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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94

       

        

        

        

        

       

        

       “…어째 점점 로렌티나 씨의 무장이 부유해지는 것 같지 않아요?”

        

       “그것 뿐일까요.”

        

       “하하, 마치 물리법칙 같은 거죠. 자석에 쇳가루가 끌려가는 것처럼.”

        

        

        

       -‘자신감’

       -선생님들 알겠으니 제발 맵에 그만 난입해주십쇼

       -한달만 더 있으면 총 팔아서 반포자이도 사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하는 애들이 금세금세 템 복구하는 건 맞긴 한데 이건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판 돌리고 나면 무슨 템이 화수분마냥 솟아나냐 ㅋㅋ

        

        

        

        유진, 그리고 로렌티나.

        

        총 한 자루로 시작하여 일곱 시간만에 기어 박스가 터질 정도로 아이템을 퍼담다.

        

        요즘은 나름 유딧의 권위자라면서 변변찮은 템만으로 어떻게 유저들을 낚거나 죽여서 돈을 버는지를 강의하곤 했던 하모니였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들 앞에서는 찍소리조차 할 수 없었다. 이는 다크 존 전체로 보았을 때 0.001% 가량의 실력자가 된 현 시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더욱 무서운 점이 있다면, 이 두 명은…그 정도 했으면 슬슬 해당 자리에 안주해줬으면 좋겠다 싶은 시점에서도 전술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노력하는 천재들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니,

        

        

        

       “모니도 이리 와보시죠. 메카 막내를 잡으려면 어떤 사전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나눠보도록 합시다.”

        

       “제가 감히 예상해보건대, 유진 씨와 로렌티나 씨만 있어도 무리없이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으브븝-!”

        

       “그런 나이브한 대답으로 도망가려 하다니, 볼따구 쭈욱이라는 벌을 내리도록 하지요.”

        

        

        

        바로 이런 것이었다.

        

        이 사람들은 나를 진짜 오퍼레이터로 보는 건 아니겠지, 대략 그런 생각이 볼따구가 치즈처럼 옆으로 쭈욱 늘어진 하모니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그 와중 시선은 테이블로 향했다. 뭐가 놓여있나 했더니 여러 장의 A4 종이였다. 그런데 이제 좀…많이 뭐가 쓰여있는.

        

        어느덧 그녀는 본격적으로 내용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실로 기이하게도 이 둘은 그림도 잘 그렸고, 그 그림 실력으로 메카 유진의 대략적인 생김새와 각종 무장, 그리고 들고 다니는 무장에 대해서 실로 상세하게 그려놓은 지 오래였다.

        

        기본적으로 꼬리에 플라즈마 캐논이 달려있으며, 유사시 동력을 끌어다 신체 강화에도 쓰고, 총기는 랜덤으로 아무거나 들고 나온다나 뭐라나. 물론 그것만으로 끝이 아니었고, 옆에는 예상되는 방탄 장갑의 두께와 부분적인 실드의 내구성까지 예측해놓았다.

        

        온갖 전문 용어가 가득히 적힌 종이를 뒤로 한 채 다시 시작되는 대화.

        

        

        

       “장갑이 생각보다 더 두꺼울 가능성이 있다고 써놓은 부분이 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플라즈마 캐논을 가동할 정도의 동력이 있으면 UES의 무게가 얼마든 기동은 사실상 그닥 큰 문제가 아닐 테니까요. 여기 바닥이 갈라진 자국을 보면 대략적으로 해당 병기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는데….”

        

       “…흐음. 그렇다면 EMP 수류탄 같은 걸 들고갈 수 있으면 좋을 듯한데. 그러고 보니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EMP 생성기가 있지 않나요, 하드코어 특전으로 받은.”

        

       “그런 거에 의존하면 안 되죠.”

        

       “그 또한 맞는 말이네요.”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모니 대경실색 ㅋㅋㅋㅋ

       -??? : 쓰라고 준 걸 왜 안 쓰냐고 이 양반들아!!!!!!!!!

       -어어 녹냥이가 어처구니가 상실된 표정을 짓고 있어요 ㅋㅋㅋ

       -팩트)3분안에 수긍하고 그냥 따라다닐 예정이다

        

        

        

        그리고 그 말대로.

        

        그런 걸 가지고 있음에도 굳이 하드코어한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이들의 절실한 의지를 정면에서 마주한 하모니는 에에…하고 짜게 식은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여 자기합리화에 들어갔다.

