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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7

        VR세상의 기본적인 튜토리얼을 끝낸 바루는 설명이 무척이나 상세하다고 느꼈다.

       

       아무리 본인의 지성이 뛰어나다고는 하나 처음 마주하는 광경을 이토록 쉽게 받아들이게 해주다니. 여러모로 신경을 쓴 것이 보이는 구나.

       

       아라가 이야기를 하길 이 브이알이란 걸 만든 곳에는 신수님과 비슷하거나 상회하는 수준을 지닌 사람들이 넘쳐난다 하였지. 그분들이 지닌 지식의 집대성이란 것인가. 과연 놀랍군.

       

       VR세상의 기본적인 이해를 끝마친 바루가 그 다음으로 찾은 것은 게임이었다.

       

       처음 이 세상에 들어서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바루가 가장 구경하고 싶었던 것은 바루 본인이 본래 살던 세상이었다.

       

       현대에선 화룡무인이라는 이름으로 퍼져 있다는 그 게임. 그 곳을 한 번 보고 싶다 생각했던 것이다.

       

       허나 그 목표는 백호의 만류에 의해 제지되었다.

       

       처음부터 자신이 살던 세상을 외부인의 시선으로 마주하던 놀람이 클 것이라고. 다른 것부터 차근차근하며 접근하는게 맞을 것이라고.

       

       신수께서 하신 말씀이다. 거기에 무언가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한 바루는 자신의 무림 찾는 대신 아라가 추천해 주었던 다른 세상으로 향했다.

       

       저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아피스라고 불리는 세상이었다.

       

       VR세상 대부분의 기능을 이해한 바루는 능숙하게 아피스를 찾아내어서는 실행을 했다.

       

       그러자 그녀의 눈앞이 흐려지는 가 싶더니 그녀의 눈 앞에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그 풍경은 여러 세상의 뛰어난 능력을 지닌 무인들이 각자의 무위를 뽐내는 모습이었다.

       

       분명 저들이 지닌 능력은 고수라 부르기에 한 치 부족함이 없을 듯 했지만 바루는 어째서인지 그를 보며 싱겁다는 생각을 했다.

       

       여태까지 본인이 보았던 것이 아라이기 때문이겠지.

       

       인간이란 범주에 넣어도 괜찮을지조차 의심스러운 아라다. 녀석이 펼치는 무를 옆에서 구경하고 있었으니 다른 이들의 무위를 본다 하여 별 감흥이 있을까.

       

       무림에서도 그랬다. 지존이니 천마니 하는 자들이 각자의 권을 펼쳐 보여도 결국 아라만큼의 놀라움은 주지 못했지.

       

       아라의 본신을 직접 눈에 담지 못했을 때에도 그랬는데 아라의 본신을 눈에 담은 지금은 어떻겠는가. 당연히 다른 자들을 보아도 아무 생각이 안 들 수밖에.

       

       얼마 지나지 않아 영상 비스무리한 것이 끝난 후 바루의 앞에 몇 개의 창이 떠올랐다.

       

       체형에 관한 물음이라거나. 이름에 관한 물음이라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그에 관해 별 생각이 없었던 바루는 저를 모두 대충대충 처리했다.

       

       체형은 그대로. 이름은 바루… 아니지. 본인이 이 세상에 있단 걸 들키면 안 된다 하셨으니 대충 루루로 할까.

       

       그리고.

       

       음.

       

       여러 귀찮은 작업을 끝낸 바루의 앞에 새로이 떠오른 건 여러 사람들의 얼굴이 그려진 표였다.

       

       이게 무엇일까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자연스레 푸른 창이 떠올라 설명을 해주었다. 이 중에서 누구의 특성을 따를 것이냐는 이야기인가.

       

       참 곤란하구나. 이들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 정도는 있어야 고민을 하든 말든 할 것 아니더냐.

       

       [추천 시스템을 이용하시겠습니까?]

