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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

       마리아는 다행히 무사했다.

        ​

        애초에 빌헬름이 검을 꽂지 않고 손을 쓴 이유가 마리아가 다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

        하지만 그게 오히려 문제를 일으켰다.

        ​

        “많이 충격을 받으신 것 같습니다.”

        ​

        “…많이 안 좋으신가?”

        ​

        “신체에 이상이 있진 않으십니다. 다만 정신을 차리지 못하시는 것뿐입니다.”

        ​

        피칠갑을 한 손이 사람의 몸을 뚫고 나오는 광경은 안 그래도 그간 여러 사건을 통해 깎여나가고 암습으로 움츠러든 정신에 치명적이었다. 마리아는 하루가 넘도록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

        물론 치유사가 말하길 그녀가 늦어도 며칠 안으로는 깨어날 거라고 했지만, 문제가 된 건 그게 아니었다.

        ​

        “…예?”

        ​

        빌헬름은 마틸다의 말에 귀를 의심해야 했다.

        ​

        “다시 한번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

        “아가씨의 방에서 지내주셨으면 합니다.”

        ​

        시녀들은 빌헬름에게 마리아의 방에 머물면서 호위를 해주길 부탁했다. 마리아가 정신을 잃어 최소한의 저항을 할 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시녀들이 함께한다고 해봐야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기에 마틸다와 시녀들은 합리적인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

        하지만, 그건 반대로도 적용됐다. 빌헬름이 마리아의 방에 머무른다면, 빌헬름이 무얼 하든 저택의 인원 중 누구도 저지할 수 없었다.

        ​

        그걸 모를 리가 없음에도 시녀들은 빌헬름에게 마리아의 근접 경호를 요구했다.

        ​

        “…괜찮겠습니까?”

        ​

        “괜찮을리가요.”

        ​

        이건 신뢰의 문제가 아니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귀족가의 일이었다. 누구보다 더 믿을 수 있다고 기밀을 맡긴 부하에 의해 폭로가 일어나고, 평생을 함께한 가신에게 금고를 맡겼다가 가산이 털리는 게 세상 이치였다.

        ​

        빌헬름은 아직 모르지만, 심지어 황녀에 대한 일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었다.

        ​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요. 당신을 믿는 수밖에.”

        ​

        마틸다는 그렇게 말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빌헬름은, 마틸다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

        그간 지켜본바, 마틸다는 황녀를 마치 자식과도 같이 대하고 있었다. 정신을 잃은 딸아이의 생사를 생판 모르는 남자의 손아귀에 쥐여준다는 게 걱정스럽지 않을 리가 없었다.

        ​

        “…알겠습니다.”

        ​

        그렇기에 빌헬름은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

        그라고 부담되지 않는 게 아니었다. 만약에라도 이 일이 바깥으로 흘러나가면 그에 대해서도 이상한 소문이 돌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빌헬름은 자신의 무력함에 분루를 보이는 사람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는 부류의 사람이 아니었다.

        ​

        결국 그는 마리아의 침대 옆에서 그녀를 경호했다.

        ​

        낮에는, 그나마 이런저런 이유로 시녀들이 오가니 별로 부담되지 않았다.

        ​

        하지만 밤이 되어 누구도 오가지 않는 시간대가 되자, 빌헬름은 엄청난 부담감을 느꼈다.

        ​

        아무도 오지 않는 방에, 사람이라고는 기절해 있는 귀족 영애와 자신뿐. 처신을 조금만 잘못하더라도 누명을 쓰기 딱 좋았다.

        ​

        물론 시녀들이 그럴 리가 없다는 건 확답을 받긴 했지만, 빌헬름에게는 자기 자신에게 켕기는 일을 만드는 게 더 꺼려졌다. 결국 그는 어느 쪽에서 적이 침입하거나 비수가 날아와도 막아낼 수 있는 곳으로 의자를 옮겼다.

        ​

        창문을 닫아 달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방에서, 그는 촛불조차 켜지 않고 칼을 쥔 채 가만히 마리아를 바라봤다.

        ​

        ‘…그러고 보면, 이 애의 부모는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걸까.’

        ​

        이때의 마리아는 아직 성인이 되기 2년도 더 전이었기에, 아직 앳된 티를 다 벗지 못하고 있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표정과 행동거지가 나이대와는 꽤 차이가 났기에 깨어있을 때는 잘 인식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보니 확실히 아직 성인도 되지 못한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

        그리고, 그제야 빌헬름은 마리아의 부모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는 데 신경이 쓰였다.

