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Please report if you find any blank chapters. If you want the novel you're following to be updated, please let us know in the comments section.

EP.400

        

       *** ***

         

       독기에 범벅이 된 당가타.

         

       그런 당가타를 복원하기 위해 독기에 잠식된 토양을 되돌리는 독인들은 오늘도 열심히 당가타를 복원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독의 당처인이 서 있었다.

         

       스스스스!

         

       어지간한 독인이라고 할지라도 감당하지 못할 치명적인 독기 사이를 누비는 당처인. 그런 당처인의 손아귀에는 당가타의 토양을 잠식한 독기가 뭉쳐 있었다.

         

       “후우.”

         

       그런 독기를 호리병 속에 밀어 넣는 당처인은 멀찌감치서 방독면을 쓴 채 중화제를 뿌리고 있는 독인들을 향해 소리쳤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지.”

         

       “예. 어르신.”

         

       독인들이 모든 중화제를 털어 내며 작업을 마쳤다.

         

       당처인은 허리를 툭툭 두드리며 현재 당가의 사람들이 지내는 대피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어째 그런 대피소가 소란스러웠다.

         

       당처인이 경공 속도를 높였다.

         

       “무슨 소란들이냐?”

         

       “아, 어르신.”

         

       당도경이 당처인을 향해 포권을 해 보였다. 당처인은 당도경의 눈빛이 격랑이 이는 파도마냥 크게 울렁이는 것을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호 형에 대한 소식은 당연히 들으셨겠지요?”

         

       “물론이지.”

         

       정철의 앞에 서 자신이 정철의 대적이 될 것임을 선언했던 호천안.

         

       그 뒷모습을 본 당가의 사람이라면 당연히 호천안에게 관심을 둘 일이었다.

         

       뿐일까.

         

       호천안은 당가의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괴짜 당소열, 그리고 마차에 미친 당도연과 함께 여행을 다니고 있기도 하다.

         

       그러니 당가인들은 호천안에게 우호적인 시선을 보냈고 동시에 뇌검낭인의 활약에 기뻐했다.

         

       “모용세가에서 있었던 일이라면 익히 안다. 그래 뭐 또 새 소문이 들어왔느냐?”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당도경은 더이상 뜸들이지 않고 입을 열었다.

         

       “정철이 호 형에게 공개 비무를 신청했습니다. 패자는 사천낭인임을 상징하는 흑립을 꺾고 여태동안 쌓아왔던 모든 명성과 은원을 버린 채 야인으로 돌아가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웃기는 놈이로군.”

         

       당처인은 냉소를 지었다. 당가타에 참사를 저지른 것으로도 모자라 중독당했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며 잠적하더니 이제는 호천안과의 대결로 모든 은원을 청산하겠다?

         

       당가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소리였다.

         

       당처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기분만 따지면 정철을 갈아 마셔도 시원치 않을 일이지만…정철의 제안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사도련이 붕괴되고 정철이 잠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사천에는 수많은 사파 세력이 유입되었다. 사천성의 거대 정파들이 나서야 할 큰 세력들이 유입되지 않았을 뿐 사파 세력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천에 엄연히 사파 세력들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뇌검낭인이 사천성을 평정하며 유입되는 사파 세력들의 기세를 크게 꺾어냈지만 그렇다 한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사도련을 구성하던 운남 사파들이 어지러워지고 사파 세력들이 유입되던 큰 줄기인 사천성의 사파들을 쳐냈으니 무슨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사파 세력들이 크게 유입되지는 않을 테지만…

         

       정철의 내건 명분이 살아있는 한 사파들은 그 명분을 들먹이며 언제든지 사천으로 쳐들어 올 수 있다.

         

       지금이야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십 년 후, 이십 년 후에는 또 어떤 사파 세력이 사천에 쳐들어올지 모를 일.

         

       ‘정철, 그놈의 명분을 완전히 분쇄하지 않는 한 사천에 사파 세력은 끊임없이 유입되겠지.’

         

       정철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런 조건을 내밀었다.

         

       흑립을 벗고 모든 은원을 내려놓기로 했다는 것은 당연히 여태껏 정철이 주장했던 원한과 명분이 모두 무효화된다는 뜻이었으니까.

         

       그러나 당처인은 이내 머릿속에서 그런 계산을 말끔하게 지워냈다.

         

       정철 대 호천안의 비무.

