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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

       아크와의 듀오로 3연승을 달성하고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급작스럽게 종료되었던 이예나의 방송은, 시작부터 끝까지 좋은 의미에서도 안 좋은 의미에서도 충격적이었다.

        

       방종 직후의 사과 아닌 사과글 탓에 더더욱.

        

       그렇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나오나 갤러리에서 ‘아따먹’의 언급율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대폭 상승했다.

        

       [작성자: ㅇㅇ]

       [제목: 아따먹 눈나 언제와……]

       [게임 끝나자마자 인사도 없이 사라져 놓고 사흘째 방치플이야……

        

       방송 언제 켜……

        

       여기 너무 추워……]

       –     응~ 느그 아따먹 방송 접었어~

       –     ㄴ 나쁜말 하지마

       –     하루이틀 방송해보고 접는 년이 한 둘인가 ㅋㅋㅋㅋ

       –     ㄴ 아따먹 누나는 아크 방송도 출연했어서 달라

       –     내가 아따먹이면 신상털리기 전에 바로 방송부터 접는다

       –     얘 언금 하면 안 됨?

       –     ㄴ (링크) 사진 보고 다시 생각해봐

        

       [작성자: ㅇㅇ]

       [제목: 너무나 모순적인 비극이야]

       [가슴이란 무릇 크기와 아름다움이 비례하는 것인데

        

       오히려 크기 때문에, 막상 제대로 보인게 거의 없다니…….

        

       모순이고, 비극이야…….

        

       나 너무 슬퍼..

        

       위아래로 펑펑 울었어…]

       –     제발 빠르게 자살 좀

       –     너 같은 새끼들 때문에 방송 안 키는 거 아닐까?

       –     아따먹 하는 짓 보면 진짜 싸대기만 마려운데 지랄 자제

       –     ㄴ 하지만 무엇으로 때리는가에 따라…아닙니다~

       –     ㄴ 오…된다

       –     ㄴ 진짜 나갤 왜 이렇게 됐지 너무 빻아서 토할 거 같네 진심

        

       빠가 까를 만드는 것도, 까가 빠를 만드는 것도 아닌, 빠와 까를 동시에 양성하는 괴상한 행보.

        

       그러나 놀라운 속도로 유명세를 쌓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막상 여세를 몰아야 할 이예나는 온데간데없이 잠수를 타고 있었기에, 우연찮게 불씨가 붙은 유명세는 자연스레 사그러들 예정이었지만-

        

       타이밍 좋게 ‘아따먹 팬튜브’에서 업로드한 영상이, 훈풍처럼 불어오며 자그마한 불씨를 점점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작성자: 갓따먹]

       [제목: 이게 인간의 편집 실력이냐?]

       [(지튜브 동영상 링크)

        

       그 지랄났던 방송을 거의 다 흔들림 보정해서 편집해놨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가능한 거였어?]

       –     와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게 왜?

       –     ㄴ 생방 봤어야 이해 가능

       –     근데 왜 가슴 나온 장면도 다 편집했냐 그게 엑기슨데

       –     ㄴ 경찰서 팬미팅 참석희망자임?

       –     ㄴ 어떤 미친놈이 그걸 영상으로 올림

       –     ㄴ 고소당하는게 취미신가

       –     ㄴ그건 얘가 모아서 편집해놨더라 (지튜브 동영상 링크)

       –     ㄴㄴ ??? 어디 살길래 이딴 영상을?

       –     ㄴㄴ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대협…….

        

       좋게 포장해도 ‘언제 카메라에 지진이 날지 몰라 스릴이 있었다’고 요약될만 했던 방송을, 일반적인 사람도 볼 수 있도록 깔끔하게 편집해낸 영상.

        

       괴상한 요소들을 걷어내고 나면, 남는 건 무려 마스터 티어에서 도적으로 3판 연속 캐리를 해내는 영상이었다.

       

       그리고 이는 나오나에 진심인 유저들 입장에서는 무척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번, 도적 그 자체가 갤러리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작성자: ㅇㅇ]

       [제목: 도적 점멸 단검만 들면 OP급인데?]

       [(지튜브 동영상 링크) 이거 5분부터 8분 참고

        

       다이아에서도 뒷라인 암살하고 지하로 튀는 거 대응이 안 됨

        

       내가 저 궁수라고 생각하면 진심 자살 마려움]

       –     괜히 도적충 양산 3신기가 아니지

       –     이래서 차라리 점멸 단검을 없애야 됨

       –     뜰 확률 5%는 되나

       –     ㄴ 더 낮을 걸

        

       [작성자: ㅇㅇ]

       [제목: 도적법사 2지하는 걍 트롤 아닌가]

       [걍 씹트롤 빌드가 운 좋게 아다리 맞아서 이긴거 같은데]

       –     무슨 얘기?

