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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97

       

        

        

        

        

        

        

        

       “…봐도봐도 적응이 안 되는군.”

        

       “일단 버튼 한 번에 팔다리를 다시 분리시킬 수는 있습니다만, 자체적인 질량이 있어 분리하기도 전 달려들면 위험하니 거리를 벌리는 걸 추천하죠.”

        

        

        

        메카 유진을 업어온 이후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반쯤 개박살난 기지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기존에 기지를 지키던 인력이 대거 스틱스강 행 급행열차를 타버림에 따라 긴급히 충원받은 인력들이었다. 당연하겠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아직 베이스캠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부터 익혀야만 하는 뉴비들이었다.

        

        그리하여 비행장과 부서진 요새 외벽이 빠르게 복구되고, 불타 박살난 탄약고와 물자 창고 등등이 슬슬 원래대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한들 내 사정은 그다지 좋아지지 않았다. 교전이 끝난 후에도 나는 여전히 닥터의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좌우지간 기지는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이는 메카 유진을 업어온 이후로도 그러했다 – 다시 말해 저어기 본부인지 어디인지 모를 곳에서 신병기를 포획해왔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엔지니어 10명을 보내주었던 것은 간신히 여력을 짜낸 결과물이었다는 소리.

        

        머리부터 발끝까지 얻어터진 탓에 메카 유진에게 신경을 쓸 수 없게 되어버린 기지는 결국 일을 크게 벌리기보단 더 이상의 혼란을 원천봉쇄하기로 결심했고, 내 기어 박스 인근을 통째로 기밀 구역으로 지정해버렸다.

        

        그리고 그 사이 나는 모두의 눈에서 벗어난 채 고가치 연구시설을 쏘다니며 온갖 자재들을 파밍해왔고, 결국 팔과 다리를 새로 달아주었다.

        

        

        

       “…그것보단 분명 얼마 전까지는 없었던 팔다리가 갑자기 생겨난 것에 더 주안점을 두고 싶네만.”

        

       “엔지니어들이 수거한 것에 비하면 조악한 수준입니다. 현재로서는 저 단독으로도 원활하게 제압할 수 있으니 걱정은 덜어두시길.”

        

       “세상천지가 실로 괴이하군.”

        

        

        

        그런 영문 모를 소리를 남긴 단장이 어딘가 멍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손에 딱히 무언가가 들려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보아하니 무언가 주러 온 건 아닌 것 같았다.

        

        메카 비얌과 시선을 교환했다. 내 이름 중 한 글자를 따서 진Gene이라고 명명한 그녀와는 요 며칠 사이 꽤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제는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 요번 건 딴짓하지 말고 앉으라는 뜻이었다.

        

        그리하여 진은 무기 박스 위에 조심스럽게 걸터앉았고, 나는 슬금슬금 찾아온 단장을 앞에 둔 채 앉았다. 커피 같은 거라도 내와야 하나 싶었지만 이런 누추한 곳에 그런 게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가 입을 열었다.

        

        

        

       “귀관이 회수한 USB에 담긴 내용물 분석을 끝냈고, 꽤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됐지. 구미가 당기나?”

        

       “그리 이야기할 정도면 꽤 들을 만한 이야기겠군요.”

        

       “그렇지.”

        

        

        

        톡톡.

        

        단장의 손목에서부터 팝업된 홀로그램이 하나의 영상을 구현했다. 고가치 연구시설 내부에서 일어난 일인 듯했다 –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아르테미스에게 자신의 조직을 통째로 팔아넘긴 매버릭이었다. 그 옆에는 십수 명 가량의 아르테미스 소속 군인들이 있었고.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리저리 옮겨가던 CCTV는 어느덧 상당히 깊은 곳에 있는 듯한 회의실을 비추었으며,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다. 내용 자체는 크게 신경쓸 것이 없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으니.

        

        그러나 그로부터 십수 분이나 지났을까,

        

        

        

       “…분위기가 심상찮군요.”

        

       “매버릭이 무엇을 대가로 삼았는지를 이제 알겠나?”

        

        

        

        나는 매버릭이 과연 어떤 대가를 치르고 아르테미스의 협력을 얻어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옆에서 대기하던 아르테미스 병력 두 명이 매버릭을 순식간에 둘러싸더니 양쪽 팔을 단단하게 붙들었고, 꽤나 서글서글해보이는 과학자 한 명은 그닥 놀랄 것도 없다는 듯 주머니에서 전기충격기를 꺼내어 목에 지졌고, 바닥에 쓰러진 틈을 타 목에 무언가를 주사하기까지 했다.

