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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6

        

         “헌데, 진짜 출입 금지 블랙리스트엔 안 올려도 되겠나? 아가씨니까 이리 점잖게 피치못할 사연이 있었나 따로 알아봐 주는 거지, 보통 장비 사느라 생긴 가벼운 빚 정도라면 몰라도 돈 얽힌 문제를 똑바로 정리하지 못해서 여기까지 끌고 오는 녀석은 영 못미더운데.”

         

         “……네?”

         

         하여간 중간중간 맞장구도 치고, 예전 경매 호위 의뢰 이래로 처음 방문한 것인 만큼 시시콜콜한 잡담을 조금씩 섞기도 하고.

         

         간만에 밀린 안부 인사를 나누는 게 즐겁지 않다는 정 없는 소리는 절대 아니었으나, 바쁘기 짝이 없는 슈나이더 씨를 공짜 음료나 얻어 마시는 내가 영원히 붙들고 있는 것도 안 될 노릇.

         

         슬슬 자리를 파하는 게 좋긴 할 텐데, 그렇지만 이걸 어떻게 말을 꺼낼까.

         

         혹시 아쉬운 말만 하다가 용건이 끝났다고 가보겠다는 건 너무 속물적인 이미지가 남을 법도 하니, 아무래도 역시 계산을 억지로 하는 편이 좋은 거 아닌가.

         

         이게 또 옆세대로는 물론이고 위로도 가족까리 서로 아는 사이다 보니까 친근함과 무례함 사이의 거리감을 어렵네~ 같은 별 시답잖은 생각을 하던 찰나에.

         

         아저씨가 꽤나 정색하며 화를 내셨다. 그것도 심지어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을 통렬하게 꼬집으며.

         

         출입 금지시킨다고요? 누구를요…? 아, 킴을??

         그야, 녀석 말고 지금 주제에서 이름이 튀어나올 사람이 없긴 했는데. 정말 다짜고짜?

         

         “아니이… 그게, 그 인간 사연이 궁금한 건 분명 맞는데. 저도 굳이 크레딧을 아까워서 회수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피치못하게 업무상 접점이 생겨버려서 이제 겸사겸사 조사를….”

         

         “아무리 아샤 양이 관대하게 넘어가줬다 한들, 어지간히 중차대한 이유가 있던 게 아닌 이상 감히 신뢰를 담보로 삼은 원죄가 어디로 사라지는 건 아니지. 더군다나 시간까지 넉넉하게 줬다면서!”

         

         생각할수록 영 괘씸하다는 듯 슈나이더 씨가 노골적으로 쯧쯧 혀를 차셨다.

         

         참 이상하지, 분명 이 주제에서 짜증을 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기실 누구보다 이쪽인데. 남이 대신 더 버럭! 화를 내버리니, 꼴에 주인공 역할을 꿰찬 인간이라고 덜컥 킴을 변호하는 구도로 흘러가버리는 게.

         

         하긴 이 근방에서 욕심 많기로 유명한 그 큐볼조차 애당초 셈을 널널하게 해서 딴 주머니를 찰 여유를 만들었다면 모를까, 약속한 크레딧을 안 주고 떼어먹는 경우가 없던 걸 고려하면. 돈 계산에 함부로 장난질을 친단 인상이 남기는 각인의 크기를 내가 좀 얕잡아 본 걸지도 모른다.

         

         일단 명색이 주인공이 되기는 했으니까…. 내가 죽어라 미워하고 아니꼽게 봐 봤자 그 무게감을 약하게 만들 순 없을 거라는 다소 안일한 마음을 가지고 말이지.

         

         응, 그도 그럴게. 네오 헤이븐이 지옥의 억까가 많았으면 많았지 뭐든지 주인공 친화적으로 잘 풀리는 편의주의적 동네랑은 거리가 멀었지. 망할.

         

         …아니면 설마, 말을 전한 주체가 나인 만큼 이것 모두가 전부 나로 인한 추가 변수?

         

         딴에는 변명 삼아 가벼운 견제구를 날린다 했지만, 아무래도 슈나이더 씨와 훨씬 친밀한 내가 피해를 봤다며 매달린 시점에서 관계성이 옅은 킴은 자가 변호 찬스조차 얻지 못한 채 실직하게 생겼다는 뜻?

