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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

       

       

       4.

       

       

       에텔바이어 산이 유명한 것은 낮에만 끼는 자욱한 안개와, 여러 곳에 포진되어 있는 굴들이 상당한 한 몫을 했지만, 비단 그 이유들 때문만은 아니다. 왜 에텔바이어 산에 낮에만 안개가 끼고, 굴들이 곳곳에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는가.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등반을 하는 선구자와 머저리들이 있었으니까. 안개가 끼어 있음에도 신중하게 탐사를 지속한 선구자들과, 안개가 끼어 있음에도 신나게 돌아다니다가 빠져 죽어 굴의 위험성을 온 몸으로 알린 머저리들.

        

       그리고 이들의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등반가들의 공통된 목적인 정상에 도달한 것이다. 그리고 에텔바이어 산은 이를 통해 지금과 같은 유명세를 떨칠 수 있었다. 정상은 안개가 전혀 끼지 않는 것을 선보임으로 인해서.

        

       유일하게 안개가 끼지 않는 곳이 정상이라는 사실은 꽤나 기이한 감각을 선사했다. 보통의 고산들이라면 정상에 오히려 안개가 끼기 마련이니까. 때문에 보통이라면 정상에 안개가 껴서 밑을 내려 다 보기 힘들테지만, 정상을 제외한 곳에 안개가 껴서 밑을 내려 다 보기 힘들다는 경험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경험이었다.

        

       구체적인 지형 정보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적어도 방향을 아는 데에는 확실한 도움이 되었다. 제르피에드는 이제는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는 태양을 통해 방위를 확인하며 자신이 아는 지명을 읊었다.

        

       “총교단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북쪽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은 겨울 첨탑이오, 남쪽은 스베른 호수, 서쪽은 센그레펜 산, 동쪽은 엘라흐뎀 강. 이동할 것 이라면 이 넷 중에 한 곳을 고르는 것이 낫소.”

        

       각 방위를 향해 손짓하며 제르피에드는 설명을 지속했다.

        

       “가장 추천하는 방면은 엘라흐뎀 강 혹은 스베른 호수요. 겨울 첨탑은 아무리 가깝다고 할지라도 다른 곳들보다 먼 축에 속하고, 마족들이 기거하는 영역과 인접해 있어서 위험도도 높은 편이오. 센그레펜 산을 넘으면 대도시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고 있소만, 산 하나를 넘는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오. 센그레펜 산은 에텔바이어 산 보다 비교도 안될 만큼 고산이니.

        

       그러니 스베른 호수, 엘라흐뎀 강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하오. 둘 다 수원을 끼고 있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있고, 수원이 있으면 근처에 자연스럽게 여러 정착지가 만들어지니 그곳에서 다음 계획을 도모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오.”

        

       “……어디라고요?”

        

       “스베른 호수와 엘라흐뎀 강이오.”

        

       제르피에드는 그 커다란 눈망울을 꿈뻑꿈뻑 거리는 성녀와 눈을 맞추며 자신이 이번에도 뭔가를 말을 잘못했나 생각했다. 그는 또다시 자신의 실수를 만회해야 했다. 실용 한적이 없으니 익숙하지가 않다.

        

       “레이디.”

        

       성녀는 그의 진중한 말에 또 터져 나올 뻔한 웃음을 간신히 참고,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아니요. 그게 아니라…저 무슨 말을 하시는 지 전혀 모르겠는데요…….”

       “모른다는 말이오? 신기하군, 겨울 첨탑은 굉장히 유명하잖소. 얼음으로만 이루어진 그 첨탑을 설마 모른다는 말이오?”

       “그런 말이 아니라…북쪽에 겨울 첨탑이라는 곳은 없어요.”

        

       제르피에드는 고개를 천천히 갸웃거렸다. 이건 또 무슨 소리라는 말인가. 길이는 100큐빗이 넘고, 둘레도 길이와 비슷하던 그 거대한 첨탑이 없다는게. 성녀의 지리적 지식은 생각 외로 엄청나게 얕은 편인 것 같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가보도록 하시오. 한 번 정도는 봐 둘 필요가 있는 곳이오. 그대가 겨울 첨탑은 모른 다니 다른 곳으로 갈 계획을…….”

       “아니 그 말이 아니라! 겨울 첨탑이라는 곳은 없다니까요! 스베른 호수라는 곳도 엘라흐뎀 강이라는 곳도 없어요!”

