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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

       유하늘은 눈앞이 핑 도는 기분을 느꼈다.

        

       생글생글 웃으며 자신을 올려다보는 사라의 얼굴에 고민이라고는 1그램도 보이지 않았다. 본인이 지금 한 말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해질 정도로.

        

       아니, 그래. 솔직히, 친구 무릎에 앉아본 적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상대가 동성 친구라면, 보통 어느 정도의 스킨십은 있었으니까 팔짱을 끼거나, 포옹하거나, 심지어 무릎 위에 앉는 때도 있긴 했다. 좀 짓궂은 친구라면 아예 대놓고 성적인 의미의 스킨십을 하기도 했다. 보통은 진지한 모습이 아니라서 바로 장난이라는 것이 보이긴 했지만. 심지어 토요일에 유하늘이 사라에게 했던 것처럼 팔에 매달리듯 안기는 것도, 아주 잠깐이라면 할 수도 있는 일이다. 분명 친한 친구라면 별생각 없이 넘겼을 테니까.

        

       하지만—

        

       그런 스킨십을 하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이유는, 상대에게 조금의 성적인 호의도 없기 때문이다. 만약 상대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다면, 아니, 사실 상대에게 마음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성이기만 하더라도 그런 행동을 하면 바로 오해받을 것이다.

        

       그래, 지금 자신의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해도 좋다고 하는 사람이 이성은 아니었다.

        

       이성은 아니었지만…… 그 상대가 사라라는 것이 문제였다.

        

       얘가 대체 뭘 잘못 먹어서……?

        

       라는 생각을 하다가, 유하늘은 순간 생각하는 것을 멈추었다.

        

       아.

        

       그렇구나.

        

       토요일에, 사라와 마주 앉아 커플 메뉴를 먹으며, 자신이 사라에게 아주 몹쓸 상식을 주입했던 것을 떠올린 유하늘은, 그대로 머리를 부여잡고 싶은 감각에 사로잡혔다.

        

       그렇다. 분명히 그것 때문이다.

        

       새장에 갇힌 새처럼 지내던 사라에게는 사람 대 사람의 거리감을 가르쳐 줄 친구가 없었다.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사람 간의 미묘한 거리를 알 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유하늘은 사라의 그런 점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향한 사라의 의심을 걷어냈다.

        

       아마 사라는 집으로 돌아가 친구 간의 스킨십에 대해 검색을 해봤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릎 위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사진은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다정하게 끌어안은 사진이 아니라 여러 명이 장난스럽게 겹쳐있는 사진이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전부 유하늘의 잘못이었다.

        

       물론, 그 외에도 뭔가 다른 일이 있으니 사라가 수업 시간에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유하늘을 향해 웃어주던 사라의 고개가 갸웃거렸다.

        

       “…….”

        

       유하늘은 슬쩍 눈을 돌려 교사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이쪽을 보고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다. 명백하게 사라가 이렇게 행동할 줄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사라를 향해 질타하지는 않는다.

        

       그 태도가 보여주는 바는 명확했다. 교사는 사라를 무시하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다시 사라를 내려다보았다.

        

       그래, 어쩌면, 사라는 지금 유하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이 학교를, 어떻게든 정상화하기 위해서.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 과정에서, 유하늘이 사라에게 심은 이상한 거리감이 드러났을 뿐이고.

        

       이건 내 잘못이야.

        

       유하늘은 그렇게 생각했다.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의자에 앉아있는 사라는, 마치 유하늘이 앉기 좋게 기다리고 있다는 듯, 자리에서 최대한 의자를 뒤로 빼고 있었다.

        

       사라의 교복 치마가 그리 짧지는 않았다. 몇몇 아이들처럼 타이트하게 줄이지는 않았으니까.

        

       하지만, 의자에 앉아있는 사라의 치마는 몸을 따라 살짝 올라가, 하얀 무릎이 봉긋 튀어나와 있었다. 그 뒤로 이어지는 허벅지가 살짝 보였다.

        

       ……이 위에 앉으라고?

        

       이미 교실의 시선은 유하늘에게 몰려있었다. 시선을 돌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는 듯, 모두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이건 내 잘못이야.

        

       유하늘은 그렇게 생각했다.

        

       토요일에, 차라리 제대로 알려줬다면. 사라가 이런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하늘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 이건 내 잘못이야.

        

       내 잘못이니까,

        

       내가 책임져야지!

        

       그리고 사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읏.”

        

       갑자기 사람의 무게를 그대로 받아서 그런지, 사라의 입에서 작게 그런 소리가 흘러나왔다.

        

       천천히, 사라의 허벅지에 엉덩이를 올려놓는다. 그리고 허리를 살짝 펴서 기댄다. 옷 너머로 사라의 체온이 미약하게 느껴졌다. 무척 말라 보이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사라의 몸은 은근히 부드러웠다. 어쩌면 지난주부터 열심히 먹였던 것이 조금은 효과를 보았던 걸까?

