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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90

       *** ***

         

       모용세가의 직계와 방계의 비무가 이루어지는 모용세가의 숲.

         

       나는 그 숲의 언저리에서 일행들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제자야. 그 만일의 사태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

         

       밑도 끝도 없이 대기하게 된 당소열이 인상을 구기며 질문했다.

         

       “그건 저도 모르죠.”

         

       “쯧.”

         

       당소열이 혀를 찼다.

         

       사실 당소열의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법도 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모용세가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은 채 그냥 일방적으로 소집했기 때문이었다.

         

       혈교에 대한 사안은 당연히 외부에 발설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내 일행들이라고 할 지라도 모용세가 내부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려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와 별개로 비무에서 패배한 분타주와 중진들이 어떤 일을 벌일지는 진짜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혈교의 상승 조법.

         

       모용서의 증언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난 중진들의 무공.

         

       그리고 그 정체를 전혀 알 수 없는 영물의 피를 이용한 심상치 않은 대법까지.

         

       그저 소란의 예감을 느끼고 일행을 불러모았을 뿐이지만 당소열 입장에서는 내가 다 알면서 모른 척한다고 여기고 있겠지.

         

       “선배, 그나저나 모용연화 소저와는 별일 없었죠?”

         

       “…음. 그래. 무공 연습을 도와준 게 다야.”

         

       흑묘와 여일에 그리고 혁기린이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저들끼리 뭉쳐 수군거렸다.

         

       “어쩐지 좀 미심쩍은데.”

         

       “이따가 취조해보죠.”

         

       “모용찬경 소협의 증언과 교차검증하면 될 일입니다.”

         

       뭐라 수군거리는지 제대로 들리지는 않았지만 날카로운 시선을 받고 있자니 절로 등 뒤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후아아암…사정도 모르는 일에 일방적으로 말려드는 것은 영 유쾌한 일이 아닌데 말이야.”

         

       늘어지게 기지개를 켜는 당소열의 나른한 표정을 바라보며 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죠.”

         

       혹여 소란이 벌어지더라도 우리가 나서지 않고 조용히 수습할 수 있는 선에서 벌어지면 좋겠네.

         

       나는 한창 비무가 벌어지고 있을 숲을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 ***

         

       쉬익!

         

       채앵!

         

       수많은 것들이 걸린 본가 대 섬서분타의 비무 대결 선봉전.

         

       모용찬경 대 모용석질.

         

       두 사람의 대결 구도는 간단했다. 모용석질은 공격했고 모용찬경은 방어했다. 비무가 시작하자마자 우세를 점한 모용석질은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고 모용찬경은 거북이처럼 버텼다.

         

       “치잇!”

         

       모용석질은 계속해서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모용찬경을 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누가 봐도 모용석질의 실력이 모용찬경보다 뛰어난 상황이었거늘 정작 승부는 질질 끌리고 있었으니 초조함에 휩싸인 것이다.

         

       그렇기에 모용석질은 공격에 더욱더 힘을 더했다.

         

       채애애앵!!

         

       “윽!”

         

       모용석질의 눈이 빛났다. 여력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모용찬경이 비틀거렸기 때문이었다.

         

       이번 비무를 끝낼 기회가 왔다고 판단한 모용석질은 곧바로 삭마풍우검의 절초를 펼쳐냈다.

         

       단운풍뢰.

         

       ‘지금…!’

         

       그리고 모용석질이 절초를 풀어내는 모습을 보며 모용찬경은 다음 수를 준비했다.

         

       수세에 몰린 채 수비에 급급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방금 전의 비틀거림은 절초를 유도해 내기 위한 연기였으니까.

         

       실력적으로 우위인 모용석질을 이기기 위한 기회가 찾아왔다.

         

       모용찬경의 검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일주일간 죽자사자 전수받은 반연무월검의 초식이 펼쳐진다.

         

       반경수월.

         

       두 사람의 초식이 얽혀 들어가고 그 모습을 보던 모용씨들은 승자가 가려질 수의 교환에 눈을 크게 뜨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카아아앙!!

         

       “아…”

         

       “이런.”

         

       모용모의 탄식이 울려퍼졌다.

         

       모용찬경의 손에서 검이 떨어져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숲 속 공터에서 울려 퍼진 탄식은 하나가 아니었다.

         

       섬서분타의 인원들 역시 탄식을 내뱉었으니까.

       모용석질 역시 검을 놓쳤기 때문이었다.

         

       양패구상.

         

       모용찬경이 취한 한 수는 분명 모용석질의 공세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수였으나 지금까지 파상공세를 막아내느라 힘이 빠진 모용찬경은 끝까지 그 수를 온전하게 펼쳐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급한 대로 주먹을 쥐며 권법의 기수식을 취하는 두 사람.

         

       “그만!”

         

       심판 역을 맡은 모용곽전이 비무를 중단시켰다.