         

         시작 신호가 미처 떨어지기도 전에 출발선에서 철산고 맞은 채 밀쳐내지는 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불쌍하잖아. 심지어 심판마저 한 패거리인 상태로.

         

         이게 그 한 번 잘못 찍히면 답도 없다는 인맥의 힘, 얼굴 영업의 강함인가 그거냐!

         

         “그, 정확히 상환 말미를 정하지 않은 제 잘못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요…?”

         

         “에잉… 너무 사람 좋게 구는 것도 병이라네. 그간 얼마나 억울하고 마음 고생이 심했는지 여태 다 들었거늘, 그깟 소문 좀 전달해주는 걸로 이 하소연을 듣고 넘어가기엔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아.”

         

         어쩔 수 없다. 그럴 계획은 전혀 없었지만 잠시 한국인 전문 이세계 인권 변호사로 전직하자.

         

         즉흥적으로, 상황과 때에 따라 약간 병 주고 약 주는 등 치사하게 굴었던 이력을 자꾸 늘리는 건… 상당히 합리적이 아니지만. 이대로 폭주 기관차가 레일에서 탈선하는 걸 지켜보기만 하는 것도 못할 노릇이지 않나.

         

         트롤리의 딜레마? 적어도 그 레버를 쥔 사람은 똑같이 문제 출제자한테 끌려온 신세기라도 했겠지, 자기 손으로 인질을 가져다 묶어서 던져 놓은 건 아닐 꺼 아뇨!

         

         모든 증거가 확보된 이후 법정에 세운 다음 정당한 심판을 내린다면 모를까 이런 졸속 응징은 본의가 아니라는 감상과 함께, 속으로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최소한의 도리로 커버만 쳐주려 노력했다.

         

         “무얼 그렇게 사양하나? 아샤 양 정도면 어마어마한 자수성가의 표본이니 신의를 가치를 모르는 놈들을 좀 막대해도 괜찮아. 나야 저금도 경력도, 인맥도 있었서 얼른 다시 자리를 잡은 거지만 아가씨는 다르지 않나? 난 솔직히 자네가 네오 헤이븐으로 들어온다 했을 때, 몇 년은 족히 같이 살 줄 알았어.”

         

         “하, 아하하…. 칭찬 감사합니다…?”

         

         아, 방금 그걸로 안 좋게 보시는 포인트를 얼추 알은 것 같다. 차마 내 입으로 설명하기 부끄러운 추측이 가득하지만.

         

         현역 시절에 관한 묘사도 그렇고, 본래 게임에서 내가 기억하고 있던 모습도 그렇고. 개인적인 유감 같은 걸로 사업을 그르치는 스타일은 아니셨으니까, 단순히 오늘따라 말씀이 길어지신다고만 생각했으나.

         

         그 슈나이더 맥퀸이 용병업 이외의 삶과 방식을 모르는 맹수였다면, 현재 슈나이더 아저씨는 정신적으로 건강하다 못해 애처가 및 딸바보 기색이 틈만 나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댄디한 중년 남자.

         

         생계 유지의 일환으로 여전히 원작과 똑같은 가게를 개업하셨을 뿐 아마 속내 자체는 완전히 다른 것이리라.

         

         만약 하인리히 할아버지가 날 발렌타인 성씨로 입적시키지 않았다면 수양딸처럼 과분하게 대접했을 거라 옛날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가족 같은 여자애가 집 나와 상경해서 한참 고생하고, 최근에 무슨 가혹한 방송계와 해커 업계를 전전하며 앞가림 좀 하나 싶었는데… 액수도 불분명한 사기 피해 당한 걸 도와달라며 직장으로 찾아오면 과연 심경이 어떨까.

         

         금전 문제가 살짝 엮이긴 했지만 심각하진 않다. 어쩌다 보니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지게 되었을 뿐이다.

         

         위와 같은 전제사항을 여러 차례 강조한 보람이 있었는지 너무 죽이네 마네 하는 영역에서 사고를 탈피해주신 건 감사한데, 전 피해 구제 신청을 하러 온 게 전혀 아닌데요!

         

         나와 전혀 다른 각도에서 네오 헤이븐에 접근하려 한 수상자가 있다는 가설이 힘을 얻은 시점에서 충분히 만족했으니까 부디 그러지 말아주실래요 제발?