       “……없다고?”

        

       제르피에드는 그제야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없다. 모른다는 게 아니라, 없다.

        

       “쥬르노 산, 에바테, 케이테르, 츠히타, 나하마티.”

        

       그의 입이 아는 지명들을 빠르게 읊었다. 지명이 열거될수록 성녀의 고개를 젓는 속도는 더욱 강해져만 갔다. 제르피에드는 쥐어 짜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의 마지막 기억을 중얼거리며.

        

       “그럴 리가 없소. 블리토드와 함께 할 때 이곳들은 모두 파괴되지 않고 제대로 존속한 지역이오.”

        

       그의 말에 에실리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했다.

        

       “저……기사님이 말하시는 블리토드가 사령술사 맞으시죠…? 생사대전(生死大戰)이라는 그 끔찍한 전쟁을 일으킨 그 장본인이요…….”

        

       느릿하게 데스나이트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블리토드는 아는데 저 지명들을 모른다는 말인가?

        

       “생사대전은 무려 950년 전의 일이 에요…….”

        

        

        

       950년. 제르피에드는 그 단어를 속으로 읊조렸다. 여덟 번이나. 95년을 잘못 말한 것인가? 아니면 150년? 그래 350년을 잘못 말한 것일 수도 있다. 그의 투구가 끼익 거리는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 그게 아니라면, 대체 뭘 하면 950년이나 잠들 수 있다는 말인가?

        

       깨어나는 데는 항상 간극이 있다. 간극 자체는 별로 놀라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950년이라는 말도 안되는 간극의 길이에, 그는 그저 고개만을 계속 끼익거리며 움직여야 했다. 950년. 그가 다시 한번 더 속으로 읊조렸다.

        

       지금까지 가장 짧았던 간극은 97년이었고, 가장 길었던 간극은 303년이었다. 분명 303년은 드래곤과의 계약이 끝난 후 깨어나는데 걸렸던 기간이었던가. 평균적으로 한 번 잠들었을 때 깨어나는데 걸리는 시간은 120년에서 150년 정도였다.

        

       평균 기간으로는 무려, 약 일곱에서 여덟 배 정도. 가장 긴 간극으로 따져도 약 세 배가 넘는다. 당혹스러울 만큼 긴 수치에 그는 뭘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가늠하기도 힘들었다.

        

       “저…쥬르노 산은 모르지만……쥬르노 라는 이름은 알아요. 그런데 거기는…산이 아니라 평원인데…….”

        

       그가 계속 말이 없자, 에실리아가 입을 열었다. 차라리 못 듣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라고 그는 진지하게 생각했다. 쥬르노 산이 아니라, 쥬르노 평원이라. 그가 생각하는 곳이 과연 맞기는 할까? 그의 목소리가 더욱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 쥬르노 평원이라는 곳은 어디에 있는 곳이오?”

       “음……마족의 영역으로부터 서쪽 방향으로 주욱 가면….”

       “…알겠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빌어먹게도 그가 아는 곳이 맞았다. 쥬르노 산이 아닌 쥬르노 평원. 드래곤의 불길에도, 마녀가 일으킨 마법에도 끄덕 없던 그 태산이, 블리토드와 함께 전쟁을 치뤘던 그 산이 이제는 평원이 되어버렸다.

        

       ‘……분명히 천 년이 훨씬 넘게 있었던 곳으로 기억하는데.’

        

       “……그대가 확실히 겨울 첨탑이라는 곳은 없다고 했었지, 그럼 그곳에 첨탑 비슷한 것이라도 있소?”

        

       에실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데스나이트의 투구 틈 사이로 한숨이 짙게 깔린다. 역시 천 년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백년이나 존속해오던 그 얼어붙은 첨탑도 이제는 무너져 얼음의 가루로 잘게 부서져 버린 것이다.

        

       “……대체 왜 말을 안 해준 것이오?”

        

       한숨과 말을 같이 내쉬며 제르피에드는 에실리아를 보았다. 호위기사로서 레이디 -속으로 라도 이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 열심히 그는 매진을 해야만 했다- 한테 할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중요한 정보는 미리 미리 알아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의 질문에 에실리아는 입을 쩍 벌려가며 입의 크기에 비례한 자신의 황당함을 강력히 주장했다.

