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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86

       *** ***

         

       모용연화의 단련은 순조로웠다.

         

       모용세가의 후기지수답게 모용연화는 기본기가 탄탄했고 습득 역시 빨랐다.

         

       고작 3일 수련했을 뿐인데도 폭발적인 공격에 대응하는 요령이 제법 몸에 배었다.

         

       그렇게 모용연화의 수련은 순조로웠지만… 현재 내 머릿속에서는 한 가지 고민이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다.

         

       대체!

         

       쥐는 대체 뭘 좋아하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바로 내 눈앞에 있는 철혈서 때문이었다.

         

       찍찍.

         

       통로가 있던 곳에서 벗어나 적당한 야산에 굴을 파게 시킨 뒤 철혈서를 숨겨 두었다. 머리가 영특한 탓인지 숨어 있으라는 내 의도는 이해한 것 같았지만. 통 뭘 먹는 기색이 없었다.

         

       “흐음.”

         

       내가 열심히 시장에서 사다 나른 견과류 주머니는 건드린 흔적은 있어도 양은 변함이 없었으니까.

         

       이럼 곤란한데.

         

       아무리 영물이라도 배고픔 앞에는 장사 없는 법.

         

       지금 당장이야 내 지시를 잘 따르고 있지만 배고픔까지 참아가면서 내 지시를 따르리라는 것은 너무 큰 기대다.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굴을 뛰쳐나가면 곤란한 상황이 펼쳐지겠지. 체고 1장짜리 쥐가 돌아다니면 당연히 난리가 날 테고 실종된 혈인과 철혈서의 행방이 궁금할 분타의 중진들을 자극할지도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철혈서가 돌아다니면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으니 내 입장에서는 녀석에게 만족스러운 주거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

         

       “자자, 고기다. 고기.”

         

       견과류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는 것 같아서 혹시 육식이 취향인가 싶어 지나가던 산토끼 한 마리를 잡아왔지만 녀석은 한번 코를 대고 킁킁거리더니 별 관심 없다는 듯이 다시 고개를 지면에 내려놓았다.

         

       거, 영물 돌보기 어렵네.

         

       무협 세계관에서 치즈를 구해다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걸 어쩌면 좋을까.

         

       철혈서가 특정 먹이만 먹고 사는 영물일 수 있으나 정말로 그런 류의 영물이라면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

         

       영 기운이 없어 보이는 것도 은근히 마음에 걸리고.

         

       콧잔등을 쓰다듬어 주니 귀를 세우고 날 바라보는 철혈서.

         

       찍찍!

         

       그래도 제 걱정 하는건 아는지 울음소리라도 내 준다.

         

       “쓰읍.”

         

       못 먹어도 고라는 말이 있다.

         

       지금 철혈서는 못 먹어도 일단 집어 삼켜야 할 녀석이었다.

         

       분타의 중진들과 철혈서가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기도 하고 혈교와의 중요한 연결고리이기도 하다.

         

       사실 그런 계산은 아무래도 좋다.

         

       영물을 길들일 수 있는 기회가 내 눈앞에 있는데 이걸 어떻게 참냐고.

         

       나는 웅크리고 있는 철혈서를 보면서 결심했다.

         

       어쩔 수 없지. 무리를 하는 수밖에.

         

       아무래도 철혈서를 돌보기 위한 단서를 찾아야 할 것 같다.

         

       *** ***

         

       철혈서와 함께 나왔던 그 출구는 바로 모용세가의 삼림과 이어져 있었다. 출구에는 철혈서가 드나들었던 흔적이 제법 있었던 만큼 철혈서는 이곳을 통해 직접 먹이를 수급했을 가능성이 컸다.

         

       이 삼림에 펼쳐져 있는 녀석의 사냥 혹은 채집흔을 통해 녀석이 뭘 먹이로 삼는지 유추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야행복에 복면과 두건은 잘 쓰여져 있는지 확인한 나는 조심조심 숲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낮에는 모용연화를 돌봐주랴, 밤에는 철혈서를 돌봐주랴 잠입 임무도 끝났는데 어째 더 바빠진 기분이군.

