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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1

       “사장님?! 갑자기 이렇게 휴방을 선언하시면 곤란합니다!”

       

       바루가 VR에 접속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휴방 공지를 작성하고서 이제 무엇부터 처리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던 중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한식의 것이었다. 본인의 편집자 셋 중에서 가장 나이도 많고 경력도 긴데다 기술도 좋은 그는 본인의 마이튜브의 총괄적인 관리를 맡고 있었다.

       

       영상을 올릴 일정이라거나, 어떤 영상을 편집하는 컨셉에 관한 논의라거나. 이외에도 여러 복잡하고 자잘한 것들을 처리하는 그는 분명 마이튜브를 운영하는 나보다도 거기에 더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이었지.

       

       “지금 영상 쌓여있는 걸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었는데 5일이나 쉬시겠다뇨!”

       “곤란한가요?”

       “당연히 곤란하죠! 아무리 사장님이 쌓아 놓은 영상이 한 둘이 아니라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다른 편집자 두 사람에게도 줄 일거리가 없어질 것 같다는 한식의 이야길 가만 듣고 있던 난 이윽고 명쾌한 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럼 편집자 분들도 쉬시면 되겠네요.”

       “…예? 지금 이 시기에요?”

       “휴가에요. 걱정 마세요. 돈은 그대로 드릴 테니까. 제가 다시 방송 시작할 때까지 쉬시면.”

       “사장님! 지금이 노 저을 시기입니다! 조회수와 구독자가 꾸준히 우상향하는 이 시기에 마이 튜브가 정지해선 안 된단 겁니다!”

       

       …아니. 본인은 그대들을 생각하여 쉬란 이야기를 해 준 것인데 어찌하여 한 소리를 들어야한단 말인가.

       

       월급은 그대로 줄 테니 쉬어도 된다 그랬으면 좋아라하면서 그대로 휴일을 즐기면 되는 것 아니더냐?

       

       왜 이리 주인의식이 넘치는 것이냐. 사장이 쉬라 그랬으면 쉬란 말이다.

       

       “어쨌든 휴방기간을 바꿀 생각은 없어요.”

       

       어차피 방송을 키더라도 아피스고 화룡무인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 동안엔 개인적인 일을 처리할 것이다.

       

       그리 단호하게 이야기했더니 한식이 한숨을 내쉬었다.

       

       “…자꾸 이러시면 저희도 영상 총집편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 그러셔도 괜찮고요.”

       “정말 괜찮습니까? 많은 분들이 요청하신 화령냥이 스페셜 같은 게 나올 수도 있는데요?”

       “네?”

       

       지금 이 자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는 것인가.

       

       화령냥이 스페셜?!

       

       보통 총집편이라 한다면 본인이 여태까지 벌였던 여러 멋진 모습을 뒤섞은 것을 내보내야 정상 아닌가?!

       

       어찌하여 화령냥이처럼 본인의 존엄을 내다버린 것을 집편한단 말인가!

       

       그런 식으로 협박을 한다면 본인 또한 여러 강경책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밤길 조심하세요. 아니 조심해도 의미 없을 테니 미리 유언장을 써두도록 하세요.”

       

       가감 하나 없이 사실만이 담긴 경고의 문장이었지만 한식은 이를 농담이라고 생각한 듯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이래서 현대의 인간들은 안 된다. 자신이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부족하니 말이다.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이상 밤에 슬쩍 찾아가서 녀석의 머리맡에 단검이라도 꽂아두도록 할까.

       

       본인의 존엄을 지키기 위하야 진지하게 범죄를 기획하고 있으려니 한식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알겠습니다. 화령님께서도 쉬셔야 할 테니까요. 다만 일상을 보내시면서 뭔가 찍을 만한 게 있으면 휴대폰 영상으로라도 찍어 주세요. 무공채널은 아직 올릴 게 남아있지만 일상채널은 비축분이 없는지라.”

       “일상의 영상인가요.”

       “자세히 설명을 드리자면…”

       

       한식이 이야기를 이어가려던 그 때에 내 의자 대용이 되어 있었던 백호가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복슬하고 말랑한 육구로 스마트폰을 조작한 녀석은 누군가의 전화를 받더니 기겁을 하다가 내게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이밀었지.

