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40

       복도에서 길게 늘어진 불빛은 마치 유혹하는 모양새였다.

       주딱에게 따라오라는 듯. 불빛은 살랑살랑 흔들렸다.

         

       도대체 어디로 이끄는 걸까.

       혼자 오라는 편지는… 설마… 여왕님?

       살짝 기대 해봐도 되는 건가?

       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수상한 일이다.

         

       주딱은 권총을 굳게 쥐고서, 불빛을 따라 걸었다.

       불빛의 끝은 어느 방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이 곳은… 수상한 느낌이다.

       아무 팻말도 붙어있지 않고 소박한 분위기가 화려한 왕궁과 어울리지 않는다.

       문을 살며시 열자, 그곳엔.

         

       “…주딱? 이 곳엔 무슨 일인가요?”

       “엇.”

         

       베아트리스 여왕이 의자에 앉아 업무를 보는 중이었다.

       그녀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순진무구.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에서 주딱은 싸함을 느꼈다.

         

       ‘여왕이 보낸 편지가 아닌 느낌인데?’

         

       뭔가. 이건 아니다.

       당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지금의 상황을 인지했다.

         

       집무실에서 일하는 여왕.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

       여기에서 아무것도 아닙니다. 라고 하기엔 수상쩍은 상황이었다.

         

       ‘…식당도 이상하더니. 이건 또 뭐야?’

         

       도대체 누가 이런 사악한 함정을 팠단 말인가.

       최대한의 변명을 쥐어짜내기 위해, 주딱은 머리를 굴렸다.

       적당하고 그럴싸한 변명을….

         

       “잠이 안 와서요.”

         

       주딱은 이 순간부터 불면증 환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산책을 하다 보니, 이 방이 궁금해져서… 예. 아무튼 그렇게 됐습니다.”

         

       아니, 사실 조현병도 있을지 모른다.

       결국 이상한 변명의 모양새가 됐지만, 베아트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가요. 그럼… 혹시 따뜻한 차를 마시는 건 어떤가요?”

       “당연히 좋죠.”

       “잠시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이상한 변명은 괜찮은 건가…?

       아무튼 손님이라 오케이하면서 넘어간 거겠지.

       주딱은 그녀의 안내를 따라, 푹신한 의자에 앉았다.

       난생 처음 여자의 방에 와보는 터라, 살짝 긴장한 채였다.

       호기심 천국 여자의 방.

       어른들의 일터에 놀러간 어린애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주변은 온통 책. 책으로 둘러싸인 방에 수상할 정도의 플라스크와 시약들이 보였다.

       여기는 사실 미친 과학자의 방인가?

       또 테이블 위에는 보고서와 얇은 와플 과자가 놓여있었다.

       이게 무슨 언밸런스지.

       신기하게 쳐다보는 주딱의 시선에 그녀도 눈치 챘다.

         

       “제가 마법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제 방이 이런 상태에요.”

       “아하.”

         

       마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방은 이런가?

       마법사의 방에 들어가 봤어야 알 텐데.

       당연히 마법사의 방 상태가 어떤지 모른다.

       마법이라는 존재도. 마법사도. 주딱에겐 베아트리스가 처음이었으니까.

       이 방이 조금 지저분한 건. 그냥 지저분해서 라는 이유를. 아 마법사들은 이런가보다. 하고 가볍게 넘겼다.

         

       베아트리스는 완성된 차를 주딱의 앞에 내놓았다.

         

       “자, 일단 드세요. 졸음이 찾아온다면 가실건가요? 편하게 있다가 가셔도 괜찮아요.”

       “그럼…. 갤 관리 좀 하다 갈까 싶네요.”

       “얼마든지요.”

         

       고개를 끄덕이는 베아트리스에 맞춰, 주딱도 끄덕였다.

       편하게… 의자에 몸을 맡기고 찻잔을 기울였다.

         

       ‘앗. 뜨거.’

         

       잠깐의 실수가 있었지만, 천천히 차를 음미했다.

       씁쓸하면서도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한 입 마시니 가슴 깊은 곳까지 따스함이 퍼지는 걸 보아하니, 평범한 차는 아니었다.

         

       “오. 맛있네요.”

