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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

       아르피나 추기경.

         

       남과는 출발점을 달리한 엘리트 중의 엘리트. 대주교의 딸로 시작해, 추기경의 자리까지 올라간 사제 계의 황족이나 마찬가지다.

         

       지나온 자리에는 티끌만 한 오점 없다.

         

       …아니지.

         

       지금은 오점이 하나 있지만, 숨기는 중이겠지.

         

       나는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나보다 연상이다. 하지만 연상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작았다.

         

       아름다운 외모와는 별개로, 무척이나 작은 몸. 가녀리고 고귀하다.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언제 부서질지 모를 것처럼 위태롭다.

         

       예쁘다를 넘어선 신성함.

       경이로움을 넘어선 아름다움.

         

       나는 눈을 뗐다. 숨을 들이켜고 눈을 깊게 감았다가 떴다.

         

       ['태양신의 기도'가 발동합니다.]

         

       역시나.

       잠깐 홀렸던 거구만.

         

       나는 어깨를 쓱 풀었다. 어차피 아르피나 추기경과는 지금 엮일 수 없다. 한낱 견습 사제가 말 걸기에는 너무나 높은 위치에 있는 그녀.

       그녀만 꼬실 수 있다면 내 교단생활이 아주 끝내주게 바뀔 테지만,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었다. 적어도 내가 주교급 위치에는 올라가야 영접할 수 있겠지.

         

       그림의 떡이다. 지금은 깔끔하게 무시하자. 어차피 이 자리도, 그저 형식적으로만 참여한 것일 테니.

         

       "본 재판에 앞서, 몇 가지 주의점을 확인하겠습니다."

         

       신성 재판의 흐름은 무난했다. 다소 평범하게 지나갔으며, 내가 발언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이단심문관 라다토크는 유능했다. 치열한 공방이 오갔으나, 그는 아픈 곳만을 쏙쏙 파헤쳤다.

         

       음. 편하다!

         

       "증거를 제출하겠습니다. 재판장님."

         

       베버릭 견습 사제와 브로디 주교의 눈깔이 뒤집혔다. 혐의를 부정하며, 증거 있냐는 식으로 배째라를 시전하던 이들이 발악했다.

         

       "저, 저게 왜 아직 남아 있어?!"

       "부, 분명 없앴다고…!"

       "허가합니다."

         

       디모나는 증거를 주르륵 훑었다. 내가 보기엔 웃긴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자기가 직접 모은 증거를 다시 한 번 보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

         

       이야. 배우 해도 되겠다. 진짜 유능하다니까.

         

       "베버릭 견습 사제."

         

       디모나의 말이 차갑게 내리꽂혔다.

         

       "베버릭 견습 사제가 제출한 증거와는 아예 다르군요. 어느 쪽이 진실인가요?"

       "조,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 증거에는 크나큰 오류가…!"

       "그게 무엇이죠?"

       "……"

         

       브로디 주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벌벌 떨기만 했다. 막상 말을 꺼냈으나, 제대로 된 반박을 하지 못했다.

       결국 입에서 나온 건 궁여지책으로 꺼낸 아무 말뿐.

         

       "조, 조작된 증거입니다! 그게 분명합니다!"

       "조작된 증거가 아닙니다. 추가 증거를 제출하겠습니다."

         

       라다토크가 영상 크리스탈을 들어 올렸다.

         

       이야. 저거 비싼 아이템이잖아?

         

       나는 감탄했다. 괜히 메인 NPC가 아니다.

       라다토크가 없어져서 심란했을 텐데, 해야 할 일은 죄다 한 거 아닌가?

         

       「그렇다니까요. 베버릭하면 망나니로 유명하죠.」

         

       영상 크리스탈에 저장된 증거들이 쏟아졌다. 베버릭과 브로디 주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배심원들이 웅성거렸다. 디모나가 작게 헛기침했다.

         

       "정숙하세요. 브로디 주교. 더 할 말이 남았나요?"

       "……"

         

       브로디가 나를 휙 돌아보았다. 모든 것이 무너진 듯 표정은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다.

         

       "너…너…너 때문에…내…아들이…"

         

       베버릭이 벌떡 일어섰다. 침을 튀기며 내게 달려들었다.

         

       "죽여버린다!"

       "워워."

         

       의자에서 사슬이 튀어나왔다. 베버릭을 감싸고 곧바로 자리에 도로 앉혔다. 자체방범 시스템이라니.

       좋긴 좋네. 교단 본부라 그런지, 최첨단 마법 도시나 마찬가지잖아.

         

       나는 베버릭을 쓱 쳐다보았다. 그의 등 뒤로 그와의 기억이 오버랩됐다.