        

        꽤나 무기질적인 어조로 끌고 나가라는 말을 덧붙인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뒤쪽 복도였다. 해당 복도 역시도 끌려가는 사람들로 아주 그냥 만선이었다. 보아하니 매버릭을 따라온 휘하 인력들인 것 같았다.

        

        그닥 좋은 운명이 저들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 듯했다.

        

        

        그러던 와중 뒤에서 슬그머니 다가오는 누군가.

        

        

        

       “아르테미스는 이전부터 지속적인 생체실험에 매진해왔습니다. 본 기체의 내부에 내장된 인공근육과 다양한 관절 구조, 그 외에도 241가지의 구동 파츠는 최소 300명 이상의 사람으로부터 쌓아올린 데이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실로 지랄같은…헉.”

        

       “밴딧들이 활보하는 미확인구역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물론 단장은 그것 때문에 놀란 게 아니었다. 어느샌가 스으윽 다가온 진 때문이었다. 실로 친절한 부연 설명이었다. 아르테미스가 아주 대놓고 나쁜 놈이라는 것도 잘 알게 되었고.

        

        단장은 황급히 말을 끝냈고, ‘추후 아르테미스와 관련하여 추가적인 정보를 수집한다면 알려주겠다’고 덧붙인 채 방을 호다닥 나가버렸다. 당연하겠지만 내 앞에서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기계-눈을 끔뻑거리고 있는 이 메카 비얌 때문이었다.

        

        실로 태연자약하게 말을 잇는 건 덤이었고.

        

        

        

       “아키타입은 인간들에게 진이 무해하다는 사실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어필해야 합니다.”

        

       “…어련하시겠어요.”

        

       “이해할 수 없는 발언입니다.”

        

        

        

        진은 그 후 방을 한 번 훑었고,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는 다시 기어 박스 정리에 몰두했다. 청소라는 개념을 한 번 알려주니 곧잘 따라한다. 실로 느닷없이 식객…밥을 먹지는 않으니까 식객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어쨌든 새로운 존재가 들어왔다고 해도 무방했다.

        

        좌우지간, 내가 이렇게 메카 비얌을 풀어놓는 이유는 간단했다 – 한 이틀 전, 그 아무 도청장치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앞으로의 목적이 무엇인지 질문했을 때의 대답 때문이었다.

        

        새로운 팔과 다리를 달아주었을 때 메카 비얌은 밖에 나가보고 싶다고 내게 요청했고, 나는 아르테미스로 돌아갈 확률이 있다면서 그것을 기각했을 때, 이 병기는 태연한 얼굴로 내게 덧붙였다.

        

        

        

       ‘현 시점에서 본 기체의 논리 회로는 아르테미스에의 복귀를 강제하지 않습니다.’

        

        

        

        라는 답변.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지만,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니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었다 – 구체적으로는 회수 방법에 대해서였다. 듣자 하니 아르테미스는 수송기로 병기를 투하한 뒤, 세션에 단 한 명의 적도 남아있지 않으면 그 시점에서 회수를 결정한단다.

        

        만약 모종의 사태로 인해 파괴되기 직전이라면 자폭하게 되어있다는 점 역시도 감안하면, 아르테미스 측은…생각보다 회수에 그다지 열을 올리지는 않는 듯했다. 이유는 상당히 간단했다.

        

        어차피 살아있기만 한다면 교전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아르테미스에 송신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답변에 대한 두 번째 이유를 언급하자면-

        

         

       

       ‘아르테미스에는 인력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바로 이것이었다.

        

        메카 비얌의 제조에 들어가는 비용이 싸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회수하는 게 당연했다 – 요컨대 무슨 일이 있어서 병기를 파괴할 정도의 적들이 지역에 포진해있단 사실을 알게 될 시 병기를 회수하기 위해 별도의 추가 전력을 보낼 정도의 여력이 없다는 쪽에 더 가까웠다.