         

       달도 밝지 않은 날 밤의 숲을 뒤지고 있자니 묘한 감흥이 몰려왔다.

         

       뭐랄까. 이렇게 어둠이 드리워진 밤에도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노라면 밤이라는 장막을 극복한 것 같은 감흥이 든달까.

         

       돌아버린 용지맹 시절 혁기린과 했던 대화의 일부가 떠올랐다.

         

       경지가 오른 뒤 어쩐지 밤을 정복한 느낌이 들어 야밤의 산책을 즐겼다고 했었나.

         

       밤에 활동을 한 적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홀로 있는 것은 어쩐지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것이 바로 밤의 감성인가.

         

       그러나 어둠이 주는 운치와는 다르게 수색은 영 전진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철혈서의 행동에 기도비닉이 배어 있었기 때문이겠지. 조용히 돌아다니는 생물의 대표격답게 철혈서는 그 덩치에 비해 남기는 흔적이 극히 적었다.

         

       밤사이 수색한 결과 철혈서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들은 몇 개 찾았지만 짐승들의 영역 표시 같은 느낌이었을 뿐 딱히 먹이와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쓰읍.”

         

       오늘은 완전히 공쳤군. 철혈서가 먹는 먹이에 대한 단서도 전혀 못 찾았고 낚시도 실패했다.

         

       진짜 모용연화와 철혈서를 위해서 위험을 무릅쓴 행동이었는데 불발로 끝나버렸다.

         

       슬슬 새벽이 찾아오고 있는 시각이니만큼 오늘은 이쯤에서 철수하고 내일을 기약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막 발을 떼려던 찰나 인기척이 느껴졌다.

         

       “수상한 놈이로군.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지?”

         

       나는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나와 같이 얼굴을 감싼 복면인이 서 있었다.

         

       경지는 대략적으로 초절정으로 보이며 여차하면 무력을 쓸 생각이 가득한지 손가락이 살짝 갈고리 모양을 그리고 있는 복면인.

         

       섬서분타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복면인의 정체가 훤히 보였다.

         

       섬서분타의 중진.

         

       정확히는 비무에 나설 일이 없는 중진 두 명중 한 명일 것이다.

         

       낚였군.

         

       나는 내 예상대로 숲을 지키고 있던 중진을 바라보며 모용연화와의 단련을 머릿속에서 떠올렸다.

         

       모용연화를 단련시키면 단련시킬수록 내 머릿속에서는 의구심이 떠나질 않았다.

         

       지금의 특훈이 과연 올바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상대방에 대한 단서라고는 연무장에 새겨진 조법의 흔적이 전부.

         

       고작해야 그런 조잡한 정보 하나를 토대로 중진을 상대하기 위한 특훈을 진행하는 것이 정말로 옳은 선택일까.

         

       그런 생각을 품던 중 철혈서의 먹이 문제로 출구가 뚫려 있던 숲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기왕 발걸음을 하는 것, 중진들을 낚아 보자 싶었다.

         

       중진들이 이 숲을 엄중하게 감시할 것이라는 예상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비무를 앞두고 갑자기 혈인과 철혈서가 사라졌다.

         

       하루 정도야 자리를 비웠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으나 혈인과 철혈서가 사라진지도 벌써 3일째.

         

       분타의 중진들이 이상을 감지하고 행동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행동하기로 한 이상 비밀통로의 출구 혹은 출구가 뚫려 있는 이 숲에 감시 인원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

         

       예상대로 숲 속을 누비고 다니니 중진이 튀어 나왔다.

         

       나는 은밀히 기세를 풀어 주변을 살피며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이 잘 풀렸군.

         

       최악의 경우 또 다른 혈인이나 다수의 중진들에게 포위되는 상황을 예상했는데 지금 인근에는 눈 앞의 이 자 말고 다른 이들의 기척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대답해라.”

