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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3

       

        

        

        

        

       “헌터를 잡는 일이 자주 있나요?”

        

       “어…상당히 드물죠. 지금처럼 스피커 있는 맵이면 몰라도 공장이나 벙커, 해안선, 생태 보호 구역 같은 데는 사람 불러모으는 데도 한계가 있고, 이번처럼 온다고 해도 나중에 뒤통수 치는 일도 간혹 있고….”

        

       “실로 약육강식 그 자체네요.”

        

        

        

        헌터였던 찌그러진 쇳덩어리 세 개를 모닥불 근처에 모아놓은 다음, 다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탈출 시간을 힐끗 보고는 궁금했던 점을 입에 담았다. 대답은 상당히 예상대로였다. 그래도 뒤통수를 쳐 몰살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나 뭐라나.

        

        좌우지간, 헌터의 시체는 폴리곤이 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대신 각자 왼손, 혹은 오른손에 달고 있는 다운그레이드 이카루스 기어에서는 파밍 가능한 아이템이 제대로 뜬다.

        

        잠깐의 미묘한 시선 교환이 이어진다. 다들 딱히 움직이지 않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 공로가 큰 내가 파밍 우선권을 가진다나 뭐라나. 다 같이 나눠서 잡았는데 그런 게 어디 있나 싶긴 했지만.

        

        

        

       “기어 박스랑 은신처 레벨 올릴 때 필요한 아이템 있으면 그거나 몇 개 더 얹어주세요. 미확인구역 탈출 모드 시작한 지 고작 몇 시간밖에 안 되서.”

        

       “진짜 어메이징하다….”

        

       “아까 그래픽카드 드린다고 했으니 이거라도 가져가실래요?”

        

       “으악, 이 사람 진짜 바지를 뒤적거리고 있어!”

        

        

        

       -으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진짜 빤쓰에서 꺼내는 모션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원래는 저렇게 꺼내지 않습니다 오해하지마세요!!!!!!!!!!!

       -아바타 안이뻤으면 이미 이마에 구멍났다 ㅋㅋㅋ

       -오…오…가능

        

        

        

        이미 몇 번이고 말했던 것 같지만, 전쟁터와는 실로 어울리지 않는 단아한 미소녀가 군복 바지 아래를 뒤적거리는 광경은 실로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다른 한 명이 급하게 변태를 제지하는 사이 아이템 목록을 빠르게 확인했다.

        

        아까 묠니르를 강제로 강탈한 헌터 커맨더의 아이템 확인이 시작됐다. 일단 탄환 관통력이 98에 달했고, 탄속은 무려 1080m/s에 달했다. 당연하겠지만 총기도 나름대로 개조가 되어있었다 – 일반적인 화기에서는 볼 수 없는 추가적인 전자장치 및 강화 부품이라든지.

        

        물론 전용 탄환은 이제 고작해야 30발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일반 탄환을 사용한다면 효율이 급격하게 하락한다나 뭐라나. 그리하여 총기에 대한 흥미는 조금씩 식어갔고, 결국 방탄복과 몇 가지 용도 불분명한 전자 장치 몇 개만을 가져갈 뿐이었다.

        

        그렇게 아이템이 하나씩 줄어들자 몸이 드러난다.

        

        그리고-

        

        

        

       “…이게 뭐지?”

        

       “뭔 몸에 기계를 덕지덕지 붙여놨대.”

        

        

        

        각 관절부마다 투박하게 생긴 기계들이 붙어있었다. 누가 보아도 일종의 생체-접속 엑소 슈트 비스무리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당연하겠지만 이 역시 해체 대상이었고, 몇 번 이카루스 기어의 화면을 조작하자마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관절에서 기기가 분리되었다.

        

        물론 그것 뿐만은 아니었다. 신체의 일부가 기계로 대체된 부분도 있었다. 그 사실을 꽤나 흥미롭게 음미하고 있자니 뒤에서 입이 열렸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그런 말을 들은 것 같긴 해요. 얘네들 사이보그라고. 잡은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다른 애들도 다 그런가?”

        

       “싹 다 벗겨봅시다.”

        

        

        

        그리하여 각자 열성적인 대화 끝에 어느 정도 전리품 분배 비율이 확정되었고, 그 후 방탄복과 옷까지 싸그리 벗기자 드러나는 엑소 슈트와 알 수 없는 금속으로 이뤄진 외골격. 다른 이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누구는 다리, 누구는 팔이 통짜 금속이었다.

        

        그 순간 느닷없이 이어지는 동기화 신호까지.