         

         “그래서, 결국 피해액이 얼마인가? 한 사오 십만 크레딧쯤 되나? 반쯤 초면에 선뜻 쥐어 준 모양인데, 설마 성실한 아가씨가 백만이 넘어가는 거금을 함부로 쾌척하진 않았겠지.”

         

         “그으으…렇죠? 네에.”

         

         눈치를 밥 말아먹은 인간이라도 이쯤은 직감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바보같이 해맑게 ‘1억인데요!’ 같은 대답을 솔직하게 곧이곧대로 날렸다간, 여지껏 한 설득이 무색하게 한바탕 뒤집어지고도 남을 거란 걸.

         

         아니, 제로가 매일 연료 삼아 태우는 유지 관리비용만 얼마인지는 아십니까? 달마다 정산되는 총 수익금을 또 어떻고! 내 금전 감각이 살짝 괴리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라는 점은 참작해줘야 한다 진짜로.

         

         그나마… 달달 외우고 있는 아이템 시세표 같은 걸로 현실감을 챙기고 있기는 하다만.

         

         “근데, 전 상상하신 것처럼 착실하게 생활한 기억은. 생각보다 딱히… – 아샤님? 방해해서 죄송합니다만 급하게 전달드릴 말씀이 있어서. – …잠시만요, 연락이 와서. 왜? 마사나리가 슬슬 따돌림당하는 게 싫대?”

         

         “음?”

         

         그의 과도한 확대 해석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어야겠다는 의도 반, 거기에 기왕 책임지고 핑계를 중첩하는 거 내 이미지를 희생해서라도 킴의 숨구멍은 보장해주어야겠다는 배려 반으로 동향인에게 구명 보트를 준비해주려고 했는데.

         

         갑자기 끼어든 부드러운 참견에 손바닥을 들어 일시적 작전 타임을 외치게 되었다.

         

         – 아닙니다. 그저 언니 분께서, 미스 헬레나가 방금 막 내점하셨다는 걸 전해드리고자…. –

         

         

         “흐흐흥♪ 이게 웬 깜짝 선물일까. 아샤가 여기 와 있었어? 자택 근무가 최고라 할 때는 언제고. 설마, 간만에 이 언니랑 함께 나들이라도 가고 싶어져서 이렇게 놀러 나온 걸까.”

         

         

         푹신! 하고. 거기서 소리가 날 수 있었다면 아무튼 그런 효과음이 나지 않았을까 싶은 기세로, 삽시간에 뒤통수가 가슴 사이에 파묻히고 목에는 늘씬한 팔이 둘러졌다.

         

         덧붙여서 참견이면 참견이지, 그걸 구태여 ‘부드럽다’는 말을 붙여가며 표현한 이유가 이것. 제로의 보고가 미처 다 끝마치기도 전에 곧장 머리와 목덜미에 느껴지는 비단결 같은 머리와 피부의 감촉.

         

         그리고 헬레나의 체취마저 은근히 어우러진 궁극의 정신 교란 삼위일체 공격에 별도 수식어를 안 쓴다면 언제 또 적절하게 쓰겠어.

         

         가게 꽤 여유 있게 넓다 해도, 아예 작정하고 가로막지 않는 이상 입구에서부터 카운터 석까지의 최단 거리는 그다지 동선이 늘어지지 않았다는 게 패착이 아니었을까.

         

         “아니, 따지고 보면 내 직장이기도 한데 여기 정도라면. 안녕, 헬레나아…. 아! 언니이이…!!”

         

         “왔구먼. 안 그래도 휴가 기간에 질서유지청에서 ‘물건 납품’에 실수가 있었던 게 아니냐며, 이대로는 뭐 성공 보수금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꼭 전달하라 하던데. 따로 연락을 받긴 받았나?”

         

         “그건 상관없어요. 안 그래도 원체 찝찝한 게 많았던 일이라.”

         

         뭔가 공통된 지인 앞에서 ‘언니, 언니.’ 같은 말을 연호하기 겸연쩍어서 은근슬쩍 건너뛰려고 했더니, 내가 낯간지러운 부위를 이용한 스킨십에 약하다는 걸 이용해 꾹꾹 몸을 밀어붙여오길래 냉큼 항복을 선언했다.