        

       등에 닿은 사라의 몸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물론 옷 너머의 감각이긴 했지만. 아니, 그래서 오히려 더 그 미묘한 굴곡이 더 잘 느껴지는 걸까?

        

       “…….”

        

       유하늘의 심장이 금방이라도 가슴 밖으로 뛰쳐나올 것처럼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 그럼, 수업 시작한다…….”

        

       그때까지도 입을 벌리고 이쪽을 보고 있던 교사가,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반 아이들도 화들짝 정신을 차린다.

        

       순간 교실이 책 펼쳐지는 소리로 가득 찼다.

        

       평소라면 수업에 집중하는 아이는 얼마 없었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에 있는 아이들이 전부 책을 펼쳐놓고 그 위에 고개를 박고 있었다.

        

       ……만약 유하늘이 짐작한 대로, 사라의 목적이 이 반의 모두의 시선을 끄는 것이었다면.

        

       지금 그 계획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고 할 수 있었다.

        

       *

        

       아, 안 쳐다보면 어쩔 건데.

        

       이 상황에서 쳐다보면 지금 이 상황에 관심이 있다는 소리다.

        

       만약 쳐다보지 않고 있다면, 이 악물고 무시하고 있다는 소리고.

        

       어느 선택지를 고르나 지금 나와 유하늘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

        

       그런데 막상 이렇게 하니까 조금 민망하긴 했다.

        

       그러니까…… 누구 위에 앉는다는 게 여러 가지 의미로 성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위니까. 물론 나는 그걸 노리고 한 말이긴 한데.

        

       물론 내 말을 따라주고 있는 유하늘이야 진짜로 그렇게 믿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

        

       교실 내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앞에서 칠판에 뭔가 열심히 써 내려가는 선생 정도만 제외하고.

        

       심지어 유하늘도 아무 말도 없었다.

        

       ……생각해보면 아무 말도 없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다. 나와 마주 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대화를 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

        

       그렇게 몇 분이 흐르고 나서야, 나는 지금 이 상황을 조금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슬슬 후회되기 시작한다.

        

       그래, 유하늘의 키는 예사라와 비슷하다. 따지자면 유하늘 쪽이 미미하게 더 크긴 했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았다. 그래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내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당연히 건강한 신체를 가진 유하늘이, 예사라보다 몸무게가 더 나갈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게다가 예사라의 몸은 아직도 그리 튼튼하지 못했다. 힘이 좋은 것도 아니었으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유하늘의 몸무게에 짓눌리는 기분이었다. 본인에게 그런 말을 하기엔 미안하지만.

        

       “그럼, 유하늘.”

        

       갑자기 앞에 서 있는 교사가 유하늘을 불렀다.

        

       “나와서 이 문제를 풀어보도록.”

        

       유하늘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얼른 앞으로 나갔다.

        

       휴우, 하고 주변에서 한숨을 푹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조차도 조금 안심한 듯한 표정이다. 그나마 시선을 강제로 강탈하는 모습이 멈추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안도했다.

        

       사실, 아까 전부터 다리에 피가 안 통해서 슬슬 발가락 끝의 감각이 사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이거 어쩌지.

        

       칠판에 열심히 풀이를 적어 내려가는 유하늘의 뒤통수를 멍하니 바라보며 고민했다.

        

       그렇다고 지금 물러나면 내가 지는 기분인데.

        

       무작정 난리를 피운다면 게임 속의 예사라와 크게 다를 게 없고, 그렇다고 다시 유하늘을 내 무릎에 앉히자니 앞으로 수업이 끝날 때까지가 조금 두려웠다.

        

       탁.

        

       내가 고민하는 사이에, 유하늘이 분필을 내려놓았다.

        

       “그래, 잘했다. 그럼…….”

        

       선생은 나를 살짝 곁눈질하며 말했다.

        

       “……자리로 돌아가라.”

        

       유하늘은 선생에게 대답도 하지 않고 몸을 휙 돌렸다. 그리고 빠른 걸음으로 내가 앉아있는 자리 쪽으로 왔다.

        

       흰빛 너머로 보이는 유하늘의 얼굴은 다소 굳어있었다.

        

       자리 앞에 서서, 나를 빤히 바라본다.

        

       ……화났나?

        

       하긴, 아무리 동성 친구라고 해도 다짜고짜 이런 쪽팔린 짓을 시키면 화가 날지도 모른다. 

        

       사과해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갑자기 유하늘이 내 손을 덥석 잡았다.

        

       “으헿?”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갑자기 일으켜져서, 나도 모르게 그런 소리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 유하늘은 평범하게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역시 화난 건가?

        

       주변에서 다시 한번, 안도의 한숨을 흘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아힛?”

        

       자리에 앉은 유하늘이, 다시 한번 내 손을 잡아 강하게 끌어당겼다.

        

       털썩.

