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374

       *** ***

         

       작전이 시작되었다.

         

       “형님, 이쪽입니다!”

         

       “오, 아우님.”

         

       나는 나를 향해 손을 들어 보이는 모용모를 향해 다가갔다. 분타에 한번 방문할 수 있겠느냐는 내 요청을 흔쾌히 수락해 준 모용모는 나에게 가문을 소개하기 위해 직접 바깥에 나와 있었던 모양이다.

         

       애는 참 착해.

         

       솔직히 하인이나 문지기한테 언질만 줘도 될 일인데 말이야.

         

       “자자, 들어가시지요.”

         

       바로 안으로 들여보내려는 모용모를 잠시 만류한 뒤에 천천히 바깥을 살폈다.

         

       “허어, 모용세가의 위용이 참으로 대단하구만.”

       

       모용세가 섬서분타.

         

       모용세가 섬서분타의 외관을 살펴본 감상은 아주 간단했다.

         

       크다.

         

       폭 5장. 높이는 7장쯤 되어 보이는 거대한 대문과 그런 거대한 대문이 전혀 커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섬서분타의 모습은 규모에서 주는 위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고 있었다.

         

       “하하하! 그렇습니까?”

         

       가문 칭찬에 호탕하게 웃는 모용모.

         

       “모용세가라는 현판의 글씨 하나하나에도 힘이 느껴지는 것이 그야말로 명문정파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구만!”

         

       “하하하하!”

         

         

       “또…”

         

       문지기 무인 두 사람에게 ‘대체 저 사람은 언제까지 여기서 뭘 하는거지?’라는 의문 어린 시선을 받을 때 즈음.

         

       웅성웅성!

         

       드디어 내가 원하던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거리에 소란이 일자 문지기들과 모용모 역시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음?”

         

       누가 나타났는지 뻔한 일이었지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혼신의 연기를 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모용연화가 서 있었다.

         

       나에게 불손한 눈빛을 보내는 모용연화의 남동생 모용찬경 역시 모용연화 곁에 서 있기는 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시선은 오직 모용연화에게만 쏠려 있었다.

         

       화려한 비단 궁장을 입고 머리를 단아하게 틀어 올린 채 각종 장신구를 달고 있는 모용연화는 그야말로 온갖 매력이 다 휘몰아치는 상태였다.

         

       현숙함이 돋보이는 궁장을 뚫고 나오는 자기주장이 뛰어난 몸매는 물론이고 몸에는 명가 특유의 기품과 모용연화만이 지니고 있는 차분하고 온화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으며 안 그래도 아름다운 얼굴은 적절한 화장에 힘입어 빛이 나고 있었다.

         

       그런 모용연화가 차분히 걸어 정문에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모용연화라 합니다. 이쪽은 제 동생인 모용찬경입니다. 모용서 어르신을 대신하여 모용진객 분타주님을 뵈러 왔습니다.”

         

       “모, 모용연화…님?”

         

       문지기들은 모용연화의 분위기에 넋이 나가 있다가 퍼뜩 정신을 차렸는지 포권을 해 보였다.

         

       “죄, 죄송합니다만 본가의 분들이 오신다는 연락은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저와 동생이 급작스럽게 방문한 것뿐이니 당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기 서신이 있으니 분타주님께 전달해 주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속히 확인하겠습니다!”

         

       황급히 문지기 한 사람이 안쪽으로 달려 들어갔다.

         

       갑자기 모용세가 분타 앞에는 긴장한 문지기 한 사람과 모용모와 나, 그리고 모용연화와 모용찬경이 서 있는 상황이 되었다.

         

       “오래간만입니다. 누님. 오래간만이다. 찬경아.”

         

       모용모가 놀란 얼굴로 모용연화에게 인사를 건넸다.

         

       모용연화 역시 잠시 모용모를 살피다가 놀란 척 입을 열었다.

         

       “모용모로구나.”

         

       이미 모용모와 이 앞에서 마주치기로 모든 계획을 짠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연덕스러운 연기였다.

         

       “오래간만에 보았더니 참으로 헌양해졌구나. 무공 면에서도 많은 발전이 있다는 소식은 들었단다.”

         

       “하하하. 누님이야말로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워지셨습니다. 찬경이도 많이 자랐구나! 하하하!”

         

       모용찬경은 말없이 포권을 해 보이는 사이 모용연화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리 정문 앞에서 마주치다니 우연이구나. 그런데…”

         

       “아차, 소개가 늦었군요. 하하하! 이쪽은 제 의형인 호천안이라는 분이십니다.”