        

        이들과 같이 지낸 지 1년 좀 안 되는 녹냥이의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이 두 명은 한 번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수정이 없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해당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한국 전체를 메울 정도의 무지막지한 토론과 수정이 잇따르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러한 기나긴 난상토론을 통해 결정된 결과는 뒤바뀌는 법이 없었다.

        

        

        

       “뭐, 그럴 거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뭘 준비하면 되나요?”

        

       “별 거 없어요. 막내가 전방에서 탱킹하고, 제가 중앙에서 상황을 조율할 테니, 우리 뉴 막내는 뒤에서 열심히 화력지원만 하면 되니까요.”

        

       “…뉴 막내?”

        

       “막내한테 가르침을 받았으니 뉴 막내죠.”

        

        

        

        쓸데없이 뿌듯해지는 감정.

        

        하모니가 표정 관리를 하지 못하고 입가에 함박웃음을 짓기 직전, 로렌티나는 메카 유진의 전신을 그려놓은 듯한 종이를 든 뒤 하모니의 앞에 내려놓았다. 전신이 그려진 상태. 그러나 중간중간 붉은 빗금으로 표시된 부분이 있었다.

        

        뭔가 했더니, 메카 유진의 대략적인 구조와…장갑이 얇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었다.

        

        

        

       “상체는…빗금 표기된 부분이 말 그대로 아무 곳도 없네요.”

        

       “그렇지요. 아마도 이 상체…아마도 심장부에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코어가 있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거길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단단하게 방비되고 있겠죠. 그러니 당연히 관절을 노리는 건 상식 선의 이야기구요.”

        

       “무릎에는 방탄판이 달려있고…노릴 만한 곳이 복부밖에 없네요.”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면서도 유연하게 기동해야 하는 부분이니 복부에 뭔가를 덧댈 수는 없겠지요. 반대로 카메라 역할을 하는 눈 부분은…마찬가지로 엄중하게 방비되고 있을 거고.”

        

        

        

        그 말대로.

        

        메카 비얌과 유진이 처음으로 교전했을 때 그녀가 노린 부분도 복부였고, 유일하게 탄환이 제대로 관통하고 지나간 부분이었다. 나머지 부분은 그저 많은 총알, 혹은 더 많은 총알로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쏴서 부수는 것만이 답이었고.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그 모든 가정에 필요한 총알은 해당 게임의 최고 티어 방어구를 관통할 수 있는 탄환 기준이었다. 어쩌면 탄을 사는 데 돈을 다 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하모니의 머리를 스쳐지나갔지만, 결론은 한 방향으로 귀결될 뿐이었다.

        

        이 두 명은 만나자마자 원턴컷을 내버릴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서 저는 뭘 하면 되나요?”

        

       “뭐어, 막내한테 묠니르 다루는 법이라도 교육받아야 할까요. 아니면 실전에서 특정한 포인트만을 노려 적을 죽이는 연습을 한다든지…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할 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하거든요.”

        

       “우엑….”

        

       “로렌티나만큼 부대원 찰지게 굴리는 사람 없을 걸요. 열심히 해보시길.”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녹냥이 좃 댓 다 ! ! !

       -팩트)안 좃댔던 날은 딱히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로렌티나 눈나 교관이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그럴 것 같았다.

        

        물론 당연하겠지만 로렌티나는 여전히 현역이었고,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했으며, 다시 말해 자신의 소속과 관련하여 하모니에게도 그 어떠한 힌트조차 흘리지 않았음을 의미했다 – 물론 알려져도 되는 정보는 평소의 행동으로 거의 알려준 것과 다를 바 없었지만.

        

        항상 해군 입대신청서를 사방팔방에 뿌리고 다니는 걸 보면 미 해군 특수부대라는 것은 얼마든지 짐작할 수 있는 법이었다.

       

        

        좌우지간, 그 후로도 하모니를 가운데에 끼운 채 한참 동안 격조 높은 토론을 진행하던 두 명이 슬그머니 일어섰다.

        

        그러더니 이어지는 말.

        

        

        

       “메카 막내를 만나러 가기 전, 우리 뉴 막내를 최대한 날카롭게 갈아보도록 합시다.”

        

       “커리큘럼은 대강 짜놨으니, 이대로만 하면 어느 정도 괜찮을 거예요.”