         

       어떻게보면 딱했다. 사람을 잘못 만나 떵떵거리며 살던 게 엉망이 된 거나 마찬가지이니.

         

       어디 보자…좋은 기억이라도 하나 있으면 곱씹어줄 텐데…

         

       …없네?

         

       "응."

         

       나는 활짝 웃었다. 작게 속삭였다.

         

       "잘 가세요. 베버릭 견습 사제님. 흑흑. 보고 싶을 거예요."

       "놔! 이거 놓으라고!"

         

       작은 소란이 지나갔다. 배심원들과 디모나가 모여 짧게 회의했다.

       그녀는 깔끔하게 재판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판결이었다.

         

       "공금 횡령과 더불어, 교단의 이미지 실추. 휘하의 견습 사제를 성폭행하려 했던 것까지 전부 포함해, 그 죄질이 무척이나 악독하다고 본 배심원단들은 평가했습니다."

         

       상석에서의 수군거림이 짙어졌다. 완전히 넘어간 기세에 브로디 주교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재, 재판장님…"

         

       목소리는 거의 기어들어가고 있었다. 성금. 교단에서 공식으로 쓰이는 헌금들은 모두 라의 은혜가 묻은 성금이나 다름없다.

       그것을 빼돌렸다는 것 자체가 신을 기만한 행동. 신성모독 중에서 최상위로 평가되는 악독한 범죄 중 하나다.

         

       "오해입니다…전부…전부 오해입니다…애가…애가 생각이 없어서…"

       "……"

       "한 번만…한 번만 선처를…착한 아이입니다…무척이나 착한 아이란 말입니다…"

         

       디모나 이단심판관은 짧게 침묵했다. 한숨과 함께 자리에서 쓱 일어섰다.

         

       "재판 결과를 통보하기에 앞서, 무척이나 부끄럽군요. 라께서 지금의 저희를 보고 있다면, 무슨 말을 할까요?"

       "……"

       "브로디 주교. 베버릭 견습 사제의 변호를 직접 맡은 이유가 무엇인지요?"

       "그…건…"

       "혈육. 피로 맺어진 유대는 끈끈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저희는 먼저 저희가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에 대해서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디모나가 딱 잘라 말했다.

         

       "저희는 사제입니다. 신을 섬기는 자이며, 때로는 신실함을 증명하기 위해 혈육조차 가차 없이 끊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죗값을 치러야 하며, 성금에 손을 댄 자는 예외 없이 전부 처벌해야 합니다."

       "재판장님…제발…"

       "감형을 원했거든, 애초에 모든 것을 숨기지 않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어지는 재판 결과에 베버릭이 헐떡였다. 그간의 과오를 한 번에 정산한 얼굴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베버릭 견습 사제에게 아인카드 지하형무소 10년 형을 선고합니다."

       "안 돼애애애애애애애애!!"

         

       사슬이 철컥거렸다. 의자가 흔들렸다.

         

       "이럴 순 없어! 이럴 순 없다고! 드웨인 대주교님! 야, 약속했잖아요! 아무 일도 없을 거라 약속했잖아요!"

       "베버릭! 그만! 그만 하거라!"

       "아버지! 이건 아니잖아요! 저희가! 저희가 바친 돈이 얼마…!"

       "그만 하래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라다토크와 슬쩍 악수했다.

         

       "멋진 변호였어요. 라다토크님."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라다토크와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 상석을 흘깃거렸다.

         

       "…이제 형제님은 드웨인 대주교와 척을 진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인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걱정 마세요. 늙다리들 따위한테 당할 정도로 만만한 내가 아니니까."

         

       뭔 일이 있기 전에 원래 있던 곳으로 튈 생각이다. 응. 아카데미 들어가면 또 거기 소속되니까 강해지기 전까지 볼 일 없어.

         

       하지만 언제나 내 미래가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었으니.

         

       "…디모나 신성재판관님."

         

       굵고 묵직한 소리가 들렸다. 한 발이 나아가면 다른 한 발이 끌려오는 절름발이의 소리.

       목소리는 낮았다.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한순간 모든 게 조용해질 만큼의 존재감이 있었다.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나는 상석을 올려다보았다. 어둠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낸 중후한 남자가 난간에 기댔다.

         

       "재판이 끝난 지금, 하나를 더 요청하고 싶습니다."

       "…예?"

       "마침 교단의 중요한 분들이 전부 모였고, 이대로 흐지부지 넘어가다간 공을 치하하기도 힘들 테니, 이곳에서 결정하는 게 제일 옳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그가 누군지 직감할 수 있었다.

       드웨인 대주교.

