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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

       대 마수 화기의 방향은 잡았다.

       더블배럴 샷건으로.

       ​

       물론 싱글배럴 샷건이 더블배럴 샷건보다는 생산과 가격, 관리 면에서 훨씬 좋을 것이다.

       하지만 브라운은 더블배럴 샷건을 포기 할 수 없었다.

       ​

       총열이 두배.

       들어가는 탄도 두배.

       화력도 두배.

       생산비용도…

       ​

       ‘강선은 안 파도 되니까.’

       ​

       산탄총의 특성상 강선은 필요 없다.

       멀리 있는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게 아닌, 비교적 가까운 거리의 표적에 탄을 흩뿌리는 방식이니까.

       총열에 강선을 새기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줄어드니, 총열 두 개의 생산비용은 어느정도 상쇄 될 것이다.

       ​

       하나의 총으로 극한의 이득과 낭만까지 챙길 수 있다.

       이런 총을 두고 싱글배럴 샷건을 쓸 이유가 없었다.

       ​

       두 개의 방아쇠를 당겨 빠르게 탄을 흩뿌리고, 총기를 꺾어서 탄피들을 뺀다.

       그러고 난 뒤, 두 개의 차탄을 뽑아 동시에 삽입.

       이후 두 해머를 당긴 뒤 또다시 격발.

       ​

       “…이야.”

       ​

       이 얼마나 낭만적인가.

       ​

       물론, 싱글배럴 샷건과 더블 배럴 샷건.

       이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제국의 수뇌부, 혹은 북부 대공이 결정할 사항이다.

       ​

       일단은 싱글배럴 산탄총과 더블 배럴 산탄총. 두 가지의 시제품을 모두 만드는 것으로 결정.

       ​

       하지만, 이걸로 끝 나는게 아니다.

       아무리 좋은 총을 만들어도, 결국 총알 발사대에 불과하다.

       총의 진정한 위력은 탄에서 나온다.

       ​

       브라운은 탄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

       우선은 12게이지.

       버드샷, 벅샷, 혹은 슬러그탄 등. 전생에서도 보편적으로 활용되던 탄이다.

       납탄들의 크기가 굵은 벅샷의 경우, 멧돼지와 사슴 같은 중형 크기의 동물들을 사냥하는 것도 가능하다.

       슬러그 탄을 사용하면 코끼리를 잡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하지만, 이게 과연 마수들에게도 통할까.

       하급 마수라면 몰라도, 중급 마수에게 통하려면 이보단 더 강해야 되지 않을까?

       ​

       10게이지.

       전보단 조금 더 커졌다.

       그래도 모르겠다.

       ​

       ‘더욱 강한 화력…’

       ​

       2게이지?

       이건 너무갔다.

       반동은 물론, 들고 다니는 것도 버거울 것이다.

       총보단 포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

       잠시 고민하던 브라운.

       ​

       ‘일단은 만들어 볼까.’

       ​

       8, 10, 12게이지의 벅샷과 슬러그 탄.

       이를 전부 만들어 보고 시험 해 보면 될 일 이었다.

       ​

       다음으로 고민 해 볼 것은, 탄의 재질을 만드는 것.

       어떤 재질이 좋을까.

       ​

       ‘플라스틱은…’

       ​

       적당한 강도와, 방수성을 챙길 수 있지만, 될 리가 없었다.

       원유의 연구는 아직 진행중이다.

       ​

       남은 재질은 금속과 종이.

       ​

       ‘시험용으로는 우선 금속탄피로…’

       ​

       당장은 통짜 금속탄피를 만드는게 더 빠를 것이다.

       우선적으로 시험하고 보급 하는 것은 금속탄피로.

       그리고, 종이 탄피는 나중에 차차 생산해서 교체하는 걸로.

       ​

       세가지 크기의, 두가지 유형의 산탄.

       그리고, 싱글배럴 샷건과 한 가지 유형의 더블배럴 샷건.

       계획은 마무리 되었다.

       이제 설계할 차례이다.

       ​

       ***

       ​

       마수들의 출현이 잦아지며, 병사들의 피로가 쌓여갔다.

       ​

       부상자들도 점차 늘어갔다.

       ​

       기사들을 최대한 동원해 이를 방지하려 했지만.

       기사들 또한 피로가 쌓이는 건 마찬가지다.

       그리고 마수들은 점차 많이, 더 넓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

       아직은 버틸 만 했다.

       하지만 마수들이 계속 늘어난다면.

       그때도 버틸 수 있을까.

