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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99

       *** ***

         

       호북에 있는 이름 없는 야산.

         

       그 야산에서 출발해 도시를 향해 가벼운 경공을 펼치는 무인이 있었으니.

         

       그 무인은 바로 정철이었다.

         

       호천안 일행의 예상대로 잠복 후 수련을 택한 정철.

         

       그런 정철은 수련에 매진하는 한편 무림의 정세에도 귀를 활짝 열어놓고 있었다.

         

       절대적으로 안전한 장소라 생각했던 마교에서조차 호천안과 마주쳤으니 당연히 호천안이 대한 소식에 민감해 질 수밖에 없었다.

         

       늘 저잣거리의 소문을 귀로 듣고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따로 파헤쳐 보며 무림의 정보를 수집해 온 정철.

         

       그런데 오늘은 어째 도시의 분위기가 이상했다.

         

       “아니 그게 정말이란 말인가?”

         

       “그렇다니까! 사람이 괴물로 변했다는군!”

         

       “허어, 그런 변고가…!”

         

       “혈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줄 알았거늘! 감히 천하오대세가에 그런 수작을 부렸단 말인가?”

         

       도시 전체가 하나의 소식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혈교니 괴물이니 심상치 않은 단어를 접한 정철은 빠르게 객잔을 찾았다.

         

       “이보게 점소이, 요새 무슨 일이 있는가?”

         

       “아이고, 무사님. 어디 심산유곡에서 수련만 하신 모양입니다. 요새 섬서에서 일어난 일 때문에 아주 천하가 들썩들썩합지요.”

         

       정철은 점소이에게 돈을 건넸다. 정보비를 받은 점소이는 곧바로 소문에 대해서 설명했다.

         

       “모용세가의 섬서분타에 혈교의 세작이 잠입했답니다. 분타주를 속여 대법을 받게 만들었는데 그것이…! 무려 사람을 괴물로 바꾸는 사악한 대법이었답니다!”

         

       점소이의 말을 들은 정철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혈교라니…’

         

       “그게 사실이란 말인가?”

         

       “모용세가에서 직접 공표한 내용이니 확실한 사실입니다요!”

         

       점소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 덕분에 무림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모용세가에도 혈교의 세작이 침투했는데 어디 다른 곳이라고 침투하지 않았으리라는 보장이 있겠습니까? 그렇기에 요새 무림의 분위기가 무척 흉흉합니다.”

         

       “음.”

         

       정철은 턱을 쓰다듬었다. 혈교가 무슨 짓을 꾸미건 정철의 관심사 밖이었지만 지금 흘러가는 상황은 정체를 숨겨야 하는 정철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혈교의 일로 인해 무림 전체의 경각심과 위기감이 자극당했으니 정체를 숨기고 숨어있는 정철에게는 별로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정철의 고민은 이어진 점소이의 말에 싹 날아가 버리고 말았다.

         

       “다행히 모용세가의 직계들과 뇌검낭인이 큰일로 번지기 전에 막아냈다고 합니다.”

         

       “뭐라?”

         

       이번 사태가 자신에게 줄 영향을 계산하던 정철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거기서 갑자기 뇌검낭인이 왜 언급된단 말인가.

         

       “누가 관여했다고?”

         

       “무, 무사님 진정하시지요. 무림 유람차 들렸던 모용서 대협과 후기지수로 이름난 모용연화가…”

         

       “그들의 이야기는 됐네. 그래서 뇌검낭인이 무엇을 했다는 건가?”

         

       “예. 뇌검낭인이 그 괴물로 변한 분타주를 저지하는데 아주 결정적인 공헌을 했답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호천안이 뭐라고 모용세가의 문제를 해결한단 말인가?

         

       “그자가 어째서 그 일에 끼어들었는지 아는가?”

         

       “그, 글쎄요? 섬서분타의 후기지수와 의형제라는 소문은 있습니다만 자세한 정황까지는 저도 잘…”

         

       정철은 겁먹은 점소이를 달래기 위해 다시 은자를 건네 주었다. 금융치료를 받은 점소이가 싱글벙글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혈교의 소식이 워낙 커서 잘 언급되고 있지 않지만 뇌검낭인의 활약상과 행보 역시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하지요. 이번 일로 인해 사천성에서 정체를 감춘 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 길이 없었던 뇌검낭인의 행보가 드러났으니까요.”

         

       “그건 무슨 의미인가?”

         

       “모용세가가 뇌검낭인에게 은혜를 갚는다며 무림에서 종적을 감춘 정철을 찾는 일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정철의 눈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사천성에서 뇌검낭인이 사라졌을 때, 중독되었다고 알려진 정철을 찾기 위해 떠났다는 설이 있었지만 아무래도 근거가 없었으니 중론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요. 그런데 이번에 모용세가에서 밝힌 내용으로 인해 그 사실이 명확해졌습니다.”

         

       “….”

