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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7

       

        

        

        

        

       ───푹!

        

        

        

        선명하게 달궈져 빛나는 소음기, 꺼져가는 생명, 말 대신 새어나오는 선명하고도 불길한 숨소리, 목구멍을 타고 흘러나오는 금색의 액체.

        

        무릎 뒤쪽을 군홧발로 강타한 뒤, 스위치 블레이드를 목 옆에 가져다 대어 경동맥을 자르고 성대를 망가뜨리며, 그 후 늑골 사이를 찔러 양쪽 폐에 구멍을 낸다. 여기까지 단 4초. 그리하여 한 명이 소리조차 내지르지 못한 채 로비로 사출되었다.

        

        벙커 지하에 짙게 내린 어둠은 모든 소리를 흡수할 정도로 짙었고, 그리하여 다시금 적막이 일었다. 시체를 뒤질 시간은 따로 없었다. 건너편에서 두 명 정도의 인원이 또다시 접근 중이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군홧발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작은 소리로 자리를 벗어나는 한편, 집중하여 소리를 듣는다 – 달그락. 문틈 사이에 끼워놓은 자그마한 돌덩어리가 문이 열림과 동시에 땅으로 떨어지는 소리였다. 이를 통해 적이 대충 어디 있는지를 예상할 수 있었다.

        

        

        지하를 한 바퀴 돌아 다시금 왔던 길로 접근, 깨진 유리창을 조심스럽게 넘어 지하 레버 인근에 도달. 그 시점에서 독특한 영어 보이스가 들려왔다 – 그러나 그 시점에서 이미 안쪽으로 파고든 상황. 사격하지 못하도록 오른손에 스위치 블레이드를 꽂고 후두에 손날치기.

        

        그 시점에서 적은 꺽꺽대며 목을 부여잡는다. 무릎을 걷어차 넘어뜨린 뒤 목뼈를 꺾어버린 순간 한 명이 끝났고, 오른팔에서 스위치 블레이드를 뽑는 순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적. 재빠르게 투척하자마자 칼날이 눈에 박히고, 적은 그대로 뒤로 넘어져 쓰러진다.

        

        그렇게 세 명을 자르고 난 뒤, 드디어 암흑으로 가득히 뒤덮였던 지하의 조명을 켰다.

        

        시체 3구가 바닥에 적당히 널브러져 있었다.

        

        

        

       -??????????????

       -아니 시1발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옛날 웨포 탈환 미션에서 본거같은대….

       -벙커맵 지하까지 가서 천장조명 왜 다 박살내나 했네 ㅋㅋㅋ

       -이러면 뉴비들 무서워서 도대체 게임을 어떻게 해 이 무친련아!!!!!

        

        

        

        후우.

        

        스위치를 올리니 갑자기 적군이 3명이나 나타날 줄은 누가 알았겠어.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면서 상황을 정리했다 –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자면, 처음으로 해당 PVP 모드에 발을 들인 후로 며칠 정도가 지나, 나는 현재 EU의 맵 중 하나인 벙커에 와있었다. 별 건 아니었다. 본격적으로 이런저런 준비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었다고 해도 무방했다.

        

        메카 비얌을 잡을 준비 말이다.

        

        

        

       “…보아하니 이번에도 총이나 자잘한 것들 말고는 딱히 먹을 만한 게 없어보이네요. 아직 플리마켓이 안 열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업그레이드 아이템을 직접 파밍하는 건 효율이 그닥이라고 해야 할지.”

        

        

        

        그 말대로. 레벨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아직 원하는 물품을 원할 때 구매할 수 있는 상점이 열리기까지는 아직 4레벨 정도가 더 남은 시점이었다 – 그것도 그렇거니와, 필요한 물품을 플리마켓보다 더 싸게 구매할 수 있으려면 여러 상인들과의 우호도도 높여야만 했다.

        

        

        그리하여 요 며칠 사이 상인들을 꽤나 휘젓고 다녔다.

