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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

       “싫어요! 싫어요!”

         

       파스텔은 갑판 위를 내달렸다.

         

       우다다다.

         

       『먹지 말고 뱉으라니까.』

         

       정장 차림의 악마가 뒤쫓았다.

         

       “싫어요! 싫어요!”

         

       파스텔은 후다닥 달렸다.

         

       검은 젤리를 빠르게 씹었다.

         

       우물우물.

         

       『제발 말 좀 들어라.』

         

       어느새 따라붙은 악마가 소녀를 잡아챘다.

         

       양 옆구리에 손이 닿고 소녀의 몸이 부웅.

         

       으아아.

         

       파스텔은 최선을 다해 달렸다. 양발이 허공을 달렸다.

         

       붕붕 붕붕.

         

       휘적휘적 휘적휘적

         

       “우와악! 전력으로 달리고 있는데 앞으로 움직여지지 않아요!”

         

       이것이 악마의 저주?

         

       우와악.

         

       무서워어.

         

       “파스텔 살려어!”

         

       천사님! 천사님! 수호천사님!

         

       파스텔은 들린 채 허둥댔다. 팔과 다리가 정신없이 허우적댔다.

         

       허둥지둥.

         

       버둥지둥.

         

       악마가 팔과 다리에 얻어맞으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리고 허둥대는 소녀를 저 멀리 떨어트려 들었다.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라. 그 흉악한 거 먹지 말고 뱉으라니까. 어서.』

         

       으아아.

         

       “싫어요! 싫어요!”

         

       파스텔은 고개를 힘차게 저었다. 분홍 머리가 파닥였다. 머리카락이 악마의 얼굴을 투닥투닥 쳤다.

         

       착한 사람들이 악마의 속삭임은 무시하랬어.

         

       우물우물.

         

       검은 젤리가 완전히 씹혔다.

         

       꿀꺽.

         

       악마가 멈칫했다.

         

       파스텔은 의기양양한 얼굴로 선언했다.

         

       “뿌뿌! 다 먹었네요!”

         

       야호.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지 않는 착한 아이가 됐어.

         

       우왕.

         

       파스텔 완전 착해!

         

       오예.

         

       악마가 영혼이 빠져나가는 듯한 고통 어린 신음을 냈다. 소녀가 힘없이 내려졌다.

         

       『너 정말…….』

       “뿌뿌! 뿌뿌! 파스텔의 승리!”

         

       작은 분홍 혓바닥이 메롱메롱거렸다.

         

       메롱메롱.

         

       파스텔은 나이프에서 뽑아낸 검은 점액질을 멋모르고 입에 넣은 직후 위험성을 설명 들었다.

         

       존재의 격은 말 그대로 존재와 관련된 거라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됐다.

         

       특히 섭취 같은 직접적인 행위는 큰 문제와 부작용을 만들었다. 잘못하면 존재가 흔들리고 정신이 망가질 수 있었다.

         

       비록 이 존재의 격은 마기와 뒤섞여 먹기 좋게 가공됐지만 마석 섭취의 권능만을 믿고 섭취하기엔 꺼림칙한 부분이 많았다. 분명 안전하지 않았다.

         

       다 들은 파스텔은 하나만 기억했다.

         

       허억.

         

       존재의 격을 섭취할 수 있대.

         

       나, 슈퍼 울트라 강해질 수 있는 거야?

         

       그리고 뱉으라는 악마의 말을 무시하고 도망치다가 젤리를 꿀꺽한 참이었다.

         

       젤리가 빠르게 소화됐다.

         

       파스텔은 눈이 동그랗게 됐다.

         

       어라라.

         

       정신이 붕 떴다.

         

       뇌가 타닥였다.

         

       반짝반짝.

         

       영혼의 공허를 조금이나마 채우는 듯한 만족감이 찾아왔다.

         

       어라라라.

         

       고기 푸딩의 대체 식품을 먹는 느낌.

         

       대체 식품 산업은 이렇게나 발전한 것인가아.

         

       고기 푸딩보단 못하지만 이런 걸 왕창 먹으면 영혼이 만족할 수 있을지도……?

