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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4

        

         “…흠, 매상으로 따지자면 헬레나 양 쪽이 더 단골인만큼, 이런 중요한 소식을 그냥 입다물고 넘어가도 괜찮은지 모르겠구만.”

         

         “아니이…! 언제는 평생의 은인 같은 부담스러운 미사여구로 사람 쑥스럽게 만드시더니. 갑자기 치사하게 그런 현실적인 숫자로 따지기에요?!”

         

         짓궂은 어조로, 기껏 잡은 무거운 분위기를 흐트러트리는 슈나이더 씨에게 거세게 항의했으나.

         

         과연 한창 말썽부릴 나이의 딸을 둔 가장이라는 걸까, 뭔가 흐뭇하면서도 아련한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받아넘기시는 게 얄미움을 가중하였으니.

         

         잠깐만, 이건 여기서 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물론 신경 써서 설명을 한다 한들 각자에게 따로 설명하지 않는 한 진짜 어처구니없는 방향으로 오해를 하는 사람이 더 늘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말이다.

         

         일단 지금 나는, 특별히 인내심이나 자비심을 발휘해서 킴의 처지나 사정을 동정하느라 제로가 ‘원하신다면 당장 10분 이내로 놈을 납치하여 눈앞에 대령하겠습니다~’하고 틈이 날 때마다 찔러오는 제안서를 반려하고 있는 게 아니다.

         

         단지… 서로의 이 알 듯 모를 듯한 묘한 관계, 과연 면식이 있다해도 괜찮은지조차 애매한 거리감이. 일단 한 번 정보의 비대칭성이 해소되는 순간부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게 뻔하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을 뿐이지.

         

         자, 어디 접근 가능한 경우의 수 같은 거라도 예시로 몇 가지 슬쩍 따져볼까?

         

         우선 킴이 나를 웬 이상한 미친년이라 생각하고 한껏 경계하고 있어서 기껏 큰마음 먹고 재회하자마자 만남 자체가 시원하게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대인 관계에 있어서 사소한 오해야 차차 풀어나가면 그만이라지만. 애당초 그에게 남은 내 첫인상이 딱한 처지에 도움을 주려던 웬 유별난 졸부보다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아는 또라이 쪽으로 훨씬 치우쳐 있다면?

         

         아무리 ‘그땐 과격하게 나가서 미안했다~’ 같은 소리로 잘 타이른다 한들, 그런 식으로 선입견이 뿌리 박혀 있다면 진솔한 대화는커녕 두고두고 상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데 무겁고 아찔한 장애 요소로 작용할 여지마저 만만하지 않겠나.

         

         가장 중요하고 방해받고 싶지 않은 타이밍에 뒤에서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굉장히 뼈아픈 법이다. 당장 이 해괴한 갈등의 원인이 된 공허 광물 이벤트처럼.

         

         그리고 또 다른 관점에서 얘기해볼까?

         

         그야 자랑이나 변명은 아니지만, 그때 당시에 오랜만에 한국어를 들은 탓에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내 유별난 시험 방식과 호의를 겪은 당사자인 킴 또한 나와 비슷한 가설에 자력으로 도달했을지도 모른다.

         

         한눈에 같은 한국인이라 여겨 주었다…는 가정은 아무리 동양계 유전 인자가 추가로 섞인 신세라도 이런 외모로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뭔가 특이한 이레귤러란 인상을 가지기에 충분했으리라.

         

         이제 그렇게 따지면 내 광범위한 지역 해킹이나 드론 쇼, 위협적인 제로의 군세와 폭력의 레벨을 보고 곧바로 잠수를 타는 걸로도 모자라, 눈치 빠르고 영리하게 전자 기록도 거의 안 남고 들쑤시기도 껄끄러운 달동네 비슷한 곳으로 도망가 터를 잡은 것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

         

         ……사람을 무슨 근처에 가기만 해도 폭발하는 반응성 폭탄처럼 침착하게 피해갔다는 이론을 순순히 납득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지만. 어쨌든.

         

         아, 그리고 심지어 아주 낮은 확률이고, 동시에 정말 지금 와서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새삼 황당해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모든 건 내 일방적인 착각에 불과했고, 실은 킴이 다른 지구로부터 온 방문객이 아닐 수 있다는 다소 억지스러운 결과가 나오는 것도… 난 여전히 열어놓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기초 사이버웨어조차 안 가지고 거야 저 넓은 황무지 어딘가에 지극히 폐쇄적인 한국인 커뮤니티가 남아 있었다면 그렇게 자랄 가능성이 또 완전 0%는 아니니까.

