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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94

        

       “대사형! 받으세요!”

         

       “고마워!”

         

       여일예의 쌍검 중 하나가 무기를 잃어버린 혁기린에게 던져졌다.

         

       이번 기회에 여일예의 쌍검술을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깝게 되었군.

         

       “먼저 갑니다! 사슬이 끊어지지 않게 주의하세요!”

         

       “알겠어요!”

         

       쇠사슬을 따라 달리며 적혈서를 제압할 방법을 생각했다.

         

       영물.

         

       영물은 기본적으로 높은 경지의 고수라 할지라도 혼자서 잡아내기가 무척 힘들다. 보유한 내공을 아무리 고절한 수로 벼려 내더라도 기본적으로 기의 총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

         

       천하에서 가장 날카롭고 강한 비도를 쥔다 한들 그 비도로 소를 잡는 것이 쉬울까.

         

       차라리 값싼 잡철로 만들어진 큰 칼이 훨씬 더 소를 잡기 쉬울 것이다.

         

       영물 사냥에서 진법을 구성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질이 떨어지더라도 상대방을 해치기 위한 최소한의 크기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

         

       그게 바로 영물을 상대하기 위해 진법이 필요한 이유였다.

         

       적혈서는 딱 잘라 영물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기운을 품고 있었지만, 결국 나 혼자의 힘으로는 저 가죽을 뚫어낼 수 없었다.

         

       그런 의미로 지금 적혈서를 해치울 수 있는 자는 정해져 있었다.

         

       “여일예 소저, 혁기린 소저! 진법을 펼칠 수 있겠소?”

         

       “가능합니다! 시간을 벌어 주시지요!”

         

       바로 혁기린과 여일예였다.

         

       일행 중 유일하게 같은 문파의 일원으로서 방진을 펼칠 수 있는 두 사람.

         

       고작해야 두 사람일 뿐이지만 화경인 혁기린과 여일예의 방대한 내공을 고려해 보면 충분히 적혈서에게도 타격을 줄 힘의 크기를 맞출 수 있겠지.

         

       캬아악!!

         

       두 사람이 진법을 펼치는 동안 나와 흑묘가 해야 할 일도 정해져 있었다.

         

       앞발을 들어 자신의 목을 죄는 쇠사슬을 마구 긁는 적혈서.

         

       적혈서가 저 쇠사슬을 끊지 못하도록 훼방을 놓아야지.

         

       “올가미가 조이도록 계속 힘을 줘라!”

         

       “당연하지요!”

         

       당소열제 쇠사슬이라고 한들 적혈서의 손톱이나 이빨에 제대로 걸리면 절단될 가능성이 높았다.

         

       힘을 버티는 것과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에 절단되는 것은 다른 문제였으니까.

         

       쇠사슬이 올가미 형태로 목을 꽉 죄고 있기에 제대로 힘을 주지 못하고 그 겉면을 발톱으로 긁어댈 수밖에 없으니 버티는 것이지 이빨로 물거나 사슬을 발톱에 걸고 힘을 주게 되면 당소열제 쇠사슬이라도 얼마 못 버티겠지.

         

       “하아아압!!”

         

       흑묘가 양손에 진득하게 한기를 피워 올리며 적혈서를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계속해서 꼬리에게 견제를 받으며 수를 교환한 탓인지 약이 바짝 오른 모습.

         

       퍼어어엉!!

         

       키이익!!

         

       비천마차가 당기는 힘에 계속 대응해야 하는 적혈서는 뒷발의 힘으로는 비천마차를 당기며 양 앞발과 이빨로 흑묘의 공격에 대응했다.

         

       쿠웅!!

         

       빠드드득!!

         

       적혈서의 손톱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소수신공. 그런 소수신공을 바탕으로 흑묘는 적혈서의 발톱을 흘려내며 앞발에 냉기를 계속해서 불어넣었다.

         

       적혈서의 앞발에 남긴 힘과 그 손톱은 충분히 위력적이었으나 단순했다.

