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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6

       *** ***

       

       

       ‘호천안.’

         

       모용연화의 남동생인 모용찬경은 호천안을 떠올리자마자 아니꼬운 기분에 휩싸였다.

         

       분타에 잠입하기 전 호천안 일행에게 불려간 모용찬경.

         

       호천안 일행의 아리따운 미모에 가슴이 쿵쾅거렸던 모용찬경은 그들이 말하는 용건을 듣자마가 피가 팍 식었다.

         

       [호천안이라는 분을 감시해 달라 이겁니까?]

         

       [어디까지나 연인 연기가 이성적인 연기임을 감독해 달라는 거지요.]

         

       그게 그거잖아.

         

       그런 생각을 떠올린 모용찬경은 이내 호천안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울 수밖에 없었다. 웬 놈팽이 같은 게 누나랑 연인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도 아니꼬운데 이 빌어먹을 자식은 이런 미녀들을 줄줄이 달고 다니면서 관심을 한 몸에 받아?

         

       흑묘는 당소열이 만든 검을 보여주며 말했다.

         

       [이런 수준의 검을 한 자루 만들어 드리지요.]

         

       [아니, 내가 왜?]

         

       [만드세요.]

         

       [예.]

         

       흑묘의 차가운 눈빛에 곧바로 꼬리를 내린 당소열. 그런 당소열의 검이 걸린 요청에 모용찬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보상이 없어도 부탁을 들어줄 판이었는데 보상까지 걸렸으니 모용찬경이 마다할 리가 있었겠는가.

         

       없던 혐의점도 만들어 보고할 태세의 모용찬경.

         

       그런 모용찬경의 눈에 모용연화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소, 소저…”

         

       “오늘 저녁에는 찾아오지 말라 말하지 않았나요.”

         

       “미안하오 하지만…연화 소저가 말한 꽃을 구하여…”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호천안을 마구 휘두르고 있는 모용연화와 모용연화에게 마구 휘둘리며 꽃을 든 채 쩔쩔매며 모용연화의 뒤를 쫄레쫄레 쫓아다니는 호천안.

        

        모용찬경의 귀에 둘의 모습을 지켜보던 하인들이 쑥덕거림이 들려왔다.

         

       “어제는 그리 남사스럽게 딱 붙어서 계시더니 오늘은 또 왜 저러신담?”

         

       “남자를 쥐락펴락하는 것에 맛을 들리신 게지.”

         

       “흐흐, 천상 여우시구만 그려.”

         

       “그래도 표정을 보아하니 싫지는 않으신 모양이야.”

         

       하인들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쑥덕거리는 말을 들으며 모용찬경은 미묘한 눈으로 모용연화를 바라보았다.

         

       뒤에서 꽃을 든 채 쩔쩔매고 있는 호천안에게 매몰차게 대하고 있었지만 정작 앞서 걷고 있는 모용연화의 얼굴에는 흡족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런데 모용찬경의 눈에는 어쩨 그런 모용연화의 표정이 연기가 아닌 진심인 것처럼 느껴졌다.

         

       ‘에이, 아니겠지…’

         

       모용찬경이 내심으로 고개를 젓고 있는 와중.

         

       모용연화와 호천안은 전음을 주고받고 있었다.

         

       -일반 무인들은 혐의점이 아예 없다 봐도 무방하겠소. 움직임이 깨끗하더군. 다만 일부 방계들에게 불온한 중얼거림을 들었소.

         

       -어떤 중얼거림입니까?

         

       -이제 머지않았다느니 곧이라던지 제법 의미심장한 말을 흘렸소. 그러나 정작 그런 중얼거림을 흘린 이들에게는 아무 낌새도 느껴지지 않더군.

         

       -수상하네요.

         

       -반면 분타장과 분타의 핵심 고수라고 할 수 있는 자들은 연무장은 물론이고 어느 곳에도 코빼기를 보이지 않더군. 이 분타에서 그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이유가 하나도 없음에도 말이오.

         

       -저 역시 첫날 이후 그들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역시 분타주와 중진들은 숨어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다고 봐야겠구려. 그리고 그들이 숨어 있는 장소는 분타주의 처소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겠구려.

         

       -허나 분타주의 처소는 뇌검낭인님께서 우연히 들어가기에는 너무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그러니 틈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소?

         

       전음으로 이어지는 호천안의 계획을 들은 모용연화는 속으로 감탄했다.

         

       개입할 명분도 적절하고 분타주 역시 반응할 수밖에 없는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역시 유능하시군요.’

         

       아무리 나름대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었다고 한들 능숙하게 분타를 휘저으며 착착 일을 풀어가고 계획하는 호천안의 행보는 일견 신기하기까지 했다.

         

       “연화 소저…함부로 찾아온 것은 미안하오. 그러나 사람의 정성이 있으니 이 꽃이라도 받아주지 않겠소?”

