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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

       “…이, 이게 뭐죠?”

         

       창을 본 그녀는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갤러리에서 식물 관련된 글만 올리고 착한 댓글만 달았는데…!

       눈앞엔 믿기 힘든 현실이 닥쳐있었으니까.

         

         

       【999999일 동안 밴 되었습니다.】

       【차단 사유 : 받고 직접 푸셈】

         

       【갤러리 부 관리자로 임명되었습니다.】

       【수락】 【거절】

         

       999999일이면 도대체 몇 년이란 말인가.

       2700년. 계산을 끝낸 그녀는 정신이 어지러워졌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받고 풀라는 걸 보아하니 이쪽이 핵심이다.

         

       부 관리자로 들어와라.

       갤러리에서 소위 말하는 파딱.

       파란 완장을 권하는 거다.

         

       아니면….

       받지 않고 2700년 밴을 가만히 지켜본다?

       그 전에 죽는다. 드래곤이어도 죽지 않을까.

       혹은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는. 아주 긴 시간이었다.

         

       부들부들.

         

       화를 내고 싶지만 화를 낼 상대가 없다.

       선택지가 없던 그녀는 결국에는 수락 버튼을 눌렀다.

       받고 밴을 풀고 바로 파딱 자리에서 나가면 되는 거 아닌가.

         

         

       【갤러리 부 관리자로 임명되었습니다.】

       【관리자 채팅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일단 관리자가 되고 바로 밴을 풀었다.

       차단 해제.

         

       그리고 파딱 자리에서 벗어나면 된다.

       그러던 순간, 띠링― 하고 알람이 울렸다.

         

       【관리자 채팅】

         

       알람이 빛난다.

       왠지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될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주딱 : 여어 왔어?

       ―주딱 : 밴 풀고 나가도 또 밴 먹일 거니까 그렇게 알아둬?

         

       떠오른 채팅에 정곡을 찔렸다.

       완전히 속내를 꿰뚫어보는 한 마디.

       혹시 마음이라도 읽고 있는 걸까.

       의심이 들 정도로 정확하게 심리를 읽혔다.

         

       다시 밴을 한다니.

       악랄하다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홀로그램 키보드를 눌렀다.

         

         

       ―식물드루이드 : 저한테 왜 이러세요.

       ―주딱 : 파딱에 어울리는 인재니까?

       ―마왕쨩 : 하와와! 엘첩 틀딱이 온 거시야~~~

       ―식물드루이드 : 엘첩 틀딱 아니거든요!!

         

         

       그녀는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면서 반박했다.

       엘프는 맞지만, 엘프 첩자도 아니고 틀딱도 아니다.

         

       그녀는 실제로 해당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분노할수록 진짜처럼 보이는 법.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다.

         

         

       ―마왕쨩 : 고지식한 엘첩 틀딱 컨셉은 이상한 거시야~~~

       ―식물드루이드 : 엘첩 틀딱 아니라고요!!! 그리고 그쪽도 충분이 이상한 컨셉이거든요!!!

       ―마왕쨩 : 엘프는 너무 진지극혐이라 별로에잉 > <☆

         

         

       그러고 보니 마왕쨩. 이 녀석도 파딱이다.

       이런 녀석과 같이 파딱을 해야 한다니.

       그녀는 화가 나지만 억지로 참았다

         

       엘프의 이미지는 충분이 안 좋았으니까.

       엘프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더 이상 엘프가 실추하는 일은 없어야 했다.

         

         

       ‘수년간 이미지를 겨우겨우 바꿨다고요…!’

         

       고리타분하고 고지식한 엘프들만 가득했던 과거와 달리 요새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신세대 엘프들의 등장으로 갤러리에서도 엘프를 대놓고 배척하진 않는다.

       엘프를 무작정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일명. 틀딱 같은 엘프들을 싫어하는 거다.

         

       얼마나 많은 노력 끝에 바꾼 이미지인데…!

       익명으로 이런 글도 작성하지 않았던가!

