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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98

       

        

        

        

        

        

       “배, 뱀이 둘로 늘었어…!”

        

       “오자마자 요상한 소리를 할 여력은 있었군요. 아무튼 틀린 말은 아니니…서로 인사라도 해요. 얼마 전 업어온 진이에요.”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작동…반갑습니다, 카토그래퍼. 아키타입에게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뱀끼야아아악-!”

        

        

        

        카토가 오자마자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 자리에 그걸 지적할만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오히려 낄낄대면서 웃을 뿐이지 – 그럴 만한 면면들밖에 없긴 했지만. 옆에 있는 하모니는 카토가 유진스쿨에 새로이 합류했다는 사실을 거의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로렌티나는…글쎄다. 신경이나 쓰려나.

        

        그 와중 진은 눈을 끔뻑거리더니 카토에게 손을 건넸다. 뭔가 했더니 악수의 의사였다. 요 며칠 동안 열심히 대화하며 기초적인 사회-데이터를 쌓은 게 꽤 보람이 있었다. 논리 회로의 성능이 워낙 뛰어난 덕에 이런저런 영상을 보여주자 금방금방 체득했고.

        

        일부러 저런 말투를 사용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자마자 조금 당황스럽겠지만 대충은 짐작할 거라고 믿어요. 앞으로 같이 교육받게 될 예정이니 서로 친하게 지내시길.”

        

       “이거 미확인구역 탈출 모드가 아니라 맞선 게임이었어요?”

        

       “진이 카토 씨를 마음에 들어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카토쉑 못하는말이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귀한메카딸래미를 카토같은 허접난봉꾼한테 줄수없다!!!!!!!!!

       -행복해지길바랬지만이렇게까지행복해지는걸바라지않았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신발언)메카윾진이 아깝다

       -어림도없다이놈아!!!!!!!

        

        

        

        역시나.

        

        당연하게도 시청자들은 과몰입 중이었다. 아주 말만 들으면 백수십만 명의 시아버지들이 따로 없어. 물론 나는 기초적인 것만 가르쳐주면 나머지는 반쯤 방임해두는 성격이었으므로, 만에 하나 진이 카토를 마음에 들어하면 보내줄 생각이었다.

        

        그게 확률적으로 가능할지는 논외로 쳐야겠지만.

        

        게다가 내 초점은 다른 곳에 맞춰진 상태였다.

        

        

        

       “크게 다치게 되면 유지보수가 상당히 곤란해질 것 같은데….”

        

       “아키타입은 제가 다치는 것보다 그게 더 곤란합니까?”

        

       “그럼 아닐까요?”

        

       “…생각해보니 일리 있는 발언입니다. 최대한 신체 손상을 방지하는 선에서 교전하겠습니다.”

        

        

        

        벙커에 배치된 유탄발사기나 세관에 있는 50구경급 기관총만 아니면 관통도 힘든 몸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반대로 그런 것들에 처맞으면 아주 작살이 날 거다.

        

        더군다나 새로 달아놓은 팔과 다리, 그리고 꼬리의 내구성은 이전에 비하면 그닥 좋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인간의 신체보다 조금 내구성이 더 좋을 뿐이겠지. 더군다나 살레와 혹은 그리즐리 메디킷을 사용 가능한 인간과는 다르게 진은 그것도 안 될 거고.

        

        그렇다고는 해도, 본체의 손상을 최대한 줄이면서 상대방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입히는 전투 방식은 나 뿐만이 아닌 대거 팀의 주특기이기도 했다. 지난 번 하모니, 그리고 로렌티나와 교전했을 때 확인한 전투 논리 회로의 성능은 그닥이었으니 꽤 열심히 배워야 하겠지만.

        

        쿡쿡 웃은 다음 기어 박스를 뒤적여 뭔가를 꺼낸 뒤 진에게 건넸다.

        

        

        

       “그렇다고 해서 맨몸으로 보낼 생각은 없으니 안심하시고. 6클래스급 방탄복이니 적당히 껴입으세요. 무게 상한은 큰 문제가 안 될 것 같으니.”

        

       “와, 방탄 신체에 방탄복까지. 이 정도면 NSV 맞아도 세네 발은 버틸 것 같은데.”

        

       “분당 700발을 갈기는데 세네 발 버텨봐야 의미가 있을 리가 없죠. 중기관총 사선에 들어간 것부터 혼날 만한 일이예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그렇게 카토와 진을 앞에 둔 채 어디에 들어갈 예정이고, 맵의 구조는 어떠하며, 현 시점에서 필요한 물건과 자원은 어떤 것인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던 와중, 뒤에서 쿡쿡 웃던 로렌티나가 한 마디 덧붙였다.

