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383

       

        

        

        

        

       “아, 오늘따라 진짜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이미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잖아.”

        

       “그것보다 더 격하게 아무런 것도 안 하고 싶다.”

        

        

        

        SSM 엔터테인먼트 본사 37층, 에이펙스 프레데터 프로게이머 배정 구역.

        

        누가 보아도 편안하게 생긴 대형 휴게실 위의 소파 위, 몇 명이 흐리멍텅한 눈빛으로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들 중에는 연습생도 있었고, 이제 갓 2군으로 승격된 이들도 있었으며, 심지어는 1군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대략 열 개에 달하는 모든 구단들 중에서도 가장 멘토와 멘티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하는 SSM에서만 볼 수 있는 특성이었다 – 어느 정도의 실력적 차이가 있을지언정 스스럼없이 교류한다. 어차피 게임판은 좁았고, 실력이 과하게 모자라서 떨어지는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오래 볼 사이였으므로.

        

        좌우지간, 쓸데없이 날이 좋았다. 미세먼지조차 없이 맑은 하늘이었고, 때마침 구름도 없었다. 유리창을 통과한 태양빛이 복도 전체를 순환하는 시원한 공기와 맞물려 낮잠에 딱 적당한 온도를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꽤나 유명인사 한 명이 섞여있었다.

        

        

        

       “야, 루밍아.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스프링 시즌 우승했다면서? 좀 있으면 에이펙스 프레데터 멘토 자격증도 딸 수 있겠네.”

        

       “오졌다. 거기 별의별 미친 사람들 다 나온다면서 어떻게 우승했대.”

        

       “그냥 뭐…강의에서 배운 거나 잘 복습해라, 얘들아.”

        

       “지랄.”

        

        

        

        퉁명스러운 말투. 소파에 누운 채 몸을 휙 뒤집어깠기에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귀때기가 시뻘개진 것으로 부끄러움을 타고 있다는 걸 한 눈에 보아도 알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머잖아 집중공격의 대상이 되었고, 블루밍은 몇십 초도 지나지 않아 집중적인 언어폭력을 받고는 나른한 몸을 힘겹게 일으켰다.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자격증 따면 처음에 몇 명 배정되지? 멘티 다섯 명이었나?”

        

       “그렇지. 좀 잘 한다 싶으면 한두 명 정도 늘리고, 영 안 맞는다 싶으면 세 명 정도로 줄지. 너무 많으면 대회 준비 좀 빡세니까…아니면 자격증 내년으로 미룰까. 이번 년도에는 아시아 예선전까지 나가고 싶은데.”

        

       “TO가 적어서 되려나 모르겠다. 부지런히 연습해야 할 걸.”

        

       “TO? 어차피 아시아 예선전은 TOP 20 안까지는 무조건…아.”

        

        

        

        그 순간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몇몇 인원들.

        

        당장 이 건물 안에만 하더라도 넘을 수 없는 거대한 장벽이 버티고 서있었다 – 특히나 블루밍은 작년 KSM까지는 진출한 인원이었기에 무슨 소리를 하는지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 SSM의 다이스. 클리어 스카이의 갬빗. 리퍼 인펙티드의 미카엘. Xi의 잉크까지.

        

        이번 년도에 파이널 챔피언십으로 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저들 중 한 명과 동등한 실력이 되어야만 했다. 만약 한국이 아시아 예선전에서 1등을 거머쥘 수 없는 경우를 상정하게 된다면 저들만으로 파이널 챔피언십 TO가 꽉 차버릴 것이었고.

        

        그 우로보로스가 직접 벼려낸 칼날 – 물론 본인도 그 마수에서 피해갈 수는 없었지만 – .

        

        블루밍은 문득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이길 수 있나, 이거.”

        

       “블루밍 너 다이스 멘티 아냐? 뭐 이야기 전해들은 거 없어? 이번 년도 대회 출전이라든지 뭐 그런 거 있잖아. 뭔가 실력 올라가는 팁 같은 거 받은 거 없냐?”

        

       “그런 게 어딨어. 되려 이번 년도야말로 파이널 챔피언십 1등 하겠다고 아주 눈에 불을 켜고 연습하든데, 그 사람.”

        

       “돌겠네, 진짜.”

        

        

        

        그렇게 이어지는 대화.