         

         

       ─ㅇㅇ

       제목) 엘첩이라는 말이 존나 병신 같은 이유 ㅋㅋ

       대놓고 엘프면 어쩔건데 씹년들아 ㅋㅋ

       첩자 ㅇㅈㄹ 개웃기네 ㅋㅋㅋ

       꼬우면 엘란으로 와라 뒤지게 패줄 테니까

         

       추천 : 2899 비추천 : 37

         

       ㄴㅅㅂㅋㅋ 엘첩이 아니라 엘프 전사네 ㅋㅋㅋ

       ㄴㅋㅋㅋㅋ 엘프 전사는 인정이지 ㅋㅋㅋ

       ㄴ엘프 대족장은 어쩔 수 없지 ㅋㅋㅋ

       ㄴ엘전사 ㅋㅋㅋㅋㅋㅋㅋ

       ㄴ상남자 씹호감이네 ㅋㅋㅋ

         

         

       일명 엘프 전사.

       엘프 첩자 대신에 전사 컨셉으로 호감을 얻어냈다.

         

       그 이후엔 이미지 탈피를 위해 엘프 첩자처럼 고지식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활동하지 않았다.

       엘프인걸 드러내고 상냥하게 모두를 대했다.

         

         

       ─식물드루이드

       제목) 오늘은 꽃이 피었네요 ^^

         

       (대충 예쁜 흰색 꽃.jpg)

       이걸 보고 정화하고 가세요~~

         

       ㄴ와 이거 어떻게 키웠어요?

       ㄴ정성으로 키웠어요 ^^

         

       ㄴ엘프년 종족 버프 빨로 꽃 키워놓고 잘난 척은 ㅋㅋ

       ㄴ그쪽 분은 부모님께서 자식을 잘 키워내진 못했나 봐요. ^^

       ㄴㅋㅋ컄ㅋㅋㅋㅋㅋㅋ

       ㄴ욕 하나 없이 패드립 매섭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식물 짬이 좆으로 보이냐고 ㅋㅋㅋ

         

         

       식물을 좋아해서 식물 얘기를 많이 했다.

       말투가 조금 틀딱 냄새 난다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이건 틀딱이라 그런 게 아니다.

       말투가 원래 이래서 못 바꾸는 것뿐이다.

       아무튼 아니다.

         

       그렇게 갤러리 내에서 식물을 키우는 엘프로 견고하게 입지를 만들어냈는데.

         

         

       ―마왕쨩 : 엘첩 틀딱한테서 할머니 냄새난다는 거시야~~~~

       ―식물드루이드 : 저한테선 꽃향기 나거든요!!!!!!!!

       ―마왕쨩 : 할머니~ 저와써염 > <☆

       -식물드루이드 : 할머니 아니라고요!!!

         

         

       갤러리 활동 중 최대 위기.

       마왕쨩이라는 녀석의 도발에 흑화해서 다크 엘프가 되어버릴 것만 같다.

         

       부들부들부들부들.

         

       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분노를 참았다.

         

       ‘저런 녀석을 상대하면서 파딱을 억지로 해야 한다는 건가요?’

         

       이건 정말로 아니다. 그녀는 관리자 채팅을 두들겼다.

         

         

       ―식물드루이드 : 저 파딱 못해요! 진짜로!

       ―주딱 : 파딱 관두고 싶다고?

       ―식물드루이드 : 네! 저런 이상한 녀석이랑 못해요!

       ―마왕쨩 : 마왕쨩은 이상한 게 아니라 귀여운거에용 > <☆

         

       화를 억누르고 다음 채팅을 기다렸다.

       혹시 끈질기게 부탁하면 혹시 요청을 들어주지 않을까.

       아주 자그마한 희망을 가진 채로 채팅이 올라오길 기다렸다.

         

         

       ―주딱 : 음. 그럼 하지 마.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가.

         

       ―주딱 : 대신 갤질도 하지 마.

         

       그대로 굳었다.

       할 말을 잃은 그녀의 손이 멈췄다.

       폭거에 가까운 짓이다. 그러나 반항할 수가 없었다.

         

         

       ‘갤질을 멈추라고?’

         

       그건 절대로.

       저어얼대로 하기 싫은 선택이다.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행복하고 좋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갤러리에 있다 보면 얻는 게 많다.

       정보가 많이 오가는 만큼 갤러리에 상주해야 한다.

         

       십 수 년 전 동부 대지진도 갤럼 하나가 예측하지 않았던가.

       그런 숨은 인재들도 많고 좋은 정보도 많은 곳이 갤러리다.

       갤러리를 잃으면 손해가 많았다.

         

         

       “…포기할 수 없어요.”

         

       근데. 그러면 완장을 차야 한다.

       싫은데. 정말 싫은데.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손가락을 천천히 올렸다.