        

       “네…? 뭐라고요…? 당연히 몰랐죠! 저는 기사님이 깨어나면 뭔가 파앗 파앗! 하고 다 아시는 건 줄 알았단 말이에요! 애초에 성녀가 데스나이트에 대해서 잘 안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더군다나 그냥 데스나이트도 아니고 살아있는 죽음, 제르피에드다. 자신이 성녀라 금서를 어느 정도 열람이 가능했기에 망정이지, 제르피에드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는 금서들을 모조리 탐독한다는 사실이 들키기라도 하면 성녀고 뭐고 불순한 사상을 가지고 있다고 찍혀 버렸을 것이다.

        

       그 기록들은 모두 최고위 불온 서적에 속했으니까. 일반 언데드에 관한 정보라면 모를까, 그는 세상을 멸망으로 몇 번이나 몰아넣은 데스나이트.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그녀가 그에 대한 서적을 읽을 수 있는 정도는 전체에서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합리적인 반론에 제르피에드는 동의를 표해야만 했다. 맞는 말이다. 자신도 워낙 극상성인지라 성직자에 대해 완벽히 안다고 자신할 수 없는데 성녀라고 데스나이트에 대해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항상 깨어났을 때 과거에 그리 달라진 것이 없으니 지금도 그럴 것이라 생각한 자신의 잘못이다.

        

       아무리 대악마와 함께 성기사들과 대적할 당시 그들에게 축성을 걸어준 일곱 최상위 신들 중 하나였던 순수의 여신 르네르나, 마녀와 같이 있었을 때 그녀가 발동시킨 마법진의 핵부분인 에텔바이어 산이라는, 자신에게 있어서 상당히 친숙한 요소들이 나왔다고 해서 안일하게 생각한 것이 큰 문제였다. 특히 르네르는 과거에 직접 대면한 적도 있으니 더더욱.

        

       데스나이트는 황망하게 그저 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행동을 취할 뿐이었다.

        

       “……우선 그대가 아는 지리적 정보들을 모두 말해주시오.”

        

       –

        

       “……그래서 북쪽으로는 르바다임 숲이라는 울창한 침엽수림이 있는데, 마족의 영역과 경계선 같은 역할을 해요. 그쪽에서 동쪽으로 가면 유명한 지역으로는 이 대륙 대부분의 엘프들이 사는 <거목의 삼림>이 있고…기사님? 괜찮으세요?”

        

       투구에서 비치는 안광이 희미해지는 제르피에드를 보고 에실리아는 침을 살짝 삼켰다.

       내가 너무 어렵게 설명했나? 아닌데, 이 정도면 충분히 특징을 살려서 설명을 했는데.

        

       “전혀, 괜찮지 않소.”

        

       성녀의 앞이라 욕설을 마구 내뱉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으며 제르피에드는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뭐가 뭔지 하나도 알 수가 없었다. 처음 들어보는 지명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겨우 알고 있던 지형들로 구심점을 잡아보려 했지만 그 지형들 마저 다른 것으로 바뀌거나 아예 사라져 소수의 지형을 제외한다면 어디가 어디인지 이해하는 것 조차 힘들었다.

        

       애초에 엘프가 왜 동쪽에 있다는 말인가? 본디 엘프는 남쪽에 살던 자들이 아니던가? 그것도 단순 남쪽이 아닌 남부 대륙에 살던 자들인데, 중부 대륙의 동쪽에 있다는 말인가?

        

       첨탑이 있던 곳에는 어느새 숲이 생겼다. 겨울 첨탑이 사라지니 이제는 식물이 뿌리를 뻗을 수 있게 된 모양이었다.

        

       ‘마녀가 안다면 또 짜증을 내면서 실험을 한다고 틀어박히려고 하겠군.’

        

       그녀가 상당히 공들여서 세운 것이었는데. 그는 뒷생각을 빠르게 의식의 내부로 집어삼키며 들은 정보를 정리하려고 애를 썼다. 한숨이 잘못하다 가는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아 그러지 않으려고 또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레이디의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리 썩 좋은 것이 아니니까.

        

       말로만 설명을 들으니 머릿속에는 제대로 그려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세상의 기본적인 형태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생각해 본다면 바뀌는 것이 오히려 황당할 터이다. 세상의 형태는 삼 천년간 지속된 성마전쟁에서도 변한 것이 없지 않았던가.