       “제가 직접 관리한 홍차에요. 입에 맞으시다니 다행이네요.”

       “먹어본 홍차 중에 가장 맛있어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아뇨 그 정도에요.”

         

       사실 홍차는 처음 마셔보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한 개의 홍차 중에 첫 번째로 맛있다는 거니까.

       적당히 쓰지만, 먹을 만하다. 싫지 않은 맛이다.

       주딱이 홍차에 입문한 동안, 베아트리스도 옆에 앉았다.

         

       “저는 업무를 봐야 해서….”

         

       그녀는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주딱은 허공에 떠오른 갤러리의 글을 눌렀다.

       세레브한 홍차와 함께 혐짤을 처리하고 있으니, 귀족이 된 기분이다.

       그렇게 갤러리를 관리하고 있으니, 주딱은 시선을 느꼈다.

       옆에서 베아트리스가 그를 빤히 쳐다보는 중이었다.

       왜 그러시지.

         

       “어. 혹시 제가 있는 게 불편한가요?”

       “앗… 죄송해요. 신기해서 저도 모르게….”

         

       하긴 창을 16개로 분할해서 갤러리를 관리하는 미친놈을 언제 본단 말인가.

       갤질 하이라이트를 눈앞에서 직관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모습도 많이 보다보면 익숙해지는 법.

       베아트리스는 조금 구경하다가, 다시 자신의 작업으로 돌아갔다.

         

       “….”

         

       그리고 이번엔 주딱의 시선이 그녀 쪽으로 향했다.

       그녀가 뭘 보고 있나. 힐끔 훔쳐보자, 익숙한 게 보였다.

         

       ‘갤러리 글이잖아.’

         

       갤러리 글을 수기로. 보고서로 옮긴 모양이었다.

       오센 왕국엔 일본과 같은 아날로그 정신이 있는 건가?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라고 물어보려던 주딱은 입을 다물었다.

         

       ‘오센 왕국의 고유한 문화면 어떡해.’

         

       갤러리의 내용을 수기로 보고해야 하는 전통이 있다거나.

       아니면 뭐… 수기로 보고하는 겸 기록을 남기는 걸 수도 있다.

       섣불리 물어보는 건 포기했다.

       심기가 나빠진다거나, 시비를 거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낭패다.

       그러니 주딱은 타깃을 바꿔 보고서 옆에 높인 과자에 관심을 보였다.

         

       “저기… 여왕님?”

       “네. 아… 드셔도 괜찮아요. 홍차와 궁합이 좋아요.”

         

       홍차를 마시다보니까 단 게 먹고 싶어졌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할 수밖에 없는 유혹 알고리즘에 주딱이 걸려들었다.

         

       그녀가 내민 과자는 얇은 와플의 모양새였다.

       주딱이 하나 집어 씹고서.

         

       “오….”

         

       작게 감탄했다.

         

       바삭.

       입 안에 달콤함과 고소함. 그리고 바삭바삭 거리는 식감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한 과자가 이곳에 있었다.

         

       “와 존─ 아니, 되게 맛있네요.”

       “입에 맞으신가요?”

       “예. 이걸 만든 사람에게 뽀뽀라도 해주고 싶을 정도로.”

       “그… 그런가요? 다행이네요. 얼마든지 드셔도 좋아요.”

         

       버터와 꿀을 얇게 바른 과자 형태의 와플이다 보니 중독적이었다.

       베이커리 대회를 연다면 우승하지 않을까.

       주딱은 자신도 모르게 계속 집어 먹었다.

         

       ‘이건 진짜 누가 만들었지.’

         

       주딱이 와플 과자를 만든 사람을 진심으로 궁금해 하는 동안.

         

       “….”

         

       베아트리스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매만지며, 슬쩍. 주딱의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

         

         

       주딱이 갑자기 집무실에 들어왔으나 베아트리스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황한 주딱을 보며 이해했다.

         

       ‘또 무슨 짓을 당했군요.’

         

       주딱이 장황한 변명을 해도 베아트리스는 이해할 뿐이었다.

       이런 일이 벌어져서 당황하기엔… 이미 저녁 식사시간부터 이상했으니까.

         

       여왕인 자신도 모르게 식당의 구조가 바뀌고.

       수상할 정도로 조명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내었다.