        

        

        

       “이번에도 지난 번처럼 총 쏘고 돌아다니는 정도만 할 거라고 생각했더니,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겠군요. 막내와 함께 붙어있으면 항상 이런다니까요.”

        

       “유진 쌤이 원래 그렇죠, 뭐. 항상 온갖 이상한 일을 몰고 다니시잖아요?”

        

       “…다 들리거든요.”

        

        

        

        물론 부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카토는 이미 준비를 다 한 상태에서 내 기지를 방문했으며, 신나게 웃고 떠들고 있는 와중 진은 내가 건네주었던 장비를 전부 착용한 상태였다. 물론 조금은 엉성했기에 내가 직접 장구류 위치 혹은 끈 길이를 조정하는 등의 수고는 조금 들여야만 했다.

        

        그리하여 알게 된 사실 하나가 있다면, 진은 생각보다…이런 사전 작업을 포함한 교전의 밑준비에 그닥 능숙하지 못했다. 나름의 맹점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게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아니었다.

        

        자체적인 탱킹 능력도 있는 마당에 탄도 방패까지 쥐어주고, 거기에 미니건까지 들려줬는데 CQB고 파지법이고 사격법이고 그런 게 필요나 있을까. 그냥 미니건 조금만 쏘면 눈 앞의 적들이 엄폐물과 함께 삭제가 되는데.

        

        그리하여 결론.

        

        

        

       “예상보다도 카토가 많이 도와줘야겠네요. 할 수 있죠?”

        

       “에…글쎄요?”

        

       “원래 이런 부류의 경험들은 개인적으로 연습할 때보다 남을 가르칠 때 머릿속에 더 잘 박히는 법이죠. 그동안 뉴비 분들을 위해 이런저런 영상도 꽤나 많이 찍으신 것 같은데, 어쩌면 가르치는 데 재능이 있을지도요.”

        

       “아, 아하하.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어쩔 수 없겠네요.”

        

        

        

       -이새1끼 얼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갈!!!!!!!!!!!!

       -싱글벙글하는거봐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카토쉑 머리카락 잡아땡기기 마렵네 ㅋㅋ

       -카토가행복하길바랐지만이렇게까지행복하길바란건아니었어!!!!!!!!

        

        

        

        그와 동시에 진과 시선을 나누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꾸벅 숙인 진이 입을 열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카토. 많은 것을 배우도록 하죠.”

        

       “어흐, 그, 알겠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좋아. 이렇게 또 하청을 맡기는거야.

        

        하지만 그리 생각했을 즈음 고개를 슬그머니 돌렸고, 거기에는 하모니에게 무언가 속닥거리던 로렌티나가 있었다. 무슨 내용일지 상당히 궁금하긴 했지만, 내가 굳이 알 필요 없다면 신경쓸 필요도 없겠다 싶어 다시금 앞에 집중했다.

        

        어쩌면 진은 하모니와 같은 경우일 수도 있을 듯했다. 물론 신체가 신체인지라 배우는 속도는 상당히 빠를 것으로 예측되긴 하지만…뭐어, 결국 포장지를 까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이다.

        

        첫 번째 맵은 고가치 연구시설이었다.

        

        

        

       “그러면 슬슬 출발해보도록 합시다. 진은 맵 들어가면 다른 길로 샐 생각 하지 말고.”

        

       “불필요한 염려입니다. 이탈할 이유가 없습니다.”

        

       “좋아요. 그렇다면 가보도록 합시다.”

        

        

        

        과연 이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하루였다.

        

        

        

        

        

        

        

        

        

       “하여튼 막내 잔머리 하고는….”

        

       “가끔씩 느끼는 건데, 유진 씨는 은근히 이런 부분에서 사악한 것 같아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이죠. 하여튼….”

        

        

        

        물론 비얌의 사악함은 결코 일반적인 것이 아니었다.

        

        오늘도 유진의 악명은 늘어만 갔다.

        

        

        

        

        

        

        

        

        

        

        

        

        

        

        

        

        

       -[알림 : 사전 설정값 계산 중…레이더 스폰 확률 및 스폰 숫자 100% 증가. 세션에 참여 가능한 유저 수…기존의 30%로 조정.]

        

       -[알림 : 세션 입장 완료.]

        

        

        

       “잘 했어요, 막내. 이걸로 많은 이들의 희생을 막았군요.”

        

       “매칭 한 번 돌리는 것도 고심해야 하는 때가 와버렸다니, 이걸 아쉽다고 해야 할지….”

        

       “그치만 유진 쌤은 이제 일반 유저들이 하는 것처럼 무지성으로 매칭을 돌리면 안 된다구요…으브브브!”

        

        

        

        주우욱.