         

       『어린 크래프트?』

         

       어느새 다가온 악마가 양어깨를 잡았다. 걱정 어린 시선이 바라봤다.

         

       헛.

         

       파스텔은 흠칫 놀랐다. 흘러내린 침을 소매로 훔쳤다.

         

       우아.

         

       정신이 나갈 정도로 맛있음.

         

       사실 검은 젤리는 고기 푸딩의 친구가 아닐까?

         

       허억.

         

       친구 사이.

         

       둘이 사이좋게 파스텔의 뱃속으로.

         

       우왕.

         

       『어린 크래프트?』

       “앗, 네네!”

         

       파스텔은 화들짝 놀라며 악마를 바라봤다. 악마의 손이 다가오더니 파스텔의 양볼을 뭉갰다.

         

       뭐야뭐야.

         

       볼이 이리저리 뭉개졌다.

         

       우와아아앙.

         

       찐빵 파스텔……!

         

       팥소 미첨가……!

         

       『역시 위험하군. 정신에 무리를 주는 게 분명해.』

         

       악마가 인상을 찌푸렸다.

         

       『애초에 존재의 격이란 삶을 통해 정직하게 쌓아가야 하는 거다. 남의 것을 훔쳐서야 온전한 경지를 이룰 수 없어.』

         

       마석 나이프가 살펴졌다.

         

       『생산물은 버리는 게 좋겠군. 전투가 끝나면 내가 수거할 테니 그런 줄 알아라.』

       “네에?”

         

       파스텔은 볼을 문지르다가 눈이 동그랗게 됐다.

         

       “기껏 존재의 격을 수거해 놓고 버리겠다고요?”

       『정신에 매우 안 좋아. 너처럼 자아가 성장해야 할 나이엔 특히 그렇다. 방금 겪고도 섭취하려는 거냐.』

         

       앗.

         

       “그건 그냥 맛이 좋아서…….”

         

       부끄부끄.

         

       헤헤.

         

       악마가 미심쩍게 바라봤다.

         

       의심 어린 눈빛.

         

       “저, 정말이에요! 맛이 워낙 좋기도 했고 처음 먹는 거라 잠시 정신을 못 차렸을 뿐이에요!”

         

       악마가 한숨을 푹 쉬었다.

         

       『됐다. 이번엔 이미 먹어서 별수 없지만 다음은 안 되니까 그런 줄 알아.』

         

       오잉.

         

       기시감이 드는 발언.

         

       처음은 어렵지만, 두 번은 할만하고 세 번은…….

         

       허억.

         

       착한 파스텔은 아무 생각도 안 했어요~.

         

       파스텔은 어색하게 휘파람을 불었다.

         

       악마가 의아하게 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미 먹었으니 일단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좋겠지. 존재의 격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마. 자아 성장에 안 좋아서 안 가르쳐주고 있었지만 별수 없겠어.』

         

       우왕.

         

       “그거 배우면 저 기사급이에요?!”

       『그럴 리가. 넌 아직 준기사급도 아니다. 기본 스펙과 센스가 워낙 좋아서 싸움은 해봐야 알겠지만.』

         

       잉.

         

       파스텔은 선실로 이동했다.

         

       침대에 곱게 앉았다.

         

       『명상을 통해 내면세계에 진입해야 한다. 그러면 섭취한 존재의 격이 내면과 부조화를 일으키고 있을 테니 잘 길들여야 해. 일단 진입만 하면 뭘 해야 할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을 거다.』

       “뭘 해야 하는데요?”

       『내면세계는 사람마다 달라서 구체적으로 알려줄 방법이 없어. 단지 질서와 조화를 생각해 봐라. 마음이 흡족해하는 방향으로 가면 된다.』

         

       완전 탁상공론.

         

       이잉.

         

       “준기사급은 어떻게 돼요?”

       『내면세계로 외부세계를 바꾸면 된다. 그러면 세상이 널 중심으로 움직일 거다.』

         

       진짜 탁상공론.

         

       파스텔은 울상이 됐다.