         

       "용기를 내서 견습 사제를 고발한 자가 있으니, 그에 맞는 상을 주어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

         

       디모나가 눈을 깜빡였다. 드웨인이 내뱉은 말이 그의 입에서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지금 자하드 견습 사제에게 상을 주어야 한다는 말인가요?"

       "맞습니다."

         

       자신의 라인을 건드린 자에게 상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왜?

         

       내가 품은 의문은 다음 순간 해소됐다.

         

       "눈의 악마 토벌전에서 만만치 않은 공적 또한 세웠다고 정의심이 넘치는 후배가 실력까지 갖췄으니, 단순히 견습 사제로 두기에는 안타까운 감이 있지 않겠습니까."

         

       아.

         

       "견습 사제라는 직책은 자하드 견습 사제를 담기에는 너무나 작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마.

         

       "그러니 이번 일을 계기로…"

         

       이 개새끼가?!

         

       "자하드 견습 사제를, 정식 사제직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 건의를 드리고 싶군요."

         

         

         

         

       . . .

         

         

         

       견습 사제와 일반 사제.

         

       견습 사제는 이른바 사제 후보에 불과했다. 사제에 비해 맡은 바 직책도 없었으며, 따지고 보면 그냥 신도와 다름없었다.

         

       맡은 바 직책이 없다는 건, 책임을 질 일 또한 없다는 것.

         

       하지만 사제가 되면 달랐다. 사제가 되면 업무가 생겼으면, 만약 그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시 그에 따른 패널티가 부과됐다.

         

       드웨인 대주교가 노린 것은 아마 그것이겠지. 나는 디모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녀의 사무실에서 디모나는 술을 병나발째 벌컥벌컥 들이키고 있었다.

         

       "그 능구렁이 새끼가!"

         

       쾅쾅!

         

       책상이 요동쳤다.

         

       "대인배의 이미지를 챙겨갈 뿐만 아니라, 당신을 완전히 죽이려고 작정했다고요! 아세요?"

       "저도 술 좀 주세요."

       "미성년자잖아요?!"

       "뭐 어때요. 속 타 죽겠는데."

         

       드웨인 대주교의 안건은 정상적으로 통과됐다. 애초에 드웨인은 판결 자체가 이길 거라 보고 있지 않은 듯 했다.

       디모나와 드웨인은 척을 진 거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질 거라 생각했다는 건…

         

       그녀를 적수로 인정했다는 뜻. 디모나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알기 때문에, 애초에 베버릭과 브로디를 버리는 패로 쓰려 했을 게 분명했다.

         

       "드웨인은…"

         

       디모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내게 술잔을 툭 건넸다.

         

       "드웨인은 철두철미한 남자에요. 그의 적이 된 자는 전부 죽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단 한 명도 거두어들이지 않고 가차 없이 내치는 걸로 유명해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뜻이네요."

       "…사제가 된 자의 직책을 정하는 건 제가 아니에요. 5명의 대주교죠. 그리고 안타깝게도, 저는 평상시에 대주교보다 살짝 낮은 직책에 해당해요."

       "안주 없어요?"

       "일단 좀 들어봐요! 드웨인은 분명 당신을 자신이 관리하는 곳 중 하나에 집어넣을 게 분명해요! 철저히 말려 죽일 속셈이라고요! 아니면 그냥 뎅겅 하고 누명을 뒤집어씌워서 죽이던가!"

       "나 대신 열을 올려줄 줄이야…나한테 반한 건 아니죠?"

       "술 다 부어버릴까 보다."

         

       확실히 일이 꼬였다. 일 년. 아카데미를 준비하는 그 기간은 견습 사제로 살려고 했다. 그래야 돌아다니기도, 뭔가를 하기도 편할 테니.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일이 애매하게 되어버렸다. 정식 사제가 되었으니 아카데미 입학생으로 갈 수 있나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일단 그 보자…아카데미 있잖아요?"

       "아카데미요? 그게 왜 자꾸 나와요?"

       "짠 부터 할래요?"

       "…아주 천하 태평하네. 진짜."

         

       잔이 서로 부딪혔다.

         

       "아카데미 유학생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 견습 사제뿐이죠?"

       "맞아요. 당신 계획, 이미 망한 거나 다름없다고요."

         

       라님.

       좆망했는데요?

         

       나는 일단 술을 쭉 들이켰다. 오랜만의 음주는 몸을 노곤하게 만들었다.

         

       아니지. 생각을 해보자. 발상의 전환. 발상의 전환. 생각의 가성비.

         

       내게 중요한 게 뭐냐?

         

       타락자들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거.

         

       아카데미 입학생으로 들어가려 했던 건?

         

       메인 NPC들이 그곳과 대부분 엮여 있으니까, 동태를 살피기 제일 좋아서.

