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40

       뚝.

       

        “아 뭐.. 뭐야? 이 시발 새끼.”

       

        기어코 채수현은 바닥에 스마트폰을 내던졌다.

        지금까진 어떻게든 참아왔지만 오늘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자신이 최대한 노력을 해서 백지훈의 마음을 돌리려고 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은 것에서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아니 내가 그렇게 낮춰서 말을 해줬으면 알아들어야 할 거 아니야? 만나주는 것도 못해? 어? 어째서?”

       

        아주 기분이 상했다는 듯한 표정.

       

        “아 됐어! 그래 백지훈. 너 잘먹고 잘 살아라. 아주 더럽고 치사해서 끝이야 끝! 이거 얼마 안남았는데 이거로 어케든 그 동안 등급 올리면돼. 46%나 남았다니까?”

       

        채수현은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했다.

       

        많이 깎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꽤 능력이 높은 상태라고 생각한 상황.

        그걸 바탕으로 빠르게 자신이 혼자 복구를 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

       

        이젠 더이상 백지훈에게 매달리지 않겠다는 생각.

       

        “흥. 뭐 이거 포인트 따내는게 얼마나 힘들다고? 별것도 아닌 거로 유세 떨고 말야.. 어휴.”

       

        그녀는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는 완전히 턱이 떨어져나갈 것처럼 입을 벌리며 경악을 하는 것이었다.

       

        이번엔 소리를 지를 생각 조차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 회수 진행율 100% ]

       

        그리고 그녀는 그대로 쓰러졌다.

       

        ***

       

        “수현아. 수현아. 너 정신이 드니?”

       

        vip실에서 깨어난 채수현.

        이진혁이 눈앞에 보였다.

       

        “어…어…”

       

        그녀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환자 분께서 너무 큰 충격을 받으신 것 같습니다.”

        “넘어지면서 뇌진탕 온 거 아니에요?”

        “그건 아닙니다. 넘어진 것과는 크게 상관이 없고, 조금 휴식을 취하면서 차도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꾸벅하고는 의사가 나갔다.

       

        “너 무슨 일이야? 갑자기 서있다가 그냥 쓰러졌어?”

       

        이진혁은 살짝 걱정되는, 그리고 동시에 수상하다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어… 으…”

       

        채수현은 너무 충격을 받았는지 도저히 말을 할 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하… 바빠 죽겠는데. 넌 또 왜 이러냐. 일단 너 좀 쉬어. 그래야 낫지. 나중에 다시 올게.”

       

        채수현은 떠나가는 이진혁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지… 진행율이. 왜 100%? 설마 설마… 백지훈이 다 올려버린 거야? 그치? 뭔가 빠르게 가속 한거지?’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그냥 지금까지 경고용으로 날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완전히 100%을 채워버린 것이었다.

       

        ‘자.. 잠시만. 그럼 내 상태창은?’

       

        부랴부랴 자신의 상태창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동공은 미친듯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없어…없어!??!?! 포…포인트가 없어??!?!?’

       

        거의 미쳐가는 듯한 표정이 되는 것이었다.

        심각하게 일그러진 채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

       

        ‘말도 안돼. 이 정도면 완전 빈털털이?’

       

        거의 처음 시작한 뉴비상태에 가까운 상태창이었다

       

        그녀는 지금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마치 자신이 쓰러져있는 동안 누군가가 자신의 상태창에 와서 훔쳐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완전히 텅 비어버린 상태창이었다.

       

        ‘왜? 왜? 이러는 건데? 어째서?’

       

        ‘분명 다 털려봤자 C급이어야 한다고. 내가 다 계산해봤다니까? 왜 갑자기 이렇게 바닥이 된 건데? 완전 텅 비어버렸잖아?’

       

        도저히 수긍을 할 수 없는 상황.

       

        ‘아….’

       

        이윽고 그녀는 깨닫게 되었다.

       

        [ 타인에 의해 획득된 포인트는 모두 소멸됩니다. ]

       

        즉 서큐버스 활동으로 얻어진 것들까지 몽땅 털려버린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이… 이런 법이 어딨어?’

        ‘미리 안내된 적 없잖아?!!!’

        ‘내… 내가 서큐버스 활동으로 얻은 포인트… 다 날아간거야?’

