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373

       ​

        ​

        ​

        ​

        ​

        373화. 황금 나무의 잔재 ( 3 )

        ​

        ​

        ​

        ​

        ​

        카르타할이 가장 먼저 신경 쓴 것은 마경에 다녀온 탐험대가 떠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카르타할은 미망인이나 귀족 영애들을 시켜 탐험대원들을 유혹하도록 지시했다.

        ​

        “이해하기 어렵구려. 도대체 왜 저런 배운 것 없는 천한 자들을 신경을 쓰는 거요?”

        “천하고 못 배웠다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들이 황금 나무에 다녀왔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조금도 생각하지 않으려는 우매하고 미련한 이들.

        카르타할은 자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

        ​

        “우리가 하는 일에 만신전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 말씀드렸지만, 구태여 위험을 무릅쓸 필요가 있을까요? 저들이 바깥의 술집이나 저잣거리에서 황금 나무에 대한 무용담을 펼치는 순간 끝입니다. 우리가 황금 나무의 파편을 가져왔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지겠지요.”

        “그, 그렇군… 덕분에 눈을 떴소.”

        ​

        카르타할의 지시대로 미망인과 영애, 귀부인들은 저마다 풍만한 가슴을 들이밀며 탐험대원들을 향해 분내를 풍겼다.

        남자는 참으로 슬픈 생물이라. 위에 달린 뇌는 정신 차리라고 비명을 지르지만, 아래에 달린 뇌는 지닌 바의 본능에 충실하기 마련이었다.

        ​

         “흐흐흐흐! 단장! 보이심까? 귀족 계집년이 저 좋다고 달려드는 꼴이 보이심까? 곧 있으면 침대에서 앙앙거리는 걸 보는 꼴이 머지 않았슴다!”

        “…탄탈로스가 무너질 일이군. 도대체 이게 뭔…”

        ​

        지닌바 번식 욕구에 충실한 탐험대원은 귀족 계집들의 뽀얀 가슴과 커다란 엉덩이를 쫓느라 바빴지만 셰이드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콧대 높은 귀족 계집들이 천하고 못 배운 칼잡이들에게 꼬리 칠 이유가 없는 것이다.

        ​

        ‘뭔가 이상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

        “단장님. 단장님? 도대체 어디에 숨으신 건가요?”

        “어머. 숨바꼭질인가요? 호호. 잡히시면 제가 단장님께 장난을 칠지도 몰라요?”

        “꺄악! 단장님! 벌레한테 허벅지 안쪽을 물린 것 같아요… 한번 봐주셔야 할 것 같은데… 앗. 독이 있으면 어떡하죠?”

        ​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귀족 영애들을 피해 수풀에 숨은 셰이드는 침음을 흘렸다. 심지어 저들은 몸을 가린 면적보다 가리지 않은 면적이 더 많았다!

        ​

        셰이드는 냉철하게 현실을 파악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분명 자신과 탐험대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가 있다. 

        ​

        ‘도대체 누가, 왜 이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

        하반신에 충실해진 부단장이나 다른 부하들은 이미 글렀다. 셰이드는 잠시 생각하다가 지금 상황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충실한 부하를 떠올렸다.

        ​

        녀석을 찾아 주변을 얼마나 서성거렸을까.

        셰이드는 자신이 찾던 소음을 발견하고는 거침없이 걸음을 옮겼다.

        ​

        그곳에는 발리안과 얼굴이 푸르죽하게 죽어가는 어린 귀족 영애가 있었다.

        ​

        “첫 경험이라고 하니까 또 제가 만신전에서 처음으로 받았던 저의 쌍검이 생각나네요. 그때의 저는 갓 시골에서 상경해서 믿을 것이라고는 오직 몸뚱아리밖에 없었죠. 대장간으로 향하는 길의 열기는 무척이나 괴로웠습니다. 걸음마다 숨통이 막히고 기도가 타올랐죠. 수없이 포기하고 싶었지만 저는 계속해서 쌍검을 떠올리며 저의 사명을 되새겼습니다. 그러한 노력 끝에 저는 저의 첫 쌍검이자 애검, 저의 보물들을 받을 수 있었죠. 비록 지금은 수련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항상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기에 매일 새벽마다 그 쌍검들을 꺼내서 손질하고 있답니다.”