        ​

        마리아의 신상에 대한 정보를 꼭꼭 숨기고 있었기에 마틸다와 시녀들은 혹시 단서가 될지도 모르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조차 절대 입에 담지 않았다. 물론 말해준다 하더라도 빌헬름은 몰랐을 테지만, 이들이 그것까지 알 수는 없었다.

        ​

        그리고, 빌헬름은 그 답을 당사자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

        “…마.”

        ​

        벌떡.

        ​

        마리아가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무섭게 빌헬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깨어났어?”

        ​

        갈등이 터진 이후, 빌헬름은 마리아에게 대놓고 반말을 하고 있었다. 세상에 귀족이 많다지만, 까놓고 자신보다 신분 높은 사람 손꼽아봐야 얼마나 되겠냐는 생각이었다.

        ​

        시녀들은 내심 웃음을 터트렸고, 마리아는 가족을 제외하면 난생처음 당해보는 하대에 당황했지만, 누구도 빌헬름의 무례를 정정할 수 없었다. 물론 시녀들은 할 생각도 없었다.

        ​

        빌헬름은 마리아에게 달려가 그녀의 상태를 확인했다. 1위계 마법으로 초에 불을 붙이고 그 불빛 아래에서 마리아의 얼굴과 맥박을 확인했다.

        ​

        “이런, 잠꼬대였나.”

        ​

        그래도 기절해서 숨만 겨우 쉬던 때보다는 나아진 것 같네.

        ​

        그렇게 생각하며 빌헬름은 물러나려 했다.

        ​

        그때, 마리아가 빌헬름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렇게 강한 힘은 아니었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빌헬름은 손을 빼지 못했다.

        ​

        “엄마, 가지 마….”

        ​

        가까이 다가갔기에 그는 마리아의 말을 코앞에서 들을 수 있었다.

        ​

        “엄마…, 유모….”

        ​

        문장이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빌헬름도 귀족으로서의 지식이 부족한 거지, 눈치가 없진 않았다.

        ​

        “계속, 곁에….”

        ​

        뜨문뜨문 내뱉는 말이었지만, 빌헬름도 이쯤 되면 사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

        물론 확신할 순 없었다.

        ​

        하지만, 적어도 모종의 이유로 어머니와 이별한 건 분명했다. 그리고 보통 이 세계에서, 모종의 이유는 대부분 사별을 의미했다. 단서가 부족해 확신은 어려웠지만, 어느 쪽이든 어머니와의 이별은 어린 나이의 아이가 겪기엔 힘든 일이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

        빌헬름은 자신을 붙잡은 손을 내려다봤다.

        ​

        붙잡는 힘은 그리 강하지 않았지만, 거기 담긴 간절함만큼은 알 수 있었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리아의 손을 맞잡았다. 살짝 인상을 쓰고 끙끙거리던 마리아는, 자기보다 훨씬 큰 손이 자신의 손을 감싸 쥐자 표정을 풀었다.

        ​

        “엄마….”

        ​

        오히려 그녀의 입가에 미미하게나마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이윽고 나지막한 숨소리만이 반복적으로 들려왔다.

        ​

        빌헬름은 결국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선 채로 계속 마리아의 손을 잡아주었다.

        ​

        아침이 되어 시녀들이 들어올 때까지, 계속.

        ​

        ―――

        ​

        마리아가 깨어난 건, 그다음 날 새벽이었다.

        ​

        “으, 으으음….”

        ​

        며칠 동안 내리 누워있었기에 눈을 뜨는 것도 그리 수월하지 않았다. 제대로 뭘 먹지도 못했고 몸을 움직이지도 못했기에 온몸이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찌뿌둥했다.

        ​

        하지만 며칠을 내리 잔 탓에 정신은 또 말똥말똥해져서, 그녀는 어떻게든 눈을 떠 주변을 살폈다.

        ​

        그리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

        “…어?”

        ​

        “아, 일어나셨구먼.”

        ​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빌헬름의 얼굴이었다.

        ​

        주변을 둘러봐도 여기가 그녀의 방인 것은 확실한데, 자신의 침대 앞에 빌헬름이 있었다. 심지어 방에는 그녀와 빌헬름,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

        이제 막 정신을 차린 황녀가 오해하기에는 딱 좋은 환경이었다.

        ​

        그렇다면 이어질 그녀의 반응 역시 당연한 것이었다.

        ​

        “꺄아아아아악!”