         

       “아직 더 할 수 있습니다!”

         

       항의하는 모용석질을 향해 고개를 저은 모용곽전이 분타주와 모용서를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

         

       “이 이상 비무를 진행했다가는 필히 피를 볼 일입니다. 가문의 동량들이 다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이득이 아니지 않습니까. 승부도 길항 상태였으니 무승부로 치고 나머지 대전으로 승부를 가리시지요.”

         

       “좋소.”

         

       “동의한다.”

         

       모용서가 고개를 끄덕였고 모용진객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전력적으로야 모용석질이 우위였으나 흥분한 탓에 그 우위를 다 까먹고 있었으니 정말 누가 이길지 모를 일이었으니까.

         

       승패도 승패지만 방계들 앞에서 신공의 위력을 과시해야 하는 모용진객의 입장에서 마지막 주자인 본인의 출전이 확정되는 무승부는 나쁠 것이 없었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

         

       모용진객의 눈이 다음 번 출전자인 모용연화에게 닿았다. 갑작스럽게 깨달음을 얻은 모습에 당황했지만…

         

       냉정하게 판단해보니 여전히 우위는 모용위지에게 있었다.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들 상성까지 뒤바뀌는 것은 아니니까.’

         

       모용연화의 비무 상대이자 중진 중 한 명인 모용위지 역시 모용진객과 같이 판단했는지 자신감 있는 태도로 공터에 나섰다.

         

       그 모습을 본 모용서의 얼굴에 살짝 수심이 스쳐 지나갔다.

         

       ‘과연 연화의 깨달음은…무공의 상성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인가.’

         

       모용서는 불안한 마음을 숨기며 말했다.

         

       “이길 수 있겠느냐.”

         

       “해 봐야지요.”

         

       모용연화는 담담하게 각오를 드러내는 모용연화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기고 오너라.”

         

       “예.”

         

       모용연화와 모용위지가 대치했다. 검을 뽑지 않은 채 손을 들어올리는 모용위지를 보며 방계들이 술렁였다.

         

       주 무공을 바꾼 것인가.

         

       심판 역인 모용곽전이 그런 방계들의 의문을 대표하여 물었다.

         

       “검이 아닌 맨손으로 싸우실 생각이시오?”

         

       “그렇다.”

         

       “…좋소.”

         

       드디어 신공의 정체가 드러나는가. 모용곽전은 그런 감상을 품으며 뒤로 물러섰다.

         

       “시작!”

         

       두 사람은 모용곽전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거리를 좁혔다.

         

       “조법?”

         

       “놀랍군!”

         

       주변 방계들의 경탄성을 한 귀로 흘린 모용위지는 거침없이 거리를 좁히는 모용연화를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패도일휘검의 공격력을 믿고 거침없이 거리를 좁히는 모양이군.’

         

       확실히 깨달음을 얻은 탓인지 모용연화의 검에 휘감긴 검강이 자뭇 매서웠지만 모용위지는 기꺼이 모용연화의 패도일휘검을 받아내기로 정했다.

         

       기세가 오른 패도일휘검과 정면충돌하는 것은 손해였지만 공격을 한 번 받아내는 대가로 흐름을 가져온다면 남는 장사였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손에 강기를 덧칠하며 쇄도해 들어가는 모용위지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우우우우웅!!!

         

       모용연화가 펼쳐내는 패도일휘검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단 한번의 공격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양 휘둘러지는 모용연화의 검을 보며 모용위지는 이를 악물며 조법을 펼쳐냈다.

         

       콰아아앙!!

         

       두 초절정 고수가 있는 힘껏 불어넣는 강기가 충돌하며 사방으로 충격파가 비산했다. 강기와 강기의 충돌을 버티지 못한 땅이 움푹 패이고 흙먼지와 함께 분쇄된 풀들이 사방으로 날았다.

         

       모용위지는 그런 충돌의 여파를 온 몸으로 받아내며 손을 뻗었다.

         

       선공을 취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모용연화보다 빠르게 움직였다는 것을 확인한 모용위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꽤 강맹한 공격인지라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지만 그 공격을 견딘 대가로 승기를 가져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손은 검보다 빠르다.

         

       어느 정도 비슷한 경지라면 뒤집힐 수가 없는 전제였다.

         

       먼저 공세를 점한 모용위지의 조법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반연무월검으로 전환해야 하나 그 전환 자체가 악수나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매끄럽게 전환되더라도 전환은 전환.

         

       검법의 전환이 선공을 취한 조법보다 빠를 수는 없는 법.

         

       후수를 점할 수 밖에 없으니 반연무월검의 완성도는 비교적 떨어질 수밖에 없고 안 그래도 상성인 조법은 수월하게 모용연화가 펼치는 반연무월검을 옭아맬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모용연화의 대응은 모용위지의 생각과는 달랐다.