       

       그를 본 나는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겠노라 한식에게 양해를 구한 후 백호를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 보았다.

       

       “무어냐.”

       “그… 바루님과 관계된 일입니다.”

       “바루?”

       

       바루가 왜? VR게임을 즐기고 있는 녀석이 그 안에서 문제를 일으킬 게 무어 있단 말이더냐.

       

       고개를 갸웃거리며 전화를 받았더니 사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다소 곤혹이 섞인 듯한 어투로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지금 바루님께서 터렛의 한 채널에 출현 중이라서요.”

       “흠? 그게 무슨 소리냐.”

       “저도 헛소리였으면 좋겠습니다.”

       

       바루가 VR게임을 하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그녀의 정체가 들킬 수도 있으니 부디 그 방송을 지켜보고 있어달란 사장의 부탁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데케이 녀석이 하는 방송에 출현 중이라서 했었지?

       

       터렛에 접속한 나는 어렵지 않게 데케이의 채널을 찾을 수 있었다.

       

       녀석의 방송을 보는 시청자의 숫자가 1만을 가볍게 뛰어넘고 있는지라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지.

       

       신기한 일이구나. 어찌 이 녀석의 방송을 보는 사람들이 이토록 많단 말인가.

       

       본인이 알기로 데케이 녀석이 평소 방송을 할 땐 많아봐야 오천 명 정도였을 터인데.

       

       ‘흐아아악! 진짜 저 놈의 채찍!’

       

       – ㅇㅇ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죽이고 싶은 물촉수쟁이와 ??선]

       

       – 죽여버려! 저 녀석!

       – 난! 채찍을! 피했다!

       – 엌ㅋㅋㅋ

       – 데케이가 이렇게 암 것도 못하고 농락당하는 거 오랜만이네. – 캬. 맛있다. 역시 데케이는 발려야 제 맛이야.

       

       사장의 말은 옳았다.

       

       데케이의 방송에서 데케이 녀석을 괴롭히고 있는 것은 바루였다.

       

       ‘짜증나아아아!’

       

       – 도사가 저렇게 좋은 캐릭이었나?

       – ㄴㄴ. 개폐급임.

       – 저런 쓰레기가 없지.

       – 바루가 쓰니까 강해보이는 거임.

       – 그래서 바루가 누군데.

       – 캬. 역시 신령님 스게에에!

       

       외형이 똑같은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데케이를 괴롭히고 있는 여러 도술은 결코 현대인이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저것은 분명 바루의 도술이었다.

       

       데케이가 바루에게 농락당하는 것은 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신령이다. 본인의 옆에 있기에 그 빛이 바라는 것이지 본래라면 어지간한 녀석들은 감히 대들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강대한 녀석이란 말이다.

       

       최선의 상황에서 맞부딪히더라도 압도적으로 참패할 것이 분명한데 지금의 데케이는 평소에 하지도 않던 천마를 골라 신공을 다루고 있었으니.

       

       그가 장난감이 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지.

       

       어쩌다 바루를 만나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만 데케이 그대도 참 불운하구나.

       

       허나 어쩌겠느냐. 약자는 강자의 폭력에 당할 수 밖에 없는 법.

       

       가만 바루가 얼마나 VR세상에 잘 적응했는가를 구경하던 나였다만 어느 순간부터 내 시선은 데케이의 움직임에 꽂혀 있었다.

       

       정확히는 녀석이 다루는 한심하디 한심한 천마신공에 말이다.

       

       쯧. 멍청한 녀석. 저를 모두 피할 수 있을만큼 기감이나 보법이 좋은 것도 아닌 주제에 도망치기만 하면 어쩌잔 것이냐.

       

       어차피 죽어도 죽지 않는 몸을 지녔으면서 무얼 그리 겁을 먹는 것인지.

       

       그래. 안으로 파고 들란 말이다. 상대에게 난투를.

       

       아니! 기껏 파고들어 놓고 거기서 뒤로 물러나려 그러면 어찌하느냐!

       

       상대가 도술로 그대를 물리려 든다 할 지라도 한 걸음을 더 내딛을 생각을 해야지!