         

       『일단 명상을 해봐라. 넌 재능이 넘치니 그냥 될 거다.』

         

       듣던 중 반가운 말.

         

       파스텔은 눈을 감았다.

         

       명상, 명상.

         

       잠이 몰려왔다.

         

       숙면, 숙면.

         

       안녕히 주무세요오.

         

       『……자면 안 된다. 멀쩡한 정신으로 내면세계를 의식할 수 있어야 해.』

         

       네에.

         

       파스텔은 악마의 목소리를 자장가처럼 들으며 나른해졌다.

         

       나른, 나른…….

         

       쿨쿨.

         

       Zzz.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

         

         

         

       곯아떨어진 파스텔은 문득 내면세계에서 눈을 떴다.

         

       우주의 무중력 속에서 몸이 둥둥 떠다녔다. 분홍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풀어졌다.

         

       헉.

         

       명상이 이렇게 쉬운 거였어? 명상은 원래 침착하고 차분한 사람이 잘하는 거 아니었나?

         

       혹시 나, 명상의 천재?

         

       허억.

         

       그럼 나 침착하고 차분한 아이였던 거야?

         

       놀라운 사실.

         

       파스텔은 침착하고 차분한 아이였다!

         

       우왕.

         

       돌아가면 악마님한테 말해줘야지.

         

       잉.

         

       악마님?

         

       아, 맞아!

         

       이럴 게 아니라 악마님 말대로 내면세계를 둘러봐야 해.

         

       파스텔은 무중력 속에서 주변을 살펴봤다.

         

       내면세계는 우주였다. 저 너머에 별들이 반짝이고 은하수가 언뜻 보였다.

         

       완전 아름다움.

         

       파스텔은 은하수에 다가가려고 우주를 날았지만 상당한 거리인지 도통 거리가 줄어들지 않았다. 진짜 말 그대로 우주 같다. 천체망원경으로 촬영하듯 볼 수만 있을 뿐 닿을 수는 없었다.

         

       너무 머네.

         

       이러면 내가 어디 있는 거지?

         

       우주의 텅 빈 공간?

         

       아니면 행성계?

         

       몸을 돌렸다.

         

       불타는 태양이 한눈에 들어왔다. 검고 검은 태양이 우주를 밝히며 모순된 빛을 냈다.

         

       뒤틀린 본질과 기원.

         

       내면이 보여주는 무언가.

         

       파스텔은 홀린 듯 태양을 향해 날아갔다. 다가가도 중력은 작용하지 않았지만 열기는 느껴졌다.

         

       갈수록 점점 뜨거워지더니 이윽고 몸에 불길이 일었다. 불길이 몸을 태우고 정신을 흔들었다.

         

       정신이 새하얗게 탈색됐다.

         

       우와악?!

         

       말랑말랑한 정신이 날아가는 기분……!

         

       파스텔 러브 크래프트가 파스텔 러브크래프트로 변질될 거 같은 기분……!

         

       정신 차린 파스텔은 허둥대며 태양에서 멀어졌다. 서둘러 불길을 털어냈다. 불길이 사그라들고 차가운 우주가 몸을 식혀줬다.

         

       이마를 괜히 훔쳤다.

         

       후아.

         

       정신적으로 죽을 뻔.

         

       우주는 역시 코즈믹 호러야.

         

       위험한 것 천지.

         

       이런 위험한 곳에서 냠냠 쩝쩝한 존재의 격을 찾아서 뭘 해야 한다는 걸까.

         

       덜덜덜.

         

       파스텔은 몸을 떨며 주변을 둘러봤다.

         

       존재의 격, 존재의 격.

         

       잘 찾아보니 태양 외에도 무언가가 있었다. 암석 파편들이 중력을 따라 태양 주위를 빙빙 돌았다.

         

       암석 파편?

         

       오잉.

         

       설마 너희가 방금 섭취된 존재의 격?

         

       어쩐지 암석 파편에선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가족이 아니라 놀러 온 손님 같다.