         

         

       ―식물드루이드 : 파딱….할게요…

       ―마왕쨩 : 하와와~~ 엘첩 틀딱의 알몸 도게자 귀한 거시야~~ > <☆

         

       이렇게 무력함을 최근 100년간은 느껴본 적이 없던 거 같은데.

         

       “흐극… 그냥 파딱 하면 되잖아요…,”

         

       엘프의 나라. 엘란의 여왕.

       에리스가 슬픈 눈으로 갤러리에 접속했다.

         

         

       *

         

         

       마왕쨩이 갤러리 파딱이 되고나서 떡밥은 여전했다.

         

       ‘다음 파딱’이 누가 될 것 이냐.

       파딱 한 명 한 명이 갤러리에서 펼치는 영향력을 생각하면 쉬이 넘길 일이 아니었다.

         

         

       제목) 다음 파딱 누가 될 거 같냐 ㅇㅇ

         

       이번엔 마왕쨩인데

       다음 파딱은 더 개씹지랄인거 아님?

         

       ㄴ마왕쨩은 그래도 괜찮지 ㅇㅇ;;

       ㄴㅅㅂㅋㅋ 마왕쨩도 충분히 심연인데 더 밑이 있다고?

       ㄴ가끔 오는 씹새들 있음 ㅋㅋㅋ

       ㄴ꾸준글이 아니라서 다행이지 꾸준했으면 정신 나감 ㄹㅇㅋㅋ

       ㄴ도대체 뭐길래 그래

         

       ㄴ방금 저 사진… 웃고 있지 않았어?

       ㄴ꺄아아아아악!!!!!!!

         

       ㄴㅅㅂㅋㅋ 뭘 본 거냐고 ㅋㅋㅋㅋ

       ㄴ넌 보지마라 ㄹㅇ

       ㄴ안 본 뇌 산다 제발 싸게 삼

       ㄴ비싸게라도 사라 십새야 ㅋㅋㅋ

       ㄴ이새낀 급하지 않나보네 ㅋㅋㅋ

       ㄴ(이미 오염된 뇌입니다.)

         

         

       제목) 파딱 자리 2개 남았네

       남은 두 명 누구로 채울까

         

       ㄴ마왕쨩 하나만으로도 악질 쿼터제 할당 완료인데 나머진 정상으로 채우겠지 ㅋㅋ

       ㄴ과연 그럴까? ㅋㅋㅋ

       ㄴ주딱 글부터 광기 그 자체던데 ㅅㅂㅋㅋㅋㅋㅋ

       ㄴ짜잔~ 그런 건 없습니다~~

         

       ㄴ설마 악질로 채우나?

       ㄴ에이 설마

       ㄴ라고 말 할 때가 행복했었지…

       ㄴ아아― 이 차원은 아직 ‘그 파딱’이 오지않은 건가―

       ㄴㅅㅂㅋㅋ 어디 차원에서 온 거냐고

       ㄴ파딱 고르고 있나 설마

       ㄴ그럴듯 ㅇㅇ

       ㄴ파딱 누구 뽑을지 기다리고 있다

         

         

       갤러리 대부분의 관심사는 파딱에 쏠려있었다.

         

       파딱 자리는 두 개가 남아있다.

       남은 두 명을 누구로 채울까.

       모두가 관심을 표하던 와중.

       비어있던 파딱의 자리를 새로운 아이디가 차지했다.

         

         

       제목) 어어, 점마 왜 파래지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ㅋㅋㅋ 하필 뽑혀도 쟤네 ㅋㅋㅋㅋ

       ㄴ그나마 낫긴 한데 ㅋㅋ 개불쌍ㅋㅋㅋㅋㅋ

       ㄴ식물드루이드를 파딱으로 해버리네 ㅋㅋㅋㅋ

         

         

       엘프들은 활동하는 숫자가 비약적으로 적다.

       적다고 해야 하나. 숨어있다고 해야 하나.

       엘프인 걸 당당하게 드러내는 유저 중 가장 호감인 네임드 유저.

       식물드루이드가 파딱이 됐다.

         

       틀딱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진성 틀딱이다.

       진지한 점이 흠이지만, 그것조차 매력이라 생각하는 갤럼들이었다.

         

         

       ㄴ와 식물 틀딱 엘프를 데리고 가네 ㅋㅋㅋㅋ

       ㄴ차,,단이…어디…,,있더라,,,????