       

       답답하구나. 답답해.

       

       “…저어. 아라님?”

       

       영상을 보면서 투덜투덜거리고 있으려니 백호가 슬며시 말을 걸어왔다.

       

       “무어냐. 지금 본인은 매우 짜증이 나 있다. 시덥잖은 일이라면 그대의 머리에 거대한 혹이 생겨날 것이야.”

       “정 그리 답답하시면 직접 후원으로 훈수를 두시지요.”

       “훈수?”

       “예. 그렇게 스마트폰을 꼭 쥐고 계시다가는 저 모습을 살피다 스마트폰이 먼저 부서질 게 분명하니. 차라리 훈수를 두는 편이 낫지않겠습니까.”

       “본인이 그 정도 힘조절을 하지 못하리라 생각하느냐.”

       

       사용하는 말이 건방지단 생각이 들었지만 녀석의 조언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훈수라. 그래. 나쁘지 않군. 우선은…

       

       *

       

       “저어. 그러니까 화령님. 그건 화령님 기준에서나 가능한 일 아닌가요?”

       

       화령이라는 천마캐릭터의 권위자에게 훈수를 듣게 된 데케이였지만 그가 들은 조언은 하나 같이 실행이 어려운 일들 뿐이었다.

       

       최소한 한서우라면 모를까 데케이가 할 수 있는 일처럼 들리진 않았던 것이다.

       

       그 때문에 살짝 불평어린 목소리를 냈더니 화령이 짜증을 냈다.

       

       – 화령님이 1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전화 연결해요. 채팅치기 힘들어요.]

       

       데케이는 전화를 거는 순간 얼마나 살벌한 목소리를 듣게 될까 두려웠지만 이미 그에게 거절한다는 선택지는 존재치 아니했다.

       

       – 화령이다! 화령!

       – 아닠ㅋㅋㅋ 깨달음 갈무리한다는 인간이 왜 여기 있냐고.

       – 이럴 거면 그냥 방송 켜!

       – 데케이 방송보다 주화입마 올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던 듯?

       – 바루가 아피스에 등장했는데 깨달음이 대수야?

       

       이미 시청자들이 화령의 등장을 확실시하고 있었으니까.

       

       이 상황에 통화를 거절했다간 어떤 난리가 날지 알 수 없었기에 데케이는 어쩔 수 없이 화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이고. 이 우둔한 녀석아. 내가 네 녀석이 못 할 일을 시키겠느냐?”

       “…저 그렇지만.”

       “잘 듣거라. 본인이 저 녀석을 상대한다 친다면 그런 자잘한 것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화령은 그리 운을 떼고는 자신이 직접 저를 상대한다면 어찌할 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선 한 걸음으로 상대의 앞에 접근.

       

       주변에 펼쳐지는 도술을 힘으로 짓눌러 뭉개버린 후.

       

       권을 날리는 것으로 끝을 낼 것이라고.

       

       그녀가 상대를 박살내는 걸 상상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전부터 수도 없이 자신의 무위를 실현시켜 보였으니까.

       

       “알겠느냐? 본인이 방금 전 그대에게 알려준 것은 약자가 투쟁을 하기 위한 방법이니라. 강자가 상대를 짓누르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그렇군요.”

       “자. 그럼 움직여라. 설마 방금 전에 이야기해준 걸 잊었다하진 않겠지?”

       

       물론 데케이는 방금 전 아라가 해 준 설명을 기억하고 있었다.

       

       다만 그를 실현시킬 자신이 없었을 뿐. 그 탓에 데케이가 멈칫거리고 있으려니 아라가 한숨을 내쉬었다.

       

       “자꾸 답답하게 굴면 지금 네 앞에 있는 상대가 바루에서 나로 바뀌는 수가 있음을 기억하거라.”

       “화령님께서도 저 분을 바루랑 닮았다고 생각하시는 군요?”

       “…헛소리를 하는 구나. 지금 찾아가주랴?”

       “아닙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보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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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The Heavenly Demon is Broadcasting

천마님 방송하신다
Status: Completed Author:
He couldn't pass his habits to others upon his return. The Heavenly Demon remained a martial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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