         

       파스텔은 미간을 좁히며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악마님 말대로 태양이 덩그러니 있는 행성계에 대뜸 있는 암석 파편은 부조화스럽긴 해. 조화로워지려면 당연히 행성이어야 하지 않겠어.

         

       행성?

         

       허억.

         

       손님을 가족으로 들일 방법 한 번에 깨달음.

         

       나, 천재?

         

       오예.

         

       파스텔은 암석 파편들에게 손짓했다. 파편이 의지에 따라 우주를 이동했다.

         

       야압.

         

       파편이 충돌하고 뭉쳤다.

         

       쪼물딱쪼물딱.

         

       모든 파편이 합쳐지고 하나의 작은 암석 행성이 됐다. 행성을 놓자 태양 주위에 닿더니 지근거리에서 맴돌았다.

         

       우와앙!

         

       태양과 행성!

         

       조화 그 자체!

         

       파스텔은 태양을 가리켰다.

         

       태양!

         

       이번엔 작은 행성을 가리켰다.

         

       수성!

         

       만세 했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

         

       앗?

         

       정정.

         

       수금지화목토천해!

         

       우리는 가족이야!

         

       오예.

         

       (명왕성: 히잉…….)

         

       파스텔은 어디선가 들려온 행성의 울음소리를 귀를 털어내 날리고 새 친구 수성을 두근두근거리며 바라봤다.

         

       수성이 태양 주변을 돌았다.

         

       허억, 감동.

         

       한 바퀴 완전히 돌자 문득 내면세계에 변화가 찾아왔다.

         

       태양계를 만들 듯 수성 궤도가 둥글게 그려져 갔다. 선과 선이 닿고 궤도가 완성됐다.

         

       질서와 조화가 찾아왔다.

         

       파스텔은 정신이 찌릿찌릿 울렸다. 자연의 이치가 정신을 일깨웠다. 뚜렷한 깨달음이 찾아왔다.

         

       이거 설마 설마.

         

       슈퍼 울트라 초능력 획득……?!

         

       순간 수성이 소음을 냈다.

         

       행성에 균열이 가더니 파사삭 붕괴됐다. 행성이 암석 파편으로 돌아갔다. 깨달음이 휭 날아갔다.

         

       아앗!

         

       수성 친구우!

         

       수성 친구의 중력이 부족해애!

         

       파스텔은 충격과 함께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허억.

         

       악마가 이불을 덮어주려다 멈췄다.

         

       『그래, 명상은 전혀 아니었지만 어쨌든 내면세계로 잘 들어간 거 같더군. 재능이 참 좋아.』

         

       붉은 눈동자가 바라봤다.

         

       『내면세계는 어땠지? 햇살이 가득했나? 아름다운 벚꽃 속에서 동물 친구들이 반겨주던가?』

         

       파스텔은 울상이 됐다.

         

       “악마님! 악마님! 수성 친구가 중력 부족으로 죽었어요오!”

         

       으아아.

         

       『그게 무슨 소리냐.』

         

       악마가 얼떨떨해했다.

         

       “중력이 부족해서 파사삭!”

         

       으아아.

         

       『아니.』

         

         

         

       #

         

         

         

       그레이스 상단주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해적선 세 채. 비공정은 아카데미 비공정을 유용하면 되니 해적선을 담보로 자금을 구하면 밀무역품을 더 살 수 있겠어요.”

       “그렇네요…….”

         

       파스텔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

         

       접이식 부채가 상단주의 볼을 눌렀다.

         

       “각하, 기분이 안 좋아 보이시네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여기시면 솔직하게 말씀하셔도 괜찮답니다.”

       “아, 죄송합니다. 신경 쓰게 했네요. 사적인 일이지 상단주님 때문이 아니에요.”

         

       파스텔은 수성 친구를 잃은 감정을 털어냈다.

         

       “알겠습니다.”

         

       상단주가 주제를 전환했다.

         

       서류가 펼쳐졌다.

         

       “상행에 넣으실 초기 자본은 이 정도가 전부인 거죠?”

       “네.”

       “더 없을까요? 첫 밀무역 전에 자금을 최대한 모으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좋거든요.”