       [추천 시스템은 당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고를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 이런 것이 있어야지.”

       

       바라던 것이 등장하기 무섭게 고개를 끄덕인 바루는 푸른 창이 묻는 여러 물음에 답했다.

       

       “마…나? 그건 또 무엇인고. 본인은 기를 다룬다.”

       “무인은 아니다. 어깨 너머로 약간 배운 게 있긴 하지만 도술사지.”

       “주력으로 하는 도술이 무어냐고? 글쎄. 그냥 내키는 대로 다 배우고 사용하는 사람인지라 참 애매하구나.”

       

       꽤 길었던 물음과 답의 끝에 바루의 앞에 내밀어진 답은 도사였다. 추천을 해 준 것이니 이것이 정답이겠지.

       

       별 고민하지 않고 그 도사라는 직업을 고르려던 바루는 그 옆에 있는 아라의 얼굴을 보고 순간 멈칫했다.

       

       이 녀석이 왜 여기에…

       

       아. 아아. 저는 아라가 아니군. 눈에 울분과 원한이 잔뜩 담겨 있는 것을 보라. 분명 천마의 얼굴이 저러했었지.

       

       과연. 화룡무인에 존재하는 천마의 모습이 이 곳에서도 존재하는 것인가.

       

       [튜토리얼을 진행하시겠습니까?]

       [튜토리얼은 당신에게 도술의 기본을 알려줄 겁니다!]

       

       “뭐든 상관 없으니 일단 해보거라.”

       

       뭐든 간에 일단 체험을 해 볼 생각으로 바루가 고개를 끄덕이자 또 다시 주변의 풍경이 뒤바뀐다.

       

       그 곳은 안개로 가득한 산의 한가운데였다. 역겨운 죽음의 기운으로 가득한 산은 부정한 존재가 지배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였다.

       

       그를 이해한 바루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지팡이를 꺼내려다 이 곳이 현실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랬다. 지금 내가 사용하는 것은 현실의 육신이 아니다. 그러니 본인의 지팡이를 꺼내들 수도 없지.

       

       바루는 그리 생각을 하며 현재의 육신을 관조했다. 이 도사라는 자의 몸은 영 좋지 못하구나. 기운이 너무나도 부족해.

       

       이래서야 아무리 도술을 잘 다룬다 하여도 커다란 규모의 도술을 부리기는 어려울 터.

       

       뭐어. 기운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도술을 펼칠 방법이 있기는 하다마는 그래도 도사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면 상당한 기운을 갖추어야 하지 않겠느냐.

       

       바루는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근처의 고목을 붙잡았다. 자신의 지팡이를 불러낼 수 없으니 적당한 지팡이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허나 그녀의 의도는 실패하고 말았다. 현재 육신이 지닌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도술을 펼치려던 순간 주변의 기운이 제멋대로 움직여 그녀를 방해한 것에 가까웠다.

       

       “이는 또 무슨.”

       

       [보정 기능을 종료하시겠습니까?]

       

       “보정?”

       

       바루는 푸른 창이 이야기 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일단 무작정 꺼보라고 이야기했다.

       

       그제야 제대로 된 도술을 펼칠 수가 있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괜찮은 지팡이를 만드는 데 성공한 바루는 당연하다는 듯 부정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으로 향했다.

       

       여러 의무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는 바루이지만 그래도 그녀는 신령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을 지킬 의무를 지닌 자. 그러니 산 전체를 점거하고 있는 부정한 기운을 쫓아내야 한다 마음먹은 것은 실로 당연한 일인 것이다.

       

       “호오.”

       

       바루가 열 걸음 정도를 내딛었을까. 안개의 저 너머에서 불온한 여성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꼬맹이가 어찌 이런 곳에 왔을꼬. 죽음을 결심하기엔 이른 나이 아니더냐?”

       “꼬맹이? 내가?”

       

       위엄이 부족한 자신의 키에 콤플렉스를 지니고 있던 바루는 꼬맹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린다.