         

         그런 진득한 연고지가 있는 사람이 장를 팔아 치워서 급전을 마련해야 할 정도로 궁지에 몰린 거?

         말이 안 통하는데 당연히 온갖 고생을 다 하면서 빈털터리가 됐을 수도 있지 뭐! 도시로 들어오는 과정에 할렘가에서 진짜 맨몸만 남기도 탈탈 털렸다든가.

         

         다소 억척스러운 측면이 강한 끼워 맞추기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모르니까. 정말 간만에 마주한 미지의 상대이니까.

         

         어디서부터 공략해야 할지도 도무지 감이 안 오는 데다가, 속 편하게 폭력을 사용해 제압하면 끝나는 명확한 적조차 아니다. 모든 게 애매하고 보류된 짜증나는 상황.

         

         나에겐 어떤 의미에서는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네오 헤이븐의 메인 스토리와 직접적인 관련이 적어 원작에서 등장하지 않고 넘어갔던’ 아론 녀석 같은 고위 기업인보다도 접근하는 게 조심스러운 인간이라 의문에 의문이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증폭된 셈이다.

         

         거기에 최후 최종의 수단으로. 이런 식으로 수사망을 좁혀가며 지지부진하게 밑조사를 할 게 아니라 내 기막힌 사연부터 털어놓아가며 우호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건 진짜 좋게 포장해서 과감하고 포용력 있는 교섭 방법이지, 실제로는 호구 잡히기 딱 좋은 자포자기라고. 절대 맨정신으로 건너기 힘든 위험한 다리라고 생각한다.

         

         헬레나나 제로에겐 거의 다 털어놓지 않았냐고?

         이름을 나눠가진 가족들과 킴 같은 거수자를 동일 선상에 놓으면 쓰나. 그런 큰 실례가 어딨어.

         

         내가 먼저 그런 개인사를 실토해버리면 사람과 기업 여럿 휘말려 들게 만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데다가.

         비밀을 모두 밝혔는데 만약 타협점을 찾을 수 없는 입장 차이가 있거나 각자 양립할 수 없는 목표를 품고 있어서 갈라서게 되기라도 하면…….

         

         재차 말하지만 영원히 침묵하게 만든다는 극단적인 선택지밖에 남지 않게 된다.

         

         오, 모든 생명은 소중해요~ 더는 손에 피를 묻히긴 싫어요~

         

         세상에 나홀로 착하고 교양 있는 척 위선을 떤다든가, 필요한 일이라면 절대 후환을 남기지 않게 얼마든지 매듭을 지어온 주제에 그 책임과 현재를 분리하려는 건 전혀 아닙니다?

         

         모순을 비꼬고 싶은 마음이 있다든가, 사람이 소중히 여기는 기치를 폄훼하려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모든 사람들은 평등하다. 하지만, 다만 어떤 사람들은 다른 인간들보다 더욱 평등하다는 걸 강조하려던 것뿐.

         

         무수한 거부감과 친근함이 공존하는 킴의 존재, 그 생명을 멋대로 일면식밖에 없는 내가 저울질하고 있다는 무게는 무진장 가벼우면서도, 동시에 한없이 무거워서 지금도 내 어깨와 머리를 거칠게 짓누르고 있었으니까.

         

         아마 내 이기주의, 이쪽이 가진 손 패를 먼저 선뜻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안전제일주의적 지향성이 킴 자체보다 무거운가를 저울질하는 계산이 약간은 있었으리라.

         

         결국 가장 좋은 건 상대가 굽히고 들어오게 만들거나, 당사자가 스스로 포지션과 속내를 실토하게 만드는 것.

         

         그걸 위한 포석 작업으로 한다는 게 겨우 휴민트 수집인 건 아쉽지만 뭐 기록이 없는 유령을 상대로 어떻게 해. 발품이라도 열심히 팔아야지.

         

         굳이 운명이니 인과 같은 힘있는 단어를 함부로 쓰고 싶지는 않지만 이쯤 얘기했으면 상황이 꼬여도 존나 단단히 꼬였다는 게 진짜 씨게 느껴지지 않나?

         

         얼른 담판을 짓고 싶은 마음이 반이라면 나머지 반은 속단하기 어려운 주제를 떠안은 내 소시민적 감성이 분명하다. 음.