        

        만날 수 있는 상인들의 수는 총 여덟. 첫 날에 캐시 멘도자와 단장, 엔지니어와 딜러를 만났다 – 그 후 요 며칠 동안 만난 이들은 다음과 같았다 – 닥터, 헌터, 보스, 그리고 매버릭.

        

        이름에서부터 대강 알 수 있겠지만, 이들의 코드네임은 미확인구역이 전쟁통으로 변하기 전 무엇을 했는지를 대략적으로 암시하고 있었다 – 닥터는 전직 의사였고,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헌터는 산림관리원인 동시에 사격장을 운영하던 전직 군인이었다. 제공하는 서비스도 그쪽이었고.

        

        보스와 매버릭이 조금 기이하긴 하지만, 전자는 이른 바…맵에 흔하게 돌아다니는 적대적 AI 중 하나인 밴딧 세력을 일부 거느리고 있는 사람이었다. 듣자 하니 유저 밴딧, 요컨대 유딧 시스템도 이 양반이랑 적잖이 얽혀 있다나 뭐라나.

        

        그리고 후자는….

        

        

        

       ‘…이 양반이랑은 언젠가 꽤나 큰 사단이 한 번 날 거 같은데.’

        

        

        

        꽤나 큰 마피아 조직을 운영하는 세관 관리자였다. 설정만 보면 방금 설명한 보스와 닉네임을 바꿔야만 할 것 같긴 한데.

        

        좌우간 본래라면 염두에만 둘 정도의 양반이겠지만, 다른 일곱 명 가량의 상인들이 입을 모아 이 새끼를 조심해야 한다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해댔기에 어쩔 수 없이 내 인식도 해당 방향을 향해 쏠리게 되었다. 과연 이게 나중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이렇게 열심히 아이템을 파밍하고 다니는 이유는…아까도 약간 언급하긴 했지만, 사실상 결정적인 이유가 하나 있었다.

        

        일정 수준을 채우지 못하면 메카 비얌이 유저들을 강제로 쫓아낸단다.

        

        그것도 꼬리에 달린 플라즈마 병기로.

        

        

        

       “일단 퀘스트나 마저 밀도록 합시다. 레이더가 밴딧 킬카운트로 취급이 안 되는 건 꽤나 골치아픈데.”

        

        

        

       -총쏴서 잡는거보다 더빨리잡았네 ㅋㅋㅋ

       -윾진쉑 퀘스트라인 일반유저랑 똑같았으면 벌써 20렙은 찍고도 남았겠다

       -시키는건 더럽게 많은데 경치 준내짜게줌www

       -이카루스는 레이더 킬카운트를 합산시켜줘야됐다

       -무한리젠 아니었으면 세션 하나를 통째로 갈아마셨겠어 아주

        

        

        

        의료 시설을 올리기 위한 상인과의 거래량 및 우호도 충족, 발전기 레벨업을 위한 보안 시설 및 환기구 레벨업, 보안 시설 레벨업을 위한 지구력 레벨 올리기…내 몸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자체의 힘과 지구력과 같은 신체 스킬이 기본적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단 점은 실로 다행이었다.

        

        그리하여 요즘 – 요즘이라고 하기엔 이 모드에 들어선 지 고작해야 3일 정도밖에 안 되긴 했지만 – 내 세션에서의 루틴은 상당히 간단했다. 퀘스트를 진행하며 그나마 비싼 잡템들을 열심히 줍고, 가방을 빵빵하게 챙겨서 탈출하는 것이다. 그 다음 쓸모있는 건 쟁여두고 나머지는 크레딧으로 변환.

        

        어떻게 보면 단순명료하다고도 할 수 있었지만, 막상 눈 앞으로 닥쳐오니 실로 산더미같은 일거리 그 자체였다. 시간과 센스가 없으면 아주 느릿하게 올라갈 수밖에 없도록 실로 섬세하게 짜여진 구조라고 해야만 할까.

