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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79

   마경이 위험한 곳이라는 건 세상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그곳에 존재하는 악마계 침식종들은 하나 같이 위험하기 짝이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고.

   하물며 마경 자체가 지니고 있는 저주는 마경을 늘 지옥도로 형성한다.

     

   그런 마경은 최흉의 씨앗을 피어올리며 예전보다도 더한 형태로 발전했다.

     

   그나마 주기가 있던 검은비는 정말 억셀 정도로 매일같이 쏟아졌다.

     

   악마계 침식종들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오는 건지.

   매일같이 생성 되며 마경 전역을 떠돌아 다녔다.

     

   산자를 보면 자신의 무기와 이빨부터 드러내는 악마계 침식종들은 그야말로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전선을 거의 1년 반 가까이 유지한 것은 순전히 한 사람 덕분이었다.

     

   만약 이 둘이 없었다면 마경은 기어코 전선을 넘어 세계 전역으로 뻗어나갔을 것이다.

     

   그런 지금.

   그러한 마경을 최고속으로 뚫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사방에서 모여들고 있는 악마계 침식종들이 끊임없이 산산조각이 났다.

   그중 대부분은 최선두에 선 한 남자 때문이었다.

     

   무황, 발록 발하임.

   인외 마굴이라 불리는 발하임의 가주이자 무의 정점.

     

   그의 검이 푸른빛을 머금을 때마다.

   악마계 침식종들은 제 형태를 유지 못 하고 박살이 났다.

     

   그의 압도적인 무위는 뒤따르는 이카루스의 일원들에게도 경의를 일으키게 만들었다.

   그 정도로 발록은 압도적인 위용을 보이고 있었다.

     

   그의 검은 이미 인간의 것을 아득히 넘어선 반신에 도달한 영역이다.

   그가 검을 한 번 휘두르자 뻗어나간 참격은 지평선 끝까지 도달해 악마계 침식종을 도륙내 놓았다.

     

   “천상사강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깨닫게 되네.”

     

   화염 마법을 쏟아내던 아슬란이 질린 표정으로 발록의 뒷모습을 보았다.

     

   어린 시절부터 천하십강이었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슬란이다.

   그러나 그런 아슬란의 눈에도 천상사강이라는 위치는 턱없이 높아 보였다.

     

   천하십강이 인간의 정점에 도달한 자들이라면.

   천상사강은 인간을 넘어선 신에 도달하고 있는 자들이었다.

     

   그 차이는 명확하다.

   대부분의 인간이 반신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 그 증거다.

     

   “하늘의 네 명이니까. 당연한 거다.”

     

   반면에 크라슈는 꽤나 무덤덤하게 반응했다.

   세계의 종말의 끝에서 저러했던 천상사강조차 결국 버티지 못했다.

     

   터져 나온 최흉과 함께 기어코 도래한 묵시록의 기사 앞에서 발록 또한 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긴 했다.

   수많은 기연으로 합쳐져 최정상에 오른 아서조차 결국 묵시록의 기사 앞에서 무너졌으니.

   천상사강들도 그 끝이 다를 수는 없었다.

     

   그러니 크라슈는 그 상황만큼은 절대 다시 재림 시킬 생각 없었다.

   최흉의 씨앗을 품은 금역은 기필코 다 지운다.

     

   그리고 그 목표가 어느새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끝이 없네요. 어디서 무한하게 태어나고 있기라도 한 건가요.”

     

   그사이, 환수를 다루던 비앙카가 질린 기색으로 말을 했다.

   비앙카의 말은 꽤나 핵심을 찔렀다.

     

   그녀의 말대로 악마계 침식종들은 무한하게 태어나고 있다.

   그들을 태어나게 하는 존재들이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는 탓이다.

     

   “온다.”

     

   그 순간 어느새 뒤쪽으로 잠시 물러나 태세를 정비하고 있던 샬롯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푸르른 눈이 저 멀리 악마성의 방향을 보고 있었다.

     

   쿵!

     

   이윽고, 대뜸 지진이라도 난 듯 대지 전체가 떨렸다.

     

   갑작스러운 떨림에 이카루스 내에서도 웅성거림이 퍼져 나간 찰나.

     

   그들의 눈에 여러 존재가 일제히 인식 되기 시작했다.

     

   거기에는 지평선 끝에 고개를 빼꼼히 내민 무언가가 있었다.