        “그, 그만… 그만해주세요… 제가, 자… 잘못했…”

        “그만? 그만이라뇨? 아, 그만이라는 말을 들으니까 또 제가 꾸었던 꿈도 생각나는군요. 그 꿈에서 저는 기묘한 붉은 머리 여인을 만났는데ㅡ”

        ​

        “…”

        ​

        셰이드는 눈 앞에 펼쳐진 형이상학적인 풍경을 보며 침묵했다.

        ​

        보이는 풍경으로 감히 상황을 추리하자면, 쌍검을 들고 수련 중이던 발리안에게 귀족 영애가 접근했을 것이다. 

        아마 영애는 발리안의 쌍검에 대해 칭찬하며 대화를 트고자 했을 것이고, 쌍검이 주제로 나오자 발리안이 폭주하여 귀족 영애의 정신을 탈탈 털어버린 것이다.

        ​

        셰이드는 불쌍한 귀족 영애가 완전히 정신을 놓기 전에 끼어들었다.

        ​

        “발리안 그만해라. 아가씨. 담소 중 죄송하지만, 급하게 부하와 나눌 이야기가 있는데 부디ㅡ”

        “네네네! 네! 괜찮고 말고요! 어서, 어서 가세요!”

        ​

        영애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영애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는 모습에서 셰이드는 어쩐지 미안함을 느껴야 했다.

        ​

        “단장님? 한창 즐거울 때였는데.”

        “…하아.”

        ​

        진심으로 하는 말일까.

        ​

        어쨌든 셰이드는 발리안에 관한 자신의 예상이 맞았음을 확인했다. 밥도 쌍검으로 먹고, 잘 때도 쌍검을 껴안고 자는 녀석을 정상적인 여자가 유혹할 수 있을 리가 없지.

        ​

        셰이드에게서 간략하게 상황을 전해 들은 발리안은 표정을 굳혔다.

        단장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로 고고하고 앙칼진 귀족 계집들이 자신들에게 다가올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

        “저는 지금까지 저의 멋진 무용담과 위용에 홀딱 반해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개똥은 금칠을 해도 개똥이지.”

        ​

        발리안은 입을 꾹 다물었다.

        ​

        “일단 나머지 녀석들은 전부 계집년들 엉덩이나 쫓느라 정신이 없다. 너와 나, 둘이서라도 돌아다니며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겠군.”

        “어떻게요?”

        ​

        잠시 고민하던 셰이드는 놀랍도록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

        “방금 그 영애를 따라가서 쌍검에 대해 떠들어라. 먼저 포기하겠다고 외칠 때까지.”

        “하루 종일 할 수도 있어요.”

        ​

        효과는 매우 뛰어났다.

        발리안이 작정하고 쌍검에 대해 예찬하고 설명하고 연설하니, 나약한 귀족 영애로서는 버틸 수가 없었다.

        ​

        “그, 그만! 그마아안! 제, 제발 그만…흐, 흐흑… 저, 저한테 도대체… 왜, 왜 그러세요…”

        “아가씨. 이 녀석의 쌍검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묻는 것에 좀 답해줘야겠는데.”

        “절 풀어주십쇼 단장님! 아직 준비한 이야기를 반의반도 못 했다고요!”

        ​

        셰이드의 손에 붙잡힌 발리안이 맹견처럼 으르렁거렸다. 영애의 얼굴 또한 맹견을 마주한 것처럼 파랗게 질렸으니 크게 다르지도 않을 것이다.

        ​

        “카르타할…? 이라는 작자가 우리들을 유혹하라고 했다고?”

        “흑, 흐흑, 네, 네에. 저, 저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

        “도대체 어째서지? 카르타할, 카르타할…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인데. 일단 협조 고맙군 아가씨. 어디 가서 우리가 물어봤다는 말을 떠들면… 알지?”