        

        

        

       -[알림 : 이카루스 기어 식별. 이카루스 변절 오퍼레이터를 확인. 네트워크 분석 중…성능 차이로 인한 기기 접속 불가능. 중요 데이터만을 이전합니다.]

        

        

        

        뭔가 삐비빅 하는 소리와 함께 다양한 데이터가 기기에 표시된다.

        

        사전에 누군가가 말했던 공장, 벙커, 해안선, 생태 보호 구역과 같은 맵 이곳저곳에 새로이 표시된 위치와 – 방송에는 모자이크가 된 상태로 송출되었다 – 고가치 연구시설의 특정 구역에 들어갈 수 있다는 비밀번호인지 뭔지까지.

        

        아르테미스라는 이름과 연관지어보면, 어쩌면 이게 메카-유진을 상대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밑작업의 일부일지도 몰랐다.

        

        대충 그런 결론이 모두의 머릿속에서 도출되자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이러면 이제 헌터 파밍 세션만 전문으로 생겨날지도 모르겠네요.”

        

       “진짜 이스터에그도 이상하게 숨겨놓네, 어으….”

        

       “그러고 보니, 유진 선생님도 이번에 메카…아니, 잠깐만. 이거 이카루스에서 동의 받고 한 이벤트 맞죠?”

        

       “네. 이런 형식일 줄은 몰랐는데, 꽤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충 격 고 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저재밌을것같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솔직히 개씹꿀잼임

       -아 이 정도 목표는 있어야 템파밍할맛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이런 이벤트좀 자주 해주십셔!!!!!!!!!

        

        

        

        내가 생각한 형태의 이벤트는 아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대로. 메카 유진이라는 건 모티브 그 자체인 나의 흥미유발 게이지를 간지럽히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원래 레이드라는 건 그런 거기도 했고.

        

        뭐어, 좌우지간. 나를 포함한 이 여섯 명은…완전히 한 배를 탄 건 아니긴 했지만 같은 비밀을 공유한 사이였고, 메카 유진 레이드에 남들보다 한 발자국 더 나아갔다는 공통분모로 이 순간 묶이게 되었다. 다시 말해 언젠가 또 볼 수도 있다는 소리.

        

        잠깐의 정적 후 말했다.

        

        

        

       “다들 고생했어요. 나중에 같은 세션에서 맞닥뜨리지 않기를 빌어드릴게요.”

        

       “와, 유진 선생님식 격려 미쳤다.”

        

       “제발 나중에 살살 패주세요.”

        

       “하하, 상황 봐서요.”

        

        

        

        그리하여 다들 끼에에엑 하는 소리를 내며 나와 멀어진다.

        

        아무튼, 드디어 끝이었다. 바깥과 안을 차단하는 바리케이드가 다시 올라가고, 쇼핑몰 내부를 가득히 메우던 붉은 빛이 사라지며 다시금 적막이 몰려들었다. 이들 중 절반은 나와 탈출구가 달랐기에 올리브 방향으로 사라졌고, 따라서 남은 두 명과 가구점 방향으로 향했다.

        

        바깥은 실로 조용하고 고요했다. 바람 소리, 바람에 의해 찰랑거리며 흔들리는 풀소리, 그리고 군홧발 소리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바깥이라는 곳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 별세계 그 자체였다.

        

        그리하여 출구에 다다르자 트럭 한 대가 서있었다. 우리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 유일무이한 탈출구였다.

        

        

        

       ───부르릉!

        

        

        

        힘찬 시동과 함께 세 명을 실은 트럭이 쇼핑몰 부지를 빠져나갔다.

        

        아쉽게도 15킬은 채우지 못했지만, 다음 세션에서 채우면 될 일이었다.

        

        

        

        

        

        

        

        

        

        

        

        

        

        

        

        

        

       “생각해보니 여태까지 딱히 총기 커스터마이징을 하지 않고 나갔던 것 같네요. 이제라도 은신처랑 기어 박스를 좀 업그레이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도 그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진식 파밍법 = 적을 죽여서 총을 얻고 그 총으로 중무장한 적의 아이템을 갈취한다

       -그게 파밍이냐고 앀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사람이 사람을 파밍할 수 없다고 누가 그랬지?

       -야야 다들 ㄹㅇㅋㅋ만 치라고 ㅋㅋ

        

        

        

        아직은 투박하기 짝이 없는 은신처로 향해 기어 박스의 문을 연다. 사실상 컨테이너 여러 개를 붙여놓은 그것이었다 – 아직 그 어느 부분도 업그레이드하지 않았기에 몇 시간 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형태긴 했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점이 있었다.

