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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8

       ‘오랜만에 움직여보는 구만!’

       ‘하하. 도사님 덕분에 영웅노릇을 해보는 건가!’

       ‘잡소리 할 시간에 움직여 이것들아!’

       

       시끄럽게 떠들며 부정한 존재를 향해 달려드는 영혼들을 보며 바루는 계속해서 도술을 그렸다.

       

       저는 바람을 부리는 술이었다.

       

       아라가 사용하는 것처럼 단순히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흉기가 되어 쏘아지는 바람을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여 일종의 무기처럼 부리는 술.

       

       이는 과거 종선에게 배움을 얻어 익힌 도술 중 하나였다.

       

       영혼들이 뱀대가리를 공격하며 시선을 끌어주고 있기에 마음대로 도술을 다룰 수 있었던 바루는 뱀대가리의 비늘을 꿰뚫고 상처를 내는 바람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음. 역시 무언가를 공부하고 수련한다 하여도 그 끝에 실전이 존재해야지 의미를 지니는 법.

       

       그 때부터 죽어라 연습했던 것이 이제야 덕을 보는가.

       

       본래 바루는 실전에 서투름이 많았다. 정확하게는 자신과 동등한 수준의 적을 상대해 본 일이 없다고 해야겠지.

       

       위험이 생길래야 생길 수가 없는 돌산을 지켜내던 바루다.

       

       자그마한 문제를 자신의 힘으로 찍어 누른 적은 많지만 자신과 살짝 아래거나 동등. 혹은 격상의 상대를 마주해본 일은 거의 없었다.

       

       그 때문에 이전에 화산에 습격이 찾아왔을 적에도 바루는 제 능력을 펼치지 못한 채 위험에 처했다.

       

       상대방이 펼치는 도술에 어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없었기에.

       

       그 날. 적절한 시기에 아라가 와 주었기에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았다만 바루는 스스로에게 커다란 실망을 품었다.

       

       그래서 그녀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무수히 많은 수련을 거듭했고. 어떻게든 한 발자국이라도 더 나아가기 위하여 탐욕스럽게 배움을 청했다.

       

       바루의 이러한 노력은 분명한 성과를 거두는 데에 성공했다.

       

       당장 뱀대가리가 쏘아대는 위험천만한 저주를 삼키고 있는 도술을 보라.

       

       이는 아라와 함께 혈교의 무리를 상대하며 저들의 도술을 연구한 끝에 만들어낸 결정체 중 하나다.

       

       작금의 바루에게는 이러한 성과들이 수도 없이 많았으니 그녀는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비교했을 때 혁력한 차이가 있음을 확신했다.

       

       허나 바루는 이 성과를 실전에서 단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했다.

       

       바루 본인이 실전을 꺼린 까닭은 아니었다. 그녀는 기회만 된다면 언제라도 스스로의 힘을 펼쳐 보이고 싶었다.

       

       그러면 문제가 무엇이었느냐. 옆에 아라라는 규격 외의 존재가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라는 무언가 일이 생길 때면 바루가 돕기도 전에 자신의 손으로 박살을 내버렸으니. 바루의 입장에서는 실전을 경험할래야 경험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내 나아졌음을 알면서도 스스로에게 믿음을 가지지 못하고 있었다마는. 이 브이알이라는 것 덕분에 작금 본인의 수준을 점검하는 게 가능해졌구나.

       

       마침 저 뱀대가리가 튼튼한 것도 참으로 마음에 들어. 다음번에는 무얼 써보도록 할까. 아직 시험하고 싶은 것들이 산더미 같은 지라.

       

       아아. 그래. 이번에는.

       

       “원…통…하다.”

       “…허?”

       

       바루가 새로이 도술을 그리고 있을 적에 뱀대가리의 머리가 땅에 부딪혔다.

       

       여지까지 이어진 맹공으로 인해 지칠 대로 지친 녀석이 쓰러져버린 것이다.

       

       “안 된다! 벌써 쓰러지면 어쩌자는 것이냐!”

       

       아직 시험해 볼 것이 차고 넘치거늘 지금 쓰러져 버리면 곤란하다!

       

       바루가 그리 소리를 쳤지만 그런다고 쓰러진 뱀대가리가 다시 일어나지는 못했다.

       

       녀석이 바닥에 무너진 것을 허망하게 바라보던 바루는 이내 한숨을 팩 내쉬고는 여러 혼들을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물렸다.

       

       이제야 좀 흥을 내볼까 하는 시점이었거늘. 이렇게 나약해서야 어쩌자는 이야기인가. 산을 지배하는 부정 정도 되었으면 더 버티란 말이다.

       

       [튜토리얼 클리어!]

       [보상 : 도사의 부채 가 지급됩니다!]