       “복리 계산이니 아무래도 그렇겠죠. 하지만 정말 전부라서요. 그동안 제가 밀무역으로 벌어들인 금액에 학생회 예산까지 합친 금액이 이거예요.”

         

       그레이스 상단주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동안 밀무역을 하신 횟수를 생각해 보면 자본이 생각보다 더 적은 듯한?”

         

         

       파스텔은 한숨을 폭 쉬었다.

       “아무래도 가문이 망해서 밀무역 돌릴 초기 자본이 없었거든요. 학생회 예산으로 무역품을 사서 점점 부풀리다 보니 이 정도 자본이 모였어요.”

         

       상단을 세울 수준으론 좀 아쉽지만 그래도 뿌듯한 액수.

         

       “학생회 예산이요……?”

       “한때 제 전 재산이었죠.”

         

       파스텔은 아련한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눈빛으로 저 너머를 바라봤다.

         

       닭꼬치도 못 먹던 과거.

         

       흐윽.

         

       그레이스 상단주가 당혹스러워했다.

         

       “크래프트 가문의 비자금은요?”

         

       잉.

         

       “네?”

       “가문 비자금이요.”

         

       크래프트 가문의 비자금?

         

       배신과 모략이 전통인 후작가의 비자금?

         

       파스텔은 눈이 동그랗게 됐다.

         

       음흉하고 사악한 가문에 비자금이 없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난 하나도 모르는.

         

       으에에.

         

       그레이스 상단주가 더 당혹스러워했다.

         

       “호, 혹시 모든 비자금의 위치를 모르시는? 이럴 수가.”

         

       으아아.

         

       충격.

         

       충겨억.

         

       파스텔은 의자에 풀썩 쓰러졌다.

         

       정적이 흘렀다.

         

       “어쩐지…….”

         

       그레이스 상단주가 탄식을 내뱉었다. 그러더니 서류를 치우고 생각에 잠겼다.

         

       “첫 상행 전에 밀무역품을 살 비자금을 하나라도 찾는 게 좋겠어요. 장기적으로요.”

         

       파스텔은 축 늘어졌다.

         

       “저 진짜 아무것도 몰라요오.”

       “음.”

         

       그레이스 상단주가 부채로 본인의 다리를 툭툭 쳤다.

         

       “크래프트의 비자금 관리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하녀장이었던 제 언니가 관리한 몫도 있겠죠?”

       “아무래도 그렇겠죠……?”

         

       상단주가 눈을 빛냈다.

         

       “그렇다면 짐작 가는 곳이 있어요. 언니가 괜히 불필요하게 몇 번 방문하던 곳이 있거든요.”

         

       오잉.

         

       파스텔은 허리를 곧게 펴고 집중했다.

         

       “어딘데요?”

       “캐머롯 영지의 사과 농장. 캐머롯 저택 바로 옆에 붙은 사과 농장이에요.”

         

       잉.

         

       캐머롯이라면 마법사 친구 멜리사 캐머롯의 집?

         

       “거기가 크래프트와 무슨 연관인데요?”

         

       그레이스 상단주가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전전대 크래프트 각하께서 이것저것 손을 쓰셔서 캐머롯이 대대로 물려받던 사과 농장을 뺏어갔던 거로 알아요. 사과파이를 대접받아 보니 사과가 너무 맛있었다는 이유였던가. 캐머롯은 여태까지 뺏겼다가 저번에 반환받았죠.”

         

       허억.

         

       또다시 드러나는 크래프트 가문의 사악한 과거.

         

       맛있는 사과 하나 먹겠다고 남의 집 농장 뺏기.

         

       파스텔은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가문 비자금.

         

       남의 집 사과 농장에 묻어둔 비자금……!

         

       허억.

         

       배덕감이 뿜뿜.

         

       “당장 도굴하러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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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It’s Mental Immunity

No, It’s Mental Immunity

Status: Ongoing Author:
The guardian demonic sword is troubled and in distress, believing it has been ruined because of me. Does striving for advancement through consuming demonic energy seem too 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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