   머리 위에 돋아난 뿔과 함께 눈 구덩이가 새까만 그것은 이쪽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대뜸 손짓을 하며 뒤를 향해 무언가 이야기를 전했다.

   곧이어 지평선 쪽에서 그와 비슷한 머리가 몇 개 더 올라왔다.

     

   그들은 서로 의사 소통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쪽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쿵-

     

   거센 울림과 함께 대지가 울부짖기 시작했다.

   곧이어 이곳을 향해 나타난 것은 터무니 없는 거대함을 지닌 악마들이었다.

     

   머리가 하늘에 닿을 만큼 압도적인 크기의 악마.

   큰 크기와 별개로 제각기 복식을 갖춘 이들은 하나같이 끔찍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어느 악마는 산양의 머리를 했다.

   어느 악마는 세 개의 사자 머리를 지녔다.

   어느 악마는 수백 개의 뱀을 머리에 달고 있었다.

     

   그러한 악마들이 거대한 몸집과 함께 이곳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

     

   상위 악마계 침식종.

   그들은 전부 아가레스와 같은 8성급 이상의 재앙들이다.

     

   이카루스의 일원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수많은 금역을 대처했던 그들이다.

   하지만 이 순간 상위 악마의 군단을 마주하니 숨이 턱하니 막혔다.

     

   당연한 이야기다.

   저건, 재앙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폭거였다.

     

   하물며 그들만이 있는 게 아니다.

     

   상위 악마들은 하위 악마를 무한하게 생성한다.

   마경이 폭주를 해준 만큼 그들은 마경에게 무한한 세계 침식의 힘을 받고 있다.

     

   그러니 악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도 그들에게는 힘이 펑펑 남아 돌았다.

     

   그런 상위 악마가 돌파대를 쓸어 버리기 위해 이 자리에 나타났다.

     

   “미, 친.”

     

   그 압도적인 광경에 돌파대 일원 중 누군가는 넋을 놓은 표정으로 전의를 잃었다.

   충분히 그럴만한 광경이었다.

     

   “샬롯, 릴리쉬, 수호검, 절검.”

     

   그 순간 선두에 서있던 발록이 네 명을 호명했다.

     

   무려, 무황의 호출이다.

   네사 람은 일제히 발록의 뒤에 따라 섰다.

     

   “필요한 전력을 소분한 채 너희는 상위 악마를 한 개체씩 맡아라. 처리한다면 다음으로 넘어가도 좋다.”

     

   무황은 여러 상위 악마를 처리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이 아무리 실력이 출중하다고는 하나.

   마경은 악마에게 있어 홈그라운드다.

     

   아무리 선전을 해도 한계점은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런 한계점을 부숴버리는 것이 곧 힘이다.

     

   “처리하지 못하는 놈들은 내가 대처 하겠다.”

     

   그리고 그 무력을 가진 사내가 푸른빛이 감도는 검을 들었다.

   이윽고, 그 푸른빛이 번져나가며 투명한 색으로 변질 됐다.

     

   반신에 오른 무황 발록 발하임의 신기.

   이를 엿본 순간적으로 모두가 숨을 들이 삼켰을 때.

     

   발록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콰앙!

     

   지평선 끝에서 소리 하나가 울려퍼졌다.

   곧이어 비춘 광경은 거대하기 짝이 없던 상위 악마 한 명이 머리가 분실된 채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었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머리가 사라졌던 상위 악마의 육신은 이내 큐브 모양으로 갈기갈기 찢어지더니.

   결국 고깃 덩어리가 되어 바닥을 나뒹굴었다.

     

   한순간이었다.

   그가 사라졌다는 걸 인식한 순간 상위 악마 한마리 고기 조각이 되어버린 게.

     

   이 광경을 이카루스의 일원들이 눈을 부릅 떴을 때.

     

   “라헬른 아카데미 출신들 따라와.”

     

   샬롯이 지휘와 함께 상위 악마와 맞설 이들을 뽑아 데려갔다.

     

   릴리쉬나 수호검, 절검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빠른 속도로 부대를 꾸려 상위 악마와 대적하기 위해 나아갔다.

     

   비록, 발록과 같이 미친듯한 광경을 보여주지는 않았으나.

   그들은 능숙하게 상위 악마와 대적하고 쓰러트려 나갔다.

     

   상위 악마는 분명 재앙 그자체다.

   그러나 이곳에 모인 이들은 하나 같이 그 재앙을 뚫고 나가기 위해 모인 이들이다.

