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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9

       마탑주에게 물어볼 게 있어서 찾았더니, 어떻게 된 게 아무도 행적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지나가던 얼굴흉터 선배한테 물어봐도.

       

       “후배님 옆이나 위나 뒤나 아래에 있겠죠.”

       

       “그게 무슨 소리예요?”

       

       “마탑주님이랑 매일 같이 딱 붙어 다니는 게 후배님인데 내가 어떻게 아느냐는 소리예요.”

       

       이런 소리가 돌아오는 것이다. 누가 들으면 마탑주랑 자는 것도 같이 자고, 씻는 것도 같이 씻는 줄 알겠다.

       

       물론 가끔 그렇게 하긴 했다.

       

       졸려서 잠들 때까지 둘이 연구하다가 그대로 뻗어버려서 우연히 같이 자거나, 내가 샤워하다가 꾸벅꾸벅 졸았을 때 마탑주가 씻겨주거나 했다.

       

       그렇다고 문란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내가 마탑생활에서 세 번째로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이거다. 이성간의 관계. 

       

       서로 야리꾸리한 부분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어색해진다. 두터운 세월을 쌓아놓았더라도 삐끗한 고백 한 번이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것이 남녀관계 아니던가.

       

       마탑주는 내게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혹시 모를 실수로 멀어지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만능의 환상 마법이다. 나는⋯⋯ 에로스를 느껴도 신체적 반응으로 이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얼굴이 붉어진다든지, 그런 것들 말이다. 

       

       하여간.

       

       마탑주에게 뭘 물어보려고 했냐면, 전투력을 높일 방법에 대해서였다. 이전의 외출에서 가디언 골렘과의 치열한 사투로 깨달음을 얻은 나는, 생각 없이 환상 마법을 써먹으면 먼지털이개로 옴팡지게 맞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이것저것 대비책을 마련했지만, 그게 먹힐지는 미지수 아닌가.

       

       마탑주에게 검사도 맡고 싶었고, 진로상담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황녀가 폭풍권을 갈기다가 플라잉-황녀가 되는 모습을 내 눈으로 보았지 않은가. 목격한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우화(羽化).

       

       나도 우화(羽化)가 갖고 싶었다.

       

       1황녀의 『교곡의 바람 장갑』은 나도 쓸 수 있는 마법이다. 환상 마법에 전문적인 것이지, 다른 마법을 배우는 데 제약이 걸리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1황녀가 시전한 바람 장갑은 그야말로 폭풍이었다.

       

       그 장면을 보고 ‘혹시 나도?’ 싶어서 나직하게 『피바람』이라고 중얼거려봤다. 당연히 안 됐고, 미니 선풍기 수준의 풍량이 나왔다.

       

       우화(羽化)는 일종의 필살기나 각성기처럼 보였다. 눈치만 보면 마음의 힘으로 어떻게 돌아가는 기술 같은데, 온 정성을 들여서 온갖 마법을 시전해도 나가는 게 없었다.

       

       자색 마탑주이자 대마법사 유나는 우화를 뛰어넘은 경지, 승화에 닿았다지 않았나. 필살기 선배님이니 깨우치는 방법을⋯⋯ 아니, 단서라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화장실도 뒤져보고 (노크만 했다), 침실도 들어가 보고, 연구동에 숨었나 해서 선후배님들 연구실을 한 번씩 방문하고, 마탑주 대신에 로우킥도 날렸다.

       

       그리고 여기는 절대 아니겠지 싶었던 시뮬레이션 룸에서, 마침내 마탑주를 발견했던 것이다. 마법진 위에 드러누워서 안에 접속해 있길래, 밖에서 전체 음성 채팅으로 말을 걸었다.

       

       “마탑주님 거기서 뭐 해요?”

       

       -나, 나 그냥⋯⋯ 놀고 있었어! 응!

       

       “아, 예, 뭐. 그래 보이네요.”

       

       디스플레이를 바라보자 도트 그래픽으로 내부 상황이 표시되었다. 시뮬레이션 내부의 컨트롤 룸에서는 360도 각도의 풀-3D로 관람이 가능하지만, 바깥에서는 예산과 마력 문제로 도트로 표시하고 있었다. 

       

       마탑주 도트가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 표시됐다. 혼자 놀던 게 들켜서 당황했나.