        

       “…아, 넵.”

        

        

        

        잡을 수 없는 것을 잡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준비가 필요한 법.

        

        하모니는 반쯤 죽은 눈으로 종이를 받아들었고, 수긍하였으며, 총을 집어올렸다.

        

        유진스쿨, 그리고 상어스쿨은 쉬는 날 따위는 없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시간이나 지났을까.

        

        

        

       ───챙강!

        

        

        

       “봤나요, 막내?”

        

       “네. 꼬리의 형태가 생각했던 거랑 좀 다른데….”

        

       “아니, 도대체 뭘 보신 거예요?”

        

        

        

        쿠웅.

        

        이들을 맞이한 것은 꼬리에 플라즈마 캐논을 달고 있는 메카 유진이 아닌 미니건을 달고 있는 유진이었다.

        

        양산형의 장점은 무기의 자유로운 교환이었다.

        

        

        

        

        

        

        

        

        

        

        

        

        

        

        

        

        

        

       ───부우우욱!

        

        

        

        마치 세상이라는 개념을 반으로 잡아 찢어버렸을 때나 들려올 법한 굉음이 쇼핑몰을 가득히 메웠다. 유진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렸고, 로렌티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진즉부터 그 둘을 봐왔던 하모니는 전자와 후자가 각기 다른 이유로 웃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유진이 웃는 이유는 간단했다 – 여태까지 그녀가 마주했던 세 번의 메카 비얌 중 두 번이 쇼핑몰에서의 조우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얼추 이해는 갔다. 쇼핑몰만큼 복합적인 교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이 없었으니까.

        

        아무튼 그것과는 별개로, 로렌티나는…그냥 즐거워서 웃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딱히 근거는 없었지만 하모니는 그게 가장 가능성이 높단 걸 감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미니건이라니, 생각보다 재미있는 물건을 들고 나왔군요!”

        

       “등에 탄통, 왼팔에는 탄도 방패까지 들고 나온 걸 보니 아주 작정한 듯한데….”

        

       “뭐어, 언제는 상황이 마음대로 흘러간 적이 한 번이라도 있기나 한가요. 최대한 빠르게 대응해보도록 합시다.”

        

        

        

       -얼척이 없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미니건이요??? 이걸 깨라고 만든거임?????????

       -리빙포인트)애초에 죽으면 잃은 것보다도 돈 더 많이 준다

       -거 잡으라고 만든 게 아닌데 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거기에 잡을 수 있는 게 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하여 이성까지 놓은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두 명은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기존 작전안을 폐기하고는 매의 눈으로 메카 비얌을 관찰한다. 아마 시선에 물리력이 실렸다면 저 병기는 진즉 나사 하나까지 몽땅 분해되었으리라.

        

        하모니 역시도 숨을 들이키고는 조심스럽게 머리를 내밀어 한창 이쪽으로 접근 중인 메카 유진 ver. 미니건을 확인했다. 무기질적인 눈동자가 푸르스름하게 빛났다. 몸의 절반 이상을 가리는 거대한 탄도 방패,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거대한 크기의 탄통이 실로 인상적이었다.

        

        정면에서는 깰 수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전방위를 방어할 수는 없겠지. 기동성도 생각보다 나오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거기까지 생각하자마자 인컴을 통해 활발하게 이어지는 대화.

        

        

        

       “우리 뉴 막내, 저런 친구는 어떻게 상대하는 게 좋을까요?”

        

       “어…누가 시선을 끄는 사이 옆으로 돌아간 다음, 방패로 막을 수 없는 부분을 사격하는 게 낫겠죠. 거대한 탄통이 있으니 그걸 너덜너덜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미니건도 봉인될거고.”

        

       “나쁘지 않은 지적이로군요. 하지만 몇 가지를 더 생각해보죠. 만약 메카-막내가 생각보다 기동성이 좋다면 어쩔 예정인지?”

        

       “어…잘하면 저 혼자 고립되겠네요.”

        

       “그렇죠.”

        

        

        

        하모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결론적으로는…적의 기동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선행하여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둔중해보이는 적이 반드시 느려터졌다고 단정지으면 안 되는 건 당연했으니.

        

        그러는 와중 유진은 어느 정도 짐작을 끝냈는지 이런저런 내용을 덧붙였다.