        

        근방에 널브러져 있던 연습생, 3군, 2군 전원이 귀를 기울이더니 이내 슬금슬금 다가와 썰풀이를 듣기 시작했다. 대회 관련 팁이나 경험이야말로 이들이 갈구하는 가장 큰 내용이었다. 설령 파이널 챔피언십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시아 예선전에는 얼굴을 내밀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 자리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인원들 중 작년에 KSM 상위권까지 얼굴을 내비친 사람은 오직 블루밍 뿐이었고, 그리하여 모두의 이목이 해당 방향으로 집중된다.

        

        

        

       “KSM 어떠냐? 애들 잘 해?”

        

       “너 유진 선생님한테 PDF 50쪽이나 되는 디브리핑 파일 받았다며. 그거 아직도 있냐? 그거 좀 같이 공유하자.”

        

       “아니, 얘네들이 왜 이래. 저리 가!” 

        

        

        

        실로 징그럽게 달라붙는 이들이 주변에 수북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번 년도의 그는 아시아 예선전을 목표로 하고 있었고, 비록 다이스를 넘어설 수는 없다고 생각할지언정 적잖아 발자취라도 따라가길 기원했다 –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는 논외로 치더라도였지만.

        

        그는 SSM 내부에서도 시간을 태워 연습하기로 유명한 1군 중 한 명이었다. 다이스의 명맥을 이을 차세대 견인 주자로도 은근슬쩍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단 한 명도 없었고.

        

        그러나 엄밀하게 따지자면 그는 일종의…중간에 놓여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래에서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정작 위로 가기에는 남은 발판이 좀 심하게 많이 남아있는.

        

        

        

       ‘유진 선생님이 한 번 정도 더 오면 나아질 것 같긴 한데에….’

        

        

        

        나중에 멘토인 다이스를 졸라대서 한 번 방문해달라고 부탁이라도 해야 하나. 그러기엔 또 요즘 무진장 바빠보이는 터라 어떻게 해야할지조차 고민이 되는 시점이었다.

        

        그렇게 정신을 반쯤 놓은 채, 이따 돌아가서 다이스가 내준 숙제 아닌 숙제를 어떻게 하면 잘 해갈 수 있을지에 고민하고 있던 찰나-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

        

       “에에….”

        

        

        

        1초, 2초, 그리고 3초.

        

        

        

       “우와아악-!?”

        

       “제가 생각했던 그 어떤 반응이랑도 맞지 않으시다니. 대단하네요.”

        

        

        

        도대체 유진이 왜 여기 있어!

        

        그런 생각이 휴게실에 모여있던 모든 프로게이머들의 뇌리에 떠올랐다. 당연하게도 그 옆에는 언제 합류했는지조차 모를 다이스가 슬그머니 그녀를 따라다니고 있었고. 블루밍은 진즉 스프링처럼 튀어올라 반쯤 차렷 자세로 느닷없는 방문객을 눈에 담았다.

        

        SSM의 견인차. 우로보로스. 에이펙스 프레데터에 상륙한 자연재해. 그런 모든 흉흉한 별명의 당사자가 자신의 눈 앞에 있었다. 느릿하면서도 요염하게 꿈틀거리는 특유의 뱀 꼬리가 이성을 일깨우는 동시에 무너뜨리는 중이었다.

        

        사고가 정지해버린 탓에 무슨 말을 할지조차 까먹어버린 시점에서, 유진은 당연하다는 듯 해당 공간의 페이스를 몰수해버리고는 입을 열었다.

        

        

        

       “마침 시간이 비었기도 하고, 어느 정도의 대가를 받았으니…오랜만이지만 시간이 닿는 대로 여러분들을 도와드리도록 하죠. 혹시 지금은 트레이닝을 받기 어렵다 하는 사람 있나요?”

        

        

        

        당연히 그 자리의 그 누구도 손을 들거나 입을 열지 않았고, 그녀는 흡족하단 듯 덧붙였다.

        

        

        

       “그럼 가봅시다.”

        

        

        

        피리 부는 유진의 시작이었다.

        

        

        

        

        

        

        

        

        

        

        

        

        

        

        

        

        

        

       “한 번 겪어보니까 어떤가요?”

        

       “…저 분 진짜 사람 맞아요?”

        

       “사람은 사람이죠. 근데 제가 생각해도 아닌 것 같…으힉!?”

        

       “앞에 세워놓고 요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내가 피리 부는 유진으로 전직한 지 대략 30분 가량이 지난 후, 가상현실 내부의 디브리핑 룸 안 – 거진 스무 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반쯤 시체가 된 채 널브러져 있었다. 물론 시체가 되어버린 사람은 다이스도 포함이었다.

        

        대략 4개월 가량 AP에서 손을 놓고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겠다 싶었더니 역시나였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다. 결국 맵만 다르지 내가 쌓아올린 교전의 원리는 어디서나 통용되는 법이었으니까. 사실 통하지 않았다면 그건 그것대로 심각한 문제였지만.