         

         무엇보다도 우리 언니, 헬레나는 거의 도시 생활 대부분을 함께 했던 절친이자 원수의 심장을 친히 가르고도 고작 성격만 좀 시니컬해진 채로 눈물을 삼키고 살아갈 만큼 씩씩했다지만. 나도 그런 게 가능할지는 모를 노릇이기도 하고.

         

         “……하아아.”

         

         입술과 입안에 남은 달짝지근한 칵테일의 여운이 묻어나기라도 하듯, 유달리 찐뜩한 한숨이 자연히 새어 나왔다.

         

         역시, 그것만은 정말 곧 죽어도 피하고 싶다.

         

         하지만 만약에. 정말 만약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다른 이의 손을 빌리는 게 아니라 적어도, 내가 직접. …응, 그래.

         

         하여간 이렇게, 모든 경우와 사소한 감정. 그리고 무엇보다 위중한 진실과 의도에 따라 대응책이 전혀 달라진다. 당연히 그 반응에 따라 취해야 할 스탠스도 응당 천차만별이고.

         

         거기까지. 어기적어기적 바닥에 풀어놨던 복잡하기 그지없는 공연한 걱정과 만약에 만약을 거듭한 고민들을 잘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로 다시 주워담아서 포장한 다음 한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쓰으으읍. 솔직히 이 정도면 얼추 내가 답지 않게 술까지 마셔가며 머리를 어떻게든 비우려던 처절한 사연의 배경을 충분히 토로한 만큼 얼마나 마음 고생을 하고 있는지 다들 슬슬 대충이나마 감을 잡았을 것 같은데.

         

         아니, 내가 밤을 샐 게 아니라. 오히려 푹 자면서 꿈을 통한 단편적인 정보 획득이라도 노려봐야 했나~ 같은 어처구니없는 한탄까지 들더라니까요 글쎄??

         

         ‘그런데, 이렇게나 처절하기 짝이 없는 불쌍한 사람의 고뇌를. 다짜고짜 모종의 분홍빛 시그널이라 해석해 버리시는 건, 꽤나 주책 맞은 농담이 아니신지…?’

         

         “…그, 아무튼지 간에! 호감이라기보단 오히려 심한 유감 쪽에 더 가까울 것 같은데요. 굳이 제 용건의 성격을 따지자면은.”

         

         “무얼. 나야 자네가 상처받고 실연한 것처럼 굴길래 영락없이 무슨 미련이나 관심이 남은 상태인 줄로만 알았는데. 딱히 그런 방면의 문제가 아니라니 되려 다행이군. 과한 스트레스와 감정 격앙으로 이대로 우는 건 아닌가 꽤 조마조마했다네.”

         

         “시, 실연?! 거기에 울다니! 내가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아니, 이게 어떻게 보면 실망과 배신감 때문에 일어났다는 점에선 굉장히 유사한 속성이 있긴 한데…!”

         

         뉘앙스와 단편적인 한탄만 들으시고도 노련한 중개사답게 의외로 내가 꾹꾹 묻어둔 부분을 정확하게 읽어 내신…건가? 아니지, 완전히 빗나갔다. 암.

         

         무사히 잘 살아있는 꼴을 보게 된 건 반갑지만 이렇게 만나고 싶지는 않았고, 또 내심 학수고대하던 네오 헤이븐의 진정한 오리지날 주인공 대신 한국인이 자리한 내막이 황당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거 ‘자세히도 조사했으면서 괜히 아닌 척한다’는 의뭉스러운 눈빛부터 좀 치워달라 부탁했다가 예상치 못한 상태로 얻어맞기엔 너무 통렬한 원투 펀치였다.

         

         홀로 청승맞게 칵테일을 홀짝이며 신세 한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될 만도 하긴 하구나. 응, 그건 맞네.

         

         ………미친, 억울해!! 내가 대체 왜 그런 풋풋한 취급을…!

         

         진지한 고민 상담 겸 탐문 조사에 기도 안 차는 로맨스 스캠 향 첨가는 진짜 누가 봐도 불필요한 조미료거든요!?

         

         “아닙니다. 틀리셨어요. 진짜 전혀 달라요. 그냥 이 킴이란 녀석이 저한테 심대한 고민거리를 안겨준 것 때문에… 아니면 정신적 피해라고 해야 맞나? 어?? 이게 곤란한 주제를 피해서 설명드리기가 진짜 어려워서 그런 거라.”