         

       호천안이 모용연화의 앞을 가로막고 반무릎을 꿇은 채 꽃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런 호천안을 바라보며 새침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용연화는…

         

       짜릿함을 느끼고 있었다.

         

       “글쎄요.”

         

       연기인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연기라 할지라도 이런 유능한 남자를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사실이 주는 전능감이라는 것은 쉬이 떨쳐내지 못할 자극적인 것이었다.

         

       모용연화는 그런 자신의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괜스레 호천안을 탓했다.

         

       ‘뇌검낭인님께서 연기를 너무 잘하시지 않나요.’

         

       호천안이 내민 꽃을 잡기라도 하려는 양 살짝 손을 내밀자 곧바로 화색을 띄우는 호천안의 연기.

         

       내가 이 남자를 쥐락펴락할 수 있다.

         

       그런 느낌을 완벽하게 전달해주는 홀린 자의 표정 그 자체였으니 연기라는 것을 알아도 마치 실제 상황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아!”

         

       호천안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마치 꽃을 받아줄 것처럼 손을 뻗던 모용연화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섰기 때문이었다.

         

       그런 호천안을 바라보는 모용연화의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

         

       “고작 꽃 한송이라니, 너무나 초라하지 않습니까.”

         

       “그, 그런…”

         

       “적어도 한 다발은 가지고 오셨어야지요.”

         

       곧바로 풀이 죽어버리는 호천안. 그런 호천안을 바라보던 모용연화는 호천안의 손에서 꽃을 홱 낚아챘다.

         

       “후후, 이번만입니다.”

         

       “소, 소저!”

         

       그대로 꽃을 받아든 채 떠나버리는 모용연화 뒤로 호천안이 소리쳤다.

         

       “내, 내 다음에는 꼭 그대에 어울리는 꽃다발을 바치겠소!”

         

       호천안의 외침을 들으며 연신 입꼬리를 씰룩이는 모용연화. 그리고 그런 모용연화과 호천안을 보며 연신 입방아를 찧는 하인들의 수군거림.

         

       “아니겠지…아닐거야…”

       그 광경을 모두 지켜본 모용찬경은 그렇게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 ***

         

       섬서분타 내 밀실.

         

       밀실에 들어서서 포권을 해 보이는 모용석질을 확인한 분타주 모용진객을 입을 열었다.

         

       “보고하도록.”

         

       “예. 모용연화는 여전히 별다른 낌새를 눈치채지 못한 듯 합니다.”

         

       “본가의 인원이 그리 허술하게 조사하려 들지 않을 터인데, 어째서지?”

         

       모용석질은 잠시 묘한 표정을 짓다가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다른 곳에 정신이 팔린 듯합니다.”

         

       모용석질의 애매한 보고에 모용진객은 눈을 가늘게 뜨며 기세를 흘렸다.

         

       스스스스!!

         

       순식간에 창백해지는 모용석질의 안색.

         

       “숨기는 것 없이 명확히 보고하라.”

         

       “큭, 용서를…!”

         

       한동안 모용석질을 압박하던 기운이 말없이 거두어졌다. 모용석질은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

         

       “헉, 헉…모용모의 손님인 호천안이라는 자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모용연화는 그자와 눈이 맞은 듯 합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어처구니없는 말이로군.”

         

       “허나 사실입니다. 그 호천안이라는 자가 적극적으로 모용연화를 쫓아다니고 있고 모용연화는 아무래도 그 호천안이라는 자를 휘두르는 일을 즐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를 포함한 분타의 무인들이 그런 광경을 다수 목격하기도 했고…감시 인원들의 보고 역시 일치했습니다. 또한 두 사람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았다는 하인들 역시 많습니다.”

         

       “연기일 가능성은?”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났습니다. 애초에 호천안이라는 자는 모용모가 데리고 왔는데…그 녀석의 성정이야 분타주님께서도 잘 알지 않습니까. 모용모가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분타를 배신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흠.”

         

       “무엇보다 호천안이라는 자는 후기지수라고 부를 수 있는 무인입니다. 실력은 모용모보다 확실히 윗길인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그 정도의 무인이 저런 추한 모습을 연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암실에는 다시 한번 침묵이 흘렀다.

         

       “…결국 본가의 후기지수라고 할지라도 연심을 다스리지 못하는 여자였군.”

         

       “모용연화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할까요?”

         

       “연심에 취했다면 그대로 두어라. 감시를 소홀히 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괜히 자극을 주어 각성시킬 필요는 없겠지.”

         

       “존명.”

         

       분타주는 손을 내저었고 모용석질은 암실을 빠져나왔다.

         

       “후우.”

         

       모용석질은 복잡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공이 더욱더 고강해지셨군.’

