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EP.400

   시즐리가 나가고, 크라슈는 오랜만에 펜을 놓으며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때마침 해상 왕국 포세우스에서 카란디스가 찾아온다고 하였다.

     

   크라슈는 그녀와 함께 해왕, 다이노 바르돈을 만나러 갈 생각이었다.

     

   ‘대해를 닫은 이후 처음인가.’

     

   당시, 크라슈는 금역 대해를 닫기 위해 이카루스와 포세우스를 방문했었다.

   다이노는 그때 크라슈가 대해를 나갈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주었다.

     

   천하십강 중 자신의 미래를 팔아 물의 신에게 신기를 얻어 반신에 가까운 힘을 다루는 다이노다.

   대해에서만큼은 그는 정말 최강에 가까운 힘을 보여주었었다.

     

   그 뒤로 크라슈는 다이노와 마주한 적이 없다.

   그의 성격을 잘 아는 만큼 다시 마주할 걸 생각하니 조금 정신이 아득해지기도 했다.

     

   어쨌든 예전과 같이 이번에도 카란디스가 크라슈의 안내를 맡기로 하였다.

     

   얼마 전에 다이노의 제자로 들어간 카란디스다.

   그녀와 함께라면 포세우스 쪽에서도 크라슈의 방문을 너무 열심히 준비하지 않을 것이다.

     

   ‘이름 값이 너무 많이 올라갔어. 어디를 가든 그쪽 진영이 바짝 긴장해 버리니.’

     

   천상사강이라는 자리라는 게 예전에는 너무나 드높아 보였지만.

   정작, 크라슈 본인이 오르고 나니 참으로 불편한 자리였다.

     

   똑똑-

     

   “크라슈 님, 손님이 오셨사옵니다.”

     

   그러는 순간 밖으로 나갈 복장으로 갈아입었던 크라슈는 직속 하녀인 알리샤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카란디스인가.

   생각보다 더 빨리 온 모양이다.

     

   “들어오라고 해.”

     

   종종 얼굴을 비치긴 하지만.

   이번에는 꽤 오랜만이기에 크라슈가 반겨주고자 입을 뗀 순간이었다.

     

   끼익-

     

   열린 문과 함께 크라슈의 눈에 비친 것은 환한 금발이었다.

   나부끼는 금발 머리카락 사이, 황금색의 눈동자가 엿보인 순간 크라슈의 눈동자가 서서히 커지기 시작했다.

     

   “아서?”

     

   크라슈가 그 이름을 부르자 그녀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오랜만이야.”

     

   그곳에 있는 것은 아서 그라말테.

   크라슈와 회귀부터 시작해 참으로 긴 인연이 뒤섞인 이였다.

     

   5년 전.

   크라슈가 아벨라를 격퇴하고, 초월석을 통해 아서를 되살리고 난 뒤.

   아서는 탈진한 크라슈를 무사히 돌려보낸 다음 그대로 종적을 감추었다.

     

   그 뒤로는 소식이 없었던 만큼 크라슈도 구태여 아서를 찾지 않았지만 얼마 전 그녀에게 편지를 받았었다.

     

   네 누이가 네게 쓰려던 것.

     

   그렇게 편지에 적어 놓은 글귀가 떠오른 크라슈는 놀랐던 표정을 천천히 풀었다.

     

   “갑자기 사라지더니, 이번에는 갑자기 나타나기는.”

     

   지난날, 회귀 전 아서를 증오하고 미워했던 크라슈다.

   그러나 오늘에 이르러 그와 관련된 모든 감정을 해소한 크라슈는 이제는 그를 반가운 친구를 맞이하듯 대할 수 있었다.

     

   “흐, 왜 보고 싶기라도 했어?”

     

   그래서일까.

   오랜만에 마주한 아서의 얼굴은 예전과 다르게 무척이나 편안해 보였다.

     

   늘 굳은 채 풀릴 줄을 모르던 그녀의 얼굴은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히 밝아졌다.

     

   아서는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무수히 많은 회귀를 반복했다.

   그 속에서 마모 되어 갔던 그녀지만 이제는 그녀 또한 드디어 회귀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

     

   크라슈가 멸망을 막고, 후련함을 느꼈듯이.

   아서 또한 똑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이다.