         

         거 참 치사하기 짝이 없네.

         

         내가 천생 여자였으면 외려 긁혔을지도 모르는 데다가, 동성애가 만연한 시대에 이건 너무 노골적인 어필이 아니신지. 고백을 보류한 이후로 권유해오는 빈도와 세기가 훨씬 강해진 게 체감되어서 무서울 지경이다.

         

         가족 단위 용병이란 처음부터 깔고 들어가지 않았다면 묘한 추문이 돌아도 이상하지 않았다고? 심지어 당사자가 즐기고 있다는 게 더 악질이야.

         

         “그나저나 둘이 무슨 얘기를 그리 재밌게 하고 있었어요? 아샤가 드물게 열변을 토하고 있던데.”

         “엣.”

         

         

         어… 그건….

         

         큰일났다. 이런 얘기를 들려주는 게 괜찮으려…나? 시발, 그럴 리가 없지.

         

         여기서 괜히 슈나이더 씨가 킴 얘기를 꺼내 버리시면 진짜 참사가 따로 없다. 그러기 전에 조금 섣부르더라도 앞질러서 내가 대화 주제를 덧씌우는 게 맞다.

         

         왜냐고? 그야 ‘킴이라는 용병이, 댁 동생 돈 떼먹고 도망 다닌 전적이 있는 놈팽이라는데요?’ 같은 소리가 자칫 그녀의 귀에 직통으로 들어가버리면 그만한 대격변이 없을 테니까.

         

         겉으로는 다들 마냥 쿨하고 멋져 보여도, 감정과 마음이라는 건 굉장히 섬세해서 잔잔한 파문이 계속 남는 수면과도 같으니까.

         

         특히나 이미 ‘분명 죽인 상대가 다음에 멀쩡히 나타났으면 대체 어떤 얼굴로 마주해야 좋을까…?’, ‘어쩌면, 일란성 쌍둥이가 원수를 갚으러 온 걸지도 몰라!’ 같은 당혹스러운 고민 상담을 헬레나한테 직접 들었으니, 킴과 그녀가 여기 바에서 재회한 것까지 진척이 있던 건 확실하다.

         

         이미 단순 흥미도로만 따져도 두 사람이 용병 팀을 짤만 한 조건은 충분히 갖추어졌다지만… 슈나이더 씨처럼 먹튀에 관련된 얘기를 들어버리면 언니가 ‘…하는 수 없네. 한 번 더 벨까?’ 같은 미친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고.

         

         아, 이제 와서 ‘헬레나를 주인공과 엮이게 도와주겠다!’ 같은 어처구니없는 결심을 한 건 절대 아니랍니다?

         

         영광스럽게도 그녀 쪽에서 내게 호감이 있음을 열렬히 표현해주고 있을뿐더러, 원래 스토리에서도 그런 분홍빛 기류가 감도는 건… 진짜 한참이나 호감도가 오른 다음의 이벤트였으니까.

         

         마음의 준비가 많이 필요해서 그렇지, 엄연히 내가 먼저 썸을 타고 있는데 난입자 같은 존재를 허용할까 보냐! 어!? 어차피 기업 루트는 바빠서 연애할 시간도 없다고!

         

         일단 그럼, 얼른 후딱 따져보자.

         

         우리집 수입원은 크게 구분했을 때 대강 네 종류.

         

         규모로 줄 세워 따지자면 꼴찌가 건실하게 의뢰를 수행하고 받는 보수금.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단련 삼아 꾸준히 소일거리로 경력을 추가하고 있다 한들 단위가 다른 걸 어떡해.

         

         기업의 차명 의뢰나 대형 건수가 꽤 드문드문 보이긴 하지만 내가 그걸 아득바득 따오려고 노력하는 편은 아니니까.

         

         이제 당연히 첫번째가 대리인 헤멧 씨가 지금도 열심히 팔아주고 있는 각종 소프트웨어 수익금, 두번째는 내부자 거래 정황이 있다며 묶여서 조사 중이라 미처 받지는 못했지만, 운석 충돌 관련 부가금융 상품들의 정산 대금.