        

        취향이 맞으면 시간을 있는 대로 잡아먹는 괴물같은 게임이 아닐까.

        

        

        아무튼 몇 정의 총을 주워 확인했다. 탄창과 탄환까지 확실하게 살핀 결과 그닥 좋은 탄을 쓰는 총은 아니었기에, 그나마 팔 수 있는 파츠 몇 개만을 분리한 뒤 가장 쓸만한 총 하나만을 선택. AKS-74U. 거의 쏴본 적 없는 총이었으나 머리를 맞추면 어쨌든 누구나 죽기 마련이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오늘은 샷건으로 벙커에서 밴딧을 12마리 잡는 미션을 받았다. 그렇기에 레이더가 스폰된 순간 벽 한쪽에 고이 모셔두었던 샷건을 어쩔 수 없이 메인 총으로 쓸 필요가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소란을 일으키며 싸울 걸 그랬나. 그래야 외부에서 소음을 듣고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 – 혹은 밴딧이 생겨났을 텐데.

        

        

        

       “아직 시간이 있으니 밖을 좀 돌아다녀보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외부로 나간다.

        

        중앙에 헬리콥터, 남관과 동관, 북관으로 나뉘어져 있는 벙커는 맵의 핫플레이스 중 한 곳이었고, 여전히 근방에서 사격 소음이 치솟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걸쭉한 러시아, 혹은 영어 욕설이 밴딧의 존재를 증명했다.

        

        샷건으로 각을 좁히며 건물 내부 순찰을 개시. 밴딧을 잡는 방법은 간단했다. 방금 획득한 총으로 다리를 조금 박살내면 그 자리에서 풀썩 쓰러지고, 더 거리를 좁힌 다음 영면시켜주면 그만이었다.

        

        유저는 조금 까다롭다. 대개 수류탄을 던지며 거리를 급격하게 좁히거나 도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몸으로 들이받은 다음 12게이지 탄환을 무릎에 먹여주면 다리가 깔끔하게 박살나 무릎을 꿇고 기동성을 상실한다. 그 후에는 큰 문제가 없었고. 후자의 경우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리하여 느긋하다면 느긋하게 세 명 가량을 로비 혹은 천당으로 사출시켜준 뒤 남은 시간을 확인.

        

        

        

       “어느새 6분밖에 안 남았네요. 지하 벙커로 탈출해야겠다.”

        

        

        

        수십 분 전 내려갔고, 십수 분 전 올라왔던 길을 다시금 내려간다.

        

        지하는 조용하다 못해 소름끼치는 적막이 흘렀다. 그러나 딱히 중요한 건 아니었다. 확실한 건 나는 아까 레버를 딱히 올리지 않았고, 이쪽으로 탈출하려는 사람은 분명 레버를 올렸을 것이었다.

        

        그리하여 해당 방으로 갔을 때,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가 내가 잡았던 레이더를 팬티까지 벗겨먹었고, 레버까지 올려놓은 상태였다 – 이 다음에는 분명 버튼을 누르러 갔겠지. 이미 탈출했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상당히 곤란해질 것이었다. 이른 바 존버 중일 수도 있었기에.

        

        흐음.

        

        

        

       “대기하고 있는 사람 있으면 잡으면 되겠죠, 뭐. 슬슬 나갑시다.”

        

        

        

       -존버<<<<1도 신경안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세상에서 윾진만큼 개십쿨가이가 있을까?

       -단단히 준비해야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불도저마냥 밀어버리는 게 패시브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바바 야가는 자기 전 유진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옷장을 열어보고 잔다

       -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례차례, 천천히.

        

        물론 그런 스탠다드한 방법도 괜찮지만, 이카루스 오퍼레이터 중 태스크포스에 정식으로 소속된 요원들이 필수적으로 이수 및 숙달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반향정위 측정이었다.

        

        

        

       ───캉!

        

        

        

       -??????????