     

   “여러모로 신경 쓰이긴 했지.”

   “그건 상당히 기쁘네.”

     

   아서는 풀어진 얼굴로 짧게 웃었다.

   그녀의 이런 웃음을 처음 본 크라슈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아서에게서 저런 편안한 웃음을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으니까.

     

   “그동안 뭐 했냐.”

     

   크라슈는 입었던 재킷을 벗어두며 집무실 소파에 앉았다.

   그러면서 아서에게도 소파에 앉을 것을 권유하자 그녀가 앞쪽으로 걸어가 앉았다.

     

   “이것저것, 멸망하지 않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거든.”

     

   아서는 기간 동안 세계를 돌아다닌 것 같았다.

   확실히 그녀로서는 매일같이 멸망하던 세계를 보다가 이번 세계를 보면 감회가 새로울법 했다.

     

   “그건 나도 조금 궁금하긴 하네.”

     

   크라슈도 흥미를 보였다.

   왜냐하면 크라슈는 이카루스의 일로 전혀 돌아다니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들은 대개척 시대라고 하는데.

   정작 크라슈는 대개척 시대 이전보다 더 돌아다니지 못한 기분이었다.

     

   “그래, 그럼 나랑 같이 갈래?”

     

   그러자 아서가 살포시 웃음 지으며 이야기했다.

   그녀는 자신의 금발 옆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꼬아냈다.

     

   “나 꽤 괜찮은 곳 많이 알아놨어. 크라슈도 좋아할 거야.”

     

   그녀는 크라슈의 취향은 잘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나중에 시간 나면 그것도 괜찮겠지.”

     

   아서와는 긴 인연이었다.

   그녀와 대화하고 싶었던 것이 꽤 많았던 만큼.

   여행을 다니며 대화를 나누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선뜻 대답해 주는 게 기쁘긴 한데. 그렇게 대답해 주니 조금 아쉽기도 하네.”

     

   그러자 아서는 왜인지 크라슈의 대답이 마냥 달갑지는 않은 듯이 반응했다.

     

   예전이었다면 크라슈도 이런 부분을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르나.

   지난 5년간 크라슈의 눈치는 보다 성숙해졌다.

     

   특히, 여성 관련으로 눈치가 워낙 는 덕분에 아서의 뜻이 무엇인지 알았다.

     

   “나는 이제 네 연인이 아니니까.”

     

   아서의 회차에서 크라슈는 그녀의 연인이었다.

   크라슈도 이를 아서에게 들었기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회차에서 크라슈와 아서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

   크라슈에게 있어, 아서는 친구다.

     

   이를 아서도 잘 자각하고 있는지 어딘가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이는 회귀자인 아서를 얕본 행동이었다.

     

   “그래도 난 여전히 크라슈 널 사랑해.”

     

   일말의 망설임 없이 고백받아 버리는 아서를 보고 크라슈가 멈칫하였다.

     

   그러자 아서가 키득거렸다.

     

   “내가 크라슈와 사귄 기간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와서 이런 말도 못 할 거 같아?”

     

   확실히 그 말대로다.

   크라슈는 자신이 아서를 얕본 것에 대해 속죄했다.

     

   “물론 이 말을 입에 올리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괜히 플래그를 세우는 듯한 말 하지 마라.”

   “걱정 마. 어디까지나 내 감정의 정리인 셈이야.”

     

   아서는 자신의 가슴팍을 살며시 눌렀다.

   크라슈와 아서는 지독할 정도로 뒤섞여 버린 인연이다.

     

   그리고 그 인연은 지금 와서 풀 수 없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었다.

     

   아서와 크라슈는 연인이 될 수 없다.

   이미 둘 다 너무 많은 일을 겪었고, 멀리 왔으니까.

     

   아서도 이를 무척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5년 동안 정리하고 온 거야. 만약, 그러지 않았으면 내가 격한 감정을 참지 못하고, 약해진 크라슈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나원, 아무렇지 않게 섬찟한 말을 해준다.

   그래도 이는 아서가 저런 말을 선뜻할 수 있을 만큼 정말로 감정을 정리했음을 뜻하기도 했다.

     

   “크라슈, 나를 구해줘서 고마워. 오랜 옛날에도, 당시에도, 그때도. 전부. 크라슈, 넌 내 구원자야.”