         

       어지간한 고수들은 그 힘과 날카로움을 견디지 못했을 테지만 어디 흑묘가 익힌 무공이 보통 무공인가.

         

       천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수법 중 하나인 소수신공이 아니던가.

         

       그 현묘함에 적혈서의 발톱은 유효한 타격을 내지 못한 채 연신 흐트러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 역시 적혈서의 뒤를 노렸다.

         

       꽈르릉!!

         

       뇌륜이 웅웅거리며 힘을 토해내고 온전히 강기로 가득 찬 대검이 적혈서의 등을 공격해 들어갔다.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몸을 돌린 적혈서는 자신의 긴 주둥이를 휘두르며 큰 앞니로 내 검신을 받아냈다.

         

       콰앙!

         

       결과는 상쇄.

         

       적혈서의 얼굴이 돌아가고 내 대검이 튕겨 나왔다. 역시 체급이 깡패긴 해. 멀리서부터 달려오며 속도를 축적한 나와 방금 전까지 정신없이 흑묘와 수를 주고받던 적혈서.

         

       적혈서는 충격을 받고 비틀거렸을 뿐이었지만 천근추까지 응용하며 버티려 했던 나는 튕겨 날아갔다.

         

       마치 벽에 부딪힌 고무공 같은 꼴.

         

       다만 형편없이 튕겨나갔음에도 나는 충분히 만족했다.

         

       “하아아압!”

         

       흑묘의 쌍장이 정확히 적혈서의 몸통에 때려박혔으니까.

         

       쩌저저적!

         

       순식간에 적혈서의 가슴팍을 뒤덮는 두터운 얼음. 온 몸에 한기를 느꼈는지 온몸을 부르르 떠는 적혈서.

         

       캬아악!!

         

       자신에게 공격을 가한 흑묘를 향해 흉성을 터트린 적혈서가 달려들려 했지만 그 행동은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철그럭!

         

       쇠사슬 올가미와 연결된 비천마차가 적혈서의 몸을 뒤로 잡아끌었기 때문이었다.

         

       캬악!

         

       성질을 터트린 적혈서가 꼬리로 쇠사슬을 감고 휙 당겼다.

         

       그 순간 팽팽하던 쇠사슬이 확 늘어졌다. 쇠사슬이 끊어진 것이 아닐까 가슴이 철렁하던 순간 다시 당겨지는 사슬.

         

       사슬이 위험하다 판단한 당소열이 버티던 힘을 풀고 적혈서의 균형을 무너뜨린 것이다.

         

       촤르르르르!!

         

       그리고 이내 다시 팽팽하게 당겨지는 사슬. 사슬의 완급 조절에 휘청이던 적혈서가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이내 발톱을 땅에 박아넣으며 균형을 회복한 적혈서였지만 적혈서가 회복하는 동안 고무공처럼 튕겨 나갔던 나는 다시 공세에 돌입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적혈서는 쉼없이 날뛰었지만 포위망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적혈서의 빈틈을 이끌어 내는 나. 드러난 빈틈으로 구음기를 통해 타격하는 흑묘. 그리고 우리 둘의 움직임에 맞추어 적혈서를 제약하는 비천마차까지.

         

       각자의 방법으로 적혈서의 행동을 계속해서 제약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적혈서의 행동을 봉쇄하는 동안 혁기린과 여일예 쪽에서 불어오는 내공의 바람은 점차 그 크기를 불려나가고 있었다.

         

       적혈서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또다시 돌진을 감행한 나는 튕겨지며 여일예와 혁기린 쪽을 눈에 담았다.

         

       혁기린의 등에 손을 올린 여일예.

         

       방진을 구성하고 있다 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격체전력으로 기를 불어 넣고 있다 해야 할지 모를 광경이었지만.

         

       휘오오오오!!

         

       혁기린을 중심으로 부는 기의 태풍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런 혁기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판단했는지 적혈서의 몸부림은 더욱 거세졌지만 나나 흑묘나 상처를 입고 뒹굴지언정 적혈서를 놓아주지는 않았고 당장이라도 끊어질 것처럼 떨리는 쇠사슬은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으며 버티고 있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슈하아아악!

