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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2

       

        

        

        

        

        

        

       “메카 유진에 대한 영상들이 벌써부터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하네요.”

        

        

        

       -암요 어느 누구 때문에 ㅋㅋ

       -여태까지 아무도 몰랐던 데이터 혼자서 다 뽑아주신 어느 훌륭하신 비얌 때문이 아닐까??요??

       -외국애들은 벌써부터 대여섯 명 모아서 레이드 준비하든데 ㅋㅋㅋㅋ

       -팩트)저중에 영상 절반은 저작권 때문에 내려갈 예정이다

       -아 유진년 허락 안받고 가져다 썼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카 비얌과 처음으로 조우한 시점으로부터 이틀이 더 흘렀다.

        

        세상은 여전히 평온했으나, 인터넷 세계, 그 중에서도 다크 존 커뮤니티는 언제나 그렇듯 시끌벅적했다. 특히나 그저 ‘모든 맵에 낮은 확률로 출현한다’ 정도만 쓰여있었던 메카 유진 관련 위키 데이터가 실로 빵빵하게 업데이트되며 더더욱 시끄럽게 변했다.

        

        그리 생각하니 머릿속으로 하나둘씩 떠오르는 기억들. 일단 기본적으로 총 한 자루를 들고 나오고, 출현과 동시에 플라즈마를 전방으로 방사하며, 1분 가량마다 꼬리에서 플라즈마 포를 쏴댄다 – 꼬리 집광기 부분을 부수면 공격이 봉인된다 – 정도.

        

        거기에 더불어 에너지로 기동력을 강화한다는 게 새로 추가된 내용 중 하나였다.

        

        

        

       “영상 내용들은 다 엇비슷하네요. 데이터 수집 경로가 한정적이어서 그런가.” 

        

        

        

        물론 여기서 언급하는 데이터 수집 경로는 당연히 내 방송이었다.

        

        그렇게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잠깐 생각을 이어나갔다. 여태까지 찾아본 영상들만 하더라도 정말…많았다. 한국어와 영어는 기본이고, 조금만 더 이리저리 뒤져보더라도 다른 언어로 된 영상도 여럿 있었다. 그냥 EU를 즐길 수 있는 나라 사람들은 죄다 올린 것 같았다.

        

        좌우지간,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이들 중 꽤나 여럿이 내 영상을 허락 없이 썼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언질해둬야만 하는 게 있었다. 그래도 상당히 이름이 알려졌거나 구독자수가 꽤 많은 유어스페이스 채널 대부분은 어제부터 내게 허락을 구하는 메일을 보내오긴 했지만.

        

        

        

       “아무튼 영상 올리신 분들 중 제게 아직 허락을 받지 않은 분들이 계신다면 후딱 저한테 이메일 보내길 바라겠습니다. 안 그러면 일주일 내로 영상이 강제로 내려가게 될 것 같으니.”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 얌 숙 청 ! ! !

       -뭐지? 피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뜻인?가?

       -맘대로 영상 갖다쓴 쉑들 죄다 대가리 컽!!!!!!!!!

       -하여튼 조회수에 무친련들 ㅋㅋ

        

        

        

        일단 말은 해놓았으니 아마 오늘내일 중으로 수백 개 이상의 요청 메일이 몰려들지 않을까 싶다. 대충 자동 수락 알고리즘 비스무리한 걸 짜놓으면 되겠지.

        

        아무튼 영상 관련 이야기는 거기까지. 다시 생각에 몰두했다. 안건은 당연하게도 앞으로 메카 유진의 안정적인 사냥과 관련된 것이었다. 객관적으로 판단했을 때 내 전투력은 일반적인 사람 세네 명을 합친 정도였으니 아마 대여섯 명 정도면 어떻게어떻게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피지컬의 폭력을 이기는 건 숫자의 폭력이었으니.

        

        물론 플라즈마 캐논에 맞으면 얄짤없겠지만.

        

        

        아무튼 그건 그렇고, 요즘 내 관심사는 남들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시나리오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본래 여덟 명이 등장해야만 하는 상인의 수가 일곱이기 때문이었다. 이리저리 스토리 아닌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니 본래라면 상인 중 한 명이어야 할 매버릭이 나와 적대 관계가 되었다는 점 때문에라도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만.

        

        듣자 하니 원래부터 다른 상인들과 꽤나 마찰을 빚는 악인이라고 듣긴 했다. 가령 하수도에 화학 약품을 풀려고 내게 심부름을 시킨다든지 뭐 그런. 그래서 어느 한 쪽의 편을 들 경우 다른 쪽의 우호도가 확 깎여버린다나 뭐라나.