         

       그제야 모용연화와 내 시선이 마주쳤다.

         

       “헛흠. 흠…본인은 호천안이라는 무인입니다. 부족하나마 모용모와 의형제를 맻은 사이지요.”

         

       “모용세가의 모용연화라고 합니다.”

         

       모용연화는 가볍게 웃으며 인사해 보였고 나 역시 살짝 버벅이며 고개를 숙였다.

         

       “으음…?”

         

       모용모가 연신 우리 둘을 번갈아 보고 있을 때였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바로 들어오시지요!”

         

       헐레벌떡 달려온 문지기가 그렇게 외쳤다.

         

       “감사합니다. 그럼 모야, 이따가 보자꾸나.”

         

       “예.”

         

       나는 모용연화와 헤어지자마자 모용모를 불렀다.

         

       “크흠. 아우님. 저 소저가 그 모용연화 소저이신가?”

         

       “그렇습니다. 저도 오래간만에 뵙는군요.”

         

       “허어, 역시 소문대로로군…참으로 아름다워…”

         

       나는 모용모의 귀에 쏙 박힐 수 있을 정도의 성량을 유지하며 혼잣말을 하는 척을 했다.

         

       그런 내 중얼거림을 들은 모용모가 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형님, 혹시 연화 누님을…”

         

       “크흠, 험! 아우! 무슨 소릴 하는 겐가! 나는 그저 신경이 쓰여서…”

         

       내가 몹시 당황한 척을 하자 히죽 웃는 모용모.

         

       “아니면 아닌 것이지 왜 그리 화를 내십니까.”

         

       “내, 내가 언제 화를 냈다고! 그저 아우님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니..!”

         

       “하하하하! 그런 것으로 치지요! 하하하!”

         

       모용모가 다 알았다는 듯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에는 ‘이 사람 첫눈에 반했구만 반했어!’라는 의도가 그대로 쓰여 있었다.

         

       그래 아우님 아주 잘 하고 있어.

         

       이대로 나와 모용연화를 이어주는 오작교가 되어 주렴.

         

       *** ***

         

       입구에서 마주친 모용모.

         

       자신을 반가이 맞이해주는 모용모를 보면서 모용연화는 내심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묘옹세가 섬서분타가 본가임을 선언한 극단적인 상황이 지속된지도 수년이 다 되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반가이 맞이해준 모용모.

         

       시간이 지나면서 부풀어올랐던 감정이 식었구나.

         

       그리 생각하며 조금은 안심했었다.

         

       그리고 분타주인 모용진객과 분타의 핵심 인사들을 마주한 모용연화는 그런 자신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음을 깨달았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어르신.”

         

       “오래간만이오.”

         

       은은하게 풍기는 경계심과 적대심.

         

       겉으로나마 한가족임을 표방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색이라도 내 준다는 양 어설프게 숨긴 적의가 더욱더 뼈아프게 다가왔다.

         

       그런 명분이라도 없었으면 그 적의를 숨기지조차 않았으리라는 의도가 너무 명확하게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시찰이라…너무나 갑작스럽지 않소? 도무지 우리를 존중하는 태도라고는 생각되지 않소만.”

         

       “그 점은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허나 이 섬서에 도착한 지 오래되었는데도 가족끼리 교류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이상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흥.”

         

       섬서에 도착한 모용서 일행을 방치한 것은 섬서분타 아니냐는 내용을 돌려 말한 모용연화.

         

       “오랜 전통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손님을 대접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으나 그럼에도 괜찮으시다면 머무르다 가시게.”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대전을 빠져나와 객실로 안내받은 모용찬경이 불만을 터트렸다.

         

       “아니 이건 너무한거 아닙니까.”

         

       “찬경아.”

         

       “아무리 본가에 불만이 있어도 한 핏줄 아닙니까! 핏발 선 눈으로 무엇 하나 꼬투리 잡아보겠다고 눈을 부라리는 것을 보시지 않았습니까! 분타의 태도는 선을 넘어도 한참이나 넘었습니다!”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이곳에 왔음을 잊지 말도록 하렴.”

         

       “끄응.”

         

       모용연화는 찬경을 다독이며 생각했다.

         

       ‘분타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음은 확실해.’

         

       모용연화는 방금 전에 마주했던 분타주와 중진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적대적인 분위기와는 별개로 확실히 그들의 얼굴색이 심상치 않았다.

         

       막중한 과로에라도 시달린 듯한 창백한 얼굴에 핏줄이 불거진 눈까지.

         

       경지에 이른 무인들이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무언가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모용서의 방문에 황급히 광산을 챙기고 혹시 모를 분가의 정치적 공작에 대비했다고 여겼을 터였지만….