       

       그 옆에는 센트라 도트와 페로 도트, 그리고 온갖 잡동사니들이 널려 있었다. 도트라서 자세히 알아볼 수는 없지만, 일단 칼이랑 드레스, 케이크가 있다는 건 알겠다. 

       

       나는 무심한 듯 툭 던졌다.

       

       “같이 놀까요?”

       

       -어, 으응?

       

       “혼자 노는 것보다는 둘이서 노는 게 즐겁잖아요.”

       

       -어, 나, 나는 괜찮은데.

       

       “후일담이라도 보고 싶었던 거예요? 원하신다면 좀 더 돌려볼 수도 있는데. 아니면 초기화 한 번 하고, 마탑주님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2회차라거나. 물론 플롯은 조금 손을 볼 거고요.”

       

       -초, 초기화는 안 돼⋯⋯!!

       

       ===============================================================

       

       마탑주 유나가 하늘을 바라보며 필사적인 디펜스를 하고 있을 때, 센트라와 페로는 사악한 악신과 자상한 선신의 첨예한 대립을 보고 있었다.

       

       악신은 너무나도 간단히 ‘초기화’를 입에 담았다. 종말이었다. 센트라와 페로는 부동자세로 굳어버린 채, 오들오들 떨었다. 유나는 등 뒤로 손을 숨긴 채, 두 사람에게 필사적으로 신호를 보냈다.

       

       내가 어떻게든 해결할 테니까, 눈에 띄지 말고 조용히 있어⋯⋯!! 라는.

       악신은 여러 끔찍한 가능성을 계속해서 내뱉었다. 

       

       -세계관 교차도 아이디어 좋네요, 마탑주님. 센트라는 황무지에서도 제법 활약할 것 같고.

       

       “아냐, 그, 그냥 심심해서 한 번 옮겨 본 거야⋯⋯!”

       

       악신은 센트라의 모든 추억과 경험이 녹아든 크라운홀에서, 낯선 세계로 보내버린다고 말하거나.

       

       -IF놀이도 재밌죠. 페로가 여자였다면 어땠을 거라던가, 센트라가 남자였으면, 그렇네. 모델링 살짝 만져볼까요? 마탑주님 집사들 좋아하잖아.

       

       “그건, 아니, 됐으니까⋯⋯!”

       

       성별을 뒤바꿔버리겠다고 말하거나. (센트라는 정말로 그런 상황이 닥치면, 이리드에게 어떻게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 이후로도 온갖 끔찍한 가능성을 내뱉는 악신에게 대응해, 선신 유나는 용기를 내서 실드를 쳤다. 악신의 목소리는 가면 갈수록 어둡고 음험해졌다. 마탑주가 안 놀아줘서 조금 삐졌기 때문이다.

       

       -뭐, 혼자 놀고 싶을 때도 있는 거죠⋯⋯. 알았어요. 연구동 들어가서 작업하고 있을 테니까, 다 놀고 시간 남으면 상담 좀 해 주세요.

       

       “어, 금방 나갈게⋯⋯!!”

       

       뚝.

       

       하늘에서 울리던 목소리가 끊겼다.

       

       마탑주는 아휴휴휴 하는 김 빠지는 소리를 내며 주저앉았다. 그가 조금 삐진 것 같긴 했지만, 모델링 깎기에 세 시간 정도 어울려주거나⋯⋯ 그래도 삐진 게 안 풀리면, 마법의 주문을 외우면 됐다.

       

       ‘캐릭터의 팬티에 대해서 네 생각을 듣고 싶단다.’

       

       1시간 동안 부끄러운 일장 연설을 들어야만 하겠지만, 삐진 채로 두는 것보다는 나았다. 빈정이 상해버린 그는 조금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끄, 끝났나요, 신님⋯⋯?”

       

       “응, 우린⋯⋯ 살았어.”

       

       “살았다⋯⋯!!”

       

       페로는 두 팔을 뻗어 만세를 불렀다. 동시에 소년은 이 세계에 고통이 가득한 이유를 알았다. 저 악신이 풀어놓은 것이 틀림이 없었다. 어쩐지 신님이 이유를 설명 못하고 어물대더라니!

       

       “⋯⋯⋯⋯.”

       

       마탑주는 페로의 마을 몰살 아이디어를 낸 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무덤까지 들고 가기로 했다.