        

        턱. 그런 소리와 함께 총기가 걸린다. 한 자루, 두 자루, 세 자루…그것이 넷을 넘어 다섯이 되었을 때 시청자들의 어처구니가 결국 터져버리고야 말았다. 그냥 일반적인 총도 아니었다. 듣자 하니 기본적으로 20만 크레딧에서 최대 50만까지 든 모딩이라나 뭐라나.

        

        어디에 어떤 파츠를 썼는지는 기본적으로 다 알고 있었다. 노베스키 총몸, 워스포츠 인더스트리의 르보아 배럴 슈라우드, AAC 소음기…과거 오퍼레이터로 활동할 때는 요구만 하면 다 받을 수 있었던 수많은 파츠들이 덕지덕지 발린 총들이 여럿.

        

        그리고 그 위로 총 자체의 가격만 20만 크레딧에 달하는 – 물론 시청자들이 알려주었다 – Mk.18 묠니르, 물론 오만가지 고급 총기 액세서리들이 장착된 그것까지 걸린다.

        

        

        

       “많기도 해라. 대충 보니 고관통 탄환만 있으면 몇 개는 평범하게 들고 다닐 만한 것 같긴 한데, 수급 루트가….”

        

        

        

       -최소 평화유지군 단장 우호도 레벨 4까지 올려야됨ㅋㅋ

       -아직 한참은 더남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

       -10렙만 더 올려서 플리마켓에서 살수도 있는데 비쌈

       -뭐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지? 총탄 한 3000발만 달라는 것인가??????

       -팩트)이양반은 쥐어패서 탄을 수급할지언정 누구한테 달라고 할만한 사람은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연속적인 저공비행 중인 내 평판을 뒤로 한 채 총의 라인업을 확인했다.

        

        두 정의 AR-15, 물론 모두가 생각하는 투박한 원형과는 다르게 오만가지 것들이 달려있는 상태였다. 한 정은 LPVO, 가변형 배율 스코프도 달려 있었고. 그리고 그 위에는 MK47과 M1A, 마지막으로는 Mk18까지.

        

        대충 아이템을 전부 풀고, 그 후 쓰잘데기 없는 잡템들은 선반 한쪽에 적당히 쌓아놓은 뒤 연속적으로 올라오는 온갖 꿀팁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도출되는 한 가지의 결론이 있었다.

        

        

        

       “단장이란 사람이랑 우호도를 올려야 좋은 탄환 수급이 좀 더 편해진다는 소리로군요.”

        

        

        

        그리고 그건 꽤나 열심히 싸돌아다녀야 가능할 것으로 추측되었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를 가능성도 없잖아 있었다 – 그 이유는 간단했는데, 내 퀘스트 타임라인이 일반적인 다른 유저들과는 아예 다른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었다.

        

        주어지는 퀘스트 자체가 다르다.

        

        처음 EU 모드를 접하고, 맵을 외우기조차 벅찬 뉴비들에게는 맵 구조를 익힐 수 있도록 사방을 싸돌아다니며 어디에 무언가를 놓고 다니라는 것들 위주라고 들었지만, 고작해야 두 번째 미션인데 벌써 내 킬 카운트는 20을 돌파했고, 아직 8명을 더 잡아야 했다.

        

        게다가 시작 호감도 자체도 달랐으니, 나이브하게 생각해보면 조금 더 원활하게 신뢰도를 쌓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건 나중의 일이니….’

        

        

        

        그런 관계로, 일단은 눈 앞에 있는 것부터 해결하기로 했다.

        

        총기를 개조할 수 있는 작업대가 바로 그 대상이었다. 공중에 떠오른 개조 승낙 버튼을 누르자마자 몸이 자동으로 움직였고, 바닥에 굴러다니는 꽤나 깨끗한 폐자재들을 주워와 파밍해왔던 볼트와 너트로 단단히 연결시킨다.

        

        그리하여 불과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깔끔해보이는 작업대가 완성되었고, 그 위에 어디서 가져왔는지조차 모르겠는 노트북과 총기 고정대, 그리고 건클리닝 툴과 램프까지 올려진다 – 그것이 오늘의 첫 번째 수확이었다.

        

        그럼 다음은 퀘스트 차례인가. 아직 두 번째 미션이 끝나지 않았으므로 남은 8킬을 우선적으로 채울 필요가 있었다.

        

        

        

       “이번에는 맵 추천을 한 번 받아봐야겠네요. 어디를 들어가볼지 투표를 열어보겠습니다.”

