의 자식이 아니라 소림사의 제자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그는 깊은 수양을 쌓은 고승처럼 행동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백무혁이 격한 반응을 보이는 주제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동생인 백우진에 대한 이야기였다.

         

       혹여 그녀가 다른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백우진을 홀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그녀의 입에서 백우진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나올 때마다 그는 흉흉한 기세를 뿌리며 동생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서슬퍼런 경고를 남기곤 했다.

         

       그럴 때마다 당선영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긴 했지만, 이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바보 같긴. 내가 그런다고 접근하지 않을 줄 알고?’

         

       천만에.

         

       청개구리 기질이 있는 그녀는 하지 말라면 더욱 집착하는 유형의 인간이었다.

         

       “원래는 나중에 백룡을 통해서 소개받고 싶었는데…, 네 목소리가 들리지 뭐니.”

       “제 목소리라면…?”

       “술을 마시고 싶은데 용돈이 부족하다면서?”

       “아.”

         

       백우진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개쪽팔리네, 진짜.’

         

       돈 없어서 술도 못 마신다는 말을 여자가 듣게 하다니!

       

       쪽팔림이 치사량 수준까지 다다랐다.

         

       “후후, 그렇게 부끄러워할 것 없어.”

         

       몇마디 대화를 통해 백우진의 경계도가 낮아졌음을 확인한 당선영이 그를 향해 조금씩 거리를 좁혔다.

         

       “마침 나도 오늘 술이 마시고 싶었는데.”

         

       괜찮다면…, 이 누나랑 함께 마시지 않으련?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온 그녀와의 거리가 어느덧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가 되었다.

         

       백우진은 저도 모르게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가까이 다가온 그녀의 살결에서 달콤한 냄새가 풍겼다.

         

       맡을수록 계속 맡고 싶어지고, 아예 코를 가까이 가져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싶어지게 만드는 강렬한 충동심마저 일으키는 냄새가.

         

       백우진은 그녀 모르게 자신의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다. 제법 강한 통증과 함께 높은 곳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듯한 아찔한 감각이 온몸을 엄습했다.

         

       퍼뜩 정신을 차린 백우진이 그녀에게서 한 걸음 물러났다. 조금만 늦었다면 그녀의 몸을 끌어안고 냄새를 들이마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서늘해졌다.

         

       “어머.”

         

       당선영 또한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다.

         

       ‘물러났어?’

         

       당선영이 풍기는 냄새에는 남자만 반응을 보이는 미약이 섞여 있다. 은은하지만 효과가 제법 강력하여 이것을 맡은 남자들 대다수가 정신을 못 차리고 달려들었는데 백우진은 도리어 뒤로 물러났다.

         

       그녀의 새빨간 입술이 호선을 그렸다.

         

       “너…, 정말 재미있는 애였구나.”

         

       아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렬한 호기심이 솟구쳤다. 눈앞의 사내가 자신을 두고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올랐다. 그와 동시에 그녀에게서 풍기는 냄새가 한층 강렬해졌다.

         

       백우진은 그에 맞춰 한 걸음 더 뒤로 물러섰다.

         

       ‘이건 무리다.’

         

       음주선공의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더 추가됐다.

         

       음주선공을 통해 끊임없이 내력을 축적하기 위해 백우진은 언제나 술에 취해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두가 알다시피 취기란 녀석은 오르면 오를수록 사람의 이성을 흐릿하게 만든다.

         

       ‘당선영과의 상성이 최악이야.’

         

       그녀의 냄새 또한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고 이성을 마비시킨다. 이 둘이 합쳐지자 철옹성 같은 백우진의 정신력도 바람 앞의 등불처럼 사정없이 흔들리고 말았다.

         

       ‘곤란한데.’

         

       이곳에 오게 만든 주범 중의 주범이 바로 그녀다. 2D로 보았던 얼굴은 실제로 보아도 전혀 그 느낌이 퇴색되지 않았다.

         

       벼랑 끝에 핀 꽃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 찬란한 아름다움을 눈으로 보고 있음에도 가질 수 없음에 더욱 애달픈, 그런 기분.

         

       “무리 좀 해보지 뭐.”

       “응?”

         

       당선영이 시시각각 변하는 백우진의 표정에 집중하고 있던 그때, 백우진은 내기를 잔뜩 끌어올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녀를 향해 달려 나갔다.

         

       “앗…!”