       

       ===============================================================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마탑주가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어딜 어떻게 봐도 눈치를 보는 표정으로 내 얼굴을 살피더니, 이렇게 말해오던 것이다.

       

       “캐, 캐릭터의 팬티에 대해서 듣고 싶은데⋯⋯.”

       

       음.

       

       내 빈정상한 연기가 먹혔던 모양이다. 나는 이때다 싶어서, 과연 마탑주에게는 어떤 팬티가 가장 어울리는가에 대한 생각들을 쭉 늘어놓았다. 마탑주의 얼굴이 폭발하기 전에 멈췄다.

       

       그리고 생산적이고 건전한 주제로 넘어갔다. 원래의 목적 말이다.

       

       “우화는 어떻게 하는 거예요?”

       

       “⋯⋯신경 쓰여?”

       

       “유용해 보이기도 하고⋯⋯ 남자는 필살기 못 참아요.”

       

       “으음, 지금의 너에게는, 조금 힘들 것 같은데⋯⋯.”

       

       “왜죠.”

       

       “으, 으아앙! 어, 얼굴 들이밀지 마!”

       

       “적어도 납득 가능한 이유를.”

       

       “너 엄청 갖고 싶구나⋯⋯?!”

       

       필살기 참냐고. 나는 못 참는다.

       마탑주는 부드러운 두 손으로 내 턱과 이마를 꾹꾹 밀어내며, 이유를 설명했다.

       

       “우화(羽化)와 승화(昇華)는, 자신의 영혼을 바꿔서 힘을 얻는 거야. 그리고 영혼의 형태를 바꾸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기억으로부터 강렬한 감정을 끌어내는 거. 하지만⋯⋯ 너는 기억이 온전치 않지?”

       

       “⋯⋯네?”

       

       갑자기 청년치매 의혹을 받아버렸다. 나는 반박을 하기 위해서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확실히 생각이 안 나는 부분이 있었다. 꽤 많았다.

       

       전생의 기억은 아직 선명하다. 다만, 현생의 기억이⋯⋯ 애매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감자 농사를 짓던 부모의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또, 동네에서 어울려 놀던 소꿉친구 히로인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청년 치매인가.

       

       “그, 너무 걱정하지는 마! 고칠 수 있으니까. 응. 내가 힘내고 있으니까!”

       

       “⋯⋯전생에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 하나 있거든요? 그, 기억을 주기적으로 잃어버리는 주인공을 사육하는 내용인데.”

       

       “내가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데 너어어⋯⋯!!”

       

       기습 음해에 분노한 마탑주가 내 볼을 꼬집었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마탑주를 의심하고 있지는 않았다. 설명을 좀 더 들었다.

       

       “그러니까, 우화는 기억을 되찾은 다음에 노려보는 게 어떨까 해. 앞서도 말했지만, 불안정한 우화는 마공이랑 비슷하니까. 불안할 때 얻었다가 주화입마에 들면, 응? 그치?”

       

       “⋯⋯그런데 말만 들어보면, 다른 방법도 있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응. 영혼의 형태를 바꾸는 게 힘을 얻는 조건이니까, 인위적으로도 우화할 수 있어. 영혼을 으깨거나 상처를 내서.”

       

       “그렇게 영혼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녀석들을⋯⋯ 흑마법사라고 부른다고 했었죠?”

       

       “맞아. 그래서 흑마법사들이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거야. 온 세상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맞서는데도, 박멸되지 않는 건. 세니까. 그들은 통상적으로 발휘하는 마법 하나하나가 우화인 셈이라서.”

       

       

       상담의 결론은 보류였다.

       

       자기가 든든하게 지켜 줄 테니까, 마음 놓고 편하게 놀고 있으라면서. 모든 게 괜찮아지면 그때부터 천천히 해도 된다며.

       

       가끔, 마탑주가 내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이유를 생각해 보곤 한다. 내 간헐적으로 잘생겨지는 얼굴이 마음에 들었나, 아니면 내 페로몬이 열심히 일을 했나.

       

       내게 누군가를 겹쳐보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일레인처럼.

       

       ===============================================================

       

       “고향에 가보려고요.”

       

       “⋯⋯고향에?”

       

       “네. 기억이 빈 부분이 찜찜해서요. 잠깐 확인만 하고 올게요.”

       

       새삼 신경 쓰였다. 