        

       에실리아는 데스나이트의 전혀 괜찮지 않다는 말을 듣고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근처 마을에 가야 할 것 같아요.”

       “마을 말이오?”

       “기사님도 깨웠으니, 에텔바이어 산에 계속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잘 곳도 찾아야 하고. 제가 알기로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은 북쪽에 있는 샤르콧이에요.”

        

       성녀의 말을 들으며 제르피에드는 합리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했다. 합리적이라면, 빨리 실행에 옮기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지다.

        

       “그러면 지금 바로 이동하도록 하겠소.”

       “어? 지금 바로요?”

       “위를 보시오, 태양이 머리 위에 위치해 있잖소. 저녁 때 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있지만, 이곳은 산 한복판이오. 곧 있으면 금방 어두워 질 것이오.”

       “그건 맞지만…이 안개 속을 뚫고 가자고요? 저도 이곳에 머무른 지 꽤 되어서 아는 거지만, 안개를 뚫고 가는 것 보다는 밤에 이동하는 게 더 나을 거에요.”

       “걱정하지 마시오.”

        

       제르피에드는 발을 한 번 지면을 향해 굴렀다. 정확히는 자신의 그림자를 향해. 투레질 비슷한, 하지만 더욱 낮고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그의 그림자 속에서 한 형태가 튀어나왔다. 에실리아는 서로 다른 색의 눈동자로 튀어나온 그것을 빤히 바라보았다.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익숙한 형태였지만, 전혀 익숙하지 않은 형태였으니까.

        

       그것은 말이었다. 목 없는 말. 검은 갈기를 휘날리는 그의 갑주색과 똑 닮은 군청색의 몸체를 가진 말이, 그녀의 앞에 서있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체고가 상당한 그 말은 3큐빗에 지나지 않는 성녀가 고개를 들어 올려다 봐야만 했다.

        

       아무리 못해도 3.6 큐빗은 될 것 같다. 그의 파르티잔이랑 거의 비슷한 높이다. 승용마라기 보다는 중종마에 가까운 크기. 그 말은 조용히 갈기만 휘날리며 그녀의 앞에 가만히 있었다.

        

       “어…어…….”

       “이걸 타고 갈 것이오.”

       “이, 이걸요?”

        

       에실리아의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을 믿기 힘들었다.

        

       목 없는 말의 기수. 제르피에드의 이명 중 하나. 하지만 그저 농담인 줄 알았다. 다른 건 다 몰라도, 이것 만큼은 과장 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제르피에드 자체도 전설속에 등장하는 자에 가깝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적 기록이 남아있으니까. 그렇지만 이 말은 동화속에서나 나오던 게 아니던가.

        

       그녀는 아주 어릴 적 벨루크 선생님이 잘못이 저질렀을 때 들려준 이야기를 떠올렸다.

        

       ‘나쁜 짓을 하고도 반성하지 않으면 목 없는 말의 기수가 와서 널 잡아갈 거란다.’

        

       그날 밤은 보육원의 아이들끼리 침대에 모여 앉아 목 없는 말의 기수가 나타나지 못하도록 서로를 지켜주었다. 떠오르는 어릴 적 기억에 약간의 미소를 흘리고는 거대한 말에게 시선을 다시 옮겼다. 다시 봐도 위압적인 면모였다.

        

       “어, 음…그 착하지? 가, 가만히 있어 줄래?”

       “굳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가만히 있을 것이고 또 착하게 굴 것이오. 이것은 나의 일부이니.”

        

       에실리아는 얼굴을 붉히며 땅바닥에 시선을 떨어트렸다. 사실상 제르피에드 앞에서 ‘착하지?’, ‘가만히 있어 줄래?’ 같은 말들을 중얼거린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에실리아는 땅바닥을 쳐다본 상태 그대로 데스나이트에게 말했다.

        

       “…기사님 하지만 저는 말을 타 본적이 없는 걸요.”

       “말했잖소, 나의 일부라고. 그저 타고 있으면 알아서 이동할 것이오. 어차피 나의 의지대로 움직이니 말이오. 자, 그럼 – “

        

       제르피에드는 천천히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올린다. 마치 계단처럼, 말로 향하는 군청색 발판이 마련되었다.

        

       “레이디.”