         

       이는 성립할 수가 없는 기울어진 판이었으니까.

         

       화경에 오른 지 한참 된 정철과 초절정인 호천안의 대결이라니.

         

       화경의 고수가 초절정의 고수에게 비무를 청한다니 이 사실만으로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정철 그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개자식이 또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모양이구나.”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당처인은 의아한 눈으로 당도경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생각했다니…?

         

       당처인은 그제야 의문을 품었다. 어째서 당도경은 어째서 이렇게 격정적인 눈빛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정철의 비무 신청 소식을 누가 알려 주었는지 아십니까? 바로 도연이었습니다. 도연이가 보낸 전서구에는 호 형이 보낸 서신도 있더군요. 그 서신에는 분명히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당도경의 말에 당처인 역시 눈을 크게 떴다.

         

       “정철을 이길 자신이 있으니 그 비무를 수락하고 싶다고. 다만 혼자서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니 사천성의 문파들과 상의 끝에 그 비무를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입니다.”

         

       “….뭐라고?”

         

       당처인은 경악했다.

         

       화경인 정철을 상대로 자신감있게 승산을 점친다.

         

       이 말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화경을…! 개척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제야 당처인은 당도경의 떨림을 이해했다. 당가를 떠날 때만 해도 갓 검기를 깨우친 절정 무인이었던 호천안. 그런 호천안이 수 년도 지나지 않아서 초절정을 넘어 화경에 도달했다고?

         

       “믿을 수 없는 일이구나…”

         

       “예. 그러나 곧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도경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호 형이 사천 문파들의 회담 장소로 이 당문대피소를 지목했으니까요.”

         

       *** ***

         

       두두두두두두!!!

         

       비천마차는 빠르다.

         

       비천마차는 천하제일의 속도를 자랑하는 마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무리 고급 마차라고 한들 비천마차가 달리는 속도의 반의 반조차 내지 못할 테니까.

         

       비천마차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정말로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비천마차를 타면 왜 공포스러운가.

       마차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쓰러지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거친 도로를 마구잡이로 달려가며 흔들리는 차체는 당장이라도 마차가 쓰러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임을 수시로 암시해 주고 있으니 당연히 사람이라면 심각한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지.

         

       고속도로에서야 차가 백이든 이백이든 밟아도 안정감을 느끼겠지만 산악자전거로 야생의 산길을 내달린다면 그 누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까.

         

       두두두두두두두두!!

         

       터어엉!!

         

       그 산길에서 도약까지 한다면 당연히 기절초풍할 일이겠지.

         

       꼬리로 가장 믿음직한 인간, 당소열의 팔을 휘감은 서공의 몸이 부웅 떠올랐다. 당소열의 옆 자리에 있던 혁기린이 온몸으로 무중력체험을 하고있는 서공을 낚아채 꼬옥 껴안았다.

         

       쿠웅!! 끼익! 카가각!!

         

       그리고 묵직한 착지.

         

       일행들에게는 익숙한 착지.

         

       뭐…익숙하다고는 해도 모두들 창백한 안색으로 말도 한 마디 안하고 안전손잡이를 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익숙해 진 것은 사실이었다.

         

       뛰어오른 순간 모두 손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힘을 준 것도 다 익숙해 졌다는 증거였다.

         

       찌익! 찍! 찌익!!

         

       …처음에는 지금의 서공과 같이 비명을 지르며 혼란에 빠지곤 했으니까.

         

       울음소리를 들었는지 당도연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하하하하!! 서공도 마차에 적응해야지요!”

         

       찍찍찍찍!!

         

       “하하하하하!!”

         

       찌-이-익!!

         

       …그렇게 우리는 사천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 ***

         

       어째 당가대피소에 들어가기 전부터 소란스럽긴 했다.

         

       -비천마차다!

         

       -비천마차랑 뇌검낭인이 나타났다!

         

       그렇게 비천마차가 지객당 앞에 멈추었을 때는 이미 수많은 당씨들이 몰려와 비천마차를 구경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나를 주목하고 있는 당씨들.

         

       그런 당씨들에게 포권이라도 해 보여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인파를 헤치고 나온 이가 있었으니 바로 당도경이었다.

         

       “호 형!”

         

       “당 형.”

         

       “참으로 오래간만이오! 천하를 진동시키는 호 형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기뻤다오!”