        

        근데 내 시나리오에서는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

        

        

        

       “그건 그렇고, 혹시 매버릭 죽이면 손해보는 거 있나요?”

        

        

        

       -상인을…죽여???????

       -갑자기 무슨 살벌한 소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 일퀘랑 주간퀘에서 맛있는 거 많이 주긴 함 ㅋㅋ

       -너 키카드 버려????? 블루키카드 옐로키카드 버려??????????

       -사람 찢으면 돈이 나오는데 뭐하러 귀찮게 일퀘까지 함ㅋㅋ

        

        

        

        뭔가 이것저것 도움이 많이 되긴 하는구나.

        

        하지만 아쉽다면 아쉽게도 EU에서는 앞으로 나와 만나게 될 일이 없을 것 같다. 안 그래도 메카 비얌과 마주하고 난 뒤로 갑자기 상인들 신뢰도가 확 오르다 못해 매버릭 한 명을 대놓고 견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 더더욱.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아예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서 일반 유저들이랑 동일한 퀘스트 라인을 따라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근래의 근황은 그러했다.

        

        

        

       “일단 오늘의 EU는 여기까지. 요즘은 돈 모아서 아이템 사온 걸로 은신처 업그레이드 하는 게 메인이라서 그런지 잔잔하네요.”

        

        

        

       -잔?잔이요???

       -팩트)이사람은 40분 전에 벙커의 우툐스 중기관총을 통째로 들고다닌 무친련이다

       -고정화기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뜯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0kg이 넘는걸 ㅆ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 제발 개소리를 멈춰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나사 몇 개 풀고 삼각대에서 빼면 되잖아. 시스템 상으로도 가져갈 수 있었고.

        

        과거 캘리포니아에서 DShK 총도 들고 쐈던 사실은 진즉 잊어버렸나보다. 오늘도 나만 억울하기 그지없었다. 들고 갈 수 있었기에 가져갔더니…물론 하모니나 다이스한테 이런 푸념을 했다가는 ‘선생님은 일반인의 상식을 좀 배워야 할 것 같아요’ 하는 이야기나 듣게 되겠지.

        

        아무튼 나름 즐거운 경험이었다. 근래 50구경을 많이 안 쏴본 덕분에 반동 제어하는 걸 조금 잊어버렸는데 다시 꽤 감을 잡기도 했고. 약간 불만이었던 건 연기가 조준선을 가린다는 것 정도일까. 그 부분만 적당히 해결하면 추후에도 애용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얼마쯤 떠들다가 EU를 종료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방송을 끝내지는 않았고, 마지막 노가리가 약간 남은 시점이었다.

        

        오늘은 간만에 팬아트 게시판을 들어가볼 예정이었다.

        

        새 글이 올라왔음을 알리는 N가 게시판 옆에서 선명하게 발광하고 있는 가운데 마우스 커서를 움직여 클릭. 대략 열댓 개 가량의 새 팬아트가 올라와있었다. 추천수도 상당했다. 기본적으로 추천 50개 아래의 글이 없었고, 그 중 세네 개는 추천수가 150개나 되었다.

        

        근데.

        

        

        

       “…이거 왜 제목이 이래요.”

        

        

        

       -뜨겁게 달아오른 메카 유진과 유진…이건 귀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어제 몸 겹쳐졌을 때 좀 야했다

       -비얌전담변호사님 보고계시죠? 슬슬 일하실 땝니다

       -이쉑기들 선 위에서 아주 지룰발광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그 말대로였다.

        

        며칠 전 보았던 몸 전체가 달궈진 모습이 아니라…기계 주제에 얼굴 붉어진 모습으로 내 위에 있는 짤이었다. 상위 포지션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거. 물론 수위가 심각할 정도로 높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내 헛웃음을 터뜨리게 만들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당연하지만 댓글들은 와캬퍄헉비얌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로 가득했다. 이뇨속들이 증말.

        

        그리하여 아주 무해한 어조로 덧붙였다.

        

        

        

       “이거 그린 분이 누군가요? 개인적으로 메일 남겨주시길. 별다른 뜻은 없고 그냥 갑자기 궁금해서요.”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감히 비얌의 비늘을 뽑았는가

       -메카유진 솔직히 좀 야하잖아!!!!!!!!!