        

       에실리아는 꽤나 기묘한 느낌을 받으며, 수줍게 제르피에드의 손을 잡고 그의 무릎에 발을 올렸다. 동화속에서나 보던 기사에 도움을 받으며 말에 오르는 장면을, 전설에 가까운 자와, 동화속에 나오는 말을 상대로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으니까.

        

       상대가 데스나이트와 목 없는 말이기는 했지만 조금씩 떠오르는 설렘을 완전히 억누르는 것은 힘들었다. 처음 타보는 말의 느낌은 신선했다. 공중에 떠 있는 같으면서도 아래에 있는 질량감이 확실히 느껴졌다.

        

       “속도가 상당할 테니, 목을 붙잡고 있으시오. 그럼 산 아래에서 보도록 하지.”

       “네? 어디 가시는건데요?!”

       “어디 안가오, 그저 정찰을 하러 가는 것 뿐이오. 아직까지는 아무 일 없다지만 혹시 모르잖소. 무슨 일 있으면 그냥 부르시오. 내 일부를 통해 나도 들을 수 있으니까.”

        

       그 말을 끝으로 데스나이트는 모습을 감췄다. 그리고 그 말을 시작으로, 목 없는 말은 다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매우 힘차게, 너무 힘차게 말이다. 순식간에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달리는 것이 아니라 추락하고있는 듯한 기분이 온 몸을 감싸 안았다. 빠른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일그러지는 풍경 사이로 방금 서 있던 정상이 희미하게 그 윤곽을 보였다.

        

       세상에 달려가 충돌하는 듯한 속도에 에실리아는 비명을 질렀다.

        

       “기사님! 기사님!! 기사니이이이임 – !!!!”

        

       목 없는 말이 전조도 없이 그 움직임을 멈추자, 미친 듯이 달려가던 그녀의 작은 몸은 내장마저 쏠리는 느낌을 감당해야 했다.

        

       “레이디 에실리아, 무슨 일 있으시오?”

        

       제르피에드는 그녀가 비명을 지르자, 그녀의 옆에서 솟아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움직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데스나이트는 곧바로 성녀가 자신을 부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바로 다음 순간에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답들을 ‘봐야’ 만 했으니.

        

       “우웁……!”

        

       –

        

       “우웨에에엑…! 허억…! 우에엑…!”

        

       에실리아는 나무 등치에 몸을 기댄 채로 숨을 가쁘게 몰아 쉬었다. 숨을 쉬었다 뱉을 때 마다 그녀의 작은 몸이 들썩였다.

        

       “……다음부턴 승마는 평지에서만 하는 걸로 해야 겠군.”

       “죄송…죄송해요……괜히, 저 때문에…우우웁…!”

        

       그녀의 입에서 떨어지는 맑은 위액의 토사물을 보면서, 제르피에드는 그저 그녀의 등 만을 두들겼다.

        

       “……아니오. 초심자를 태우고 전속력으로, 그것도 산에서 달리게 한 내가 잘못이었소. 별 생각 없이 내가 달리던 속도로 움직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아…! 하아…!”

       “좀 나으시오?”

        

       에실리아는 대강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흐르는 투명한 타액을 손으로 훔쳤다. 등을 두들기 던 제르피에드는 가만히 그 모습을 보다 그녀를 안아 들어올렸다. 구토감 때문에 쏠려 있던 그녀의 의식은 곧바로 제자리를 되찾았다.

        

       “엣…?!”

       “가만히 있으시오.”

        

       순식간에 그녀의 몸은 다시 목 없는 말 위에 올려졌다. 그녀가 말 위에 안착하자, 아까와는 달리 부드럽게 목 없는 말은 걷기 시작했다.

        

       “이 속도로 하산하지. 아까 보다는 나을 것이오. 그 상태에서 걷는 것 보다 지금처럼 가만히 앉아 있는 게 더 도움이 될 테니.”

        

       그의 말 대로 가만히 앉아만 있으니 속을 진정시키는 데 훨씬 더 도움이 되었다. 움직이는 건 모두 목 없는 말이 알아서 하니 그녀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다. 정확히는 못한 것에 가까웠다. 남자에게 처음 안겨 붉어진 얼굴을 진정시키는 것만으로도 벅찼으니.

        

        

        

        

       “…….”