         

       눈 깜빡할 사이에 거리가 좁혀졌다. 당황한 당선영이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한 사이, 지척까지 다다른 백우진이 뻗은 팔이 그녀의 허리를 휘감아 끌어당겼다.

         

       “히극!?”

         

       그녀의 입에서 귀여운 비명이 새어나왔다. 지금까지 숱한 남자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그녀였으나 이토록 직접적으로 사내의 신체가 몸에 닿은 것은 처음이었다.

         

       “무, 무슨 짓이야.”

         

       최대한 냉정한 척해보려 했지만 당황한 기색은 여전히 얼굴에 가득했다.

         

       그 모습을 천천히 음미하던 백우진은 이내 그녀의 허리춤에 닿았던 팔을 풀고 뒤로 물러났다.

         

       짧은 순간 접촉했을 뿐인데 내기가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당선영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당황으로 물들어 있던 그녀의 얼굴이 표독스럽게 변했다.

         

       “너…!”

         

       사내에게 농락을 당하기는 처음이었다. 그것이 그녀에게 상당한 굴욕감을 선사했다.

         

       그녀의 손에 암기가 쥐어졌다. 모두 쏘아낼 것처럼 자세를 취하자 놀란 백우진이 손을 들었다.

         

       “어허, 진정해.”

       “너 같으면 진정하겠니?”

       “안 당해봐서 모르지.”

       “이익…!”

         

       얄미운 표정과 대답에 끓어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한 그녀가 손에 쥔 암기 중 하나를 쏘아냈다.

         

       쐐액!

         

       상대를 죽일 생각은 없는지 적당한 속도로 쏘아진 암기를 백우진은 몸을 틀어 피해냈다.

         

       그녀가 재차 암기를 던지려 하자 백우진은 얼마 남지 않은 내기로 경신법을 운용했다.

         

       도망칠 만반의 준비를 마친 백우진이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다음에는 정말 술 한잔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보자고.”

         

       그럼 이만!

         

       빠르게 줄행랑을 치는 백우진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당선영은 맥이 풀린 듯 암기를 쥐고 있던 팔을 축 늘어뜨렸다.

         

       “대체 뭐야….”

         

       자신의 냄새를 버티는 것으로 모자라 누구에게도 허락한 적 없는 신체 접촉까지 당하다니.

         

       “으으…!”

         

       조금 전의 순간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올랐다.

         

       한없이 가깝게 다가온 사내의 얼굴, 허리춤에 전해지는 사내의 손길, 사내의 짙은 음성.

         

       백우진에게선 처음 맡아보는 향긋한 술 냄새가 풍겼다.

         

       “제법 좋은 냄새… 내, 내가 무슨 소릴!”

         

       달빛 아래 비춰진 그녀의 얼굴이 능금처럼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 * *

         

         

       백우진을 깨운 것은 아침의 따사로운 햇빛도, 참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아닌 속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쓰림이었다.

         

       “어욱, 죽겠다.”

         

       마지막 남은 내기로 경신법을 운용하여 기숙사로 돌아오니 단전이 텅텅 비어버렸다. 그래서 그것을 채우겠다고 과음을 하고 잠들었더니 속이 말이 아닌 상태다.

         

       “으음, 그래도 내기는 빵빵해졌어.”

         

       속 아픈 보람은 있는 듯했다.

         

       백우진은 배를 쓰다듬으며 작은 서랍에 고이 모셔둔 제갈세가의 특제 숙취해소제를 꺼냈다.

         

       지금이야말로 가장 요긴하게 쓰일 때였다.

         

       껍질을 벗겨 약재 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단약을 입에 넣고 씹자 얼마 지나지 않아 물처럼 변해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식도를 타고 흘러내릴 때마다 전신에서 청량감이 느껴진다.

         

       “으음, 이 느낌이야.”

         

       시원한 느낌과 동시에 온몸에 힘이 충전되는 듯한 기분. 매일 아침마다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 수 있을지도.

         

       몸 상태를 회복한 백우진은 허리춤에 검과 호리병을 차고 기숙사를 나섰다.

         

       “백우진 공자다!”

       “백 공자님이야…!”

       “아아, 뒤에서 후광이 비치는 것만 같아.”

       

       대연무장으로 가는 길이 그 어느 때보다 험난했다.

         

       진이 빠진 채로 비무대에 다다르자 미리 도착해 있던 신예화와 눈이 맞았다.

         

       “…….”

         

       언제나 발랄하던 그녀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조잘대던 입 또한 단단히 다물려 있어 뜻 모를 굳은 의지가 전해졌다.