        

        아무튼 아직 저런 말을 할 여력이 남았다는 걸 알았다면, 다이스의 무릎을 역관절로 접어버릴 때 조금 더 섬세하고도 오랫동안 정성들여 접어줄 걸 그랬다.

        

        

        그건 그렇고, 여기 모인 친구들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닌 모양이었다.

        

        

        

       “다이스 코치 작년에 4등 하지 않았나? 무슨 파도처럼 쓸려가버리네.”

        

       “저 사람을 꺾어야 1위를 할 수 있다고?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야, 이번 년도에는 출전 안 하셔.”

        

        

        

        다들 거하게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럴 만하긴 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 중 블루밍과 다이스 등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인원들이 나와 직접적으로 교전해본 적이 없는 연습생 혹은 2군, 그리고 3군이었으니까. 이들이 여지껏 시행했던 스크림에서 마주한 적이 같은 구단의 1군, 혹은 다른 프로게이머 구단의 2군 정도였다면…글쎄다.

        

        사실상 무언가를 전수해줄 것도 없이 순식간에 밀어버렸다. 그치만 몇 번이고 봐주는 것보단 차라리 가장 명확하게 노출된 빈틈을 찔러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게 좀 더 유효한 전술이지 않을까.

        

        뭐어, 그건 그렇다고 쳐도….

        

        

        

       “다이스는 연습 좀 더 해야겠어요. 예전처럼 날카롭지가 않네요.”

        

       “아직 3개월 정도 남았잖아요. 그 전까지 애들 빡세게 가르친 다음 다시 연마하려고 했…넵, 죄송합니당. 변명 안 하겠습니드아야아아앗-!”

        

        

        

        쭈우욱.

        

        후임 양성 업무에 전념하는 건 좋지만 본업을 게을리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체벌로서 양쪽 볼 손가락으로 주우욱 잡아당기기 형벌에 처했다. 그리하여 나의 토쳐링에 당한 다이스는 실로 행복한 표정으로 바닥에 다시금 널브러졌다.

        

        그것과는 별개로 내 머릿속에서는 이미 별개의 논리회로가 돌아가고 있었다. 어차피 다이스는 이전에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준 경험이 있고, 이를 뒷받침할 수많은 이론 데이터는 여전히 그녀의 하드에 잠들어있을 테니 그걸 복기하기만 하더라도 큰 문제 없이 본 궤도로 돌아올 수 있겠지.

        

        그리하여 내 시선은 다른 방향으로 향한다.

        

        

        

       “블루밍. 작년 이후 오랜만이죠?”

        

       “아, 네엡….”

        

       “그동안 따로 본격적으로 가르치지 않았던 것치곤 상당히 발전했네요.”

        

        

        

        아시아 예선전이 끝난 이후로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당장 파이널 챔피언십 당시에는…좀 바빴기 때문이었다. 과거의 인연들을 마주하고 열심히 감동받느라 한국에 남겨진 이들에게 신경을 쓸 수가 없었지. 게다가 파이널 챔피언십 듀오 및 스쿼드로 출전한 이들도 신경써줘야 했고.

        

        비록 KSM 당시 블루밍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무엇이 있는지를 PDF 파일로 상세하게 정리하여 보내주었긴 했지만 다르게 말하면 그 정도 뿐이었다. 다이스처럼 매일마다 개선점을 보내주고, 실전에서 직접 봐주며 교정해주지 않았단 소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실력이라는 건…다이스가 이리저리 봐준 것도 있겠지만 본인이 꽤 노력했다는 뜻이 아닐까. 카토 말고도 신경써줘야 할 세컨드 유진 부트 캠프 참석자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아무튼 블루밍에 대한 건 조금 뒤로 미뤄야만 했다.

        

        

        

       “지금부터 호명하는 분들은 한 분씩 나오셔서 종이 한 장씩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에, 이게 뭔가요…?”

        

       “개선점이요.”

        

        

        

        오늘 이곳에 온 이유.

        

        이 자리에 모인 친구들을 한 번씩 뚜까패줬으니, 그 과정에서 확인하게 된 부족한 부분을 실시간으로 평가하고 그에 대한 개선점이 적힌 종이를 배부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만 전달한다고 해서 이들의 실력이 극적으로 좋아지거나 하진 않겠지만, 가장 약한 부분을 보완하는 데엔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교전에 능숙해진다는 건 자신을 최대한 미려하게 깎아내는 것이다. 흡사 조각과도 같았다. 최대한 자세하게 적는 것은 어디를 어떻게 깎아야만 하는지를 전부 일러주는 것과 동일했다. 물론 그렇게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했으므로 최대한 간략하게.