       ​

       “후…”

       ​

       북부 대공은 복잡한 생각을 가라앉히며 오러를 갈무리했다.

       갑옷 사이로는 하얗게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그의 앞에는, 중급 마수가 절단된 채로 쓰러져 있었다.

       ​

       그에게 버거운 상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

       ‘지긋지긋하군.’

       ​

       마수들이 어떻게, 어디서 나타나는 지는 알 수 없었다.

       어떤 이유로 마수들이 영지 근처로 모이고 있는 걸까.

       근처에 어미 개체가 자리 잡기라도 한 걸까.

       혹은…

       ​

       몸을 움직이며 복잡한 생각이 정리되길 바랬지만.

       고민은 자꾸만 불어날 뿐이었다.

       ​

       “마수의 갈무리를 부탁하네.”

       “알겠습니다!”

       ​

       병사들에게 마수의 처리를 명하며, 북부 대공은 영지로 복귀했다.

       ​

       “제국의 연락은 아직인가.”

       “예.”

       ​

       대 마도 화기의 제작을 의뢰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다.

       아직 다음 연락을 기다리기엔 이르다.

       하지만 소식이 기다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조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

       마수의 출몰이 잦아진 이유를 조사하라고 명했지만, 아직 파악은 되지 않았다.

       보고를 들은 북부대공은 남은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

       ***

       ​

       “총열 하나와…두개라…”

       “예, 그리고 두 가지 유형의 탄을 세 가지 크기로…”

       ​

       브라운의 말을 듣던 연구소장.

       ​

       “중간 크기의 탄은 빼고, 두 가지로 시험 해 보지.”

       “예.”

       ​

       연구소장의 승인을 받은 뒤, 브라운은 시제품을 주문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

       “아아…”

       ​

       시제품들이 도착했다.

       ​

       슬러그 탄과 벅샷 탄.

       8게이지와 12게이지.

       각 6발씩.

       ​

       두 유형의 싱글배럴 샷건.

       그리고, 8게이지의 더블배럴 샷건까지.

       ​

       총열에 햇빛이 반사되며 번쩍이고 있었다.

       ​

       “크으…”

       ​

       브라운은 우선 12게이지의 싱글배럴 샷건을 집어들었다.

       레버를 옆으로 젖히니, 잠금이 풀리며 탄알 삽입구가 드러났다.

       ​

       금속 탄을 밀어 넣은 다음, 다시 총을 접고 해머를 젖힌다음 방아쇠에 줄을 걸었다.

       ​

       -펑!

       ​

       총열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며, 산탄이 흩뿌려진다.

       표적은 걸레짝이 되었다.

       ​

       다음은 슬러그탄.

       ​

       -펑!

       ​

       이 또한 문제 없었다.

       다음은 8게이지의 싱글배럴 샷건을 시험 해 볼 차례.

       ​

       -펑!

       ​

       브라운은 사격 시험을 몇 차례 더 진행했다.

       보수적으로 설계를 진행한 탓에, 총은 탄의 압력을 잘 버텨줬다.

       물론 산탄총은 강선이 파이지 않은 데다, 소총에 비해 약실의 압력이 적은 탓도 있을 것이다.

       ​

       후미장전식인 탓에, 관절부나 탄알삽입부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문제는 없어 보였다.

       ​

       다음은, 더블배럴 샷건.

       ​

       총열 두 개를 이어붙였다.

       싱글배럴 총열과 차이는 없으니, 이 또한 문제는 없을 것이다.

       ​

       브라운은 총알을 삽탄한 뒤, 두 해머를 당기고 조준했다.

       ​

       방아쇠를 당기자, 한쪽 해머가 풀리며 탄을 가격했다.

       ​

       -펑!

       ​

       묵직한 반동이 어깨에 전해진다.

       ​

       “크…”

       ​

       벅샷 탄에 이어 슬러그 탄까지.

       ​

       -펑!

       ​

       묵직한 반동과 함께, 커다란 납탄이 총열을 벗어났다.

       조준한 곳에서 빗나간 곳에 맞았지만, 위력은 확실할 것이다.

       명중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

       ‘슬러그 탄에 강선을 새겼던가…’

       ​

       납탄은 무르니, 비교적 쉽게 이를 새길 수 있을 것이다.

       ​

       실험 결과, 산탄총에 문제는 없어 보였다.

       다음은, 이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만 남았는데.

       ​

       ‘으음…’

       ​

       중급 마수를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

       “중급 마수에게 통하는지에 대해 실험이 필요하다고?”