         

         그리고 크게 보면 단 한 번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세번째 위치를 차지한 걸로도 모자라 초기 군자금 문제 대부분을 해결해주고 킴에게 대출까지 한 근원과도 같은 내역이….

         

         “………..혹시, 퇴직금 전부 싸들고 카지노 순례 공연한 것도 자수성가 겸 재투자로 쳐주시는지에 대해 고해성사를 조금.”

         

         “”…….””

         

         슈나이더 씨는 하필 잃어버린 게 그렇게 한탕해서 번 돈이라 크게 개의치 않았던 거냐며 뭐라 묘사하기 힘든 황당한 표정을 지으셨고.

         

         헬레나는 아무 말없이, 얼얼함을 느낄만한 강도로 내 뺨을 쭈욱 잡아당겨 꼬집었다.

         

         아니, 아저씨라면 몰라도 언니는 왜!? 이미 예전에 한 번 끈질기게 추궁해서 전후사정은 대강 다 들었었잖아! 한 가지 실수에 대해 여러 번 벌을 주는 건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이야!

         

         우선 얼버무리는데 성공하기는 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음, 그거면 됐다.

         

         슬프게도 내 자존심과 이미지에 큰 오점이 남은 것 같기는 한데… 철저하게 이기는 싸움만을 한 게 언제부터 그리 큰 죄가 된 건지 원.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와중에도 힘들게 의뢰로 번 돈을 여기저기 탕진하는 인간들이 잔뜩 널린 게 이 업계이거늘, 왜 나한테만 다들 이렇게 엄격해?

         

         모범생은 한 번만 실수해도 손가락질 받는다는 그 이론이냐 이게.

         

         “아파, 레나 언니. 이러다 진짜 멍들 것 같아.”

         “괜찮아. 힘조절은 아주 완벽하게 하고 있으니까.”

         

         태연하게 조몰락거려지는 게 내 신세일지언정 헬레나에게 다른 말은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은 아저씨에게 눈빛으로 무사히 잘 전달했으니 그나마 안심이다.

         

         다만 분위기로 보건대, 오늘 탐문 조사는 아침 일찍 개장 시간에 맞춰 나온 보람도 없게 아마 여기서 종료될 예정.

         

         어딘가 심란해 보이는 헬레나와 어울려가며 동태도 좀 살펴야 할 것 같고, 슈나이더 씨의 초대도 꽤 진심인 것 같았으니 이따 따라간다 치면 벌써 일정이 한가득 찼지 않나.

         

         어휴, 인맥 관리만으로도 이렇게나 바쁘거늘. 킴 녀석은 앞으로 의뢰도 꾸준히 수행해야 하지, 사이드 퀘스트도 돌고, 메인 시나리오도 지키랴 아주 바쁘시겠구만 그래.

         

         제 스스로 들어간 영광된 가시밭길이니 동정은 하지않겠으나, 과연 이 다음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그 방향이 궁금하긴….

         

         “……아?”

         

         잠깐만, 의뢰? 독립한 솔로 용병이라면 입맛 따라 마음대로 일을 고를 수 있겠지만, 아직은 큐볼 패거리가 남아있는 시기의 말단 멤버니까… 타이밍만 잘 맞추면 넘치는 자원을 활용해 실컷 휘두를 수 있을지도?

         

         얼얼한 볼때기의 통증이 일종의 영감으로 작용한 걸까?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발품을 훨씬 덜 팔고도, 효율적으로 킴에 대한 생태 관찰 일지를 깔끔하게 완성할 수 있는 기가 막힌 방법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킴… 간신히 좆되지 않다! 일단은.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러다가 자칫 또 상하편으로 연재분이 나뉠 판이라, 일부 내용을 과감히 생략하여 한 편으로 얼른 합쳤습니다.
    차후 시간이 날 때, 스토리에 영향이 없는 선에서 약간의 잡담과 농담이 추가될 예정이 있는 편입니다.

    언제나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겨주시는 댓글과 눌러주신 추천, 모두 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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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I Became a Sub-Heroine in a Cyberpunk Game

Status: Ongoing Author:
No matter how many times I repeated the episodes, I couldn't clear the true ending of the open-world shooting RPG, Neo Haven. Just when I thought I finally cleared the hidden true ending... they want me to actually clear it without any help from the game system or save/load fea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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