        

       그리고 나는, 그대로 유하늘의 무릎 위에 털퍼덕 앉아버렸다.

        

       ……아까 유하늘이 나에게 앉았던 자세와는 다르다.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얼떨결에 딸려와서 앉은 탓인지, 나는 유하늘의 허벅지 위에 ‘옆으로’ 앉아있었다.

        

       그러니까, 만약 유하늘이 힘이 엄청나게 세다면 그대로 내 무릎 아래와 등 아래 손을 넣어 공주님 안기를 할 수 있는 자세였다는 말이다.

        

       “…….”

        

       주위에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의 표정은 아까보다 더욱 파랗게 질려있었다.

        

       유하늘은, 양 팔을 앞으로 뻗어 책상 위의 펜을 잡았다. 그녀의 오른팔이 내 등 뒤를 스쳐 지나가고, 왼팔은 내 앞을 가로질러 갔다.

        

       내 상체는 그대로 유하늘의 양 팔 안에 갇힌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유하늘이 책을 보기 위해서 허리를 살짝 숙이자, 머리카락이 내 얼굴 앞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등교하기 전에 씻은 냄새가 아직 다 빠지지 않은 모양인지 향긋한 냄새가 코를 스치고 지나갔다.

        

       정신이 아찔했다.

        

       ……그냥 무릎 위에 앉은 것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둘의 얼굴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마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유하늘이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그녀의 얼굴이 엄청나게 가까이 다가왔으니까.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친구 사이에 할만한 자세는 아니지 않나?

        

       공책에 필기를 한 유하늘이 고개를 들었다. 다시 머리카락이 내 얼굴 앞을 스쳐 지나가고, 환한 빛이 쏟아져나오는 얼굴이 보였다.

        

       유하늘은, 마치 악동처럼 씨익 웃고 있었다.

        

       “…….”

        

       그래, 그렇단 말이지.

        

       자세가 어떻든, 어쨌거나 유하늘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아주 명확하게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기왕 시선을 끄는 거, 아주 끝장을 보자는 생각이겠지.

        

       ……뭐, 좋다.

        

       그럼, 기왕 이렇게 된 거, 수업 끝날 때까지 한 번 가 보자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KYYY님, 후원 감사합니다!

    소설을 쓰면서 제일 기쁠때가 독자 여러분의 칭찬과 응원을 받을 때입니다. 물론 매일 계속 올라가는 조회수만 보더라도 이미 기분은 좋지만, 거기에 직접 응원해주시고 칭찬해주시는 분이 있다면 당연히 기분이 더 좋을 수 밖에 없죠. 글을 쓰면서 힘든 것도 잊어버리고, 매일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글 쓰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저의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독자 여러분 덕분이죠.

    언제나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면 떨립니다. 이 글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아니, 반응해주시는 분들이 없으면 어쩌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소설을 시작하고 나서 전작을 읽어주신 분들이 이 소설을 좋아해주실지, 처음 읽으시는 분들이 계속 읽어주실지 고민도 되구요. 하지만 이렇게 38화를 쓰고 있는 지금은 그 공포심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제 소설을 읽어주시는 분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언제나 댓글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후원까지 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저 읽어주시기만 하는 것으로도 영광인데, 이렇게 큰 힘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저에게 보내주신 응원, 저의 글을 읽는데 사용해주신 시간, 그리고 후원해주신 돈이 아깝지 않도록, 언제나 노력하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암컷천마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제 소설을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설을 처음 써서 올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로부터 반년이 넘게 흘러서 두 번째 작품을 연재하고 있네요. 저도 전작을 그렇게 열심히 쓸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하루에 천 자 쓰기도 힘들었던 시절이 있는데, 그 여섯 배나 되는 양을 그것도 매일같이 써서 올릴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 여러분이 계시다는 것에, 글 쓰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즐겁게 써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막히거나 글이 잘 안 써지는 날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쉬게 되어버리면 다음날, 또 다음날도 쉬게 될 거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고개는 넘지 않으면 계속해서 거기 그대로 있게 되는 법이죠. 그런 고개가 하나 나올 때마다, 고개 너머에서 기다리고 계실 독자 여러분이 계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떠올립니다.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읽어주시는 분들이 생겼다면 당연히 책임지고 끝까지 연재하는 것이 옳은 생각이겠죠.

    그렇기에, 오늘도 독자 여러분의 응원을 받고 힘을 내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가끔 힘들기도 하지만, 대체로 즐겁습니다. 제 글을 완성해나간다는 것이, 그리고 그 글을 독자님들께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부디 제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저의 글을 읽으며 제가 느낀 행복을 그대로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언제나 제가 계속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의 글에 투자해주신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도록, 언제나 노력하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후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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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I Don’t Want to Become a Villainess

Q악역 영애가 되긴 싫어
Status: Completed Author:
I fell into the single-player game 'If You Wish' and decided to struggle to avoid becoming a villainess with a terrible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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