        

       속이 좀 진정되자 찾아온 것은 어색함의 적막이었다. 에실리아는 어색함을 쫓으려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으나 보이는 것 이라고는 똑 같은 안개 뿐이다. 그녀는 적막함의 원인인 데스나이트에게 시선을 살짝 던졌다. 그러나 제르피에드는 별 반응도 없이 자신의 일부 옆에서 묵묵히 걷고 만 있을 뿐이다.

        

       말에 탄 이후에도 약간의 울렁거림이 간헐적으로 찾아오자, 제르피에드는 괜찮냐고 물어보던 것도 멈춘 채 침묵을 고수했다. 차라리 말을 걸지 않은 것이 그녀가 정신을 회복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그의 판단은 실로 적절했으나, 문제는 속이 이제 진정되었음에도 계속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찾아온 적막감을 에실리아는 견디기가 힘들었다. 이제 겨우 만난 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사이.

        

       살고 싶다는 절박감으로 인해 무작정 그에게 들이밀었고, 예상치 못하게 성공했다. 그 이후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매몰된 성녀는, 몰아치던 상황의 파도가 가라 앉자 현 상태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무슨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른다는 것을.

        

       위협해오는 적의 정체와, 그런 적의 위치를 알아 두기 위한 지형 탐색은 자연스러운 화제의 전환이 되었으나, 지금 같이 침묵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계속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건 바라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함께 해야 할 사이인데 자꾸 자신이 어색해지면 곤란하지 않은가.

        

       그녀는 몇 번 입술을 달싹였다. 입 안에는 미처 목소리로 변하지 못한 말들이 마구 떠다녔다. 기사님은 뭘 좋아하시나요? 기사님의 갑주가 참 멋지시네요? 기사님은 어쩌다가 데스나이트가 되신…방금 것은 너무 민감한 질문인가.

        

       기사님은, 기사님의, 기사님, 기사님, 기사님.

        

       입 안에서 계속 반복되며 멤돌던 기사님이라는 단어가 반복을 이기지 못하고 입 밖으로 흘러나왔을 때. 성녀가 그것을 깨달은 것은 이미 제르피에드가 그녀에게 반응한 후였다.

        

       “무슨 일이오?”

       “아…그…저….”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만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사이에 사적인 것을 캐물을 만큼 그녀는 담력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몇 번 웅얼거리던 그녀는 한숨을 내쉬 고야 말았다. 아무것도 물을 수 없다면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하나 밖에 없었다.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실래요?”

        

       –

        

       “……그렇게 해서 금서들에서 기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후 가지고 있던 돈을 가지고 도망쳤어요. 제가 장난을 좋아하지 않았으면 수풀로 숨겨져 있던 외벽 구멍은 아마 알지도 못했을 거에요. 지금 생각해 보면 유치한 게 행운인 거죠.

        

       아, 기사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제 이름으로 기부된 헌금이 많았거든요. 거의 9할 정도 가지고 도망친 것 같아요. 부피가 적은 순금들이 대부분이라 다행이었죠. 아마 다른 종류의 돈들이었다면 가지고 도망치는 건 꿈도 못 꿨을 게 뻔했어요.

        

       하……그리고 기사님을 깨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서 무작정 여기로 향했어요. 어차피 이래나 저래나 끝나는 목숨이니까. 여기 까지 오는데 반년 이나 걸릴 줄은 몰랐는데…아…죄송해요, 제가 너무 말이 많았죠?”

        

       어쩌다 보니까 떠들 고 있는 것은 그녀 혼자였다. 별 말이 없어도 들어줄 상대가 생겼다는 것 때문인가. 자신이 겪은 이야기가 끝도 없이 흘러 나온다. 온전히 혼자만이 겪어야 했던 기나긴 고난들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기회가 오자 그녀는 주체하지를 못했다. 눈에서는 약간 울먹임이 고였다.

        

       “아니오,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였소.”

        

       데스나이트는 고개를 가만히 저었다.

        

       “거짓말.”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으면서, 그녀는 속으로 뒷말을 삼켰다.

        

       “레이디에게 거짓말 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소? 특히 금서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소. 나에 대해 어떻게 기술하고 있었는지 말해주시겠소?”

        

       데스나이트의 말에 에실리아는 피식 웃으면서 작게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 놈의 레이디. 어느새 제르피에드는 그 호칭에 대강 익숙해진 것 같았다.

        

       “온갖 불온한 것들의 계약자요.”

       “금서 답군.”