        “놓아주십시오 단장님! 아직 쌍검에 대해 할 이야기가 한참 남아있습니다!!”

        “히익, 흐이익! 그, 그만…! 싸, 쌍검 그마안…!!”

        ​

        덜덜 떨던 귀족 영애는 셰이드가 가라는 손짓하자 부리나케 도망쳤다. 멀어지는 영애를 향해 으르렁거리던 발리안은 아쉬운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

        “연기가 제법이군 발리안. 재능이 있어. 나도 깜빡 속을 뻔했다.”

        “연기라뇨. 전 언제나 쌍검에 진심입니다 단장님.”

        “…”

        ​

        새삼 발리안의 진면목을 확인한 셰이드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카르타할이라는 작자가 자신과 탐험대를 노려 귀족 영애에게 미인계를 지시했는데 믿을 수 있는 부하는 쌍검박이 하나뿐이라니.

        ​

        “이제 어쩌실 겁니까 단장님? 그 카르타할이라는 녀석을 잡아서 혼쭐을 내줘야죠.”

        “뱀이 숨어있는 수풀은 함부로 들쑤시는 게 아니다. 안에 독사가 있다면 더욱 그렇지.”

        ​

        셰이드는 서쪽에서부터 붉게 타오르는 하늘을 바라봤다. 곧 낮과 밤이 뒤섞이는, 그리하여 차가운 달이 떠오를 것이다.

        ​

        “말 한마디로 콧대 높은 귀족 년들을 부리는 녀석이다. 아마 상당한 권력자겠지. 그런 놈을 상대로 여기저기 쑤시면 되레 화를 입을 테니…”

        ​

        셰이드는 머리 아픈 정치싸움 같은 것은 몰랐다.

        아늑한 이불과 따뜻한 벽난로에서 보낸 시간보다 거친 수풀과 메마른 바람을 맞으며 지새운 시간이 더욱 길 테니까.

        ​

        그 때문에 셰이드는 사냥꾼의 방식으로 카르타할을 상대하기로 마음먹었다.

        ​

        “간단하게 무장을 챙겨라. 바로 카르타할이라는 놈을 찾아야겠다.”

        “어떻게요?”

        ​

        발리안의 물음에 셰이드는 작은 유리병 하나를 꺼냈다. 안에는 탁한 붉은빛의 갑각을 가진 작은 벌레가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

        “짝잡이 벌레라고 부르는 녀석이다. 한번 짝짓기를 하면 상대가 아무리 멀리 있어도 상대방의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내지.”

        ​

        그 기묘한 특성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에게 인기 있는 벌레이기도 했다. 하지만 셰이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주 사용했다.

        ​

        “방금 그 영애의 옷에 짝잡이 벌레 한 마리를 송곳으로 고정시켰다. 아마 곧바로 카르타할이라는 자에게 찾아가거나, 혹은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녀석을 만나러 갈꺼다.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겠지.”

        “도대체 그런 벌레를 왜 가지고 다니시는…”

        “새끼 짐승이나 마수를 추적할 때 유용하거든.”

        ​

        그런 걸 따지는 게 아니었다.

        ​

        발리안은 그런 벌레를 도대체 왜 일상에서 가지고 다니는지 묻고 싶은 것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냈다. 기인의 생각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법이었다.

        ​

        “영애가 저희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상당히 확신하시는군요.”

        “겁에 질린 계집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남에게 떠넘기기 좋아하거든.”

        ​

        빠르고 간단하게 무장을 챙긴 발리안과 셰이드는 난동을 부리는 짝잡이 벌레의 인도를 따라 정원으로 향했다. 

        ​

        “미로처럼 생긴 정원이네요.”

        “음… 잠시만.”

        ​

        여기저기 미로의 벽을 만지던 셰이드의 손이 쑥 들어갔다. 단번에 비밀문을 찾아낸 셰이드를 발리안이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봤다.

        ​

        “별거 아니다. 유독 이 주변의 덩굴 분포가 적었어. 거기에 이 앞의 잔디도 굉장히 많이 죽었고.”