        

        

        

       “아이작, 나오세요.”

        

       “네, 선생님.”

        

       “다음은 에바. 그 후 얼티밋, 세라핌…옆에 순서 띄워놓을 테니 보고 나오시길.”

        

        

        

        내용은 각기 달랐으나 상당히 짧았다. 대부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기동 속도가 모자라고 발소리를 숨길 생각이 없다, 지형지물을 파악하는 속도가 느린 탓에 스스로 기동 루트를 정하지 못한다, 엄폐물에 숨은 후 신체를 움직이는 와중 장구류 및 총기가 보이니 회전 반경을 항상 숙지하라 등…하나하나 전부 나열하기에는 좀 많았지만, 이 정도도 못하면 안 되지.

        

        이들의 입장에서는 다이스와 교전했을 때 그녀가 순간이동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튀어나와 수류탄을 던지고, 정신이 혼미해진 틈을 타 정확하게 머리에 총알을 박는 뭐 그런 – 하지만 다이스의 시선에서는 적군이 정보를 질질 흘리고 다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발소리, 장구류가 움직이며 나는 마찰음, 엄폐물 사이로 보이는 인영 등. 결국 교전의 알파는 적군이 자신의 시각 및 청각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하도록 최대한 계산된 형태로 움직이는 것이었다. 오메가는 지형을 숙지하고 변수를 창출하는 두뇌 싸움이었고.

        

        그러나 안타깝다면 안타깝게도, 여기서 알파는 오메가의 선결 조건이었다.

        

        다시 말해 후자로 넘어가지 못하는 친구들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소리였다.

        

        

        

       “다이스가 짠 커리큘럼도 한 번 봐야겠네요. 지금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기본적인 요소가 부족한 친구들은 근육기억 체득 및 맵 리딩 속도 늘리기, 어느 정도 몸에 익숙해진 1군이랑 2군 상위권 애들은 이론 쪽으로 알려주고 있어요.”

        

       “흐음….”

        

       “에, 어딘가 잘못된 점이라도…?”

        

        

        

        그렇게 잠시간의 정적.

        

        그러나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나는 그녀에게 살그머니 웃어보였고, 그제야 다이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 진짜. 뭔가 잘못하고 있는 줄 알았잖아요.”

        

       “그럴 리가요. 누구 1호 제자인데.”

        

       “히히.”

        

        

        

        그러던 와중 힐끔 주변을 훑어보니 다들 표정이 멍했다. 여기 있는 애들을 얼마나 잘 휘어잡았으면 내 앞에서 이렇게 살갑게 구는 걸 다른 이들이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거야.

        

        아무튼 다시 본제로 돌아오자면, 다이스의 커리큘럼은 크게 흠잡을 것도 없었다. 내가 짰다면 아마 이런 식으로 짜지 않았을까 하는 바로 그대로 짜여 있었으니까. 그나마의 문제가 있다면 다이스의 체력이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다이스는 한 명이지만 가르쳐야 할 사람은 넘쳐났으니.

        

        결국 진정으로 우수한 것은 우수한 사람이 없어도 우수하게 굴러가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지만…안타깝게도 나는 거기까지는 도달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리 하지 못할 것이다. 다이스 역시도 불가능할 것이고.

        

        사견이 길었다.

        

        

        다이스에게 비밀 채팅을 걸어 덧붙였다.

        

        

        

       “이대로 계속해서 유지하세요. 대신 블루밍에 대한 커리큘럼은 적당히 빼시고.”

        

       “루밍이를요? 얘 요즘 유망주라서 조금 어려울 것 같은…아니, 잠깐만요.”

        

        

        

        척하면 척하고 눈치채주는 사람은 이래서 편하다니까.

        

        시선이 마주쳤다.

        

        

        

       “설마.”

        

       “그 설마예요.”

        

        

        

        카토, 그리고 블루밍이라.

        

        전자는 같이 방송하면서 실컷 굴릴 수 있을 테니, 한 명을 더 들이는 것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겠지.

        

        그리고 다이스는 짤막하게 웃었다.

        

        

        

       “루밍이의 명복을 빌어줘야겠네요.”

        

       “농담도.”

        

        

        

        비밀 채팅이 해제되며 블루밍과 시선을 마주했다.

        

        그의 운명이 이 자리에서 막 결정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얌습격
    다음화 보기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