        

        요컨대 무인기의 가치는 변하지 않았지만, 유인…그러니까 아르테미스에 있는 고급 인력들의 몸값이 상대적으로 너무 높아졌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더하여, 해당 기지에의 잔류는 본 기체의 선택입니다. 사전에 언급했다시피 본 기체의 최우선 목표는 생존이고, 내부 논리 회로에 의하면 아르테미스에의 복귀를 위해 아키타입이 거주하는 기지의 사보타지는 극도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

        

       ‘추가적으로, 현재 본 기체는 아키타입조차 제압할 수 없습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실로…솔직한 발언이었다. 바로 그 때문에 메카 비얌에게 이름을 지어준 것이기도 했지만.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기에 유사시 팔다리 분리 기능을 넣긴 했으나…글쎄다. 내 직감은 진이 따로 사고를 치지는 않을 것 같기도 했고.

        

        당연하겠지만 직감을 완전히 신뢰하는 건 당연하게도 미친 짓이었으니, 어쨌든 진은 이전보다는 비교적 느슨한 감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무방했다…라고는 해도, 물론 그건 내 기준일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메카 비얌의 ‘비교적 무해함’을 이해시키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하지만….

        

        

        

       “답답합니다.”

        

       “참아요.”

        

       “밖에 나가고 싶습니다.”

        

        

        

        진은 참을성이 있는 성격은 아니었다.

        

        이런저런 데이터를 취합해본 결과 아르테미스가 각 기체들마다 성격을 다르게 설정했을 가능성은 낮았고, 아마도 후천적으로 형성된 듯했는데…확실한 건 외부 데이터를 왕성하게 취득해야만 하는 시점에 방 안에 가둬놓으니 이런 성격이 되어버린 듯했다.

        

        사실 기어 박스 내부는…당연하겠지만 인격 발달에 그다지 좋은 장소라고는 할 수 없었다. 휴식을 취하기에는 괜찮은 장소였지만 장기간 거주하기에는 글쎄올시다였으니, 이딴 곳에 5일 가량 짱박히게 되면 기계는커녕 사람도 짜증을 내기 마련이겠지.

        

        그렇게 내가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

        

        

        

       -[알림 : Harmony 이/가 합류를 요청하였습니다!]

        

       -[알림 : Laurentina 이/가 합류를 요청하였습니다!]

        

        

        

       “타이밍 좋게도 오시네.”

        

        

        

        메카 유진의 심심함을 덜어줄 사람들이 온 듯했다.

        

        

        

        

        

        

        

        

        

        

        

       “팔다리 중 한두 개는 없어야 할 것 같지 않나요, 우리 막내?”

        

       “막 덤벼들지는 않죠?”

        

       “아휴, 진짜.”

        

        

        

        물론 당연하게도, 나는 메카 유진에게 왜 다시 팔다리를 달아주었냐는 물음에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답변해줘야만 했다.

        

        언제 녹음기를 하나 사야겠어.

        

        

        

        

        

        

        

        

        

        

        

        

        

        

        

        

        

        

       “막내에, 뉴 막내, 그리고 메카 막내까지. 세상에 막내가 너무 많군요.”

        

       “…일단 저와 얽힌 사람들을 전부 막내라고 통칭하는 것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본 개체는 메카 막내라고 불리는 것에 거부감을 표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 친구는 꽤 말을 잘 듣는군요, 후후.”

        

        

        

       -헤으응 메카유진눈나….

       -아니 이게 뭐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카윾진을 식객으로 삼는 건 도대체 무슨 발상이냐 ㅋㅋㅋㅋ

       -소신발언)솔직히 좀 많이 탐난다

       -기어박스에 메카유진 하나씩 보급되기 전까지 드러눕는다ㅏㅏㅏㅏ

        

        

        

        불과 30분.

        

        진이 하모니와 로렌티나와 안면을 트고, 친근해지는 것을 넘어 실로 가까워지기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그닥 험난한 과정이 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로 빠를 줄은 또 몰랐다고 해야 하는지, 아니면 무어라 표현해야만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뭐어. 나쁜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으니까.

        

        그것과는 별개로, 시청자들은…솔직히 기대도 안 했다. 거부감을 나타낼 거라고는 요만큼도 생각하지 않으리라 판단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이야. 말로는 비얌은 다다익선이라고 하는데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고.

        

        아무튼 그냥저냥 평범한 관계 정도였던 나와 진이었지만, 내 설명만 있으면 새 식구를 편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이 두 명은….

        

        

        

       “꼬리가…뻣뻣해!”

        

       “아키타입이 고쳐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메카 막내, 언니랑 같이 산책이나 할까요?”

        

       “코드네임 ‘로렌티나’를 고위험 개체 카테고리에서 유용한 인원 카테고리로 이전합니다. 해당 제안을 받아들이겠습니다.”