       

       기억의 빈 부분을 찬찬히 정리해 본 결과, 내 청년 치매는 우선도가 낮은 순으로 발생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쓰잘데기 없는 기억이 우선해서 지워지며. 소중하게 여기는 기억은 가장 나중에 지워진다는 것이다.

       

       역시 머리는 좋게 태어나고 볼 일이었다. 어떻게 사람 머리가 기억의 공백까지 추론이 가능하지? 이게 바로 대마법사의 재목이었다. 그게 나다.

       

       역으로 생각하면, 지금 잊어버린 기억들은 우선도가 낮았다는 말이다. 고향의 감자 농사하던 시절이 대체 어땠길래, 깔끔하게 잊어버렸을까.

       

       “이제 곧 아카데미도 가니까, 빈 시간이 지금밖에 없을 것 같아서. 목걸이 치워요 마탑주님.”

       

       “그치만, 밖은 위험하다니까⋯⋯!”

       

       “목이 부러지는 게 더 빠르다니까요. 그리고, 혼자 가는 것도 아니에요. 2황자가 사람 한 명 붙여주겠다고 했거든요? 아카데미 생활 쭉 같이하게 될 거라고 해서, 기왕 이렇게 된 거 친목 도모용 나들이를 해 두려고⋯⋯.”

       

       “여자야?!”

       

       “여잔데요.”

       

       “안 돼!”

       

       마탑주가 으르렁거렸다.

       

       예상 못한 부분에서 반대에 부딪혀 얼떨떨하고 있을 때, 또각또각 구두 굽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정장을 쫙 빼입은 포니테일의 여성이 응접실 안으로 들어왔다.

       

       쿨하고 날카로운 생김새를 가졌고 뿔테 안경까지 쓰고 있었는데, 머리카락 색이 핑크였다. 선입견이지만, 유구한 전통에 따르면 핑발이 의미하는 바는──.

       

       “제국수호방위국 현장 요원, 유리 랜스터입니다. 금일부로 식별명 『미친 마법사』님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여, 여자는 반대⋯⋯!”

       

       “여자를 좋아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어, 어어⋯⋯.”

       

       갑작스러운 취향 공개에, 반대를 부르짖던 마탑주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도 상황을 파악하느라 옆에서 굳었다. 

       

       똘똘한 머리가 금방 문제점을 도출해 냈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마탑주에게 음험한 눈길을 보낼 예정이라는 소리 아닌가. 마탑주는 귀여우니까. 

       

       심지어 이미 음험한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저 핑발의 시선을 따라가자, 마탑주의 스타킹과 스커트 사이── 절대영역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것이 아닌가. 이건 용납할 수 없었다. 왜 용납할 수 없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잘 부탁해, 『핑발레즈』야.”

       

       “예, 잘 부탁드립니다, 『미친 마법사』님.”

       

       악수하는 핑발레즈와 내 사이에 불꽃이 튀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안녕하세요, 마이 프렌즈!
    여러분의 관심 덕분에, 인제 저도 커미션을 넣어보았습니다⋯⋯!
    작업해주시는 작가님의 일정상, 우리는 그 모습을 내년 2월에 보게 될 거예요.

    P.S.
    요새 후원감사글 갱신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최근에 비축분을 어떻게든 만들고 싶어서, 글을 쓰는 데 스테미나를 다 써버려가⋯⋯.
    기왕이면 팔팔할 때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적어드리고 싶은 마음에, 딜레이중입니다.
    항상 확인하고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조금만 제게 시간을 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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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world TRPG Game Master

Otherworld TRPG Game Master

Another World TRPG Game Master, 이세계 TRPG 게임마스터
Score 8.6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a wizard of the Illusion Magic School and decided to create a virtual reality with illusion magic to play a tabletop role-playing game (TRPG). It was great to create a virtual reality, but I was in trouble because there were no suitable players. During that time, I received an offer to be the professor from the Royal Academy. The offer was to use illusion magic to fill the students’ lack of practical experience safely. And so, I became a professor at the academy. “Send me back, send me back to that world right now-!” “Outer god, someday an outer god will be our doom, we’ll all die!!” “I am not the bastard of the Redburn Ducal Family. I am the foremost disciple of the Great Namgung Clan, Namgung Qinghui!” But it seems there is a bit of a misunderstanding. This isn’t a spell for dimensional travel, kids. It’s 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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