       –     (지튜브 동영상 링크) 이거 8분부터

       –     ㄴ 아크 방송이면 걍 배우들이 맞춰준 거지

       –     ㄴㄴ 그른가

       –     ㄴㄴ ㅇㅇ 저런 애들은 11명이 다 저격인 판도 있음

       –     포텐은 있어 보임

       –     ㄴ 평생 같은 팀에 도적이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ㄴㄴ 씨1발새1끼야

        

       [작성자: ㅇㅇ]

       [제목: 그래서 아따먹 방송 언제 킴?]

       [뭔 방송을 시작했으면 공지를 하든가 해야지

        

       방송국에도 아무 말도 없네]

       –     말은 그렇게 해도 다들 사실 도적방송이 보고 싶었구나

       –     ㄴ 지랄 니은

       –     ㄹㅇ 방송을 계속 할 건지 접었는지 정도는 공지 좀 해야지

       –     이것도 주작임?

       

       * * * *

       

       적당히 열감이 느껴질 정도의 기분 좋은 취기와, 이를 식혀주는 시원한 아이스크림.

       

       꾸덕한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한 숟가락씩 입에 넣고 천천히 녹여먹고 있자면, 세상 만사 별거 있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이게 아이스크림이지.

       

       이런 완벽한 맛에 민트를 섞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아-

       

        볼만한 방송만 틀어두면 딱인데.

        

       위 아래로 휠을 굴리며 스트리머 목록을 살피다가, 온라인 표시가 뜬 도댓의 방송에서 마우스가 잠시 멈췄다.

       

       도적 방송이 필요하면 내가 하면 되지 않겠나.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방송을 시도했다가, 달콤한 맛과 매운 맛을 동시에 본지 벌써 일주일.

        

       나름의 성과는 거두었으되 선뜻 다시 방송을 킬 생각은 들지 않는 상황에서, 마침 눈에 들어온 도댓의 방송은 최적의 선택지로 보였다.

        

       “으음…….”

       

       사실, 최근 팬카페에서 영구정지를 당한 때부터 도댓 방송을 볼 때는 채팅조차 거의 안 치며 몰래 숨어있다시피 했다.

       

        혹시 원래는 방송에서도 영정하려 했는데, 까먹고 안 하고 있었을 뿐이면 어떡해.

       

        팬카페 영구정지를 아직까지도 안 풀어주는 걸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두 손으로 지켜낸 소중한 도적 방송을 허무하게 잃을 순 없는 노릇이니, 내가 몸을 사리는 수밖에.

       

        하지만,

       

        생각해보면 조금, 괘씸하기도 해. 

       

        취해서 하는 얘기는 아닌데, 도댓 정도의 실력을 갖춘 도적에게는, 응당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그런데 책임을 지라는 조언에 영구정지로 답하다니. 남자가 이렇게 무책임해서야 되겠는가.

       

        빠른 시일 내에 도적부흥운동의 깃발 하에 집결하라고 강력하게 권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내미는 이 손마저 거부한다면-

       

        그 때는……나도 내가 어떻게 할지 몰라.

        

       * * * *

         

       도댓, 최우현은 2주가 넘었던 장기휴방을 만회하기라도 하겠다는 듯, 평소보다도 더욱 성실히 방송에 임하고 있었다.

        

       주 7일은 당연하고, 한 번 방송을 켰다하면 최소 6~7시간은 나오나 랭크방송을 달리는 페이스.

        

       언제나와 같이 진중한 실력방송을 지향하는 도댓의 방송이 이전과 약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본캐에서도 10판을 하면 1판 정도는 도적을 선택하려 든다는 점이었지만-

        

       “아……겹쳤네. 겉바속촉이나 단단하고묵직하게 둘 다 탱기사만 뛰는 애들이잖아. 이거 내가 지하 가야할 거 같은데? 도적 한 번 할까?”

        

       『도쌤 요즘 도적 왜케 좋아함』

       『도(적)쌤』

       『휴방 중 도적타락ㄷㄷ』

       『걍 예능캐 아님?』

        

       [도댓: 제가 지하 갈까요]

       [겉바속촉: ㄴ]

       [겉바속촉: 님 지하 도적으로 가잖아]

       [겉바속촉: 제가 광전사 지하 감]

       [도댓: 아니]

       [도댓: 님 원래 지하 감?]

       [겉바속촉: 지하 많이 감]

       [도댓: 아니]

       [구르미: 광전사 지하 가죠]

       [구르미: 도적은 좀 그런데]

       [도댓: 오케이]

       [도댓: 그러면 제가 탑기사 갈게요]

        

       팀원들의 반발을 묵살하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민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스트리머로서, 팀원들과의 의사소통을 거부한다거나, 소위 ‘꼴픽’을 일삼는다는 평가는 위험했으니까.

       

       더군다나 부캐에서 도적을 배치 내내 돌리는 컨텐츠도 가끔 하고 있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다 행 이 다』

       『광전사 착하네』

       『이 아이디 지금 티어 어디임?』

       『마스터 상위권』

       『이 티어에서 도적은 무리지 ㅋㅋㅋㅋ』

        

       이에 더하여, 도댓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시청자들조차도 대부분은 본캐에서 도적을 플레이하는 건 선호하지 않았다. 