        

        

        

        투표는 대략 10분 가량 정도의 텀을 두고 결과를 확인할 예정이었기에, 그 사이 아이템 뭉텅이를 다시 뒤져 발전기와 의료 시설 업그레이드에 들어가는 재료가 있는지 확인했다. 당연히 노리고 파밍하지는 않았기에 뭐가 있을 턱은 없었지만.

        

        대략적으로 필요한 것은 15만 크레딧과 점화 플러그, 그리고 몇 가지 약이랑 주사기 정도. 돈 같은 건 나중에 천천히 벌어보도록 하자고 생각하며 묠니르 한 정에 다시금 삽탄, 10발들이 탄창 두 개를 방탄조끼 파우치에 꽂은 채 문을 열었다.

        

        멘도자가 눈 앞에 있었다.

        

        

        

       “때깔 좋아보이는군. 단 두 번 돌아다닌 것치곤 무지막지한 성과야. 잠시 시간 있나? 귀관을 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넘쳐나서 이쪽도 조금 곤란하거든.”

        

       “10분 정도면 나쁘지 않겠네요.”

        

       “그렇다면 그 호의 잘 받도록 하지.”

        

        

        

        그리하여 이동하는 길. 완전히 독립된 AI로 동작하는 게임답게 멘도자는 스크립트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자연스럽게 내게 말을 걸고 있었다.

        

        딱히 드문 일은 아니었다. 애초에 이 세계든, 그리고 이 게임이든 간에 거의 모든 것들은 독립적인 AI를 갖추고 있었고,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며 학습하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생각이 길어지는 사이 이어지는 말.

        

        

        

       “철저히 감추려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정보가 새어나가게 되더군. 특히나 자네처럼 주머니 안에 든 송곳 같은 사람은 더더욱. 지금까지 밴딧을 몇 마리나 잡았는지 기억하나?”

        

       “글쎄요.”

        

       “14명. 귀관이 기억하든 그렇지 않든 이 미확인구역은 정보망이 꽤 촘촘하게 깔려있지. 나 역시 조금…안면을 트고 있는 양반에게서 이 사실을 들었다네. 여기서 살아남아 한 자리 깔고 앉아있는 놈들이란 각자 크든 작든 자기만의 세력과 정보망을 가지고 있으니.”

        

       “그래서 저를 만나고자 하는 몸이 단 분은 누군지?”

        

       “이야기가 빨라서 좋군.”

        

        

        

        철컥.

        

        대화가 끝날 즈음 절묘하게 도착한 한 방. 그닥 작지 않은 방이었다. 취조실을 개조한 듯했지만 내부 리모델링이 제대로 되어있었다. 한 개의 테이블이 방의 정가운데에 위치했고, 의자가 서로를 마주본 채 놓여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왠 빡빡머리 아저씨 한 명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는 그제야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숨을 깊게 내쉬었다.

        

        

        

       “왔군. 반갑네. 이 하루만에 도시를 시끌시끌하게 만들어버린 사람을 찾기는 그다지 쉽지 않지. 단장이라 부르게.”

        

       “반갑습니다.”

        

        

        

       -????????????

       -아니 퀘스트 순서 대차게 박살난거보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분 전) : 단장이란 사람이랑 우호도를 올려야….

       -어질어질하다 증말

       -이 이게 뭔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다고 해야 하나, 이걸. 문제는 그 아무도 내가 이 양반을 만나게 될 거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지만.

        

        그렇게 의자에 앉으려고 하자 이어지는 말.

        

        

        

       “총 한 번만 보여주겠나?”

        

        

        

        찰칵.

        

        탄창을 분리하고 약실에 있는 탄환까지 전부 뺀 뒤 어깨에 걸고 있던 총을 건네주었다. 그는 잠시 총을 이곳저곳 살펴보았다. 당연하겠지만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곳은 기존 총과는 다르게 이곳저곳 개조된 부분이었다.

        

        그 다음은 탄환이었다. 총은 다시 내게 넘겨주고, 탄환 한 발만을 받아간다. 레드 팁. 나는 저 탄환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으며, 상대방 역시도 어느 정도 눈치채고 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탄을 돌려주었다.

        

        입이 열린다.

        

        

        

       “이 탄환을 본 적 있나?”

        

       “탄두에 대해서인지, 아니면 탄두 내 화약에 대해서인지?”