         

       그렇다면…

         

       굳이 입학생으로 들어가야 하는 건가?

         

       아카데미만 들어갈 수 있으면 상관없는 거잖아.

         

       "…하."

         

       그렇지. 나는 웃었다. 디모나가 질린 듯 나를 보았다.

         

       "희망이 없다는 걸 알고 미친 거예요?"

       "저 같은 천재가 그럴 리 없잖아요. 거목은 꺾이지 않는 법이지."

       "대신 부러진다고요. 우르릉 쾅 하면서."

       "응. 안 부서져."

       "말이 짧아지네."

       "응. 안 부서져요."

       "왜 이렇게 얄밉지?!"

         

       나는 책상을 탁탁 두드렸다.

         

       "디모나 이단심판관님. 그렇다면 입학생 말고, 아카데미에 들어가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글…쎄요. 아니, 그런데 아카데미에 왜 이렇게 집착해요?"

       "아. 음."

         

       나는 머리를 굴렸다. 변명을 만들라고 하면 대충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아카데미는 옛부터 신비로 가득했던 공간이니까.

         

       "…그곳에 금서를 보관한 도서관이 있잖아요? 읽고 싶은 지식이 있어서."

       "진짜 이단이라도 되려고 하는 거예요?"

       "라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싶어서요. 그곳에 태양신교가 잃어버린 지식도 있을 거 아니에요? 그리고 제가…알다시피 그걸 보관하는 임무를 하고 있잖아요."

       "…설마."

       "맞아요. 결계가 서서히 약해지고 있어요. 제겐 지식이 필요해요. 신성결계를 보수할 지식이. 그리고 그건 아마 이 교단 본부에도 없는 지식이겠죠. 이미 없어져 버린 옛 성법이나 마찬가지니까."

         

       디모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이유라면야…아카데미에 들어갈 방법은 굳이 입학생이 아니더라도 가능해요. 하지만 금서를 보관하는 도서관에 가려면…적어도 내부인으로 활동해야 하죠."

       "그렇다면?"

       "교단이 저물어가는 해인건 아시죠? 요즘에는 마법사가 대성해요. 사제가 강하다고 해도, 마법사나 기사 앞에서는 번데기 앞에 주름 잡는 거나 마찬가지죠. 아카데미도 같아요. 그쪽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어서, 내부인 중에 종교인은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거의 없다는 건, 조금은 있다는 거죠?"

       "…싸가지 없는데다가 유능하니까 더 얄밉잖아."

         

       디모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교사 자리가 있어요. 교단의 정식 사제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죠. 하지만 그곳에 가려면 이력이 필요해요. 사제로서 어느정도 업적을 쌓아야, 비벼볼 수 있겠죠."

       "그렇다면…"

       "내년은 무리에요. 4, 5년? 그 정도는 되어야겠네요. 애초에 이력이라는 게 그리 쉽게 쌓을 수도 없고, 교사로 들어가려면 아카데미에서 꼼꼼히 심사…"

         

       교사로 들어간다라.

         

       나는 머리를 굴렸다. 발목을 잡는 게 사제로서의 공적이라면, 해결하는 방법이 있지 않은가.

         

       나는 디모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내 그윽한 시선에 디모나가 움찔했다.

         

       "뭐, 뭘 봐요?"

       "혹시…"

       "미리 말하는데 나는 이단심판관으로서 공적인 일에 더욱 치중해야 하는…"

       "그래. 이단심판관. 그리고 그 휘하의 이단심문관들은 공적 쌓기가 더 쉽죠?"

       "네?"

       "직책이 직책이니만큼, 건수로 칠 거 아니에요. 연차랑은 상관없이, 건수만 많다면 공적이 는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자, 잠시…지금 무슨 말…"

       "정했어요."

         

       나는 활짝 웃었다. 그래. 천장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저…이단심문관이 될게요!"

         

       디모나의 표정이 무너졌다. 세상 쓴맛은 다 본 표정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저 캐릭터 열심히 짜왔으니까 공지 확인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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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The Paladin Monopolizes the Sacred Relics

성기사가 성물을 독차지함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n a world where magic reigns supreme and the influence of gods wanes, a young boy finds himself unexpectedly thrust into the role of an acolyte in the declining Sun God’s Temple. Blessed with the divine stigma of the Sun God, he must navigate the temple’s internal politics, the hostility of his fellow acolytes, and the challenges that come with his newfound powers.

As he delves deeper into the mysteries of the temple, he discovers hidden secrets and powerful artifacts that could change the course of his destiny. With the guidance of an enigmatic senior acolyte and the unwavering faith in his own abilities, he sets out to prove his worth and carve his own path in a world that has all but forgotten the true power of the div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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