        

        실력이 너무 좋으니 괜히 양학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 구경이나 하라는 말을 열심히 돌려서 하는 하모니의 볼을 찰떡처럼 늘렸다. 슬프게도 이것이 내 현실이었다. 원래도 나쁘지 않았던 내 실력은 에이펙스 프레데터를 통해 단련되어 한도끝도 없이 공중으로 치솟아버렸으니까.

        

        하지만 실로 다행스럽게도, 다른 모드와는 다르게 EU에는 어느 정도 세션을 입맛대로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다. 기본적인 틀은 변하지 않지만, 위를 보면 알다시피…적 AI의 숫자를 늘리거나 줄이는 그런 것. 세션에 참여 가능한 유저의 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적 AI 및 참여 가능 유저 수의 숫자를 0으로 만들고 값나가는 아이템 같은 걸 쓸어오거나, 혹은 유저 수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다인큐로 아이템을 쓸어오는 날먹은 당연히 통하지 않았다.

        

        전자는 오프라인 모드라고 하여 아예 맵의 구조 및 탈출구 정도만을 확인하는 뉴비를 위한 것이었고, 후자는…애초부터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참여 가능 유저 수와 적 AI의 출현 수는 일종의 저울처럼 움직이는 구조였다.

        

        유저 수가 늘어나면 적 AI가 반드시 줄게 되었고, 당연히 그 반대도 성립했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현재 내가 조정한 세션 설정은 위와 같았다.

        

        괜히 유저들이 들어왔다가 나나 하모니, 로렌티나에게 얻어터져서 죽는 일을 방지하는 한편, 카토와 진의 교전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는 것에 최적화된 구조가 아닐까.

        

        시청자들은 이리 하든 저리 하든 결국 신나게 띵깡을 부려대었지만, 자꾸 떠드는 친구들을 세션에 참여시켜 본보기로 삼아보겠다고 덧붙이자마자 내 커리큘럼을 앞다투어 칭송하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들을 조용히 만들기 위해선 화력이 필요한 법이다.

        

        좌우지간, 그것과는 별개로-

        

        

        

       “우리 메카 막내는 폼이 꽤 엉성하군요.”

        

       “옛날에 모니가 탄창 떨궜을 때가 생각나네요.”

        

       “아이, 증말. 그게 도대체 언제적 이야기예요.”

        

       “갈 길이 꽤 멀겠는데….”

        

        

        

        진은…뉴비였다.

        

        생각한 것보다도 상당히 뉴비였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진의 눈동자는 열심히 굴러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고가치 연구시설로 간다고 했을 때 울창한 산림을 가보고 싶다면서 조금 칭얼대었지만, 막상 또 나오니 실로 이런저런 흥미가 솟구치는 모양이었다.

        

        좌우지간 다시 돌아와서 말하자면, 총을 다루는 건 큰 문제는 없었다. 그나마 문제 아닌 문제라면 어떤 총은 능숙하게 다루지만 또 다른 건 그렇지 않다는 것 정도였지만, 자체적인 조사 결과 이는 해당 총기군의 정비 및 사용에 관련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판명이 났다.

        

        그래서 무엇이 문제냐 하니,

        

        

        

       “…행동원리 자체가 다른 느낌인데.”

        

       “그렇네요.”

        

        

        

        생명체라면 당연히 우선시해야만 하는 자기보존본능, 그리고 그로부터 기인하는 재빠른 몸놀림 및 기도비닉 등등 – 진에게는 그런 것이 결여된 상태였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생명체가 가지는 자기보존본능과 비교했을 때 그 강도가 상당히 희미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점은 내가 예측했어야만 했다. 애초부터 사람과 많은 부분이 차이가 나는 인공적인 기계생명체라면 인간의 기준 하에 쌓아올린 교전 원리가 통할 이유가 없을 텐데.

        

        당연하겠지만, 이를 통해 파생되는 문제점은 꽤 있었고 – 세션에 입성한 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진을 제외한 전원은 그것을 정면에서 목도하게 되었다.

        

        

        

       ───투두두두!

        

        

        

       “어으, 매섭게도 쏘-아니, 거기서 왜 일어서요!?”

        

       “탄종 분석 결과 해당 탄환은 방탄복 뿐만이 아니라 제 본체조차 관통할 수 없습니다. 현 시간부로 추격에 돌입합니다.”

        

        

        

        팅!

        

        볼, 어깨, 팔뚝, 허벅지 등등을 스쳐지나간 탄환이 불똥과 함께 옆으로 흩날려 부서진다. 당연하겠지만 나보다도 무거운 이 골칫덩어리는 움츠러들긴커녕 뜬눈으로 시설 방어 병력의 위치를 직시하고 있었고, 재장전이 시작되는 순간 그 자리에서 급가속한다.