       

        그녀는 아주 억울한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는 상태.

       

        그리고는 너무 충격을 받았는지 다시 기절을 하고야 말았다.

       

        ***

       

        “저 교수님?”

        “넵”

        “뭐 금방 낫겠죠?”

       

        이진혁은 병실을 나와서 슬쩍 안을 들여다보고는 질문을 했다.

       

        “그쵸. 아무래도 S급 헌터잖습니까. 지금까지의 사례를 비추어볼 때 몇 시간이면 아마 회복이 되실 것 같은데요.”

        “그렇죠? 아무튼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볍게 목례를 했다.

       

        ‘흠.’

       

        그는 살짝 깊은 고민을 했다.

        채수현에 대해서는 살짝 의구심이 있었다.

       

        ‘저 도련님. 아무래도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S급을 빠르게 달성하고, 또 1위까지도 폭풍질주를 했으니 말입니다.’

        ‘뒷조사를 좀 해보시는게… 아무래도 가문에 들이려면…’

        ‘분명 열심히 조사를 해봤는데 나오는 게 없습니다. 아주 철저한 건지 클린한 건지.’

        ‘일단은 좀 지켜보시죠. 길드에 넣어두고.’

       

        그는 채수현이 꼭 필요했다.

        그리고 아주 마음에 들기도 했고.

        하지만 주변에서는 살짝 경계하는 듯한 느낌.

       

        ‘뭐. 아무 일도 없겠지. 그냥 단지 건강 이슈가 살짝 있던 거로.’

       

        그는 애써 별일이 아니라는 듯이 넘어가보기로 했다.

       

        ***

       

        “음. 얘는 뭐 별 말이 없네?”

       

        나는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분명 회수 100%를 찍은 것을 보면 당장 우리집이라도 찾아왔을 법 한데.

       

        ‘우리집을 모르는 것도 아니잖아? 설마 몰랐나?’

       

        워낙 나한테 관심이 없었던 건 맞으니까.

       

        ‘아니면 100% 된 걸 보고 너무 충격 받아서 기절이라도 했나?’

       

        분명 채수현 성격이라면 그럴 가능성이 높기는했다.

       

        ‘뭐든 상관은 없어. 이제 후련하군.’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여러 상념들을 한 번에 털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왜 이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

       

        ‘이수아 헌터가 좀 가깝게 다가와서 그런가?’

       

        일단은 내일 출근을 위해 자기로 했다.

       

        ***

       

        “으흥~~~”

       

        이수아는 살짝씩 엉덩이를 흔들면서 기분 좋은 모습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이수아 헌터님. 오늘 좀 기분이 좋으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이거 결재 좀…”

       

        어떤 헌터가 재빠르게 결재서류를 들이밀었다.

       

        “이수종 씨. 결재는 꼭 제 사무실에서 하기로 했던 것 같은데요? 그리고 아직 업무 시간 안됐어요.”

       

        싸늘한 표정이 되는 것이었다.

       

        “앗.. 넵…”

       

        땀을 뻘뻘 흘리며 다시 가져가는 직원.

        뒤통수를 긁적였다.

       

        ‘하 씨. 기분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아니네.’

       

        “으흥~~ 백지훈 씨가 먼저 왔으려나~”

       

        다시금 콧노래를 부르며 출근을 이어나갔다.

       

        벌컥.

       

        “이잉. 아직 안왔네. 괜찮아. 뭐 기다리면 오겠지~”

       

        ***

       

        탁탁탁…

       

        “휴.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네.”

       

        어제 너무 기분 좋게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잠에 빠져들어서 그랬던 것일까?

        살짝 늦을 뻔했다.

       

        “어이~ 백지훈씨.”

        “아 넵. 차과장님.”

        “아니 있잖아. 나한테만 몰래 말해줘. 둘이 사귀는 거야 뭐야? 어떻게 된거야? 왜 갑자기 사무실로 쏙 들어가버렸어?”

        “아니 그게…”

        “게다가 어제 둘이 같이 퇴근했다며?”

       

        능구렁이 같은 웃음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 다 알아. 여기 길드에 눈이 몇갠데… 1만개의 눈이 지켜보고 있다고.”

        “하하…”

       

        ‘쓰읍.’