     

   아서는 하지 못했던 감사 인사를 이제야 올렸다.

   그 감사 인사를 가만히 듣던 크라슈는 곧 고개를 끄덕였다.

     

   “별거 아니었어.”

     

   지극히 크라슈다운 대답이었다.

     

   그 말을 들은 아서는 짧은 웃음을 짓고는 주머니를 뒤져 무언가를 꺼냈다.

     

   “그래서 본론이야.”

     

   아서가 꺼내든 것은 자그마한 푸른빛의 구슬이었다.

     

   그것을 본 크라슈가 의문을 보인 순간.

   아서가 이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예전 회차에서 샬롯이 크라슈 네 선택 여하에 따라 찾아내어 주던 물건이야.”

   [ 터무니없는 걸 가져왔군. ]

     

   그 순간 오랜만에 크림슨가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파닥-

     

   바깥에서 들려온 날갯짓 소리에 크라슈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거기에는 자주 보던 까마귀가 있었다.

     

   크림슨가든이 종으로 사용하던 까마귀는 능숙하게 안으로 날아 들어오더니 이내 아서가 앉은 탁자 위에 착지했다.

     

   “안녕, 크림슨가든.”

   “흥, 회귀자 녀석이랑 인사 같은 건 안 나눈다.”

     

   아서가 인사를 건네자, 크림슨가든이 콧방귀를 내쉬었다.

     

   과거, 크림슨가든은 그녀의 친우가 자신의 세계를 구하겠다며 회귀를 택하고 덩그러니 죽은 시체가 된 것을 보았다.

   그 일 이후로 크림슨가든은 회귀자라면 전부 달가워하지 않았다.

     

   “정작 이제는 회귀자도 아닌걸.”

     

   회귀는 스킬이었다.

   이번 회차에서 아서는 신과 계약한 게 없는 만큼 그녀에게는 회귀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텅 빈손을 들어 보이자, 크림슨가든은 여전히 콧방귀를 내쉴 뿐이었다.

     

   “그래서 그 구슬이 뭔데.”

     

   창문을 닫고 돌아온 크라슈가 질문해 왔다.

   그러자 크림슨가든이 푸른 구슬의 앞으로 다가와 부리로 툭툭 쳤다.

     

   “여의주다.”

   “여의주?”

   “사실상 용왕족의 몸에서 나오는 사리라고 보면 된다.”

     

   크라슈가 황당한 얼굴을 드러냈다.

   대체 용왕족이라는 것들은 뭐 하는 녀석들일까.

     

   크라슈도 백룡왕을 흡수하며 용왕족의 육체가 됐다고는 하나.

   지금은 그 잔적이 남아 있을 뿐, 지닌 힘은 전부 소멸해 버린 상태다.

     

   그래서인지 또다시 용왕족의 이름이 언급되니 어이없을 따름이었다.

     

   “애초에 네놈도 비슷한 걸 흡수하지 않았더냐?”

   “설마 백룡왕의 알을 말하는 거야?”

   “그래, 원리는 달라도 힘을 지닌 이상 유사한 형태니까.”

     

   백룡왕의 알도 여의주라고 불릴 줄이야.

   이건 몰랐다.

     

   그사이, 아서는 크림슨가든이 찌르던 여의주를 들어 크라슈에게 건넸다.

     

   “이런 걸 어디서 찾은 거야.”

     

   여의주를 받은 크라슈가 묻자, 아서가 어렵지 않다는 듯이 말하였다.

     

   “5년 전, 사룡을 기억하지.”

     

   아벨라가 데리고 등장했던 사룡.

   악룡, 바라카.

     

   만약 크림슨가든과 에벨아스크가 없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두려울 정도로 터무니없는 괴물이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에벨아스크의 필살기가 되어버렸지만.

   악룡은 생전에 단독으로 몇 개의 나라를 무너뜨렸을 만큼 터무니없는 괴물이었다.

     

   “설마.”

   “응, 악룡의 여의주야. 생전에 죽기 직전 만들어진 뒤로 쭉 뒷시장 여기저기를 오가며 팔리고 있었어.”

     

   그걸 구해오고자 5년을 보냈던 건가.

     

   “과거 다른 회차에서 샬롯은 이런 여의주를 찾아 크라슈 네게 주려고 하였어.”