         

       뒤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내공의 흐름이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그 기세가 천천히 응축되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부터는 거침없이 발산되는 느낌.

         

       “가겠습니다.”

         

       나와 흑묘가 길을 트고 위협을 느낀 적혈서가 뒷걸음질치며 도망쳤다. 그러나 그 도망 역시 얼마 가지 못했다. 방향을 바꾸더라도 결국 비천마차가 버티는 이상 쇠사슬의 반경 이상으로 도망칠 수 없었으니까.

         

       “차하아압!!”

         

       혁기린의 기합성에 온몸이 울렸다. 혁기린이 붙잡고 있는 방대한 여일예의 내공. 차고 넘치는 여일예의 내공이 멋대로 음성을 증폭한 탓이다.

         

       혁기린의 작은 신형이 쏘아진다.

         

       궁신탄형의 재주로 가속하면 가속할수록 더욱더 낮아지는 혁기린의 자세. 화경의 경지인 혁기린의 기운과 여일예의 기운을 휘감고 가속하는 그 모습은 정말로 하나의 화살을 연상케 했다.

         

       해를 떨어트린 화살.

         

       낙일시(落日矢)를 몸으로 구현해낸 듯한 혁기린의 기세.

         

       캬아아아악!!

         

       혁기린의 공격을 피할 수 없음을 직감한 것일까. 어떻게든 비천마차를 떨쳐내고 도망치기 위해 발버둥을 치던 적혈서는 혁기린의 검을 받아치기 위해 몸을 세우고 울음소리를 내뱉었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도 문다고 했던가.

         

       궁지에 몰린 적혈서는 비장의 수를 꺼내들었다.

         

       파스스스!!

         

       적혈서의 기운이 방출되며 몸에 붙어 있던 얼음 조각들이 비산하며 그 덩치가 부풀어 올랐다.

         

       앞발과 뒷다리에는 두터운 털과 가죽으로 덮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육이 올라오는 것이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순식간에 근육쥐로 변모한 적혈서.

         

       그런 적혈서는 쏘아져 들어오는 혁기린을 매섭게 노려보다가 앞발을 휘둘렀다. 방금 전보다 배는 길어진 손톱은 손톱이라기보다는 도검에 가까운 길이였다.

         

       혁기린의 검과 적혈서의 손톱이 충돌했다.

         

       전신 근육을 부르르 떨며 힘을 더하는 적혈서와 파르르 떨리는 혁기린의 검신. 잠시 벌어진 힘의 길항에 주변으로 충격파가 번졌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나는 승부를 직감했다.

         

       쩌억!

         

       적혈서의 손톱에 몇 줄기 금이 갔으니까. 그 모습을 본 적혈서가 손톱을 비틀어 나머지 세 손톱으로 혁기린의 검신을 붙잡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고작해야 검신의 옆면에 압력을 가하는 것 정도로는 점창파의 검을 막을 수 없었으니까.

         

       쿠웅!!

       

       다시 한번 혁기린의 발이 지면을 박찼다. 어찌나 그 힘이 강했는지 땅을 딛는 순간 땅에 균열이 생기고 조각이 치솟아 올랐다.

         

       그에 맞추어 완전히 뻗어지는 혁기린의 검.

         

       검의 힘을 감당하지 못한 손톱이 완전히 박살나며 강건한 근육질의 팔이 밀려났다. 혁기린의 몸 안에 채 저장되지 못했던 태풍과 같은 기운이 혁기린의 팔을 타고 검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그리고.

         

       그런 혁기린의 검이 적혈서의 털가죽을 뚫고 그 목에 깊숙이 박혀들었다.

         

       푸슈웃!!

         

       목을 완전히 관통한 혁기린의 검. 그런 혁기린의 검을 타 쏟아지는 거대한 기운에 밀려났다는 듯이 한 줄기 핏줄기가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쿠웅.

         

       적혈서의 신형이 옆으로 쓰러졌다. 상처에서 피를 콸콸 흘린 적혈서는 몇 번 숨을 몰아쉬더니 이내 행동을 멈추었다.