        

        개머리판으로 한 명을 가격하자마자 방어 병력 중 한 명의 얼굴이 금빛의 폴리곤이 되어 그대로 안으로 함몰되었고, 그 사이 진은 한 손으로 총기를 들고는 무슨 권총마냥 MK47을 사격하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지근거리에서 총알을 얻어맞은 적 AI 2명은 다짐육이 되어버렸고.

        

        그러더니 나를 바라보며 입가에 미미한 미소를 띄운다.

        

        저건 아마도…의기양양함이었다.

        

        

        

       “해냈습니다.”

        

       “해내긴 뭘 해내요, 아이구….”

        

       “이럴 수가…아키타입의 기준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확인. 다음 교전에는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진 씨, 다년간 오만가지 랭크전을 돌려본 저의 날카로운 예측에 의하면 얘 완전 꼴통입니-아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놓고 꼽주면 당연히 처맞지 카토 볍신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팩트)이새1끼는 몇분전에 메카유진을 눈독들이고 있었다

       -이새기 아직도 모태솔로인 이유를 이렇게 증명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아가리좀여물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 줄 알았다.

        

        미묘하게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성큼성큼 다가온 진은 카토의 조인트를 사정없이 갈겨버렸고, 카토는 그 자리에서 뒹굴며 실로 어메이징한 추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당연하다고 해야만 하는지는 몰라도 그 와중 왼쪽 다리가 빨갛게 물든 건 덤이었고.

        

        로렌티나는 옆에서 깔깔 웃었고, 하모니는 핀잔하는 사이, 카토는 괴상한 신음을 끝내고는 파우치에서 치료 키트를 꺼내어 다리를 열심히 고쳤다.

        

        한편 그러는 사이 내 머릿속에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방법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사실 크게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죠. 하모니가 제 전투를 따라할 수 없듯이 개개인은 각자에게 맞는 교전 방법을 익혀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으니.”

        

        

        

        그 말대로.

        

        이 시점에서 진의 행동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를 지적해주는 것은 무척 간단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교전 방법은 옳지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내가 알려준 방법대로 – 요컨대 ‘인간에게 적합한’ 교전 방법을 제시했을 때, 진이 그것을 행함으로서 완전한 효율을 뽑을 수 있을 거라고 어떻게 단정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서 나는 진에게 맞는 교전법을 완전히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만 한다는 소리였다.

        

        물론 이것저것 따져본다면 그 정도로 힘든 일은 아닐 확률이 높긴 했지만….

        

        

        살짝 침울해진 듯한 진을 앞에 둔 채, 내 입이 열렸다.

        

        

        

       “진.”

        

       “현재 아키타입의 발언 청취 중입니다.”

        

       “반드시 파괴되어서는 안 되는, 혹은 파괴되었을 시 작전 이행에 상당한 방해가 되는 곳이 어딘지 말해줄 수 있을지?”

        

       “팔과 다리입니다. 안구가 파괴되었을 시엔 센서로 대체할 수 있고, 에너지원이 있는 중앙 동체는 가장 두터운 장갑으로 보호되며, 설령 성형작약탄 등으로 관통되어도 내부에 있는 별도의 에너지 실드가 방어할 수 있습니다.”

        

       “흐음.”

        

        

        

        잠시 고심하던 내가 말했다.

        

        

        

       “앞으로는 주요 부위 대신 팔과 다리, 그리고 복부의 관절 및 연결부를 중점적으로 방어한다는 행동 강령을 새로이 수립하시길. 그리고 되도록이면 안구는 깨먹지 마세요. 이유는 알고 있겠죠?”

        

       “아키타입은 수리비를 알뜰하게 챙기는…아윽, 알겠습니다.”

        

        

        

       -얘네 뭐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봐도 감정 풍부하지만 일부러 없는 척하는 모습www

       -메카윾진년 도대체 뭔컨셉이야 저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개성 넘치는 애가 들어왔네ㅋㅋ

       -제발메카유진좀모든유저한테하나씩풀어줘헨슬로우개샊끼야!!!!!!!!!!!

        

        

        

        내가 집어던진 볼트가 메카 비얌의 머리에 맞자마자 깡 하는 청량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광경을 하나부터 열까지 지켜보던 로렌티나는 언제나 그렇듯 한 마디를 더 보탰다.

        

        

        

       “메카 막내와 함께 하는 사냥 시간인 줄 알았더니 코미디 시간일 줄은 몰랐군요.”

        

        

        

        실로 그러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고가치 연구시설 탐방이 막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응애 나 애기메카비얌
    교전 잘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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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I Have Returned, but I Cannot Lay down My Gun

귀환했지만, 총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Score 4.1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Just the fact that I came back couldn’t be the end of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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