        

       “거기까지 알고 있는 걸 보니 굳이 물어볼 필요조차 없겠군. 도대체 어디서 귀관과 같은 사람이 흘러들어왔는지를 모르겠어. 혹시 잠입 미션 같은 거라도 하고 있나?”

        

       “글쎄요.”

        

       “내가 물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란 소리군. 좋아.”

        

        

        

       -아니 윾진 이뇬은 도대체 뭘 얼마나 알고 있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저거 새크라멘토 때 이카루스 데이터망에 새로 업데이트된 탄환 중 하나다

       -저걸 또 기억하고 있는 놈들은 뭐냐?

       -다른애들은 미확인구역 적응기 찍는데 얘는 왜 지혼자 미드 찍고 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유진 미드에 나왔으면 좋겠음

        

        

        

        그렇게 이어지는 말.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미확인구역에 종종 나타나는 아르테미스의 개새끼들을 잡아 으깨버렸다는 증거겠지. 이제야 만나봐서 영광이군.”

        

       “그리 말하는 것 자체가 무언가 용건이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놀랍게도 그 역시 사실이지. 아무래도 뭔가를 관리하는 직위에 앉아있으면 본제에 들어가기 전 적당히 상대방을 치장할 필요성이 있거든.”

        

        

        

        드르륵.

        

        그와 동시에 그는 작은 박스 두 개를 내밀었다. 구체적으로는 손에 적당히 쥘 수 있을 정도의…375g짜리 스팸 캔 몇 개를 겹쳐놓은 듯한 크기. 그 위에는 여러 영어글씨가 써있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모를 리는 없었다.

        

        탄환이었다.

        

        지금 들고 있는 총의.

        

        

        

       “알다시피, 아르테미스가 죽어가면서 사방으로 흩뿌린 잔해가 꽤 많지. 놈들은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적성국과 나름의 합의를 맺었고, 해당 기술이 적용된 물품과 관련 정보 역시도 이 지역에 광범위하게 남아있다네. 무슨 뜻인지 알겠나?”

        

       “원하는 게 꽤 많은 듯한 목소리로군요. 걸어야 할 판돈이 꽤 두둑할텐데.”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 트레져 헌터는 세상에 꽤나 흔한 편이지. 그리고 내가 보기에…충분한 보수가 있다면, 우리는 그 비밀에 더욱 빠르게 접근할 수 있을 듯하고.”

        

        

        

        스윽.

        

        그가 조심스럽게 박스 포장을 풀었다. 평범하게 생긴 모습이었지만, 첨단에 툭 튀어나온 검은색 관통자의 모습은 쉽게 간과하기 어려웠다.

        

        박스 하나당 25발. 총합 50발이었다.

        

        

        

       “이 탄환이 전부 떨어지기 전에 두 번째 헌터를 잡아올 수 있으면 좋겠군. 혹은 지역을 싸돌아다니는 친구들을 천당으로 보내준 뒤 아르테미스와 관련된 인텔을 가져와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양자 합의가 되겠지.”

        

       “보수는?”

        

       “아하, 자네 꽤 욕심이 많군.”

        

        

        

        그와 동시에 그가 박스 하나를 더 내밀었고, 그 안에는 동일한 탄환이 15발 가량 들어있었다. 이게 뭔가 했지만 그가 입을 재차 열었다.

        

        

        

       “탄환을 꼭 발사해야만 하는 건 아니지. 누군가는 그 탄환을 보고 자기 지갑을 열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소유권을 양도한 이상 그건 귀관의 것일세.”

        

       “실로 아포칼립스적 세계로군요.”

        

       “탄환은 흔한 화폐 대용 물품이지.”

        

        

        

        요컨대 돈 모자라면 이걸 팔란 소리였다.

        

        그리하여 눈동자를 힐끔 채팅창 쪽으로 돌렸을까,

        

        

        

       -와 발당 8만크레딧짜리를 몇발이나주는거임???????????????

       -니들도 게임 시작하고 2판만에 헌터 3마리 뚜까팰수있으면 받을 수 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시1부랄 그건 안되겠다 ㅋㅋ

       -왜나랑다른게임해?왜나랑다른게임해?왜나랑다른게임해?왜나랑다른게임해?왜나랑다른게임해?왜나랑다른게임해?왜나랑다른게임해?

       -단장쉑 눈에서 아주 꿀이 떨어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장판이었다.

        

        좌우지간, 이제는 다시 일할 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왜 다들 유진이 뚝배기를 깨고 독식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거 비얌혐오야!!

    P.S

    여기는 현재 타르코프와 달리 ap탄도 플리마켓에 팔 수 있습니다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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