         

       죽음을 눈앞에 둔 장수처럼 비장함을 뽐내던 그녀는 이내 시선을 거둔 뒤, 등을 돌려 멀어져갔다.

         

       속이 조금 답답해졌다. 아예 안 보이는 곳에서 저러면 모르겠는데, 자꾸만 눈앞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그 이유를 물으려고 해도 말조차 나누려 하질 않으니.

         

       “왔구나.”

         

       그녀가 눈앞에서 사라지고 얼마 안 있어 찾아온 백무혁이 그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가볍게 미소 짓고 있는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백우진은 문득 충분히 그럴싸한,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형, 혹시 말인데.”

       “응?”

       “예화가 형한테 고백했는데 형이 거절했나?”

         

       뜬금없는 물음에 백무혁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냐.”

       “아니, 형도 알잖아. 예화가 형 좋아하는 거.”

         

       백무혁은 눈치가 빠르다.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하는 감정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둔감하고 어리석은 인물이 아니었다.

         

       “으음, 글쎄.”

         

       그럼에도 그는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대답을 회피했다.

         

       백우진은 더욱 속이 답답해졌다.

         

       “아니, 그것도 아니면 요 며칠 동안 쟤 상태가 대체 왜 저러는 건데?”

         

       형이라면 대화를 나눠봐서 알 거 아니야.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자 백무혁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 이유는 아마 대련이 시작되면 알 수 있을 게다.”

       “뭐?”

       “우진아.”

         

       어느새 얼굴에서 미소를 지워낸 백무혁이 백우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을 이었다.

         

       “마음 가는대로 하거라.”

       “무슨 소리야, 그게.”

       

       뜬금없는 말에 어리둥절해진 그가 되묻자 백무혁은 다시금 웃는 얼굴로 물러났다.

         

       “객석에서 지켜보고 있으마.”

         

       그 말을 남긴 채, 백무혁은 질문에 대한 답도 않은 채 멀어져갔다.

       

       “아놔, 진짜.”

       

       다시금 혼자가 된 백우진은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답답해진 속을 술로 달랬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마음으로는 오늘 두 편 연재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이 다음편이 개인적으로는 용봉 비무제에서 보여드리고 싶은 하이라이트 중 한 부분인데,

    그만큼 부족한 실력이나마 개미 발에 붙은 먼지 만큼만 더 잘 쓰고자 노력하다 보니 시간에 맞출 수 있을지가 걱정이네요.

    자정 전에 올릴 수 있도록 노력은 해보겠습니다만,,, 불가능하면 내일 연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어,,, 그리고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가끔 몇몇 독자분들께서 판타지 세계에도 다녀온 몸이니 주인공은 마법을 쓸 수 있지 않냐, 라고 여쭤보시는데요.

    제 소설이 비록 색깔 머리도 들어가는 등 여러모로 무협 스킨을 입힌 무협지라곤 하나 마법까지 넣는 건 정말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서 마법은 나올 일이 없습니다!

    무협에서 파이어볼이라니, 이건 정말… 예…

    혹여 마법을 기대하셨던 분들이라면 제가 조금씩 구상중인 다음 작품을 기대해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헤헤,,,

    내일이면 제가 연재를 시작한지 딱 한 달이 됩니다.

    벌써 선작이 8천이 넘고, 조회수가 40만이 넘는 등 시작할 때만 해도 생각은커녕 꿈도 못꾼 수치 덕분에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이 기쁨, 그대로 독자님들께 돌려드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열심히 써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고, 저는 내일 또 찾아 뵙겠습니다.

    가시기 전에 선작, 추천, 댓글, 알람 설정 한 번씩만 부탁드립니다,,,ㅎㅎ!

    P.s 후원 감사의 말씀!

    디스프론 님!

    친구비,,, 라고 메시지를 적어주셨군요,,,ㅋㅋ,,, 우린 이제부터 깐부입니다,,,!

    후원 감사합니다!

    로르텔 님!

    묵히지 마시고 언제나 저와 함께 해주십시오! 열심히 편수 늘려 가겠읍니다!

    후원도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I Became a Drunkard in a Martial Arts Novel.

무협지 속 주정뱅이가 되었다
Score 7.6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2 Native Language: Korean
I sent a 5,700-character message and ended up transported into a novel world once. Then after returning, I got reincarnated into a second martial arts novel by the same damn author. Only this time, I really didn’t write an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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