       -그렇다고 그림쟁이의 목이 뽑히는 걸 막을 수는 없다

       -어디서 오들오들 떠는 소리 여기까지 들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느닷없이 마지막 노가리가 일러스트레이터 처형 컨텐츠로 선회하는가 싶었지만, 그럼에도 잘 그린 그림이긴 했다. 게다가 나는 과거가 과거인만큼 이런 그림도 아주 빠르게 다른 이름으로 저장할 수 있었고.

        

        그 와중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던 듯한 그 분이 호다닥 5만원 도네이션을 박았고, 이어 머리를 박으며 사죄했다. 물론 당연하게도 나는 괜찮았다. 너무 좀 그렇고 그런 것만 그려서 올리거나 하는 것만 아니면 충분히 봐줄 용의도 있었고.

        

        개인 메시지를 열어 괜찮다고 안심시켜준 이후 방송 분위기는 무사히 수습되었다. 시청자 이뇨속들은 내가 무슨 심기를 조금만 거스르는 게 조금이라도 있으면 즉각 목뽑을 시전하는 무친 비얌인 줄 안다니까. 음해가 이렇게 퍼지는구나 싶었다. 싹을 다 잘라야 하나.

        

        

        그건 그렇고, 일러스트레이터 하니 최근 유어스페이스 채널 알고리즘에 한두 개씩 뜨는 영상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들로 야시시한 낙서 그리는 채널이었던 것 같은데, 호떡운동채널 시청자들이 자주 보는 영상이라고 해서 올라왔던 것 같기도 하고….

        

        듣자 하니 호떡이랑 친분도 있다고 했었나. 기억이 잘 안 난다.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되면 물어보자고 생각하며 다른 일러스트까지 전부 확인을 끝냈다.

        

        예쁘든 야하든 간에 그림을 그려준 분들에게 약소하지만 피자 한 판씩 돌릴 테니 개인 메일로 연락해달라는 말을 덧붙이고 난 뒤, 슬슬 방송 종료 준비를 했다.

        

        

        

       “오늘도 방송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내일은 아마 방송을 조금 늦게 켜든지 할 것 같아요. 스케줄이 하나 있어서.”

        

        

        

        방송이 끝나는 게 아쉬운 시청자들이 일제히 ‘비벼!!!!!!!!’하고 난리를 부리는 것과는 별개로, 내일은 할 일이 있었다.

        

        간만에 다이스를 만나러 갈 시간이었다.

        

        

        

       “그럼 오늘도 좋은 밤 되시길.”

        

        

        

        물론 조금 더 방송해달라고 비벼봤자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었다.

        

        

        

        

        

        

        

        

        

        

        

        

        

        

        

        

        

        

        

        

       “유진 씨이-꾸엑!”

        

       “왜 갑자기 달려들고 그래요.”

        

        

        

        다음 날 아침 10시, 성수동에서 다이스를 만나다.

        

        홍제동에 살았던 몇 개월 전이라면 이리저리 서울을 돌고 돈 끝에 SSM의 본사가 있는 성수동에 도착할 수 있었겠지만, 영동대교와 거의 맞닿아있는 펜트하우스로 이사를 옴에 따라 다이스가 근래 출근에 출근 중인 SSM으로 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걸어서 50분 정도일까. 그리 생각하면 그리 짧은 건 아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차를 끌고 돌아다니기도 조금은 그런 거리. 스텔스 모터사이클 같은 거라도 하나 살까. 이제서야 이실직고하는 거지만 나는 따로 차가 없다.

        

        하나 사든지 해야겠다.

        

        

        

       “피부가 반들반들하시네요. 뭐 바르고 오셨어요?”

        

       “요즘은 슬슬 습도가 올라가서 딱히….”

        

       “진짜 피부결 좀 봐. 시상에나.”

        

       “피부가 아니라 꼬리를 만지고 있잖아요.”

        

        

        

        피부 핑계를 대고 은근슬쩍 여지껏 보충하지 못했던 꼬리 성분을 보충하려고 하다니 아주 괘씸하다. 슬슬 다이스도 능구렁이처럼 무의식을 파고들어 자기 욕망을 채우는 게 실로 능숙해지고 있다.

        

        아무튼 아직 아침의 색깔이 다 가시지 않은 오전이었다. 물론 한 시간 정도 걸어오느라 지금이 몇 시읹지에 상관없이 조금 출출하긴 했다. 더군다나 아침식사를 하고 나오지도 않았기에 더더욱 – 어차피 전날 연락에 따르면 다이스가 사준다고 했으니 상관은 없겠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꽤 오래간만의 만남이다. 사실 하모니도 마찬가지긴 했다. 마지막으로 만난 게 집들이 파티 즈음이었으니 벌써 몇 주 가량 지난 셈이었다.