       -아니 선생님 미치셨읍니까??????

       -해석)나 왔다 새1기들아 빨리 탈출구로 꺼져라

       -뭐지? 자기가 왔단 것인가? 앞으로 벽에 샷건 개머리판을 후려치는 소리를 피하란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또 기행이야 또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이 채팅창에서 뭐라 떠들든 개의치 않는다.

        

        벽을 개머리판으로 후려치자 나는 둔탁한 소음. 그닥 소리가 크지 않다. 그렇다면 주머니에서 너트 하나를 꺼내어 철제 골조에 던지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넓은 공간에서는 입 안에서 똑딱거리는 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었다.

        

        그렇게 쇳소리가 들린 이후였지만, 따로 누군가가 있는 기척은 없었다. 그리하여 살금살금 걸어 철제 계단을 올라간 뒤 – 들어오기 전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제부터 맵이 좁아진다.

        

        입에서 혀를 굴리기 시작했다.

        

        

        

       “-….”

        

        

        

        일정하지만 그리 빠르지 않은 간격으로. 벽면에 부딪혀 나는 소리가 겹치면 데이터 파악이 어렵다.

        

        선명하지는 않지만 윤곽이 잡힌다. 사람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큰 문제는 없었던 것이, 사전에 보았던 시설 구조와 어귀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해당 부분을 중점적으로 수색하면 될 뿐이다.

        

        그리하여 얼마나 지났을까.

        

        

        

       “…흐음.”

        

        

        

        뭔가 가로막힌 듯한 느낌이 난다. 구체적으로는 천장에 부딪혀야 할 소리가 막힌다.

        

        영상을 몇 번 보기로는 전등과 사각계단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퍼엉!

        

        

        

       “아아악!”

        

       “전등 위에 있다니, 신박하기도 하지.”

        

        

        

        투두두두!

        

        그 와중 계단 아래쪽에서 대기하던 친구에게 턱이 뚫릴 뻔했다. 하필 이때 수류탄이 없어 아쉽긴 하지만 – 달그락. 계단통 벽면에 부딪혀 데구르르 떨어지는 수류탄을 보자마자 즉각 아래로 달린다. 푸시할 기회를 스스로 제공하다니 실로 고맙기 그지없다.

        

        계단통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대로 앞으로 점프, 순식간에 킬존을 벗어난다. 방금까지 내 몸이 그리던 기동 궤적을 십수 발의 탄환이 관통했기 때문이었다. 들고 있던 샷건을 빠르게 쏘아내자 좁디좁은 벙커 내부가 굉음으로 가득 차올랐다.

        

        

        

       “뒤로 빠져, 뒤로!”

        

       “항복! 항복! 서렌더! 위아 프렌들리!”

        

       “저도 프렌들리하게 여러분들을 로비로 사출시켜줄 수는 있는데.”

        

        

        

        선공을 쳐놓고 프렌들리를 뱉는 건 실로 아이러니 그 자체였지만, 원래 세상이란 게 그런 법 아닌가. 저런 선택을 내리는 친구도 충분히 있을 법했다.

        

        뭐어, 물론 내가 그걸 이해하고 봐준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그닥 탄이 좋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샷건은 근접전의 꽃이었다. 펌프액션 샷건이 12게이지 탄환을 토해내며 면 단위로 살상구역을 형성하고, 그 중 절반 이하의 쇠구슬이 방탄복으로 보호받지 않는 지점을 파고들면 가성비적으로도 내 승리나 다름없었다.

        

        장전된 탄환이 전부 떨어진 순간 저쪽이 가열차게 몰아붙이나 했지만, 아쉽게도 내 샷건탄 장전 속도는 – 특히나 교전 중 집중한 순간에서는 더더욱 – 같은 대거 팀 기준으로도 무지막지하게 빨랐다.

        

        

        찰칵, 찰칵, 찰칵!