         

         “그래, 그래. 아예 이 참에 마음껏 털어놓게. 당장 킴이 다른 도시로 나갈 예정도 없지 않나? 사람 소식이나 입에 발이 달려서 도망가는 것도 아닐진대, 시간이 늦으면 늦는 대로 간만에 초대할 터이니 집에 와서 또 마저 떠들면 될 노릇이지.

         

         집사람이 요즘 요리 실력이 더 늘었는데 말이야, 아샤 양이 놀러 오면 솜씨를 한 번 제대로 발휘하겠다고 아주 벼르고 있는데….”

         

         그, 왜 어르신 같은 분들은 남의 연애 소식에 유난히 관심이 많아지는 걸까. 심지어 실체는 그런 분홍빛과는 거리가 먼 선홍색. 굳이 따지자면 검붉은 색채가 가득하고 무시무시한 갈등 기류인데 말이다.

         

         슈나이더 아저씨…. 인상이 더할 나위없이 밝아지신 건 정말 좋은데. 거 원래보다 너무 느슨해지신 게 아니십니까.

         

         씻을 수 없는 상처, 가족을 잃은 아픔을 간직한 매서운 의뢰 알선 전문가의 기백을 어디갔는데요. 아니면 이게 다 아는 지인 손님이라 보여주시는 의외의 면모인가?

         

         아주 유쾌하게 물러지시는 걸 넘어 능글맞아지셨네 그냥!

         

         이걸 그냥 확 말해버려? 아니면 내가 꾹 참고 말아??

         

         본래 페일 로드 바라고 하면 헬레나를 비롯한 동료 캐릭터 서넛과 각종 랜덤 인카운터가 분포한 만남의 광장.

         

         거기에 오너 겸 메인 바텐더인 슈나이더 맥퀸은 초반부터 후반까지 다양한 퀘스트 라인 제공을 담당한 걸로도 모자라, 괜찮은 장비와 소모품들을 찾아주는 거래상 인맥 역할도 겸해 주신 분이니까.

         

         어쨌거나 주인공 역할을 맡은, 혹은 갈취한 킴에게 지나친 판단 기준을 들이대는 건 나 하나로도 족하니까 너무 선입견 따위가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해서 얘기만 듣고 가려고 한 건데.

         

         …에이씨, 몰라! 이건 명백한 네 죄다? 어?? 난 분명히 피해 보상 이상으로 계산해서 칼같이 영수증을 끊어줬어?

         

         “저, 그 인간한테 돈을 좀 떼먹혔어요. 빌려준 건 아니고 그냥 믿고 건네준 쪽에 더 가깝긴 한데 그 뒤로 바로 연락이 끊겨버려서….”

         

         “허어… 제일 중요한 걸 먼저 말하지 그랬나!! 고 젊은 친구, 그렇겐 안 봤는데 예상외로 쓰레기 새끼가 따로 없었군.”

         

         크레딧 이슈, 금전 문제는 중대사라는 모든 도시인들의 일순위 진리답게 그 효과는 확실했다나 뭐라나.

         

         오죽하면 탈선하려던 얘기가 곧바로 되돌아온 걸로도 모자라, 마음 고생이 심했을 거라며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이제 더는 안 내주겠다던 달달한 디저트 칵테일을 냉큼 준비해서 찰칵찰칵 셰이크 하기 시작하셨다니까?

         

         이것 참, 내 자존심 값치고는 너무 싼 것 같기는 한데.

         

         하, 진짜. 맛은 또 확실하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우우~ 쓰레기.

    죄송합니다. 분량 조절 실패로 인해 에피소드 도입부가 좀 늘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의외의 사태에 아샤가 확대 해석하며 걱정하는 심경에 대해 상세한 서술은 꼭 필요하다고 여겼기에, 휙휙 건너뛰며 행동으로 은근히 보여드리기 보단 좀 자세한 서술을 첨부하고자 욕심을 부렸습니다.

    제가 손이 더 빨랐다면 연참으로 지루하실 틈이 없게 잇달은 연재분을 보여드릴 수 있었을 텐데…! 힝.

    그래도 못난 글을 언제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날씨가 습해서 체력적으로 탈진하기 쉬운 만큼 온열 질환 조심하시고, 문화재가 무너질 정도로 장마 피해가 심대하다니 문제가 예상되는 부분은 미리 대비하셔서 무사히 우기를 넘기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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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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