         

       이런저런 상황을 살피고 있는 사이에 중진이 고압적으로 대답을 재촉했다.

         

       현재 나는 갓 초절정에 오른 무인 정도의 기세를 풍기고 있는 상황. 중진은 본인의 무력이 압도적으로 윗길이라 판단했는지 진한 자신감이 풍기고 있었다.

         

       나는 딱 궁지에 몰린 사람처럼 발을 뒤로 한 발자국 옮기며 입을 열었다.

         

       “어허, 자네도 복면을 쓰고 있으면서 나보고는 수상한 자라니 말이 심하군.”

         

       “피를 봐야 입을 열 놈이로군.”

         

       중진으로 추정되는 복면인은 곧바로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쉬이익!

         

       복면을 써서 정체를 감추었기 때문일까.

         

       혈교에서 전수받은 무공을 어떻게 끌어낼지 고민하고 있던 내가 민망함을 느낄 정도로 시원스럽게 조법을 펼치는 중진.

       

       뭐 거의 2년간 조법을 익히기만 했지 실전에서 펼칠 기회가 없었을 테니 무공을 사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쌓여 있었겠지.

         

       까아앙!!

         

       검과의 충돌 이후 거침없이 검신을 누비는 중진의 손가락을 보면서 나는 안색을 굳혔다.

         

       무식하게 위력만 센 조법을 펼칠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민한 움직임이 튀어 나왔기 때문이었다.

         

       마치 뱀이 먹잇감을 휘감는것처럼 자연스럽게 검을 제압하는 그 손길에서는 상승무공이라고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묘리가 느껴졌다.

         

       예상치 못한 상승의 조법에 대응하기 위해 검을 이리저리 비틀어 보았지만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을 정도로 완성된 수법.

         

       내가 검을 빼는데 애를 먹자 중진의 기세가 올랐다.

         

       “크크,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으냐?”

         

       카각! 카가각!!

         

       강기과 강기가 지속적으로 마찰을 별로 좋지 않은 소리가 울려퍼졌다. 검을 마음껏 휘두를 수 없는 나와 내 검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한 채 물고 있는 중진의 대립은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중진이 내 검을 놓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완전히 내 검을 제압할 자신이 없었다기보다는 그저 다른 방식을 통해 날 제압하는 것이 빠르다고 여긴 것일까.

         

       콰아아아아!!

         

       곧바로 강맹한 조법이 나를 덮쳐 들어왔다.

         

       “으헉!”

         

       나는 다급한 헛바람을 내뱉는 연기를 펼치며 몸을 데굴데굴 굴렸다.

         

       콰지지지직!!

         

       내 옆구리 대신 애꿎은 나무의 옆구리를 한 줌 파버린 중진. 한 아름은 되어 보이는 거대한 나무가 기울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깊은 상흔은 조법의 파괴력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상흔을 확인한 나는 내심 기가 막혔다.

         

       아니 혈교는 대체 뭐 하는 집단이길래 섬서분타의 방계들에게 이런 고절한 무공을 제공한단 말인가.

         

       큰 문파의 기둥을 이루기에 부족함이 없는 상승무공을 그냥 내통자한테 전수해 준다고?

         

       그렇기에 나는 온몸을 데굴데굴 굴리며 중진을 자극했다.

         

       위협적인 조법이라면 더더욱 그 수를 낱낱이 파헤쳐야 할 일이었으니까.

         

       “으헉! 자네 진정하게! 사람 하나 죽일 기세로군!”

         

       “아직도 입이 살았구나!”

         

       허접해 보이는 녀석이 연신 공격을 피하니 열이 받은 듯한 중진.

         

       그런 나를 잡기 위함인지 아낌없이 조법을 펼쳐냈고 흉맹하면서도 상승무학의 이치가 담긴 수들이 연신 허공을 수놓았다.

         

       그 수법을 견식하면 견식할수록 더욱더 기가 막혔다.

         

       초절정 초입을 연기하면서 피하기에는 버거울 수준의 수법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영물의 피를 섭취하며 익힌 대법 탓인지 연신 강맹한 수를 쏟아붓는 중진.