         

       나는 구르고 충돌하며 긁히고 상한 몸을 이끌고 그 앞으로 다가갔다.

         

       죽은 적혈서의 몸이 조금씩 쪼그라들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에 부풀어 올랐던 근육 이상으로 줄어드는 신체.

         

       어쩌면 녀석의 진짜 덩치는 이것보다 작았고 그런 덩치를 크게 만드는 것이 이 녀석이 영물로서 지녔던 특성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모를 일이었다.

         

       적혈서의 시체는 본래보다 덩치가 조금 줄어든 채 변화를 마쳤고 당연한 말이지만 더이상 움직이지도 않았다.

         

       “끝났군요.”

         

       “예…”

         

       나 역시 한숨을 내쉬며 검을 검집에 되돌리려다가 아까 던져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떠올리고는 팔을 늘어뜨렸다.

         

       숨어있는 정철을 끄집어내기 위한 동맹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었거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언니! 이거 보십시오! 마차 축이 휘어버렸습니다아앗!! 당장 수리해주십시오!”

         

       “시끄럽다. 온몸이 쑤시는 것이 며칠은 아무것도 안하고 푹 쉴 거다.”

         

       “꺄아아아악!! 무려 오 년간 사용해왔던 유서 깊은 비천마차의 몸통이!!!”

         

       몽크의 절규처럼 양 손을 뺨에 붙이고 온몸을 뒤틀어대는 당도연. 그 모습을 보며 혁기린이 피식 웃었다.

         

       “하하…돌아갈 때는 걸어가야겠군요.”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나 역시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말들도 수고했으니 좀 쉬어야지요.”

         

       “예. 그렇군요.”

         

       깨지고 구르면서 온 몸이 흙투성이가 된 나. 적혈서와 계속해서 치고받은 탓에 옷이 넝마가 된 흑묘. 온 내공을 격체전력에 사용했는지 얼굴이 창백해진 여일예. 그리고 온 몸을 거대한 기가 휩쓸고 지나간 탓에 고슴도치처럼 머리가 곤두선 혁기린까지.

         

       “돌아갑시다.”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일행들이 발걸음을 옮겼다.

         

       “으윽! 마차가 이렇게 엉망이 되다니! 당도연 인생 최대의 수치!”

         

       “시끄럽다. 마차나 몰거라.”

         

       연신 중얼거리며 마차를 모는 당도연과 그런 당소연을 피곤한 눈길로 바라보며 곰방대를 입에 대는 당소열.

         

       두 사람의 투닥거림을 들으며 나는 비천마차가 달리며 남긴 바퀴자국을 따라 걸었다.

         

       -이쪽이다!

         

       -서둘러라! 소란이 멎었다!

         

       오래지 않아 모용세가의 추적대가 지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상황을 수습하고 달려오는 모양.

         

       멀찍이서 어렴풋이 보이는 모용세가 무인들의 그림자를 보며 생각했다.

         

       과연 모용연화의 뜻대로 일이 풀릴까.

         

       그 역시 모를 일이었다.

         

       이렇게까지 고생했으니 좀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랄 뿐.

         

       물론 모용세가의 입장에서는 내가 해결한 문제는 시작에 불과할 터였다. 섬서분타와 광산의 향방을 둘러싼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일 테니까.

         

       그러나 내가 해야 할 일은 다 끝냈다.

         

       모용세가와의 약속은 지켰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그러니 이제 모용세가에서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지.

         

       나는 추적대의 선두에서 보이는 모옹연화와 모용서 그리고 모용모를 바라보며 목청을 높혔다.

         

       “아우님! 이쪽일세!”

         

       그저 일행이 모이기에 적합했던 장소라 여겼던 섬서.

         

       그런 섬서에서 벌어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일단락되는 어느 날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좀만 잘까 하고 눈을 살짝 감았는데 눈을 뜨니 도둑이 들었더군요.

    어느 돋거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열두시간을 털어간 듯 합니다.

    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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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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