     

   그러니 이제와서 재앙이 왔다고 하여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었다.

     

   크라슈는 슬쩍 뽑으려 했던 우뢰성을 되돌렸다.

   보아하니 자신이 나설 필요도 없는 모양이다.

     

   ‘전부 다 강해졌군.’

     

   세계가 폭주한 금역으로 인해 대혼란의 시대에 빠졌다.

   이런 시대는 자연스럽게 사람을 보다 강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모두가 최전선에 서는 최정예들.

   그들이 강해지지 않는다면 세계는 끝장난다.

     

   그러니 모두가 알게 모르게 끊임없이 노력하며 엄청난 성장을 이룬 것이다.

     

   괜히, 세계가 혼란할수록 영웅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최대한 비축할 수 있겠어.’

     

   하지만 언제까지고 크라슈가 손을 떼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무황과 전왕이 있다곤 하나.

   마경의 주인, 악마 황제 때는 결국 크라슈도 나서야 할 확률이 높았다.

     

   결국 세계 침식 안에서 가장 상성이 좋은 건 크라슈다.

   크라슈의 백염은 세계 침식이라는 근원 자체를 불태워 버리는 아우라다.

     

   이는 크라슈가 천상사강들 보다도 더 빠르게 금역을 돌파하고 쉬이 해결할 수 있던 이유다.

     

   ‘악마 황제는 아우라 없이 그냥 넘어갈 상대가 아니니까.’

     

   크라슈는 그때를 위해 조용히 힘을 비축할 뿐이었다.

     

   이걸 위해서 꾸린 이카루스다.

   그렇다면 철저하게 사용해 줘야지.

     

   크라슈의 푸른 눈이 조용히 빛났다.

     

   그 뒤로도 상위 악마는 계속해서 나타났다.

   악마성에 가까워질수록 고위 악마는 많아진다.

     

   그러니 아무리 그래도 이카루스의 진격 속도도 점차 줄 수밖에 없었다.

     

   마경 속에서는 한시의 휴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상시적으로 오러를 둘러야 하는데 악마계 침식종들과도 전쟁을 벌이고 있으니.

     

   다들 체력이 자꾸만 깎여나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노력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드디어 지평선 끝에 성 한 채가 보이기 시작했다.

     

   성의 크기는 이제껏 세상에 존재하던 성 중 가장 압도적인 크기였다.

     

   그곳에 지내는 악마들의 크기가 워낙 거대한 만큼.

   성 또한 그에 맞게 커다랗게 지어진 탓이다.

     

   크라슈의 눈에 지붕이 온통 새까맣고 성벽까지 새까만 성 한 채가 들어왔다.

     

   보기만 해도 불길하기 짝이 없는 곳.

   저곳이 바로 마경의 중심이자 전부인 악마성이다.

     

   “슬슬 다왔네.”

     

   중간중간 크라슈의 곁에서 전투를 반복했던 하링이 조금 피로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매일같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으니.

   평소 감정이 적은 하링조차도 감개무량한 반응이었다.

     

   하링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드디어 고지가 보인다는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악마성 내부를 아는 크라슈는 차마 거기에 동조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가 보기에는 지금이야말로 진짜 시작이었으니까.

     

   우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성의 맨 꼭대기에 있던 가고일 석상 하나가 하늘을 향해 울부짖기 시작했다.

     

   가고일 석상의 울부짖음은 듣는 이의 귀를 파열 시킬 만큼 강렬했다.

   모두가 귀를 막은 채 인상을 찌푸린 사이.

     

   성벽 위.

   상위 악마와는 다르게 자그마한 악마들이 줄지어 성벽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크라슈는 그들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

     

   최소 10성급으로 이루어진 악마 황제의 친위대.

   31마리로 이루어진 최상위 악마들이다.

     

   “지금부터가 진짜다. 다들 각오 해라.”

     

   투명한 신기를 흘린 발록조차 조금 굳은 얼굴로 고했다.

   그리고 최상위 악마들이 일제히 성벽 위에서 떨어져 내렸다.

     

   그들은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대지를 질주하며 돌파대를 향해 뻗어 나왔다.

     

   최상위 악마 31마리.

   돌파대와 놈들과의 전쟁이 시작된 순간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삽화 및 일러스트를 총정리해서 인스타에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인스타에 ‘무화꽃란’ 입력하시면 업로드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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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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