         

       “별 말씀을 다 하시는군.”

         

       내 어깨를 두드리며 활짝 웃는 당도경은 기세가 제법 바뀌어 있었다. 누가 봐도 강권을 주력으로 다루는 권사임을 알 수 있었던 힘찬 몸짓은 이제 속으로 갈무리되었고 손끝에는 모호한 움직임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아 암기술 역시 상당히 발전한 듯 싶었다.

         

       내가 당도경을 살폈듯이 당도경 역시 나를 살폈던 것일까.

         

       당도경의 눈에 감탄이 서렸다.

         

       “본인 역시 온 힘을 다 해 무공을 갈고닦았다고 여겼거늘 호 형의 성취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였구려.”

         

       “과찬이시오.”

         

       가벼운 안부인사가 지나간 뒤 당도경은 얼굴을 굳히며 물었다.

         

       “호 형. 한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소.”

         

       “무엇이오?”

         

       “서신은 받았지만 정철과의 비무. 정말로 승산이 있겠소?”

         

       나를 보고 연신 수군거리던 주변의 당씨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그렇군.

         

       나는 눈 앞에 당도경을 바라본 뒤 주변의 당씨들을 한번 바라보았다. 당씨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호천안은 검기조차 피우지 못해 당소열에게 검기 특훈을 받던 절정무인이다.

         

       나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한들 그래봐야 초절정의 무인.

         

       그런데 그런 사천낭인이 화경 고수인 정철과 일대일을 한다?

         

       쉬이 믿기 힘든 일이었다.

         

       아니 믿을 수 없는 일이라는 표현이 정확하겠지.

         

       당가인들에게 있어 정철과 나의 비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정철에게 가장 원한이 사무칠 자는 누구일까.

         

       바로 내 눈앞에 있는 당씨들이다.

         

       당가타라는 터전을 잃었으며 비겁한 방법으로 독을 사용해 정철을 중독시켰다는 누명을 뒤집어 쓴 자들.

         

       그 원한의 향방이 걸린 정철과 나의 비무는 당씨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나를 친구로 여기는 당도경조차 얼굴을 보자마자 이런 직설적인 질문을 던질 정도로 말이다.

         

       정철과 내가 무림에서 쌓은 모든 은원을 걸고 대결한다는 것은 정철에게 깊은 원한을 품은 당씨들에게도 이해를 구해야 할 일.

         

       정철을 향한 원한을 나에게 맡겨야 할 당씨들이 나를 시험해 보거나 내 실력을 알고 싶어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대답 대신 바닥으로 손을 뻗었다.

         

       츠즈즈즈즈!!!

         

       뇌륜이 회전하기 시작하고 사방의 기운을 장악했다. 자연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펼쳐지는 이기(以氣)의 공능.

         

       천천히.

         

       바닥에 있던 돌멩이 하나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세상에!”

         

       “허공섭물이라니!”

         

       “정말로 그 짧은 시간에 또 경지를 올렸단 말인가!”

         

       “기사! 기사로다!”

         

       나는 그 돌멩이를 당도경의 앞으로 보냈다. 당도경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돌멩이를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탁.

         

       정확히 당도경의 손에 쥐어지는 돌멩이.

         

       나는 떨리는 눈으로 돌멩이를 응시하는 당도경을 보며 물었다.

         

       “그래, 답이 되었소?”

         

       그 말에 당도경은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하! 차고 넘치는군!”

         

       당도경이 내 어깨를 얼싸안으며 말했다.

         

       “당가 대피소에 온 것을 환영하오! 호 형!”

         

       당도경이 흔드는 대로 몸을 흔들리며 생각했다.

         

       기나긴 정철과의 악연.

         

       그 악연에 종지부를 찍기까지 정말로 한 발자국 남았다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어제 엉덩이에 종기가 나는 바람에 의자에 앉기만 해도 극심한 고통이 올라왔던 바…

    그래도 한숨 자고 나니 가라앉아서 지금이나마 올려봅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I Became an Outcast the Martial Arts Masters are Obsessed With

무협게임 속 고수들이 집착하는 낭인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became Ho Cheon-an, a second-rate warrior in the martial arts game [Murim Cheonha].

To survive, I had no choice but to give enlightenment.

Martial arts masters began to obsess over me.

In Murim Cheonha, where fame means difficulty, getting attention meant death.

Please, just go away.

Please, let me live.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