        

       성녀는 동의를 담아 야트막한 웃음을 터뜨렸다. 어떻게 보면 그녀는 금서에 고마워해야 할지도 몰랐다. 평소에는 들여다볼 생각도 하지 않던 금서들이었지만, 그 금서들을 통해 이 데스나이트가 계약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포착할 수 있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녀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산의 맑은 공기를 들이 마셨다. 기이할 정도로 정신이 맑았다. 속에 담아두고 있던 것들을 모조리 꺼내니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그런 성녀를 잠깐 보던 제르피에드는 그녀에게 질문을 했다. 의구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있소만.”

       “무엇인데요?”

       “반 년 동안의 도피 생활, 그리고 말을 타기 전 이 에텔바이어 산에 어느 정도 있었다고 그대는 말하였소.”

       “그런데요?”

       “그대의 상태는 도저히 그런 상태로 볼 수가 없소.”

        

       데스나이트는 성녀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길고 풍성하며 옅은 금발을 따라 윤기가 흐르며, 피부는 전혀 때가 타지 도 않는 듯 깨끗하다. 누가 봐도 최고급인 옷감은 막 짜낸 듯 빛을 발한다. 분명히 어젯밤을 동굴에 누워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아.”

        

       데스나이트의 지적에 성녀는 자신을 바라보았다. 합당한 지적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성녀니까요. 저에게는 가호가 있어요. ‘순수’의 가호가. 언제나 저를 ‘순수’한 상태로 유지해주죠. 간접적인 가호라 그리 위력이 높지는 않지 만요. 굳이 씻지 않아도 깨끗한 상태고, 옷도 마찬가지죠. 그리고 반 년 동안 도피 생활을 유지한 것도 모두 이 가호 덕분이에요. 그거 아세요 기사님?”

       “……무엇을 말이오?”

       “순수하다는 건, 즉 깨끗하다는 것은 흔적을 별로 남기지 않는다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언제나 순수하게, 깨끗하게 유지된다. 더러운 하수도를 지나도, 풀숲을 지나도, 골목길을 쏘아 다녀도 그녀는 언제나 깨끗한 상태다. 자신의 행적과 정 반대되는 상태는 추적대의 눈을 교란시키기에 충분했다. 여관에서는 언제나 약간 좋지 않은 방에 머무른다.

        

       “설마 성녀씩이나 되는 자가 그렇게 지저분하게 도망칠 줄은 생각도 못했겠죠.”

       “대단하군. 가호를 그렇게 이용할 생각을 하다니.”

        

       제르피에드는 순수한 경탄을 내뱉었다. 그의 반응에 에실리아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이름만 성녀는 아니거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녀가 하수도나 골목길을 마구 다닐 만한 능력이 되는 건 아니지 않소? 그것도 대단하다고 생각되오만.”

       “아, 저 성녀가 되기 이전에 보육원에서 자랐어요. 그런 건 익숙해요. 수도 외곽이기는 했어도. 뭐 그래도 수도 밖으로 나가본 건 정작 이번이 처음이네요. 성녀가 된 이후로는 항상 예법에, 치유에, 여러가지 할 것들 때문에 대성당 안에만 있었는데.”

        

       그녀는 한 번 더 고산의 맑은 공기를 흡입했다. 가득한 청량함을 담아 제르피에드에게 말했다.

        

       “제 이야기는 끝이에요. 이제 기사님 차례에요. 기사님 이야기를 들려주시겠어요?”

       “나 말이오?”

       “네.”

       “레이디가 듣기에 별로 좋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소.”

       “무슨 이야기인데요?”

       “목가적인 살육의 나날일 뿐이오. 처음부터 끝까지.”

        

       에실리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 담담하게 말하는 그는, 살아있는 죽음 제르피에드 림 세드바이갈이었다. 그는 대체 어떤 기간을 거쳐온 걸까. 단순히 살육만 하는 언데드일 뿐인 걸까. 그녀로서는 자신보다 말도 안될 정도의 시간을 보낸 그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언제나 항상 그런 나날…을 보내신 건가요…?”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녀는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제르피에드는 고개를 저었다.

        

       “항상은 아니오. 계약이 끝나면 다시 휴면(休眠)하기 이전까지 세상을 둘러보면서 지내오. 산을 본다든가, 바다 내음을 맡는다든가, 눈을 맞는다든가 그러면서 말이오.”

       “…계약이 끝나면 바로 잠드시는 게 아니었어요?”