         

       용조수를 향해 휘둘러지는 모용연화의 검.

         

       ‘패도일휘검을 택하다니.’

         

       모용위지는 그런 모용연화의 선택에 웃음이라도 터트리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악수를 택했구나!

         

       선공이 왜 유리하고 선공을 당했을 시 왜 방어에 전념하는가.

         

       공세란 먼저 취한 쪽이 더 강한 위력을 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미 공세를 취한 모용위지를 상대로 맞공세를 취하다니.

         

       스스로 손해를 자처하는 격이었다.

         

       어렵지 않게 모용연화의 검을 제압할 수 있겠군.

         

       그렇게 생각하며 손을 뻗던 모용위지의 눈이 커졌다.

         

       우우우우웅!!!

         

       뒤늦게 펼쳐진 패도일휘검의 기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콰아아앙!!!

         

       “크으읏!”

         

       “후욱!”

         

       온 몸을 울리기에 충분한 강격과 강격의 충돌. 양측 모두 그 여력을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밀려나지 않게 버텼다.

         

       여력을 해소한 모용위지가 다시금 손을 뻗었다.

         

       조법의 장점을 살려 검의 위력이 극대화되기 전에 흐름을 끊기 위해, 모용연화의 검을 휘감기 위해 공세를 택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으니까.

         

       그런 모용위지의 눈이 흔들렸다.

         

       모용위지의 공격을 받아내야 할 모용연화의 검이 다시 한 번 패도일휘검의 궤적을 그렸기 때문이었다.

         

       콰아아아앙!!

         

       세 번째 충돌.

         

       그 모습을 보면서 모용서는 탄식을 터트렸다.

         

       만약 지금 비무를 본가의 다른 인원들이 보고 있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모용서는 그 반응을 선명하게 상상해 낼 수 있었다.

         

       공격은 수비로 수비는 공격으로. 양극의 무공을 익히 자유로이 전환하며 상성의 선택지를 택해 우세를 쌓아가는 것이 바로 모용세가가 추구하는 바.

         

       그런데 지금 모용연화가 보이는 모습은 어떠한가.

         

       그런 모용세가의 기조를 완전히 무시하며 선공을 후공으로 받아치고 있었으니 본가의 사람이 지금 보았다면 입에 거품을 물 일이었다.

         

       콰아아앙!!

         

       그러나.

         

       쿠우우웅!!

         

       모용서는 그런 모용연화의 비무를 바라보며 너털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피비빗!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충격을 버텨내고, 그 과정 속에서 비산하는 강기의 파편에 몸을 다쳐가는 무식한 대결이었지만.

         

       “크으윽!”

         

       “으윽!”

         

       모용연화는 모용위지를 상대로 대등한 비무를 펼치고 있었으니까.

         

       ‘그것이 너의 선택이더냐…’

         

       일평생을 수련해온 무공의 절반, 반연무월검을 배제한다.

         

       “허허허.”

         

       후공을 취해도 혈교의 조법을 상대로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정도로 강맹해진 패도일휘검.

         

       이런 패도일휘검이 그냥 탄생했을까.

         

       깨달음의 순간, 그 모든 성취를 패도일휘검에 쏟아붓는 선택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참으로 과감한 선택이었다.

         

       아무리 혈교의 조법이 순환의 틈새를 파고든다는 것을 안다고 한들 평생 익힌 무공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선택을 하다니.

         

       모용서는 그런 모용연화의 선택을 인정했다.

         

       콰앙! 쾅! 콰아아앙!!

         

       강렬하게 오가는 맹공 속에서 근소하게나마 모용연화가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모용서는 한 마디 격언이 떠올랐다.

         

       “특별한 때에는 특별한 수를 취해야 한다.”

         

       모용서는 모용연화의 승리를 확신했다.

         

       평생을 쌓아올린 무공의 균형과 조화를 깨트려서라도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각오를 굳힌 모용연화가 아닌가.

         

       그런 특별한 수를 모용위지가 어찌 감당해 낼 수 있을까.

         

       모용서의 승부의 추는 계속해서 모용연화의 쪽으로 기울었다.

         

       “으아아!!”

         

       궁지에 몰린 모용위지가 무작정 손을 뻗었다. 어떻게든 금나수법으로 모용연화의 검을 휘감아 보겠다는 발악.

         

       우우우우웅!!

         

       그러나 그 발악은 말 그대로 발악에 불과했다.

         

       우드득!!

         

       “끄아아아악!!”

         

       깨달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은 패도일휘검은 아무 각오도 없는 무리한 수법으로 저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모용위지의 손가락들이 꺾일 수 없는 방향으로 꺾여버린 채 바닥을 굴렀다.

         

       “승자. 모용연화.”

         

       광산의 향방과 더불어 많은 것들이 걸린 직계와 방계의 비무.

         

       두 번째 대결은 모용연화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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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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