         

       까아아앙!!

         

       나는 파르르 떨리는 검을 보면서 퇴각해야 할 때임을 느꼈다.

         

       초절정 초입을 연기하는 상황이다보니 충분히 틀어 막을 수 있는 경이나 수법의 충격을 일부러 허용하다보니 몸에 누적된 부담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으헉, 잠깐! 잠깐! 동업자끼리 자네 너무 하는구만!”

         

       “닥쳐라!”

         

       “자네도 영물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여기 온 거 아닌가!”

         

       중진의 손이 멈추었다.

         

       아무리 흥분한 상태라도 지금 복면을 쓴 중진은 철혈서와 혈인의 단서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하아, 거…내가 이 업계에서는 가장 빠른 발이라고 자부했는데. 나만큼 빠른 자가 또 있었다니…”

         

       “허튼 소리 말고 아는 것이나 말해라!”

         

       “근방에서 영물에 대한 목격 정보가 있었네! 그 흔적을 쫓다보니 이곳으로 이어졌는데…하필이면 모용세가 분타의 소유지라지 뭔가? 그래서 이렇게 잠입해 조사하고 있었지.”

         

       “…”

         

       중진의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것이 나에게까지 느껴졌다.

         

       비무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사라진 혈인. 그리고 돌아다니고 있다는 철혈서까지.

         

       나는 그런 중진의 머리를 다시 한번 뒤흔들었다.

         

       “흐음. 자네, 실력이 제법 되어 보이는데 우리와 함께하지 않겠는가?”

         

       “…뭐라고?”

         

       “동료들이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견적으로는 아무래도 사람 수가 부족해. 자네도 나와 비슷한 부류인 것 같은데 합류하는 것이 어떻겠나? 우린 제법 유명한 영물사냥단일세.”

         

       전문적인 영물사냥꾼들이 꼬였다고?

       

       사실이라면 철혈서의 비밀을 유지해야 할 중진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대형 사고였다.

         

       중진의 머릿속이 더욱더 혼란해지는 상황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말을 이으며 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러니까 보자. 패를 어디다 두었더라?”

         

       초절정 고수들 사이의 대결에서는 절대로 허용할 리가 없는 치명적인 동작.

         

       품에 손 넣기.

         

       품에 무슨 비장의 수단을 숨겨 놓았을지 모르는데 어떤 무인이 그걸 그냥 쓰게 내버려 두겠는가.

         

       기를 쓰고 방해할 일이다.

         

       또한 품에 손을 넣는 동작 자체가 큰 빈틈을 드러내는 자세이기도 했다.

         

       작은 빈틈이나마 만들자고 온갖 수를 교환하는 고수들의 대결에서 자신의 손 한쪽을 봉인하는 동작은 당연히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속적으로 큰 심적 충격을 받은 중진은 정신을 차리지 내가 품을 뒤지는 것을 허용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이것.

         

       “자 보게나.”

         

       연막탄이었다.

         

       당소열이 만든 특제 연막탄이 내 손을 떠나고 뒤늦게 정신을 차린 중진이 허겁지겁 뒤로 물러나며 코와 입을 가렸지만.

         

       푸화아아악!!

         

       미래의 천하제일장인이 만든 연막탄의 성능은 그야말로 고성능이었다.

         

       순식간에 엄청난 기세로 연기를 뿜어 내는 연막탄.

         

       “크아악! 커어억! 이놈!”

         

       최루 성분 역시 섞여 있는지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는 중진. 초절정 고수가 호흡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살짝 의문이 들긴 했지만 당소열이 뭔가 해놨겠지.

         

       중진이 연막탄에 대응하는 동안 나는 이미 전력을 다해 경공을 펼친 상태.

         

       “커어억! 개자식! 크억! 죽여 버리겠다아아!!!”

         

       악에 받친 중진의 외침을 들으며 나는 안전하게 숲을 빠져나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무슨각?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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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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