        

       “다들 뭐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뭐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카비얌쉑 아주 그냥 속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말은 다하는거 개웃기네 ㅋㅋ

       -소신발언)유진닮았다

        

        

        

        물론 진을 끌고 나가려는 로렌티나의 시도는 직전에 멈춰버리고 말았다. 당연하겠지만 내가 막았다 –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외부에 노출되는 즉시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확률이 높단 게 가장 컸다.

        

        그 외의 또 다른 이유를 대자면, 아직 꼬리 조정이 제대로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댈 수 있었다.

        

        

        

       “자꾸 이리저리 싸돌아다니려고 하지 말고 빨리 꼬리나 대세요.”

        

       “아키타입은 꼬리와 엉덩이에 집착하는 타입…정정. 사과하겠습니다. 공격 준비 자세를 그만둬주시길 권고합니다. 해당 공격은 본 기체에 심대한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한 대 맞을래요?”

        

        

        

        도대체 이딴 건 어디서 배워온 거야.

        

        드물게 내 분노 게이지를 욱신거리게 만드는 진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지만, 일단 쓸데없는 생각을 제쳐두고는 쓸데없이 잘 깎은 기계-하반신을 확인했다. 꼬리의 움직임이 아직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다들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겠지만, 꼬리의 존재감은 상당하다는 말을 넘어 거대하다고 해도 무방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신체의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급작스러운 방향 전환을 가능하게 하며, 그 외에도 제3의 팔 혹은 손으로 기능할 수 있었으니까.

        

        이번 경우에는 메카 유진의 꼬리에 미니건이 달려있었으므로 대대적인 개조가 가해졌고, 그리하여 현 시점에서 진은 나와 비슷하게 생긴 기계-꼬리를 받게 되었다.

        

        

        

       “저도 저런 거 달아줄 수 있어요, 선생님?”

        

       “요상한 소리 하지 마세요.”

        

        

        

        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없는 것을 탐내는 걸까 몰라.

        

        그리 생각하며 이리저리 꼬리를 조정하고 있는 사이, 로렌티나가 한 마디를 툭 던졌다.

        

        

        

       “그러고 보니, 아직까지 밖에 나간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했었나요?”

        

       “아무래도 그렇죠. 기지를 돌아다니는 건 불가능하기도 하고.”

        

       “그렇다면 전장으로 나가는 건 상관없는지?”

        

       “…네?”

        

        

        

       -????????????

       -어어 잠깐만요

       -나만 갑자기 등골 쎄해짐??????

       -아니 도대체 최상위 포식자를 몇 명이나 늘리려고!!!!!!!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와 동시에 하모니가 손뼉을 치고는 입을 열었다.

        

        그녀가 하는 말의 요지는 간단했다 – 내 기어 박스에 있는 기능은 아니지만, 유저가 플레이할 수 있는 밴딧을 관리하는 상인인 ‘보스’와 연계하여 일종의…심부름을 시킬 수 있다나 뭐라나. 인텔 혹은 밀주 등을 손에 쥐여주면 여러 아이템을 가져오는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하모니가 말하길, 메카 유진도 그런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내가 보지 않는 상태에서 도망이라도 치게 되면 곤란했기에 일단은 반려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로렌티나의 제안은 한 번 정도 고려해볼 가치가 있었다.

        

        

        

       “…총 정도만 들려서 같이 가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해당 발언 녹음 완료. 이제 정정할 수 없습니다.”

        

       “하이구.”

        

        

        

        그 순간 눈이 마주쳤다.

        

        실로 쓸데없이 섬세하게 잘 깎아 만든 얼굴. 당연하겠지만 진의 얼굴은 통짜 합금이 아니었고, 인공 근육 위로 덮인 아주 얇은 금속성 피부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 다시 말해 표정을 통해 희노애락을 어느 정도 표현 가능하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그 눈은, 근육은, 표정은…둥글게 굽어진 눈매와 미묘하게 위로 올라간 입술까지.

        

        누가 보아도 기대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그리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한 마디밖에 없었다.

        

        

        

       “…당신 기계 아니죠?”

        

       “부정. 저는 강철 케이블과 합금 뼈대, 인공 근육을 엮어 만든 인위적인 존재입니다.”

        

       “말이나 못하면….”

        

        

        

        이것이 부디 유유상종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메카 유진이 은근슬쩍 합류하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응애메카유진은 싹수가 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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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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