       

       “그럼 여기에 너말고 꼬맹이가 어디 있을까.”

       “웃기는 이야기구나. 노괴의 연세가 얼마나 되기에 이 몸을 꼬맹이 취급하는지 모르겠군. 그래.”

       “…누가 노괴더냐.”

       “그대말고 또 누가 있을까.”

       “이 년이. 귀여워서 놀아주려고 했더니.”

       “할망구 다운 발상이구나.”

       “오냐. 죽고 싶다니 죽여주도록 하마.”

       

       [도술 기초 튜토리얼이 스킵됩니다!]

       

       부정한 존재의 선언과 동시에 하얀 색의 안개가 주홍색으로 물들더니 저 너머에서 거대한 뱀이 머리를 치드는 것이 보인다.

       

       저것이 이 산에 존재하는 모든 부정의 원흉인가. 바루는 혀를 낼름거리는 뱀의 모습을 구경하다가 지팡이로 땅을 찍었다.

       

       그러자 그녀의 인근에서 나무 뿌리가 자라났고, 그것들이 바루를 향해 쏘아지는 저주를 막아내주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였다. 나무 뿌리로 견디기에는 뱀이 뿜어대는 저주의 기운이 너무도 강대했으니. 바루는 이내 몸을 뒤로 물릴 수밖에 없었다.

       

       “하하! 도망치기에 급급하구나! 방금 전의 자신감은 어디로 간 것이냐!”

       

       흐음. 이 몸이 지닌 기운이 한정된 탓에 사용할 수 있는 수가 한정되는 게 귀찮구나.

       

       본래 본인의 몸이었다면 저 따위 녀석 쯤이야 어렵잖게 제압할 수 있었을 터인데.

       

       “쥐새끼마냥 도망치는 데에 바쁘구나!”

       

       아. 그래. 그것을 써보도록 할까. 아직 실전에서 제대로 써 본 적이 없기는 하다만 분명 이 상황에 유용하기는 할 터이니 말이다.

       

       바루는 쏘아지는 여러 저주를 피해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이내 술법의 형성을 끝마치기 무섭게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찍었다.

       

       그러자 그녀의 주변에 붉은 색의 빛이 피어났다.

       

       이는 혈교주가 사용하던 술법을 바루가 시간을 들여 해석한 끝에 새로이 개조한 녀석이었다.

       

       주변에 존재하는 술법 안에 담긴 기운을 집어삼키는 것으로 그 술법을 무효화시키고, 그 술법에 담긴 기운을 자신의 것으로 삼는 도술.

       

       그를 펼치기 무섭게 바루에게 쏘아지던 저주가 흩어지더니 이내 정순한 기운이 되어서는 바루의 안으로 스며들었다.

       

       으음. 이 정도면 시험은 성공적이구나.

       

       아직 도술을 흩어버리는 것이 영 허술하여 본인보다 경지가 높은 이의 도술에 개입할 수는 없겠지만 저 따위 뱀대가리의 저주를 상대하는 것에는 별 어려움이 없지.

       

       “…이건 무슨.”

       

       바루는 경악에 빠진 뱀의 목소리를 흘려들으면서 방금 전 집어삼킨 기운을 점검했다.

       

       기운이 그리 많지는 않군. 제대로 된 도술 하나를 펼치면 바닥을 치겠어.

       

       허나 문제는 없다. 몸 안에 담긴 기운은 저 뱀대가리의 것을 집어삼킴으로써 집어삼키면 그만이니까.

       

       바루가 지팡이로 바닥을 내리 찍는다.

       

       그러자 바루의 주변에 여러 도가 어지럽게 펼쳐지더니 그녀의 주변에 수많은 혼이 일어서 바루의 주변을 지켰다.

       

       “자. 뱀대가리야. 어디 한 번 놀아보자꾸나.”

       

       퇴치당할 시간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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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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