        

        

        

       “미니건의 길이에 맞춰서 꼬리 길이가 확장된 걸 보니 거의 전방위로 운용이 가능할 거고…일단 탄환이 다 떨어지기를 기대해봅시다.”

        

       “스쳐도 죽을 거예요. 그 점은 알고 있겠죠?”

        

       “물론이죠.”

        

        

        

        그와 동시에 로렌티나가 하모니에게 수신호를 보냈다. 수많은 반복 숙달로 인해 하모니는 그게 무슨 뜻인지를 즉각적으로 해독했다 – 즉각 돌아서 다른 방향에서 적을 타격하라는 뜻이었다.

        

        교전 구역은 쇼핑몰의 1층 팔각정이었고, 본격적인 교전이 시작될 즈음 하모니는 EMERCOM 뒷길을 돌아 재빠르게 메인 홀로 향했다. 시끄러운 총소리가 연이어 이어질 즈음 하모니는 콘크리트 먼지 사이에서 움직이는 인영을 발견했다.

        

        아쉽게도, 그건 그녀가 기대하는 실루엣이 아니었다.

        

        

        

       “…쇼핑몰 보스가 뜬금없이 합류했어요. 이 친구를 잡아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그 정도면 변수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니, 빨리 지워버리고 합류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하모니는 실제로 그리 행하는 데에 성공했다.

        

        앞으로 달림과 동시에 마지막으로 봤던 쇼핑몰 보스의 위치에 수류탄 두개를 축차로 까던진 뒤, M1A를 들어올려 호다닥 도망치는 보스의 대가리에 연달아 고관통 탄환을 때려박았다. 소음기를 통과하여 뭉툭해진 사격음, 그리고 조준선 너머로 풀썩 쓰러지는 보스까지.

        

        하지만 하모니는 단 한 점의 신경조차 쓰지 않은 채 앞으로 달려나갔다. 바이킹과 맨티스를 건너 브루탈 쪽으로 이동, 그 후 에스컬레이터를 방패 삼아 시야를 확보하고 적을 찾는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시간을 끌고 있는 두 명이 정확한 위치를 브리핑했기 때문이었다.

        

        몇 초나 지났을까, 탐스럽다기보단 섬뜩한 미니건 달린 꼬리가 보였고, 그 다음 늘씬하게 빠진 메카 유진이 LPVO의 십자선에 놓였다.

        

        

        귓전이 따갑게 들었던 사실을 상기한다.

        

        숨결을 가다듬고, 심장 박동을 낮추며, 정확히 조준한다. 메카 유진은 기본적으로 실드가 있었기에 최소 한 탄창을 전부 비울 각오를 해야만 했고, 천천히 방아쇠를 당긴다. 중요한 것은 벽을 느끼는 것이었다. 단 1mm라도 더 나아가면 격발하는 바로 그 선을 느껴야만 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투두두두둑!

        

        

        

        반자동이라기엔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탄환이 총구를 뛰쳐나갔다.

        

        속사라는 단어가 실로 어울리는 사격 속도. 하모니는 마치 검지손가락이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가능한 한 최대한 빠르게 한 탄창을 비웠고, 3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20발들이 탄창을 통째로 비웠다.

        

        검지손가락을 뻗어 탄창 멈치를 누른 뒤, 탄창이 스르륵 하고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등 뒤가 매콤해진 메카 유진의 꼬리가 그녀 자신이 있었던 곳을 겨누는 것까지 체크.

        

        그와 동시에 하모니는 바닥을 굴렀다.

        

        머리 위로 백수십 발의 탄환이 스쳐지나갔다.

        

        

        

       “히익…!”

        

        

        

       -반응속도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고기파편될뻔했네 ㅋㅋㅋㅋㅋㅋ

       -대응속도 미친 거 아니냐? 1초밖에 안 되는데?

       -아 하모니랑 로렌티나까지 끌고왔으면 저정도는 해야된다고 ㅋㅋㅋ

       -유진 앞에 메카가 붙었는데 그러면 쉬울 줄 알았음??????

        

        

        

        왜 내 삶은 이다지도 고달플까.

        

        그리 생각하기에 하모니는 이미 너무 멀리 왔고, 진즉 새 탄창을 꽂아넣은 지 오래였다.

        

        인컴으로 들려오는 화력지원 요청을 들으며, 하모니는 위치를 옮겨 메카 비얌에게 또다시 사격을 개시했다.

        

        본격적인 뱀잡이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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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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