        

       물론, 가끔 예외적인 사람도 있었지만.

        

       -ㅇㅇ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도적하시면 277,000원】

        

       성기사를 캐릭터 선택창에 띄워놓은 도댓이, 도네이션 내역을 흘긋 보며 답했다.

        

       “아, 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도적하면 277,000원……이번 판은 좀 그렇고, 다음 판에 다시 시도해볼게요.”

        

       -ㅇㅇ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도적하시면 267,000원】

        

       “……실수로 두 번 보내셨나? 아, 금액이 다르네. 아무튼 다음 판에 상황 볼게요. 이번 판은 이미 지하에 광전사가 가잖아. 2지하는 좀 그렇지.”

        

       .

       .

       .

       .

       .

       .

       

       =쿵=

       

       “큐 잡혔네. 요즘 세기말이 가까워서 그런지, 큐가 꽤 빨리 잡히는 느낌이야.”

       

       큐가 잡히고, 캐릭터 선택창에 미처 들어가기도 전. 10만원 이상의 도네이션이 들어왔음을 알리는 경쾌한 팡파레 소리와 함께, 느릿느릿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ㅇㅇ 님이 10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도적하시면 167,000원】

        

       『아까 걘가』

       『왜 계속 줄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재산이냐고』

       『ㅈㄴ 쌈짓돈 주섬주섬 꺼내는거같아서 존웃ㅋㅋㅋㅋㅋㅋ』

        

       ‘도적을 이렇게까지 보고 싶어하는 건 드문데.’

        

       그렇다고, 없는 일은 아니다. 모든 게임이 그렇듯이, 소위 ‘힙스터픽’에 대한 매니아층은 있으니까.

        

       방송인 중 도적을 플레이하는 사람은 드물기에, 더더욱 그렇다.

        

       도댓의 머릿속에서 문득, 얼마 전 보았던 따뜻한아메리카노먹고싶다의 기괴한 방송이 떠올랐다.

        

       일인칭 화면으로 보며 더더욱 벽을 느껴버렸던 그 방송.

       

       ‘거기 가시면 돈 안 내도 하루종일 고수 도적 방송 볼 수 있을텐데. 멀미약은 좀 필요하겠지만.’

       

       그렇다면 자신의 장점은 깔끔한 화면 정도일까. 그런 생각과 함께 자조섞인 웃음을 머금으며, 채팅으로 포지션 협상을 시도했다.

        

       [도댓: 지하 가능할까요]

       [프룽: 뭐로 가심?]

       [도댓: 도적]

       [챌까지채팅안함: 그건 좀;]

       [질광질광: 광전사 지하 감]

       [프룽: 기사 하나 더 있어야]

       [도댓: 제가 기사 갈게요 그러면]

        

       그리고 팀원들로부터 빗발치는 일상적인 반발에 포기한 도댓은, 익숙한 리액션과 함께 달래듯 약속했다.

       

       “10만원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많이 주셨네. 이번엔 힘들 거 같은데, 다음 판에 상황 봐서 가능하면 도적 뽑아 볼게요.”

       

        

       .

       .

       .

       .

       .

       .

        

       [도댓: 지하 가능?]

       [화륵화르륵: ㄴㄴ 제가 감]

       [법사좀지켜: 쟤 광전사 원캐충인데]

       [법사좀지켜: 걍 지하 양보좀]

        

       “아~ 오늘 진짜 도적하기 힘드네. 그, 아까 후원하신 분? 제가 다음 판은 꼭 도적해볼게요.”

        

        -ㅇㅇ 님이 10,000원을 후원하였습니다!-

       【네 기다릴게요】

        

       “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일단 이건 탑기사 딜비중 올려서 가야겠다. 우리 화력 부족할 거 같네.”

        

       방송을 시작한지 어느덧 4시간.

       

       오늘따라 도적을 뽑을 상황이 정말 안 나온다는 생각과 함께, 도댓은 가벼운 마음으로 성기사를 픽했다.

       

       다음 판에는 도적을 하겠다는 공수표를, 그 날만 9번째로 날린 직후의 일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지난 휴재, 드디어 이자도…갚았습니다….

    그런데 혹시, 이자 개념이 있다면 미리 연참을 해서 쌓이는 연참이자로는 휴재가 가능한 걸까요? 따위의 의문은, 찰나조차 가진 적 없습니다. 겸업작가의 주5일 연재를 너그러이 양해해주셔서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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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It’s Not That Kind of Malicious Broadcast

그런 악질 방송 안ㅣ에요
Score 3.7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am a healthy skill-based broadcaster.

I don’t hate priests.

It’s not that kind of broadcast.

What?

Clarify the controversy that’s been posted on the community?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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