        ​

        비명이 저택을 뒤흔들었다.

        ​

        “무슨 일이십니까!”

        ​

        주변에서 기다리던 마틸다와 시녀들이 황급히 달려들어 왔다.

        ​

        “이, 이 자가 감히 제 방에…!”

        ​

        어느새 침대의 반대편 끝까지 도망가 빌헬름을 삿대질하는 마리아를 보며 마틸다는 참지 못하고 웃음소리를 흘렸다.

        ​

        “푸훗.”

        ​

        “뭐, 뭐 하는 거야?! 이 남자가 무도하게 내 침실에 침입했다니까!”

        ​

        그리고 이어지는 마리아의 말에, 마틸다는 더는 참지 않기로 했다.

        ​

        “아하하하하!”

        ​

        시녀장과 황녀는 그렇게 한편의 코미디를 찍고 있는 와중, 빌헬름은 눈을 깜빡였다.

        ​

        “…감히? 무도?”

        ​

        나, 선제후의 아들인 거 밝히지 않았었나? 그럼에도 저런 말을 한다고?

        ​

        의아함에 눈만 깜빡이던 빌헬름의 두뇌가, 마침내 해답을 도출했다.

        ​

        누군진 몰라도, 저 영애가 작위를 이어받지 않은 건 분명했다. 그런 신분임에도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건 이 나라에 오직 한 부류밖에 없었다.

        ​

        “…황족?”

        ​

        그제야 빌헬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

        그 말을 들은 시녀들은 그대로 굳었다. 계획대로라면, 이들은 정체를 밝힐 생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마틸다는 다르게 생각했다.

        ​

        이미 침실까지 끌어들였다.

        ​

        경호를 위해서라지만, 어쨌거나 밖에서 보기에 부적절한 행위라는 건 달라지지 않았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어떤 경우에도 소문은 퍼져선 안 됐다. 이쪽에서 소문을 퍼트릴 일은 없었으니, 단속해야 할 건 빌헬름 쪽이었다.

        ​

        그러나, 이제 와서 그에게 협박을 하기에는 마틸다는 그에게 마음의 빚이 있었다.

        ​

        그렇기에, 그녀는 빌헬름이 자발적으로 입조심을 하도록 하기로 했다.

        ​

        “맞아요. 이분은 황제 폐하의 차녀, 마리아 호프부르크 황녀님이시랍니다.”

        ​

        신분을 밝히는 건, 그 일환이었다.

        ​

        비록 가문 안에서는 찬밥신세라지만, 그 신분이 갖는 힘은 어디 가지 않았다. 선제후라 하더라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이 황족의 신분이었다.

        ​

        “…세상에.”

        ​

        그렇기에 확답을 들은 빌헬름의 안색은 더욱 창백해졌다.

        ​

        그러니까, 자신은 황녀 앞에서 선제후의 아들입네 하고 뻗대며 반말이나 찍찍 뱉었다는 것 아닌가. 제아무리 빌헬름이라도 그게 개인의 안위에 영 좋지 못한 행동이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

        그를 안심시킨 건, 마틸다에게 전후 사정을 전부 전해 들은 마리아였다.

        ​

        “…됐어요. 이제 와서 예의 차린다고 그간의 무례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저를 지켜준 공으로 무례를 허락했다고 치도록 할게요.”

        ​

        “그, 그렇습니까….”

        ​

        “대신 다른 사람들에게 책잡히지만 않도록 하세요. 그건 저도 어떻게 못 해 드리니까.”

        ​

        빌헬름이 황녀에게 반말을 하게 된 계기가 된 일이었다.

        ​

        ―――

        ​

        그 후로도 경호는 계속 이어졌다.

        ​

        같은 방에서 지내며, 빌헬름은 몇 번이고 암살의 위기로부터 마리아를 지켜주었다. 물론 지난번과 같은 직접적인 살해 시도는 없었지만, 이런저런 경로로 마리아를 제거하려는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

        ​

        궁금증을 참지 못한 빌헬름이 마리아에게 물었다.

        ​

        “이거, 황제에게 어떻게 못 따져? 아무리 궁중암투가 무섭다고 해도, 황녀에 대한 암살 시도가 이렇게 많은 게 맞아?”

        ​

        그의 질문에, 마리아는 씁쓸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

        “…당하는 사람이 잘못한 거예요. 이런 일은.”