         

       “협객의 행보를 밟아오던 뇌검낭인이 섬서에서 다시 한번 활약한 상황입니다. 모용세가의 전폭적인 도움까지 등에 업었으니 뇌검낭인의 기세가 자뭇 매섭습니다. 과연 정철을 찾아내어 다시 한번 협명을 떨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요.”

         

       “…정보 고맙네.”

         

       정철은 정보를 듣자마자 객잔을 빠져나왔다.

         

       “호천안.”

         

       정철은 이를 까득 깨물었다. 정철에게는 호천안의 의도가 명백히 읽혔다.

         

       -네가 또 숨어들어 수련을 택한다면 나는 세력을 키우겠다.

         

       정철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용지맹을 영입하기 위해 찾아갔을 때 호천안을 발견한 정철. 그 뒤 사도련이 흔들렸던 모든 일의 중심에 호천안이 있었다는 걸 깨달은 뒤 정철은 호천안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호천안의 목숨을 거두려 했지만 불명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한 정철.

         

       불명을 의식해 마교행을 택했을 때만 해도 정철은 최후의 승자는 자신이 될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 믿음은 천마와의 대면 때 산산이 깨어졌다.

         

       천마와의 대면으로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정철은 호천안이 두려워졌다.

         

       사천성의 혼란을 수습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소천마의 손님 자격으로 마교에 초청되고 천마의 호감까지 사버렸던 말인가.

         

       그런 녀석이 이제는 모용세가까지 등에 업었단다.

         

       점차 목에 칼이 가까워지는 기분이었다.

         

       아니 기분만이 아니었다.

         

       이대로 호천안에게 계속 시간을 주면 결코 뚫어낼 수 없는 포위망을 완성해 내겠지.

       

       “하하.”

         

       시간은 정철의 편이 아니었다.

         

       정철은 그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에 헛웃음을 터트렸다.

         

       어디서부터 오판한 것일까.

         

       화경과 절정의 대립이었다. 아무리 시간이 많더라도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격차라고 생각했거늘 고작해야 수년만에 호천안은 정철의 덜미를 잡아챌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와 있었다.

         

       그런 호천안에게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천안을 멈춰 세워야만 했다.

         

       “크흐흐흐…”

         

       정철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저 입만 산 애송이라 여겼던 호천안. 그런 호천안을 막기 위해 정철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걸어야 했으니까.

         

       “승부를 보자.”

         

       호북에 이름 없는 야산에 숨어 자신을 갈고 닦던 정철.

         

       정철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를 결심했을 때.

         

       “물어와!”

         

       그런 정철의 반응을 기다리는 호천안은 애완 영물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

         

       “물어와!”

         

       혁기린이 던진 막대기를 줍기 위해 서공이 쪼르르 달렸다. ‘내가 왜 이런 무의미한 명령을 계속 들어야 하는 거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몸짓이었지만 이미 막대기를 던지는 재미에 푹 빠진 혁기린의 눈에는 그런 서공의 의문 어린 몸짓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잘했어요!”

         

       혁기린이 막대기를 물고 돌아온 서공을 ‘들어 올려’ 품에 안은 뒤 마구 쓰다듬었다.

         

       찌익!

         

       그만좀 만지라는 듯이 혁기린의 품에서 발버둥치는 ‘강아지 크기’의 서공을 보며 나는 섬서에서 떠나기 전날을 떠올렸다.

         

       비천마차를 타고 섬서를 떠나려 했을 때 나와 일행들은 정말로 서공과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 마음을 졸이며 비천마차의 뒤를 따라오는 서공을 바라보고 있때였다. 

       

       찌익?

       

       아니나 다를까 수신호를 따라 비천마차를 따라오던 서공은 어느 순간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섰다.

         

       비천마차의 행로가 평상시에 산책을 하던 영역을 한참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잠시 멈추어 선 서공.

         

       “으으, 서공 씨. 반드시 따라 오셔야 합니다. 그래야 함께 여행할 수 있으니까요.”

         

       간절한 시선으로 서공을 바라보는 혁기린을 옆에 두고 이런저런 수신호를 취했다.

         

       그 수신호를 계속 바라보던 서공은 귀를 푸드득 떨었다.

         

       보통 무언가를 이해했을 때 보이는 행동.

         

       그와 동시에 서공은 비천마차와 숲을 번갈아 바라보기 시작했다.

         

       마치 저울질을 하는 듯한 그 모습에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과연 서공은 멀리 떠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사람에게 들키지 않고 비천마차를 잘 따라올 수 있을지는 그 다음의 문제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서공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을 때였다.

         

       돌연 서공의 몸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체고만 1장에 육박하던 거대한 덩치가 순식간에 반으로 줄고 또 반으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결국에는 강아지만한 크기로 줄어들었다.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우리가 입을 떠억 벌리고 서공을 바라보고 있을 때.

         

       찍찍!

         

       작아진 서공은 어느 때와 같은 울음을 터트리며 자연스럽게 비천마차에 올랐다.

         

       그 후로 서공은 완전히 애완 영물이 되어 함께 비천마차를 타고 우리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있었다.