       ㄴ눈이,,, 침침혀…~~~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만 놀리는 쪽으로 좋아하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제목) 왜 하필 엘프임?

       엘첩을 파딱으로 뽑냐? 에휴 갤 망했네

         

       ㄴ쟤는 그래도 엘첩은 아니고 엘프노인이라고 ㅋㅋ

       ㄴㄹㅇ 맨날 식물만 올리자너 ㅋㅋㅋ 드루이드니까 이해해줘라

         

         

       제목) 예쁘니까 뽑은 거 아님?

       ㄹㅇ 엘프 노화도 느리자너

         

       ㄴ말하는 거 보면 최소 중년, 노년임ㅋㅋㅋㅋㅋㅋ

       ㄴㅅㅂㅋㅋㅋ 엘프전술핵은 안 돼!!!!!!!!

       ㄴㄱㄷ

       ㄴ달리지 말라고!!!!!!!!!!

         

       ㄴ드루이드엘프눈나 엘프여왕인거 아님?ㅋㅋ

       ㄴ엘프 여왕눈나~~ 나 주거~~~

       ㄴ마왕에 이어서 엘프 여왕이 파딱?ㅋㅋㅋ 컄ㅋㅋㅋ

         

       ㄴ진짜 엘프 여왕 눈나면 어떡함?

       ㄴ엘프 여왕이겠냐고 ㅋㅋㅋㅋ

       ㄴ엘프 여왕 이제야 200살 넘겼어. 엘프틀딱은 말하는 거 보면 최소 800살임.

       ㄴ200살이… 젊어…?

       ㄴ200살이면 싱싱하지 ㅇㅇ;;

       ㄴ닭장이잔아…

         

       ㄴ파딱 된 기념으로 가슴 찍어서 보여 달라 하면 안 되냐?

       ㄴ미친 새낀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900살,,,할미,,,가슴,,보여주까,,,?

       ㄴ꺄아아아악!!!!!!

         

         

       노인 학대다. 눈이 침침해서 수락을 잘못 누른 거다.

       온갖 드립이 나오는 와중. 진지한 의문도 등장했다.

         

         

       ㄴ근데 왜 파딱 받은 거지? 그냥 거절하면 되잖아

       ㄴ그러게?? 거절 된다고 알고 있는데

         

         

       분명히 관리자를 거절하는 게 가능한데.

       왜 관리자 자리를 받은 걸까.

       심지어 시간이 조금 지났는데.

       여전히 파딱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정말로 관리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걸까.

       아니면 눈이 침침해서 잘못 누른 걸까.

         

       모두가 예상 글을 올리면서 식물엘프틀딱의 등장을 기다렸다.

       잠시 후, 갤럼들이 원하는 글이 올라왔다.

         

         

       ─식물드루이드

       제목) 비겁하게….!!

         

       999999일 밴을 먹이면 파딱을 할 수밖에 없잖아요!!!!

       파딱을 받고 풀라니 폭거에요!!!

         

       추천 : 1872 비추천 : 1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999999일밴ㅋㅋ

       ㄴ그 와중에 욕은 안 쓰네 ㅋㅋㅋ 이걸 참아? 컄ㅋㅋ 독하다 독해

       ㄴ꼬우면 아시죠? ㅋㅋ

       ㄴ응 ㅋㅋ 주딱한텐 그런 거 안 통해~ ㅋㅋㅋㅋ

       ㄴㅋㅋㅋㄹㅇ 폭거인데 어쩔건데 ㅋㅋ 화내는 거 말고 뭘 할 수 있냐고 ㅋㅋ

       ㄴ너 납치된 거야 ㅋㅋ

         

       ㄴ그래서 주딱한테 따졌음?

       ㄴ따졌는데 꼬우면 갤질도 하지마라고해서…!!!!!!!!!

         

       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엘프 노인도 갤질은 못 참지 ㅋㅋㅋㅋ

       ㄴ식물 올리는 낙으로 사는데 어떻게 참아 ㅋㅋㅋㅋ

       ㄴ식물엘프틀딱도 종신 파딱이겠네 ㅋㅋㅋㅋ

       ㄴㄹㅇㅋㅋㅋ 늙어 뒤질 때까지 해야지 ㅋㅋ

         

       ㄴ이미 늙었는데?