       

       “참 쓰잘데기 없는 것을 주는 구나.”

       

       부채를 줘봐야 어디에 쓰느냐. 바라는 대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본인이 이를 쓸 일이 어디있느냔 말이다.

       

       이를 줄 바에야 내가 사냥할 만한 뱀대가리가 하나 더 던져주면 좋으련만.

       

       그래도 선물 받은 것인지라 아무렇게나 내던지지는 못하고 저를 품 안에 대충 집어넣은 바루는 튜토리얼에서 빠져나왔다.

       

       하아. 드디어 바라던 실전을 체험하고 있었거늘 이대로 끝날 줄이야. 이러한 것을 또 다시 반복할 방법이 무어 없을까.

       

       [TIP : 튜토리얼을 끝내셨다면 이번에는 다른 유저와 실력을 겨루어 보세요!]

       

       “다른 유저와 실력을 겨루어 보라고?”

       

       무어냐. 실전을 경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더 존재했던 것이냐. 자세히 설명을 해보거라. 바루가 그리 요청하기 무섭게 푸른 창이 몇 개가 더 떠올랐다.

       

       [아피스의 게임 모드에는 1:1, 3:3, 5:5 모드가 존재하며…]

       [당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랭크 게임과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일반게임이 존재합니다!]

       

       대충 무슨 소리인지는 이해했다. 이 아피스의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이들과 대련을 할 수 있다는 게로구나.

       

       그렇다는 것은 본인에게 더 많은 실전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이야기일 터.

       

       흐음. 일단 다수와 다수가 겨루는 것은 제외하자꾸나. 여러 사람이 얽힌 일이 되면 본인 마음대로 움직이기가 어려워질 테니 말이다.

       

       그렇다는 것은 개인과 개인이 붙는 대결이 좋다는 것인데. 일단은 저 일반 게임이라는 것을 해보도록 할까.

       

       푸른 창이 가르쳐 주는 대로 바루가 일반게임을 고르는 데 성공하기 무섭게 매칭이 이루어졌다.

       

       주변의 풍경이 바뀐다. 평온한 일상의 풍경에서 흙먼지가 휘날리는 공터로.

       

       주변에 크게 둘러진 하얀 색의 원형 벽. 약간 주홍색을 띄는 듯한 단단한 흙바닥. 그리고 반대편에 서 있는 적.

       

       [도사 VS 용사냥꾼]

       

       오. 무어냐. 도사의 몸 안에 담긴 기운의 양이 상당하지 않으냐. 여전히 본인이 본래 지닌 것보다야 모자란다만서도 이 정도면 어지간한 것은 다 할 수 있을 터.

       

       [30초 뒤에 게임이 시작됩니다!]

       

       상대는 창수인가. 창을 잡고 있는 모습에서 숙련됨이 보인다만 정작 눈에는 망설임이 가득하군. 무엇이 저 괴리를 만든 것일까.

       

       기이하단 생각에 바루가 고갤 갸웃거리고 있으려니 상대방이 눈을 크게 떴다.

       

       “와! 화령님 방송 보시는 분이구나! 바루님이랑 완전 닮게 커마 하셨네요!”

       

       저 자가 어찌 본인을 알고 있지? 하는 생각을 하던 바루였지만 방송이라는 이야기에 원인을 깨우쳤다. 아라의 영상 속에서 본인을 본 사람인가.

       

       “거기에 직업까지 도사라니! 퀄리티가 대단하네요!”

       “칭찬해주어서 고맙구나.”

       “와. 와. 목소리도 똑같애! 진짜 바루님 본인이 현실로 나온 거 같아요!”

       

       두 손으로 박수를 쳐가며 좋아하는 상대의 모습에 순간 진짜라는 이야기를 할 뻔한 바루였지만 신수의 경고가 떠올라 주책을 참았다.

       

       그래. 맞다. 본인의 정체가 들켜서는 안 된다 그러했지.

       

       [3]

       

       “저 엄청 초보라서요! 살살해 주세요!”

       

       [2]

       

       “적당히 하마.”

       

       [1]

       

       [시작]

       

       눈 앞에 시작이라는 문구가 떠오름과 동시에 바루가 도술을 펼쳤다.

       

       이번의 술은 흙을 다루는 것이었다. 용사냥꾼이 밟고 있던 대지가 제멋대로 움직이더니 이내 손의 형상을 띄고는 용사냥꾼의 몸을 붙잡는다.

       

       “엑? 엑?!”

       

       졸지에 구속이 된 용사냥꾼이 당황하지만 바루의 술은 끝나지 않는다. 상대의 몸이 고정되었다면 이제 남은 것은 화력을 쏟아붇는 것 뿐.

       

       이번에는 번개를 떨어트리는 편이 적당하겠지.