       수상할 정도로 달라붙은 배치의 의자는 아무리 봐도 사심이 가득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지 못하면 그게 더 이상하리라.

       이런 짓을 벌일 사람은 뻔했다.

         

       ‘왕궁의 시녀들과 기사들을 모아서… 호통을 쳐야겠어요.’

         

       왕궁의 식당이 멋대로 바뀐다거나, 이상한 일이 터지면 범인이 누굴까.

       바로 왕궁을 관리하는 이들이다.

       왕궁 시녀들과 기사들.

       그들이 이런 이상한 짓을 벌이고 있다.

       설마, 남녀 사이를 어떻게 해보려고 이러는 걸까.

       그녀는 차를 내리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이런 건… 좋지 않아요.’

         

       여왕이란, 무릇 품위와 정조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하지만 저녁 식사시간에 외간 남자와 단 둘이 이런 구조의 테이블에서 오붓하게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방에서 단 둘이 다과를 먹는다!

       이런 모습을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 여왕으로서 체통을 지키라며 얘기했으리라.

       그러니 이 상황은 좋지 않다.

       그렇게 생각 했지만….

         

       생각과 다르게 마음은 편안했다.

       이성과 본능의 괴리감이 커다란 동요를 일으켰다.

         

       ‘…제가 왜 이러는 걸까요.’

         

       무언가. 감정을 느꼈다. 찰나에 가까운 시간. 잠깐의 흔들림에 불과했다.

       그러니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귀는 뜨거워지는 거고.

       주딱과 한 곳에 있는 게 좋은 기분이 들까.

       묘하게 들뜨는 감정의 변화를 알아차렸다.

         

       그 순간, 원숭이 손의 말이 떠올랐다.

       ─네 욕망을 이루어주겠다.

         

       욕망…?

       설마 이루어진 욕망이 이것일까.

       주딱과 함께 하는 이 자리가 욕망의 실현?

       그렇게 생각하니, 퍼즐이 맞춰졌다.

         

       원숭이 손은 소원을 말하라 했다.

       베아트리스는 자신의 바램을 말했다.

       주딱이 걱정되니까. 주딱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니까.

       보호하고 싶어서. 주딱에게 관심이 있으니까.

       그 모든 욕망을 담아.

       그의 위치를 알고 싶다 했다.

         

       ‘그런 거였어요.’

         

       그 말대로 욕망이 이루어졌다.

       주딱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고. 알고 싶다는 욕망이 이루어졌다.

         

       주딱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었고.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기회가 생겼다.

       베아트리스는 진정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여유를 가져야 돼요….’

         

       주딱에 대해 알고, 가까워질 기회가 찾아왔다.

       그렇다 한들, 너무 섣불리 다가가고 싶지 않았다.

       서두르면 일을 그르치기 마련이니까.

       걸음마를 막 뗀 아이가 뛰다보면 넘어지는 법.

       괜히 뭔가를 하려다간, 넘어지고 말겠지.

       천천히… 실수하지 말도록 하자.

         

       그녀는 여유를 되찾기 위해 심호흡 했다. 이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고 싶었으니까.

         

       다과를 먹으며, 같은 공간에서 서로 할 일을 하는 이 순간이.

       더 길게 이어졌으면 좋겠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몽글몽글한 기분이. 가슴을 간질인다.

       그녀가 취미로 구운 과자를 주딱이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입에 맞으신가요?”

         

       그녀는 순수하게 물었다.

       만약, 부족하다면 더 구워올 생각이었으니까.

       다만.

         

       “예. 이걸 만든 사람에게 뽀뽀라도 해주고 싶을 정도로.”

         

       이런 대답은 생각지도 못했다.

       뽀뽀…?

       그 정도로 좋다는 걸까.

       그만한 칭찬…. 다른 이들이 했다면 주접이라 생각했겠지만.

       주딱이 하는 말엔 이상할 정도로 반응하게 된다.

         

       그녀는 슬쩍 고개를 돌리면서, 입술을 손으로 가렸다.

       미칠 듯이 뛰는 심장 소리가 그에게, 들릴 것만 같다.

       슬그머니 호선을 그리려, 미동하는 입술을 억지로 붙잡았다.