        ​

        발리안은 이 말을 듣고 유심히 덩굴을 바라봤다.

        듣고 보니 아주 조금은 그런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말 그대로 아주 조금.

        ​

        조심스레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길다란 계단이었다. 셰이드와 발리안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고는 천천히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희미한 빛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는 경험은 커다란 괴물의 식도를 따라 내려가는 착각마저 들었다.

        ​

        셰이드는 계단을 내려가며 카르타할이라는 자에 대해 생각했다.

        ​

        아마 녀석은 교활하고, 영리하며, 조심성이 많은 자일 것이다. 

        연회장에서 꺼드럭거리는 귀족들 틈에서도 카르타할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없으면서도 귀족들을 부리는 녀석이었다. 병적인 신중함을 짐작할만했다.

        ​

        “…조금 더 뒤꿈치를 들고 움직여라. 네가 여기 있다고 온 사방에 알릴 참이냐.”

        “그게 제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서…”

        ​

        옥신각신 소리 없이 대화를 나누며 내려온 끝에 가느다랗게 빛이 새어 나오는 문을 발견했다. 거짓말같이 입을 다문 셰이드와 발리안은 조심스레 문에 눈과 귀를 가져갔다.

        ​

        “…ㅡㅡ이제 곧… 마무리가…”

        “…하지만… 자체로 불경…”

        ​

        끊어져서 들리는 소리에 발리안이 눈을 찌푸렸다. 안에 있는 사람들은 차마 크게 말하는 것도 두렵다는 것처럼 속삭이고 있었다.

        ​

        곧 낮고 떨리는 속삭임을 덮는 차분하고 힘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여러분. 이제 바로 의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이 의식을 보는 것으로도 너무나 불경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혹은 지금이라도 마음이 변하신 분들은 저 문을 열고 나가셔도 좋습니다.”

        ​

        기겁한 발리안과 셰이드가 문에서 멀어졌다. 

        다행히 문을 열고 뛰쳐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

        “아무도 없군요. 좋습니다.”

        ​

        셰이드는 직감했다. 지금 떠드는 사람이 바로 카르타할이었다. 귀족들을 부려 자신과 탐험대를 붙잡은 녀석의 낯짝을 보고자 셰이드가 문 틈으로 바싹 눈을 붙였다.

        ​

        겁에 질린 누군가의 목소리가 떨리듯 들려왔다.

        ​

        “지, 짐은 잘 모르겠군…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그, 굉장히 위험하고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 아니오? 그런데 이것들은…”

        ​

        ‘위험하고 많은 준비?’

        ​

        방 안의 풍경에 집중한 셰이드는 곧 적지 않은 것들을 볼 수 있었다. 커다랗고 두꺼운 망토로 온몸을 가린 이들이 수십 명, 커다란 석재 테이블과 단출한 의자, 일렁이는 횃불을 따라 기괴하게 흔들리는 그림자.

        ​

        가장 상석에 앉은 이는 가볍고 편한 옷으로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다.

        ​

        “저희가 소환하려는 믿음직한 친구들은 생각보다 허례허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환…? 무엇을 소환한다는. 설마?’

        ​

        불길한 예상이 셰이드의 머리를 스쳤다.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발리안도 입을 막은 채 석실을 보고 있었다.

        ​

        석실의 한가운데에는 붉은 피로 그려진 간단한 문양과 원이 있었다. 너무 간단하고 단순해서 5분 정도 바라보면 누구나 따라 그릴 수 있을 정도였다.

        ​

        “내가 그대의 실력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 지금 이것들은 그러니까. 우리가 소환하려는 그 존재에 비하면 너무…”

        “간단한 것 아니냐고요?”

        ​

        카르타할은 타당한 지적에 자세히 설명했다.

        ​

        “흔히들 하는 착각이 소환진은 복잡할수록 좋다는 겁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꼭 복잡할 필요는 없어요. 불길한 문양과 장식들, 기묘한 문자들… 그런 것들은 예의에 불과합니다.”

        “예의라고 한다면?”