       ㄴ넌 나가라 ㅋㅋㅋ

       ㄴㅋㅋㅋ말이 심하네

       ㄴ그럼 죽을 때까지 해야지 ㅋㅋ

         

         

       다들 비웃는 분위기 속.

       엘프와 마족의 관계에 대해 묻는 이들도 있었다.

         

       ㄴ근데 마족이랑 엘프는 사이 존나 안 좋지 않냐? ㅇㅇ

       ㄴ엘프는 자연 숭상이고 마족은 자연 침식이라 반대 성향임

       ㄴ그렇지

         

       ㄴ간단하게 엘프는 빛 속성이고 마족은 어둠 속성인데. 좋겠냐고 ㅋㅋ

       ㄴ둘 중 하나는 죽는다 ㅋㅋ

         

         

       마족이 자연에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신체가 강인해지며 어둠 계열로 바뀐다.

       마족에게 최적의 조건을 만들기 위해. 숲이 어둠에 물든다.

         

       반면, 엘프는 숲에 빛을 이끌어 온다.

       서로 정 반대의 성향에 위치도 정 반대다.

       사이가 좋을 리 없었다.

         

         

       ㄴ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나면 무조건 싸우더라 ㅋㅋㅋ

       ㄴ엘프 틀딱들 분노의 지팡이질 ㅋㅋ

         

       ㄴ그 둘이 파딱으로 만나는 게 상상이 안 되네. 무슨 대화를 할까

       ㄴ그래도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을까?

         

         

       누군가가 서로 배려할 거라 예상했다.

       파딱으로 활동하려면 서로 협력해야 하니까.

       과연, 그 예상이 맞았을까?

         

         

       ―마왕쨩 : 틀딱의 분노의 지팡이질 슉슉 무서운 거시야~~ > <☆

       ―식물드루이드 : 누가 지팡이질을 해요!!! 저 지팡이 들 나이 아니라구요!!

         

       ―마왕쨩 : 헉. 그러면 분재 장례식 준비하는 거시야???? o0o

       ―식물드루이드 : 저 젊다고요!!!

         

       ―마왕쨩 : 할머니도 젊을 때가 있었던 거시야~~~ > <☆ 데헷~

       ―마왕쨩 : 할머니 집 특) 쿠키 통 열면 반짇고리 들어있는 거시야~~

         

       부들부들부들.

         

       에리스가 왕좌의 팔걸이를 팡팡 두드렸다.

       도저히! 말싸움으로 이길 수가 없다!

         

       안 그래도 어그로에 약한 엘프녀가 전투민족인 마족을 이길 수 있을 리가.

       못 이기는 게 당연하지만, 에리스는 분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 언젠간… 복수하고 말 거예요…!”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복수를 다짐하면서 식물들에게 물을 줬다.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였다.

         

         

       *

         

         

       두 번째 파딱까지 확정된 분위기 속.

       누군가가 갤러리에 의문 글을 작성했다.

         

         

       제목) 근데 파딱 엄청 빨리 뽑네?

       설마 3번 째 파딱까지 생각해뒀나?

         

       ㄴ그러게 ㄹㅇ 개빠름

       ㄴ여태까지 본 주딱 중에 가장 빠름

       ㄴ전술핵 달리던 주딱새끼도 있었는데

       ㄴ그 새끼가 전술핵 선구자자너 ㅋㅋㅋㅋㅋㅋㅋ

       ㄴ전술핵이라는 단어도 걔가 만듦ㅋㅋㅋ

         

       “흐음.”

         

       3번째 파딱이라. 나는 글을 읽고 고민했다.

         

       사실 3번째 파딱을 생각해두진 않았다.

       다만 후보군 중에 누구를 뽑을까 생각은 하고 있었다.

         

       ‘정상적인 녀석으로 하느냐. 아니면 또 미친놈을 뽑느냐인데.’

         

       정상적인 녀석은 패널티가 적다.

       그러나 대부분 고점이 낮다.

       반대로 저점도 높은 편이라는 게 장점이지만, 과연 장점일까?

         

       정상인이라는 건 멘탈도 일반인이라는 거다.

       갤러리에서 지속적으로 온갖 전술핵에 피폭되다보면 빠르게 망가져버린다.

       나만 해도 전술핵 MK.27 정도에선 살짝 어지러웠으니까.

         

         

       반대로 미친놈은?

       고점이 높다. 하지만 저점 또한 바닥을 뚫는다.