         

       ‘뇌검낭인님께서 조사해 오신 내용에 따르면 최근 섬서분타는 광산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그렇게 꾸미고 있는 수가 대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길래 본가에서 온 인원마저 이리 박대하는 것일까.

         

       그 수가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반드시 알아내야 했다.

         

       그러나 분타의 적개심은 모용연화가 예상했던것보다 훨씬 극심한 상황.

         

       분타의 비밀을 알아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였다.

         

       조사를 위해서는 결국 호천안과 연인 행세를 이어나가야만 하는가.

         

       ‘뇌검낭인…’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으니 더욱더 적극적으로 서로에게 이끌리는 연인 행세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어쩔 수 없지.

         

       관제묘 때 보여준 호천안의 모습 때문에 마음이 싸늘하게 식은 모용연화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모용모를 만나러 가야겠구나.”

         

       “그러시지요.”

         

       *** ***

         

       모용모를 따라 분타 이곳저곳을 안내받았다.

         

       그리고 나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하하하하! 이쪽의 내 의형일세.”

         

       “아. 그러시군요.”

         

       “반갑습니다.”

         

       나에게 정중하게 포권을 해 보이는 모용석질과 그 뒤를 따르는 단원 두 명. 그들은 나에게 정중하게 포권을 해 보이고는 있었지만 모용모를 바라보는 눈빛이 딱 사고뭉치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모의 의형이시라고는 하나 분타 내의 인원이라 할 수는 없으니 모든 곳을 개방해 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하하하하! 석질아! 당연히 내가 적절히 안내해 드리지 않겠느냐!”

         

       “물론입니다. 그저 노파심에 말씀드린 것뿐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모용석질의 태도에서 모용모를 향한 신뢰감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수가 없었다.

         

       눈치를 주는 것조차 포기하고 그냥 체념한 느낌?

         

       대충 나에게 알아서 잘 딱 깔끔하게 선을 지키고 놀다 가주었으면 한다는 눈빛을 마구 보내는 모용석질의 시선을 모른 척하며 웃었다.

         

       그런 내 모습에 모용석질은 한숨을 삼키며 포권을 하고는 떠났다.

         

       나는 그런 모용석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거 너무 태도가 폐쇄적이지 않나.

         

       이 정도 규모의 무림세가라면 당연히 이런저런 손님들이 드나들기 마련이다. 인맥이 곧 힘인 시대에서 후기지수의 의형을 무시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리와는 어긋나는 처사인 것이다.

         

       손님 하나하나에 날을 세워서야 제대로 된 분타 운영이 힘들텐데.

         

       그냥 본가 사람들이 접근했다고 하니 신경이 곤두선 것일까.

         

       이 역시 분타에 오래 머물러야만 확인해 볼 수 있는 사항이었다.

         

       꽤 바쁘겠군.

         

       그때였다.

         

       분타의 이곳저곳을 안내하던 모용모에게 하인이 다가왔다.

         

       “모용연화님께서 모용모님을 찾고 계십니다요.”

         

       “오, 알겠네.”

         

       모용모가 그 소식을 듣더니 날 보고는 씨익 웃었다.

         

       “동시에 손님들이 절 찾으실 줄이야. 형님만 괜찮으시다면 함께 하시지요.”

         

       “헛흠. 가족끼리의 자리에 외인이 끼는 것은 소저께 부담스럽지 않겠는가.”

         

       “하하 괜찮습니다. 갑작스러운 방문이니 누이께서도 충분히 이해해 주실 겁니다.”

         

       “그래도…”

         

       “자자, 가시지요!”

         

       “어허, 이 사람. 알겠네! 알겠어!”

         

       나는 못 이기는 척 모용모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마련된 자리.

         

       나는 그 자리에서 모용연화와 눈빛을 주고 받았다. 모용연화의 눈빛이 진지해진 것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예상했던 것보다 분타의 상태가 심각한 모양.

         

       나 역시 모용연화에게 눈빛을 보냈다.

         

       아무래도 연인 연기에 공을 좀 들어야 할 것 같다고.

         

       그런 눈빛을 제대로 수신했음일까.

         

       모용연화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보았다.

         

       “또…뵙는군요.”

         

       나 역시 떨리는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허허…그러게나 말입니다.”

         

       포석은 모두 끝냈고 연기를 해야 할 상황이라는 것도 확인했으니 이제 거칠 것은 없었다.

       

       나와 모용연화.

       

       우리 둘은 뜨거운 눈빛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운명적 사랑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