       

        왠지 모를 압박감이 느껴졌다.

        마치 길드 전체는 나를 감시하는 것 같았고, 이수아는 자꾸 자기 쪽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으니까.

       

        “원래 이수아 씨 팀원을 잘 챙기나요?”

        “음. 그렇다고도 할 수 있고, 아니라고도 할 수 있지?”

       

        살짝 엉뚱한 소리였다.

       

        “던전에선 아주 끔찍이 아끼지. 누구 다치기라도 할까봐. 근데 사무실에선 아냐. 오히려 사무실에선 우리 목이 달아날 것 같다니까.”

        “그럼 이렇게 본인의 사무실을 같이 공유한 적도 없죠…?”

        “글치? 아~예 없지? 내가 지금까지 이 길드에서 몇 년을 있었는데? 단 한 번도 없었어. 아니 단 한 번도 없는 걸 넘어서 신입사원에게 신경을 쓴 적이 없었지. 이수아 헌터, S급이잖아. 얼마나 바쁜 지 알아? 하루에 처리해야할 서류가 50개가 넘는다니까?”

       

        그는 혀를 내두르며 대답했다.

       

        ‘하하… 그렇게 해야할 일이 많은데 어제는 왜…’

       

        분명 하루종일 나만을 바라보면서 멍때리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녀의 책상에는 분명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던 것이 기억났다.

       

        ‘쓰읍… 진짜 나한테 반했나?’

       

        좀 떨리는 말이긴 했다.

        하지만 확인을 할 수도 없었다.

       

        덜컥 가서 ‘이수아 씨 저한테 반했습니까?’ 이렇게 물어볼 수도 없으니까.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

       

        띵!

       

        엘레베이터가 도착했다.

       

        그리고는 나를 바라보며 킥킥대는 부서 사람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이수아 사무실로 직행했다.

       

        벌컥.

       

        “안녕하세요.”

        “어멋. 백지훈 헌터님 오셨네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나에게 커피를 내미는 것이었다.

       

        “이거 드세요. 이 커피 맛있는 거예요. 저 종종 팀원들에게 쏘기도 해요.”

       

        새빨간 거짓말 같은데…

       

        “부담갖지 마시고 드세요. 아침에 커피 마시면 일이 잘 되거든요. 오늘도 아주 할 일이 많아서. 호호”

       

        ‘도대체 어떤게 이수아의 진짜 모습이지.’

       

        어쩔 때는 한마리의 야수처럼 무섭게 으르렁 대다가도 어쩔 때는 아주 순한 양 같기도 하다.

        게다가 나를 굉장히 챙기는 듯한 모습.

       

        물론 첫 만남때도 그랬지만.

       

        ‘흠. 내가 그렇게 약해보이나?’

       

        아까 차과장님이 슬쩍 지나가는 말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흠~ 혹시 백지훈 씨가 E급이라서 그런가? 지금까지 우리 A팀에 E급이 들어온 적이 없기는 하거든. 역사상 최초야 최초. 그래서 좀 약해보여서 그런 거 아닐까?’

       

        일리는 있었다.

       

        블루길드의 A팀은 완전히 탑 집단이니까.

        여기에 E급이 들어오는 건 쉽지 않겠지.

       

        ‘그럼 나한테 반한게 아니라 그냥 가엽게 여기는 거일 수도.’

       

        여성의 모성본능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워낙 출중한 헌터들을 보다가 E급 헌터를 보면 귀여운 것일 수도 있다.

       

        ‘뭐든 간에 나는 내 할 일이나 해야지.’

       

        내 자리에 앉았다.

       

        덩달아 이수아도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나를 계속 빤히 바라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시발. 할 일 해야할 거 많다며?’

       

        뭐라 말하며 티내기엔 조금 난감하고 부끄러운 상황이었다.

       

    다음화 보기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I Was Betrayed But It’s Okay haha

배신당했지만 괜찮습니다ㅎㅎ
Status: Ongoing Author:
"I was the one who boosted your rank. Yet you stabbed me in the back? Fine. Goodbye. I'm taking it back. You're finished now. Thanks to you, I now have an abundance of skill points for a prosperous hunter life. But... after spending some of those points, the S-Ranks are starting to get obsessed with me...?"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