        

        

        

       “저희 회사 투어 한 번 해볼래요? 어차피 오늘 시간도 많을 텐데.”

        

       “허락 나온다면 한 번 둘러보죠, 뭐.”

        

        

        

        목적지는 음식점.

        

        서울 시내를 걷는 건 생각보다 꽤 오랜만이었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드는 생각.

        

        

        

       “생각해보니 옛날에는 나름 SSM 임시 코치 딱지를 달고 있었는데, 막상 본사에 방문하거나 한 적은 한 번도 없네요.”

        

       “사실 저도 그랬어요. 미팅 같은 거야 대부분 VR로 때우면 그만이기도 하고…파이널 챔피언십 끝난 이후로 슬슬 얼굴 비췄던 것 같네요.”

        

       “아하. 생각해보니 SSM이…약간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다루는 곳이었죠? 막 방송도 하고, 아이돌 분들도 막 육성…육성이라고 해야 하나, 이걸. 아무튼 그런.”

        

       “맞아요.”

        

        

        

        그리하여 이어지는 다이스의 신나는 투머치토크. 집들이 당시에는 그닥 별 말 없었던 것 같은데, 사실 그게 가만히 있던 게 아니라 계속해서 쌓이고 있었던…뭐 그런 거였나보다. 아주 그냥 구구절절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래도 재미가 없다는 소리는 당연히 아니었다. TV를 틀면 꽤나 자주 볼 수 있는 연예인들과 함께 온갖 방송에 출연했다는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기도 했고. 물론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크 존 관련으로…조금 덜 점잖게 말해서 ‘깝치는’ 연예인 친구들의 척추를 거꾸로 접어줬단 이야기가 태반이었지만.

        

        하기야 다들 상상이 안 가겠지. 원래 실력이란 건 두 눈으로 보거나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믿지 못하는 거니. 특히나 외형으로 실력을 알 수 없는 세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죄다 머리에 바람구멍을 내줬다는 건 상당히 가혹한 이야기긴 한데.

        

        

        어느새 다이스가 예약한 이탈리안 식당에 도착한 와중에도 대화는 이어졌다.

        

        

        

       “다크 존 좋아하시는 연예인들 많더라구요. 공통분모가 있어서 그런지 토크쇼에서 딱히 큰 문제는 없 었는데…뭐어, 어차피 유진 씨는 제가 나온 방송 프로그램 뭔지 모르죠?”

        

       “유어스페이스에 뜨자마자 이거 한 번 보라고 링크 꼬박꼬박 찍어주면서 그렇게 달달 볶아대는데 어떻게 안 보겠어요.”

        

       “아이, 증말. 직접 찾아서 봤어야죠.”

        

        

        

        방금 했던 말을 아주 대강이나마 해석해보자면 자기한테 관심 좀 더 달라는 내용이었다. 요상한 소리 하지 말라며 꼬리로 머리를 꽁 때리자마자 하나둘씩…이 아니라, 무지막지하게 많이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은 와중에도 이어지는 서빙. 양쪽에 테이블이 몇 개씩 붙더니 대략 열몇 개 가량의 음식이 놓여지는 순간이었다.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이어지는 말.

        

        

        

       “어차피 많이 드실 것 같아서 메뉴판의 1/3 가량을 전부 미리 시켜뒀어요. 파스타나 피자, 리조또 같은 거 조금씩만 맛볼 테니까 유진 씨는 마음 놓고 다 드셔도 돼요.”

        

       “요상하지만 효과 좋은 배려네요.”

        

        

        

        실제로도 그러했다.

        

        물론 웃음이 나오는 걸 참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딱히 아니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말이 이어지던 와중 다이스가 휴대폰을 들여다보더니 내게 메시지 하나를 건넸다.

        

        

        

       “유진 씨.”

        

       “네?”

        

       “회사 투어 해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저희 코치진 쪽에서 가상현실 기준으로 시간당 100만 드릴 테니 저희 프로게이머 연습생 애들 좀 봐주고 가면 안 되냐고 물어보는데요?”

        

       “하하.”

        

        

        

        잠깐 큭큭대며 웃은 다음 덧붙였다.

        

        

        

       “어디 한 번 다이스가 키운 친구들 실력 보러 가봅시다.”

        

       “으엑.”

        

        

        

        오래간만에 에이펙스 프레데터로서 활동할 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세상엔 변태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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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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