       “예. 연구소장님.”

       “으음…”

       ​

       다음날.

       ​

       “통한다더군.”

       “엣.”

       ​

       제국의 어딘가엔 마수들이 잡혀있기라도 한 것일까.

       생각보다 빠르게 결과를 확인 할 수 있었다.

       ​

       “8게이지. 더블배럴 샷건으로 결정됐네.”

       ​

       생산의 결정까지 끝났다.

       ​

       “오…”

       ​

       빠른 진행 속도에 감탄한 브라운.

       하지만 이에 넋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

       “종이 탄알의 제작과 슬러그 탄의 명중률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던 것 같은데…”

       ​

       아직 일이 끝난 건 아니다.

       브라운은 다음 연구에 착수했다.

       ​

       산탄총의 경우에는 북부에서 실전 시험을 진행한 뒤, 제국의 군부에 보급이 될지에 대한 여부를 판단한다고 한다.

       그렇게 된다면…

       ​

       ‘트렌치 건도…’

       ​

       살짝의 기대감을 갖는 그였다.

       ​

       ***

       ​

       “화기들이 도착했습니다.”

       ​

       더블배럴 샷건 32정.

       그리고, 두 유형의 8게이지 산탄들까지.

       ​

       “이주 뒤에는 탄알을, 한 달 뒤에는 총기의 2차 보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알겠네. 우선은 병사들에게 이를…”

       ​

       북부대공은 곧바로 각 부대에 산탄총의 배분을 명했다.

       ​

       “이건 다를 거라는데?”

       “쩝. 화승총이랑 뭐 차이 있겠나.”

       ​

       화승총을 경험했던 병사들은 이를 크게 믿지 않았다.

       운용병들은 투덜대면서 화기 사용의 교육을 받기 위해 이동했다.

       ​

       -펑!

       ​

       “이건 좀 다를 것 같은데?”

       “어떤데?”

       ​

       곧 그들은 흥분한 채로 산탄총의 위력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흠. 그정도인가.”

       “직접 나가서 써 보면 알겠지.”

       “근데, 이건 내 추측인데.”

       “뭐가.”

       “이거 운용하는 곳은 이전보다 더 토벌건이 잦아지는 거 아니야?”

       “?”

       ​

       병사들의 피로를 줄여주고 전투력을 끌어 올려줄 구원무기가 아닌, 화력이 오른 만큼 더욱 많은 토벌을 하게 될 거란 불길한 소문이 떠돌기도 했다.

       ​

       그리고, 곧 산탄총의 위력을 테스트 할 기회가 찾아왔다.

       ​

       “하급 마수의 출현이다. 갔다오자.”

       “옙.”

       ​

       오늘도 십인장의 지휘 아래, 하급 마수의 토벌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분대.

       ​

       “거 나한테 쏘기만 해봐.”

       “헤헤.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

       하급 마수의 경우에는, 벅샷 탄이 통한다고 교육 받았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여분의 슬러그 탄 두 발과 벅샷 네 발을 챙긴 운용병.

       ​

        품 안의 탄을 만지작 거리며 이동하던 중, 하급 마수와 조우했다.

       ​

       “전투준비!”

       ​

       병사들이 방패를 들며 하급 마수를 저지할 준비를 했다.

       하급 마수는 병사들을 발견하곤 달려들었다.

       ​

       “야! 데런! 안쏴?”

       ​

       가까워지는 마수에 조급해진 병사들 중 한명이 그의 이름을 부른다.

       ​

       “조금만 더 가까워지면 됩니다!”

       ​

       빠르게 가까워지는 마수를 조준하며 거리를 재던 데런.

       이윽고, 그는 방아쇠를 당겼다.

       ​

       -펑!

       “켕!”

       ​

       달려오던 속도 그대로 바닥에 엎어진채로 구르는 마수.

       ​

       “한마리 더!”

       ​

       -펑!

       “켕!”

       ​

       “…”

       “…”

       ​

       멍하니 쓰러진 마수들을 바라보던 병사들.

       그들 중 한명이 입을 열었다.

       ​

       “이거 물건인데?”

       ​

       산탄총의 위력에 대한 소식은 곧, 모든 병사들에게 퍼져나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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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I Became a Weapons Developer in Another World

이세계 무기개발자가 되었다
Score 3.4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wanted to prevent the abolition of the the Cushion Honey filled Department.

I made a weapon using memories from my past life.

I didn’t expect things to escalate like 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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