       똥을 거하게 싸버리는 경우도 있고, 멘탈도 쓰레기인 경우가 있다.

         

       주사위가 6과 1만 존재한다.

       하지만 만약 주사위가 6이 나온다면?

         

       종신 파딱으로 해놔도 될 정도로 대단한 녀석이라는 거다.

       뛰어난 인물에 개차반인 사회성.

       이 두개가 합쳐져서 생기는 슈퍼 파딱이 종종 있었다.

         

       ‘눈에 띄는 녀석이 있긴 한데.’

         

       허공을 터치해서 글을 눌렀다.

         

         

       ─용사

       제목) 오늘도 세계를 지킬 사람을 구해요!

         

       본인. 용사는 세계의 위협을 대비해서 파티를 구하고자 하거든요!

         

       대륙을 지키기 위해, 용사 파티를 결성하고 악을 물리칠 파티원을 원해요!

         

       ―위험한 여정, 적은 임금, 끊임없는 위험, 무사귀환 불확실, 성공 시 명예와 영광―

         

         

       ㄴ시발 ㅋㅋ 공고 조건 파딱보다 더 하네 ㅋㅋㅋ

       ㄴ얘 ㄹㅇ 용사임?

       ㄴ용사겠냐고 ㅋㅋㅋㅋㅋ

       ㄴ애초에 용사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데… 이런 글을 올릴 이유가 없음. 왕국에서 지원 받거든.

         

       ㄴ용사 여자임?

       ㄴㅇㅇ 여자임.

       ㄴ그렇다던데.

       ㄴ근데 요새 대륙 정세도 평화롭고 그래서 용사가 할 일이 없긴 해.

       ㄴ그래서 갤질하는 거임? ㅋㅋ

       ㄴ아 ㅋㅋ 용사라도 심심하면 갤질해야지 ㅋㅋ

         

       ㄴ얘 진짜 용사임?

       ㄴ진짜 용사가 하루 종일 갤질 하겠냐고 이 새끼야 ㅋㅋㅋ

       ㄴ진짜 용사는 바쁘다 ㅋㅋㅋ

       ㄴ평화롭다고 해도 마신 찌꺼기 처리하러 다니느라 바쁨 ㅋㅋㅋ

         

         

       ‘극한의 컨셉충이긴한데.’

         

       뽑으면 의외로 괜찮지 않을까.

       아니면 그냥 정신병자일 수도 있다.

       스스로를 용사라고 믿는 정신병자.

         

       “으음.”

         

       잠시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이런 녀석에겐 어울리는 멘트가 있지.

       가볍게 댓글을 달았다.

         

         

       ㄴ주딱) 그럼 대륙의 평화에 기여하기 위해 갤러리 수호는 어때

       ㄴ주딱아 안 된다!!!!!!!

       ㄴ이 미친새끼 ㅋㅋ

       ㄴ갤러리 수호 ㅋㅋㅋㅋㅋㅋ

         

       ㄴ용사) 갤러리 수호하면 뭐가 좋나요?

       ㄴ주딱) 대륙이 평화로워져서 백수가 많아짐

       ㄴ그거 좋은 거 맞냐?

       ㄴ동료가 늘어나자너 ㅋㅋㅋ

       ㄴ주딱 진짜 미친새낀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미친련아 ㅋㅋ 얘는 안 된다고!!!!!!!!!!!

         

       갤러리의 반응이 좋다.

       폭발적인 반응 속에서 기다리던 답글이 달렸다.

         

         

       ㄴ용사) 생각보다 좋은 이야기네요! 역시 주딱님은 좋은 분이셨어요!

       ㄴ이걸 받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ㄴ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

       ㄴ어어 임마 왜 파래지누 ㅋㅋㅋㅋ

         

       ㄴ주딱 이 미친 새끼야!!!!!!!!!!!!!!

       ㄴ아제발진짜이건정말아닌데다시생각해주면안되냐

       ㄴ갤러리 멸망 가즈아ㅏㅏ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일 꾸준글로 도배하는 악질 도배충의 용사가 파딱이 된다?

       주딱 말고 용사를 저지할 사람이 없다?

         

       ─제발 다시 생각해줘!!!!!!!

         

       갤러리에 위기경보가 울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나머진 내일 올릴게용
    저도 자러 갈 시간이네용…!!!!!!!!!!!!!!!

    읽어주셔서감사함니다

    다음화 보기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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