        

        죽음의 씨앗이 관형 탄창 안으로 밀려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와 쒸1부랄 택티컬 장전 너무섹시해!!!!!!!!!!!!!!!!!

       -어떻게 1초에 3발씩 장전을 하냐고 무친룐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 이사람 샷건을 무한탄창으로 쏴요 ㅋㅋ

       -얌전히 탈출했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윾진련이 수적 열세다

        

        

        

        로비로의 사출은 결코 느리지 않았다.

        

        그리고 평온하지도 않을 것이었다.

        

        샷건의 총구가 두 명을 덮쳤다.

        

        

        

        

        

        

        

        

        

        

        

        

        

        

        

        

        

        

       “드디어 이 그지같은 포트 브래그에 블루 뱃저를 받고 다시 들어왔군요.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원사님?”

        

       “매 시간이 고통이지. 고통에 도가니에 합류한 걸 환영해줘야겠군.”

        

        

        

        한편, 가상현실을 누비고 있는 유진의 집으로부터 만 하고도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미국 – 포트 브래그. 더 유닛의 모태 그 자체인 바로 그 기지의 입구로 북극곰이 들어선다.

        

        겉으로 보기에는 실로 평범해보이는 대형 군 기지였지만, 그 안에서 익숙하다 못해 얼굴 주름 하나까지 기억나는 사람이 대놓고 자신을 맞으러 나오는 순간 기분이 묘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로건 블레미스, 그리고 안토니 오웬스.

        

        같은 대거 팀이었던 둘이 만나는 순간이었다.

        

        

        

       “한국에 꽤나 자주 다녀오든데, 막내 집들이는 잘 하고 왔나?”

        

       “신나게 놀다 왔지요. 앞으로 자주 못 볼 가능성이 크니.”

        

       “나카소네 쪽으로 배정해달라고 해야겠군.”

        

       “개소리하지 마시죠. 나중에 한 대 때리러 간다면 몰라도.”

        

        

        

        당연하겠지만 둘은 대놓고 큭큭대기 시작했다.

        

        유진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팀 이름이 스네이크키퍼라니, 실로 아이러니 아닌 아이러니였으므로.

        

        오웬스는 계속해서 덧붙였다.

        

        

        

       “타격팀 ‘붉은 오른손’에 온 걸 환영하지. 팀 기조와 교전 강령, 훈련 방법에 대한 브리핑 필요하나?”

        

       “어차피 대거에서 했던 그대로 갈 거 아닙니까. 모의전이나 몇 번 짜주시죠.”

        

       “그 정도면 괜찮겠어. 식사는 했나?”

        

       “분대장이 사는 거라면.”

        

       “신입이 오자마자 분대장 지갑을 탈탈 털어먹으려고 작정을 했군.”

        

        

        

        그렇게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둘은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순식간에 주문이 끝나고, 자동화된 기계가 조리를 시작했으며, 이내 몇 개의 그릇에 수북하게 음식이 담겨나온다. 그리하여 로건이 마치 며칠 동안 굶은 사람처럼 음식을 해치우기 시작하는 사이, 그걸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그가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덧붙였다.

        

        

        

       “그러고 보니, 이거 봤나?”

        

       “뭔가요?”

        

       “이카루스 놈들이 꽤나 재미있는 짓거리를 하고 있던데.”

        

        

        

        그와 동시에 그는 로건의 앞으로 화면을 보여주었고 – 푸웁!

        

        물론 타고난 전사이자 인류 최정상의 피지컬을 지닌 오웬스는 이미 태블릿과 몸 전부를 빼 음식의 파편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성공적으로 보호한 지 오래였다.

        

        로건은 로렌티나와는 달리 집들이 당시 이에 대해서 그닥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이었다.

        

        

        

       “…제정신인지?”

        

       “그러게나 말이다.”

        

        

        

        메카 유진.

        

        실로 충격적인 결과가 두 명의 뇌리에 상륙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메카 유진 나왔을 때 집중하지 않으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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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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