       “잘만 하면 길게는 몇 백년 간 구동(驅動)하는 게 가능하오. 내가 생명의 일부를 받아가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니까. 받아간 생명의 일부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것이오. 지금껏 가장 오래 구동한 것이 300년 정도였지.”

        

       에실리아는 폭력적인 주제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 크게 기뻐하며 그에게 질문했다. 그도 단순한 살육의 언데드는 아니라는 거니까.

        

       “세상을 보시는 게 즐거우신 건가요?”

       “즐겁소. 그리고 할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소. 이미 살아있다고 보기 어려운 몸이지만, 그렇게 연기를 하며 내가 살아있던 때를 추억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오.

        

       그러니 레이디 에실리아. 그대는 그대가 하고 싶은 것을 하시오. 세상을 마음껏 보고 마음껏 느끼시오. 그것이 살아있는 것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요.

        

       나처럼 살아 있지 않게 된 후에야 땅을 걷고, 물에 잠기고, 하늘을 보지 마시오. 살아 있을 때, 살아있기에 당연한 것들을 하시오.

        

       살아있는 것들은 매일매일 죽어가고 있으니까.”

        

       다시 적막감이 그들 사이로 가라 앉았다. 데스나이트의 말은 그녀가 뭐라고 쉽사리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이미 살아 있지 않은 자가 하는 말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살아있었으니. 역시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찢어지는 목소리로 그녀가 말을 했다.

        

       “……그러면 그 동안 보신 것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과 가장 끔찍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그녀 특유의 호기심으로, 그리고 화제를 돌리기 위해 억지로 그녀는 질문을 던졌다. 이제까지 그랬듯이, 데스나이트의 말은 담담했다.

        

       “내가 지금의 나를 만났던 곳.”

        

       두 질문에 하나의 답변. 그리고 답변의 내용에 에실리아는 고개를 숙이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런 성녀에게 데스나이트는 이야기 했다.

        

       “피와 살점, 그리고 생명을 건 계약 속에서 나를 움직인 건 누군가를 지킨다기 보다는 누군가를 죽이는 방식이었소. 계약자들은 나에게 누군가의 죽음을 원했고, 누군가의 죽음은 살아간다는 이야기와 완전히 반대되는 이야기였소.

        

       그런데 지금은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군. 그것도 생명성을 대표한다는 성녀의 앞에서 죽음을 대표하는 언데드인 내가 말이오.

        

       ……누군가를 지킨다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소.

        

       레이디 에실리아, 다 왔소.”

        

       그녀는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안개는 걷혀 있었다. 에텔바이어 산의 굴들이 가득한 풍경이 아닌, 평탄한 흙 길이 눈에 들어왔다. 일몰은 산이 아닌 그곳에서 안개의 방해를 받지 않고 마음껏 자신의 빛들을 흩뿌려 댔다. 흩뿌려진 빛들이 그녀의 몸과 눈에 날카롭게 박혀왔다. 그 강렬함에 그녀는 눈을 찌푸렸다.

        

       제르피에드는 망토를 꿈틀거리며 뻗어 그녀의 몸과 눈에 박힌 빛무리를 털어냈다. 빛무리를 털어내자, 이번엔 길 끝에 걸린 희미한 형체가 데스나이트와 성녀의 눈에 박혀왔다.

        

       

       샤르콧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저는 아마 병에 걸렸나 봅니다. 글을 쓸때 6000자 이상을 넘기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는 그런 고질병이요. 분명 쓸 때 생각해둔 내용이 한 화 내용의 절반에 불과했는데 어느덧 써놓고 나니까 3000자를 넘기고 있더군요…이래서 시간을 맞출수 있을런지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누가 나 대신 소설 절반만 써주세요. 힝.

    민초우유님 클로버 후원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민초단…은 아니지만! 민초 좋아합니다! 배라가면 한 통에 민초 꽉꽉 채워서 먹은 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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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ath Knight Became The Saint’s Bodyguard

The Death Knight Became The Saint’s Bodyguard

데스나이트는 성녀의 호위기사가 되었다
Score 3.3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Betrayed by her own Order*, the Saint begged the death knight to become her guard—the death knight who could destroy the world. *tl note: she was betrayed by the church, not her own doing. Author Notes: Contains Authentic fantasy, and wholesome love. I hope this brings you the reader a little bit of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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