       

       바루가 세상의 위에 그림을 그리자 푸른 하늘에 먹구름이 생겨난다.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번쩍이는 먹구름의 모습에 용사냥꾼이 당황하여 몸을 비틀지만 구속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적당히 하신다면서요?! 적당히 하신다고 그랬었잖아요!”

       “이 정도면 적당히 한 게다. 네가 지나치게 약한 게 문제지.”

       “너무 해에에에에!”

       

       콰광! 하늘에서 내리친 번개가 바루의 뜻을 따라 용사냥꾼에게 내리 꽂혔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대로 즉사할 만한 충격이었으나 용사냥꾼은 쓰러지지 않았다.

       

       안에 담긴 사람이 어떻든 간에 용사냥꾼의 육신은 영웅의 것. 번개 한 번 정도는 충분히 버티는 게 가능했다.

       

       “과연. 한 번으로는 안 되나.”

       

       허나 그는 별 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했다. 하늘에 낀 먹구름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까.

       

       [승리!]

       

       몇 번의 걸친 뇌격이 끝나고서 승리라는 문구를 마주하게 된 바루는 시시하다는 생각을 그칠 수가 없었다. 이래서야 제대로 된 실전이라 할 수 없지 않은가.

       

       [TIP : 승리를 거두면 거둘수록 실력 있는 상대와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바루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그녀가 투정을 부리기 무섭게 푸른 창이 떠올라 그녀에게 조언을 건네주었다.

       

       많은 상대를 쓰러트리면 자연스레 강자를 만나게 된다는 게지? 이해했다.

       

       그렇다는 건 본인이 바라는 상대를 찾기 위해서는 빠르게 많은 승리를 거둘 필요가 있다는 게군. 고개를 주억거리던 바루는 다음 상대를 찾아 매칭을 눌렀다.

       

       *

       

       아피스 전 프로이자 이제는 예능 반 실력 반으로 컨셉을 잡아버린 스트리머 데케이는 오늘도 마이튜브 각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아피스라는 게임이 상당히 오래 되었기에 나올만한 것은 다 나온 상황에서 재밌고 신선한 영상을 만들기란 꽤 어려운 일이지만 오늘에 한해 데케이에겐 그런 걱정이 없었다.

       

       한 스트리머에서 시작해 이제는 모든 프로 구단으로 퍼져 버린 메타를 시현하는 날이었으니까.

       

       “최근 프로게이머 판에서 제일 핫한 메타가 무엇입니까! 바로 화령님이 만들어 낸 무의 이치 메타입니다!

       QZ게이밍이 이 메타를 이용해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서부터 많은 분들이 이 메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이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어려우니까요!

       화령님께서 친절히 강의 영상까지 올려주셨습니다만 무협이란 분야에 문외한인 분들은 알아듣기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이번 영상! 무의 이치 메타 입문하기입니다!”

       

       – 마하.

       – 마이튜브 하이.

       

       오늘 이 영상을 찍기 위해 여러 모로 공을 들인 데케이다.

       

       화령에게 조언을 구하고. 한서우와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 그의 더러운 말솜씨를 경험하고. 화령의 아래에서 구르고 있는 당소일에게 이야기를 듣고. 개인적으로 죽어라고 연습하고.

       

       이러한 노력의 끝에 드디어 영상을 찍을 수 있을 만한 이해를 지니게 된 데케이는 빨리 자신의 성과를 보이고 사람들의 칭찬을 듣고 싶었다.

       

       그래야 고생을 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오. 큐가 빨리 잡혔네요.”

       

       매칭을 누르기 무섭게 붙잡힌 큐를 본 데케이는 가볍게 몸을 풀었다.

       

       자. 좀 쉬운 상대가 걸리면 좋겠는데. 그래야 설명을 하기 편하니까. 첫 판부터 빡겜을 하고 싶진 않다고.

       

       “상대 분의 이름이… 루루?”

       

       네임드는 아니다. 계정 승수나 레벨이 낮은 걸 보면 얼마 전에 아이디를 만든 사람 같은데.

       

       아. 이럼 곤란한데. 적당히 쉬운 상대여야 좋은 거지. 아예 늅늅이가 잡히면 강의가 안 된단 말이야.

       

       손풀기한다고 생각을 해야 하나.

       

       [저 사람 연승 수가 이상하지 않아?]

       “연승이요? 어?”

       

       후원음성을 듣고서 연승 수를 확인한 데케이는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27연승.

       

       저 사람 승수가 몇 승?

       

       27승.

       

       그러니까 계정 만들고 27판 게임을 해서 한 판도 안 졌다는 이야기인데.

       

       “…데자뷰가 느껴지는 건 저 뿐인가요?”

       

       아무리 그래도 화령님 같은 분이 또 있진 않겠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데자뷰. 느껴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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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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