       

       여행이라고 하기에는 정철의 반응을 기다리며 적당히 길을 따라 달리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말이야.

        

       함께 마차를 탄 뒤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지만 서공이 다시 덩치를 늘리는 일은 없었다.

         

       원래의 크기로 되돌리기에 적합한 상황이 몇 번 있었음에도 작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아무래도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몸집을 바꿀 수는 없는 모양이다.

         

       격렬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하는 서공의 모습에 울상을 지으며 서공을 놓아준 혁기린. 자유의 몸을 되찾자마자 서공이 방패막이로 택한 것은 바로 당소열이었다.

         

       “음?”

         

       찍찍!

         

       당소열에 옆구리에 착 붙은 서공. 당소열은 힐끗 눈길만 준 채 다시 담배를 필 뿐이었다.

         

       참으로 얄궂은 일이지만 현재 서공이 자발적으로 다가가는 사람은 당소열 한 사람이었다.

         

       서공의 덩치가 작아지며 서공을 귀엽게 보기 시작한 일행들.

         

       자연히 만지고 쓰다듬어주거나 이것저것 시키는 일들이 많아졌는데 서공은 그게 영 귀찮은 모양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무관심한 당소열을 피난처 삼기 시작했던 것.

         

       혁기린은 서공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당소열을 원망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고 당소열은 그 시선을 즐기며 품에서 영초 하나를 꺼냈다.

         

       “옛다.”

         

       찍찍~

         

       기뻐하며 영초를 갉아 먹는 서공.

       

       서공 입장에서 볼때 당소열은 귀찮게도 안 하고 가까이에 가면 영초도 주는 사람이니 자연히 당소열에게 호감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을까.

        

       “다음 도시에 들리면 제가 영초를 사겠어요!”

         

       약이 바짝 오른 혁기린의 모습에 킬킬 웃는 당소열.

         

       그런 인간들의 다툼 따위는 알 바 아니라는 듯 영초를 갉아먹던 서공은 절반 정도는 남기고 볼에 저장했다.

         

       정말 걸신들린 듯이 왕성하게 영초를 해치우던 서공의 식욕은 이제 안정기에 접어들었는지 섭취량이 크게 줄었다.

       

       엄청난 식비의 압박에서 벗어난 것은 좋았지만 식사량이 확 줄어든 것도 나름대로 걱정거리였다. 작아진 직후에도 컸을 때와 전혀 다를 바 없이 먹어치우더니  어느 순간분터 식사량이 준다 싶더니만 이제는 영초 하나도 반만 먹을 정도로 소식가가 되었다. 

         

       “식사량이 너무 줄어든 건 아닐까요.”

         

       여일예의 중얼거리며 당소열은 빵빵해진 서공의 볼을 바라보며 말했다.

         

       “식욕에 미쳐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녀석은 영물이 될 때까지 살아남을 수가 없다. 굶주림을 해갈시켜 주었으니 몸 관리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을 터.”

         

       당소열이 성격 나쁜 미소를 지으며 혁기린의 약을 올렸다.

         

       “알겠느냐? 이런저런 정성을 쏟는다고 한들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

         

       “크으으읏…!”

         

       뭐 서공이 우리 일행에 적응해야 하듯 우리 일행 역시 서공을 대하는 법을 배워야겠지. 현재 서공을 향한 애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혁기린도 점차 서공과 올바른 교류법을 찾아가지 않을까.

         

       “하하, 출발하지요. 지금부터 이동하면 도시에 닿을 수 있을 겁니다.”

         

       “좋아요! 당장 출발하죠!”

         

       영초를 주면서 서공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욕을 불태우는 혁기린의 채근에 도착한 도시.

         

       혁기린과 당소열이 영초를 구매하러 간 사이 우리들은 객잔에 짐을 풀었다.

         

       당도연은 비천마차를 점검하고 나는 일행들이 사용할 물자를 비천마차에서 내리고 있을 때였다.

         

       “선배.”

         

       월복당을 통해 무림의 근황을 전달받겠다고 떠난 흑묘가 굳은 안색으로 돌아왔다.

         

       흑묘의 긴장된 표정에 직감적으로 기다리던 소식이 날아 들었음을 깨달았다.

         

       “정철이 움직였냐?”

         

       “예.”

         

       그래 이제는 뭔가 반응을 보일 시기가 되었지.

         

       혈교의 준동과 함께 모용세가가 내 든든한 우방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정철은 선택을 해야만 했다. 이대로 계속해서 내 영향력이 강해지는 것을 바라만 볼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이 흐름을 끊을 것인가.

         

       아마 정철의 선택은 후자가 아니었을까.

         

       신강을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모용세가라는 굵직한 동맹을 성사시킨 나.

         

       그런 나의 행보에 정철은 큰 부담감을 느꼈을 테니까.

         

       “정철이 선배에게 공개 비무를 신청했어요.”

         

       궁지에 몰린 정철.

         

       정철의 선택은 정면 돌파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귀염뽀작한 애완영물이 되어버린 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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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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