        “손님의 마음에 들도록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 정도로 비유하면 될까요?”

        ​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은 어쩐지 어른에게 자세히 설명을 듣는 어린아이가 된 것 같다고 느꼈다.

        ​

        “아주 중요한 것 몇몇 것들을 제외하면 전부 장식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보다 제일 중요한 건… 손님이 먹을 음식이죠. 얼마나 맛있고 군침 도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지가 손님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

        카르타할이 천천히 일어나 원의 중심에 섰다. 셰이드와 발리안은 그제야 원의 가운데에 놓인 커다란 나무 장작들을 발견했다.

        ​

        그들이 그로아나 마경에서 가져온 황금 나무의 파편들이 카르타할의 명치에 닿을 정도로 쌓여있었다.

        ​

        “황금 나무의 신성… 악마들이 아주 좋아하는 종류의 힘입니다. 대악마가 몸소 행차해서 탐낼 정도면 오죽할까요.”

        ​

        카르타할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깨달은 이들이 비명을 질렀다.

        ​

        “멈추게! 황금 나무가 없으면 어떻게 불로불사를 누릴 셈인가!”

        “대악마를 소환하려고 황금 나무를 쓰다니! 언어도단이군!”

        ​

        예상한 반발인 듯 카르타할이 여유롭게 대꾸했다.

        ​

        “당연히 여분을 남겨뒀지요. 저 뒤에 쌓인 나무들이 안 보이십니까?”

        ​

        카르타할이 손짓한 벽면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나무들이 쌓여있었다. 이를 확인한 석실의 분위기는 한층 유해졌다.

        ​

        ‘…? 여분이 있다고? 하지만 원 안에 쌓인 양은 아무리 봐도…’

        ​

        셰이드가 방에 쌓인 나무의 양을 헤아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

        그의 의문은 오래 가지 않았다. 카르타할이 박수를 짝 치며 모두의 집중을 한데 모았기 때문이다.

        ​

        “자.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뒤로 물러나 주세요.”

        ​

        우르르 인파가 물러나며 문을 가렸다. 덕분에 발리안과 셰이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희미하게 웅얼거리듯 들려오는 것밖에 들을 수 없었다.

        ​

        “…”

        “…”

        ​

        불길한 침묵이 석실을 채웠다.

        ​

        “…!”

        “…!!”

        ​

        돌연, 주변의 기온이 뚝 떨어진 착각마저 들었다. 호흡이 가빠지면서 눈이 빙글빙글 돈다.

        ​

        “크, 푸흡! 크하하하하! 배고파배고파배고파! 흐히, 흐하하, 흐 , 흐흑… 흐으윽, 엄마!! 엄마아아!! 크흐, 크하하하! 으히히히히!”

        “크아아아아!! 네 년! 네년이 나를! 내 인생을, 크히히히히! 흐어어엉… 나, 나의 딸을… 어흐흐흑…”

        “끼히아아아아! 끼햐아아아아악!! 너, 너! 빨리 꺼져!! 꺼지라고 이, 이히히히! 으하히히!”

        ​

        석실 안에서는 웃거나 울거나 화를 내는 이들로 가득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풍경에 발리안과 셰이드는 온몸의 근육이 차갑게 굳어버렸다.

        ​

        《흐, 흐히힉! 히히힉…! 너, 너너너너… 네가 나, 나를…! 히히히힉! 부부부부, 불렀구나…?》

        ​

        석실의 안쪽에, 언급하기도 두려운 무엇인가 나타났다.

        ​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와 5500자면 솔직히 명예 연참입니다. 인정하시죠??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야말로 특급 광인…!! 19년 자발적 대학원생…!! 저의 빈약한 머리로는 이러한 광인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너무 두렵군요…!!
    사실 카르타할은 원래 19년 동안 졸업 못한 대학원생이 흑화한 것이었는데… 문득 생각해보면 자발적으로 졸업을 유예한 것이 조금 더 미친 놈 같더라구요…!! 히힛!! 입맛에 맞으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

    다음화 보기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I Install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