         

       모용석질은 방금 전 자신을 압박하던 모용진객의 경을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명색이 초절정의 무인이었지만 그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절로 몸이 떨릴 정도로 끔찍한 기운이었다.

         

       무공이 고강해진 것은 모용진객 뿐만이 아니었다.

         

       분타의 핵심 고수이자 중진이라 할 수 있는 나머지 세 명 역시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저 암실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

         

       본가를 넘어서길 원하는 분타의 일원으로서 분타주와 핵심 고수들이 성장했다면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모용석질의 안색은 펴지지 않았다.

         

       다혈질에 야망이 넘치긴 했지만 그래도 방계들은 살뜰하게 챙기던 모용진객.

         

       그런 모용진객은 변했다.

         

       무공이 고강해지면 고강해질수록 말수는 적어지고 신경은 날카로워졌다.

         

       근래에는 보고 중 말을 흐렸다는 작은 이유만으로도 기세를 발출하기 일수였으니 모용석질은 보고를 올릴 때마다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이것이 옳게 된 길인가.

         

       잠시 회의감에 휩싸였던 모용석질은 이를 앙다물었다.

         

       “이것이, 옳게 된 길이다.”

         

       구매한 삼림에서 광산이 터진 이후 섬서분타의 모두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열정적으로 광산을 일구어나갔다.

         

       섬서분타의 광산은 그야말로 이 섬서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광부들이, 상인들이, 기술자들이 몰려들었고 사람이 몰려드니 자연스럽게 사람이 사람을 부르고 그런 사람은 물류와 마을을 만들어냈다.

         

       섬서분타의 광산은 섬서의 새로운 심장이 되었다.

         

       섬서분타의 방계들은 그 사실에 자부심을 가졌다. 그 자부심만큼이나 기대 역시 부풀어 올랐다.

         

       비록 분타이나 섬서에 이름난 화산파나 종남파, 모용세가 본가에 못지않은 명성과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그러나 세상은 섬서분타 방계들의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았다.

         

       그들은 방계였으니까.

         

       섬서 전체의 경기가 부흥했고 그 덕을 입지 않은 문파와 세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나 섬서분타는 섬서의 주류로 취급받지 못했다.

         

       세인들에게 대단한 것은 모용세가지 광산을 일군 섬서분타의 방계들이 아니었으니까.

         

       섬서분타의 방계들은 그런 세인들의 인식을 바꾸고자 노력했다.

         

       광산을 일구고 섬서 전체의 경기를 부흥시키기 위해 들인 노력을 인정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노력의 결과 돌아오는 것은 인정은커녕 분타 주제에 본파와 같은 대우를 받으려 한다는 수군거림뿐이었다.

         

       그 시절을 떠올린 모용석질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섬서를 이토록 발전시키기 위해 땀흘려 열심히 노력했거늘, 그 당사자를 앞에 두고 요녕에 있는 모용세가 본가의 의사를 묻던 섬서의 대문파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울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직계와 방계의 차이를 당연시 여기며 섬서에 방문할 때마다 그들이 쌓아 올린 노력으로 이루어진 환대를 누리고 가는 본가의 직계들.

         

       그럼에도 섬서분타의 방계들은 포기하지 않고 정진했고 마침내 성과라 할 수 있는 수확을 거두었다.

         

       분타주 모용진객이 화경의 경지를 개척했다.

         

       섬서분타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제 분타에 화경의 고수도 탄생했으니 섬서에서도 크게 인정받을 수 있겠구나!

         

       그러나.

         

       화경의 고수가 탄생했음에도 분타주 개인의 명성만 올랐을 뿐, 모용세가 섬서분타의 인식이 바뀌는 일은 없었다.

         

       그제야 섬서분타의 인원들은 깨달았다.

         

       이곳이 섬서‘분타’인 이상 세상은 섬서분타를 영원히 모용세가의 부속품으로만 여겨질 것임을.

         

       그들이 일군 광산은 섬서분타의 광산이 아니라 모용세가의 광산이었고.

         

       그들의 노력으로 성취할 결과는 섬서분타 방계들의 이룩한 결과가 아니라 모용세가에서 만들어낸 결과로 여겨질 것임을.

         

       “어찌하여 우리가 이곳에 있음에도 오천 리는 족히 떨어진 요녕의 본가만을 바라보는가.”

         

       그날의 분함을 떠올린 모용석질은 암실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분타의 대표 고수들은 곧 수련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고.

         

       그들이 보여줄 강력한 힘과 새로운 신공의 등장에 무림은 경악할 것이며.

         

       이 섬서분타가 그들이 수군거리는 것처럼 모용세가 그 자체가 되어 이 무림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지.

         

       ‘그날 비로소 섬서분타는 지난 날의 모든 노력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잠시 멈추었던 모용석질의 발이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많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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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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