        ​

        워낙 가족 간의 사이가 좋고, 브란덴 변경백이 일대를 단단하게 틀어쥐고 있었기에 그는 잘 경험하지 못했지만, 귀족의 세가 강하고 일대가 풍요로운 곳에서는 정치적 모략이 일상적이었다.

        ​

        하물며 황족끼리도 마찬가지였다. 수도 안에 있을 때는 정치적으로 서로 팔다리를 자르려 들고, 수도에서 벗어난 이들은 물리적으로 팔다리를 자르려 들었다.

        ​

        유럽에서 가장 많은 귀족을 죽였다고 의심받는 와인, 마차, 테라스의 삼신기는 이세계에서도 절찬리에 활약 중이었다.

        ​

        마리아는 빌헬름이 알 거라고 상상도 못 하고 있지만, 잠꼬대에서 그녀의 가정사를 알아낸 빌헬름은 그걸 듣고 그녀에 대한 동정심을 느꼈다. 지구에서라면 아직 고등학생쯤이나 됐을 청소년에게는 지나치게 가혹한 환경이었다.

        ​

        그렇기에, 그는 최대한 그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그녀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주기로 했다.

        ​

        “이건 어때?”

        ​

        “…저거, 뭘 하는 건가요?”

        ​

        그녀를 데리고 시장을 돌았다. 암살자의 위험에 시녀들은 불안해했지만, 빌헬름의 적극적인 설득에 허락했다.

        ​

        “…다시 떠!”

        ​

        “자신만만하게 가져오시더니, 너무 쉽지 않나요?”

        ​

        보드게임을 비롯해 여럿이서 할 수 있는 놀이를 알려주었다. 셋 이상의 인원이 필요한 건 마틸다를 껴서 진행했었다.

        ​

        “가, 가지 마요. 어머니, 어머니….”

        ​

        “…….”

        ​

        악몽을 꾸거나 천둥번개가 치는 날, 두려워 떠는 마리아의 곁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위로해주기도 했다.

        ​

        그렇게, 그들은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며 가까워졌다.

        ​

        마리아는, 어머니와 유모가 돌아가신 이후 처음으로 마음의 공백이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틸다가 노력해주긴 했지만, 갓난아기 때부터 함께해온 두 사람의 그림자가 워낙 컸기에 빈 공간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빌헬름은 바로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갔다. 여러 겹의 잠금장치로 잠긴 문을 성큼성큼 당당하게 비집고 들어갔다.

        ​

        마리아는, 그런 행복한 나날이 영원히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

        어느 날 갑자기, 그가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사라지기 전까지는.

        ​

        ―――

        ​

        “…….”

        ​

        분명 훈훈한 과거 회상이었을진대, 어째 마지막에 갑자기 기분이 확 나빠졌다. 6위계 마법사의 분노는 대기 중을 흐르는 마력의 흐름조차 뒤틀 정도였기에 빌헬름과 말은 이유 모를 오한에 움찔 떨어야 했다.

        ​

        마리아는 그 모습을 보며 오히려 기분이 풀어졌다.

        ​

        ‘그래요. 어쨌든, 지금은 빌이 제 앞에 있어요.’

        ​

        2년이다. 2년 동안 마리아는 빌헬름을 되찾기 위해 온갖 수를 썼다.

        ​

        그녀가 수도로 돌아가 황녀로서 황제의 명령을 수행한 것은 결국 이날을 위한 준비였다.

        ​

        이제, 많은 준비가 끝났다.

        ​

        아바마마에게 혼약을 허락받았고, 감히 내뺄 수 없도록 소문도 퍼트렸다. 무엇보다, 이렇게 또다시 도망치는 걸 기어이 붙들고 따라잡았다.

        ​

        “잃는 건, 이미 많이 해봤어요.”

        ​

        “응? 뭐라고 했어?”

        ​

        한창 말과 투닥거리던 빌헬름이 되물었다. 마리아는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

        그러니까, 이제는 두번 다시 놓치지 않을 거다.

        ​

        그렇게 다짐하며, 그녀는 고개를 들어 저 멀리 지평선 너머를 바라봤다.

        ​

        그곳에는 성국의 깃발이 펄럭이는 성벽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I Wished for Romance, but it Turned Out to be a Romance Fantasy

낭만 판타지를 꿈꿨는데 로맨스 판타지였다
Score 7.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4 Native Language: Korean
I dreamed of a life filled with romance¹ and romanticism, but I didn’t dream of a romance fantasy… —- ¹ The “Romance” here means a feeling or atmosphere of something new, special and exciting, e.g., a hero’s adven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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