       빨개진 귀까진 숨기지 못했지만, 그녀는 간신히 마음을 다잡았다.

         

       “다음에도… 준비해둘까요?”

       “예! 당연히 좋죠.”

       “….”

         

       하지만 들뜨는 마음까진 어쩌지 못했다.

         

         

       ***

         

         

       다과는 생각보다 긴 시간 이어졌다.

       밤과 새벽의 사이. 애매한 지점까지 지속되다가, 주딱이 졸리다면서 떠났다.

       베아트리스는 아쉬웠지만, 그를 보내주었다.

         

       다음날 아침.

       베아트리스는 평소와 다르게 개운한 아침을 맞이했다.

       잠을 적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덜 피곤하다.

       그녀는 치장하는 걸 귀찮다고만 생각했지만, 오늘은 귀찮지 않았다.

       보일 사람이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심정이 변하는 걸까.

         

       “여왕님. 식사가 준비됐습니다.”

         

       그녀는 준비가 끝나는대로 식당으로 향했다.

       보아하니, 주딱은 먼저 일어나서 기다리고 있던 모양.

       베아트리스가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제가 늦었네요. 미안해요.”

       “아뇨. 괜찮아요. 갤질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라서.”

         

       이 정도로 배려가 담긴 대답을 해주다니.

       베아트리스는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면서, 자리에 앉았다.

       분위기는 어제의 식사 시간과 비슷했다.

       적당히 어색하고. 적당히 편한 분위기.

       그녀는 음식을 먹으면서, 화두를 꺼냈다.

         

       “아마 오늘 점심 식사가 끝나면 용사님이 도착할 시간이 될 거예요.”

       “빠르네요.”

         

       주딱 대답하기가 무섭게. 경비병이 베아트리스에게 다가왔다.

         

       “용사님이 왔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간이었다.

         

       아침 일찍 도착한 용사. 카이라 루즈는 응접실에 앉아 대기했다.

       그녀는 내심 불만을 품은 상태였다.

       여왕이 아무리 잘해준다지만, 호위를 위해 호출하다니.

       심지어 보안상의 이유로 누구를 호위한다는 건지. 얘기도 해주질 않았다.

       그러니 얘기를 나눠보고 마음에 안 들면 일찍 돌아가기 위해 서둘러 왕성으로 왔다.

         

       그녀에겐 갤러리 수호라는 숭고한 임무가 있었으니까.

         

       평소의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대기하고 있으니, 응접실의 문이 열렸다.

       그녀가 익히 아는 얼굴. 여왕. 베아트리스였다.

         

       “용사님 많이 기다리셨나요?”

       “…얼마 기다리지 않았어요. 괜찮아요.”

         

       겉치레에 불과한 인사를 나누고.

       그녀는 베아트리스와 함께 들어오는 사내를 바라보았다.

       분위기 상으로 보아하건대, 이 사람이 호위대상이리라.

       둘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와. 용사 주머니 웅장하네. 내가 알던 파딱 용사도 이 사람의 반만 닮았으면 좋겠는데.’

         

       ‘대충 선을 그은 듯한 되다만 얼굴… 어디 돈 많은 귀족을 호위해달라는 부탁이겠네요.’

         

       잠시 간의 아이컨텍이 끝나자, 베아트리스가 말을 이었다.

         

       “이 분은 갤러리의 주딱님이에요. 용사님. 당신이 이 분을 호위해주셨으면 해요.”

       “예. 갤러리의 주딱…. 네……?”

         

       카이라 루즈의 눈이 흔들렸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kimdoyunniming, 노붕이, 798544, vaZWlFw8zU, 비공개님 후원감사합니다아앗!!!!!!!!!!!!!

    어제는… 퇴근하고 기절해서 연재를 못했슴니다…죄송합니다… 눈 뜨니까 출근 시간이더라고요…
    주중엔 11~12시간 야간근무를 하다보니…!!!!!! 조금 피곤하군용….

    공모전 본선 못 들까봐 걱정했는데. 그건 다행히 기우였네요..!!!!!!!!!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화 보기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Becoming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 Board

I Became The Top Moderator Of The Otherworldly Gallery 이세계 갤러리 주딱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Artist: Native Language: Korean

I was minding the board 24/7 when I got dragged into another world.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