   “누님이?”

   “응, 여의주는 용왕족의 힘을 응축시킨 형태야. 여기에는 그릇 자체를 바꾸는 힘이 담겨 있어. 타고난 재능을 바꿀 수 있는 힘이지.”

     

   크라슈가 백룡왕을 흡수하고, 어떻게 됐는지를 떠올려 보면 확실히 그럴 만도 했다.

     

   “물론 대부분은 여의주가 있어도 장식품일 뿐이야. 이 안에 담긴 힘을 끌어낼 방법이 없거든. 하지만.”

     

   크라슈에게는 무엇이든 훔칠 수 있는 블랙 후드가 있다.

   여의주 내부에 깃든 힘을 얼마든지 뽑아낼 수 있었다.

     

   “크라슈, 5년 전 그때 성검을 개안하고 그릇이 완전히 녹아내려 버렸었지.”

     

   크라슈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아서의 말대로 당시 모든 힘을 전부 불태워 버린 크라슈는 그 대가로 자기 영혼의 그릇마저 녹아버리고 말았다.

     

   물론 불사를 지닌 덕분에 그 형태는 어떻게든 유지하긴 했으나.

   한 번 녹아내려 버려진 그릇은 더 이상 제힘을 내지 못하였다.

     

   그러니 크라슈도 지금까지 힘을 되찾고자 노력하지 않고, 내버려 둔 것이었다.

   녹아 버린 그릇에 아무리 담아 봤자 힘이 결국 새어나갈 뿐이란 걸 깨달았으니까.

     

   “악룡의 여의주에 담긴 힘이라면 크라슈 네 그릇을 충분히 되돌릴 수 있을 거야.”

     

   크라슈가 여의주를 내려다보았다.

   예전가 같이 터무니없는 강함은 분명 되찾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남들과 같이 온전한 형태의 힘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단, 악룡이다 보니 담긴 힘은 사실상 저주에 가까울 거야. 다뤄내는 건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해.”

     

   크라슈가 여의주를 꽉 쥐었다.

     

   이 세상은 여전히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위험에 처해있다.

   최근 신계와 관련된 이야기만 봐도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더미같이 있는 마당이다.

     

   “누굴 물로 보는 거야.”

     

   그러니 크라슈는 다시금 그 힘을 손에 쥐기로 결심했다.

     

   “저주는 내 전문이야.”

     

   크라슈가 씩하니 웃자, 아서도 크라슈를 따라 웃음 지었다.

     

   “차라리 잘됐군.”

     

   그러는 순간 이번에는 크림슨가든이 크라슈의 어깨 위에 냉큼 올라왔다.

     

   “앞에서 전했듯 성위 마법의 성과가 나왔다. 안 그래도 성위 마법을 이용해 네 녀석의 그릇을 복구시킬 생각이었는데. 두 가지를 동시에 병행한다면 훨씬 수월하겠지.”

   “그런 걸 준비하고 있었다고?”

     

   크림슨가든 쪽은 금시초문이었기에 놀란 반응을 보이자, 그녀는 새삼스럽다는 듯이 날갯짓했다.

     

   “마황 녀석이 애초에 신인류라며 마법 종족 창조를 연구하고 있었지 않았느냐. 그 연구가 때마침 성위 마법과 맞물려 완성에 다다랐다.”

   “마법의 시험 대상이 되라는 거구만.”

   “영광으로 알거라.”

     

   영광일지 아닐지는 결과물을 봐야 알겠지.

   하지만 크라슈는 크림슨가든이 자신을 생각해 주어 한 행동임을 알기에 웃어 보였다.

     

   “아주 다들 날 쉬게 둘 생각이 없네.”

     

   그 투덜거림에는 은근한 기쁨이 담겨 있었다.

   크라슈도 탁상 머리에 앉아 있는 것보다는 직접 움직이는 게 더 체질에 맞았기 때문이다.

     

   “둘 다 고마워.”

     

   그러니 크라슈는 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포세우스를 가기 전, 제블람부터 들러라. 여의주를 함께 사용한다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다.”

   “알았어. 카란디스에게도 말해둬야겠네.”

     

   갑자기 할 일이 확 늘었다.

   그래도 확실히 의욕은 샘솟는다.

     

   “나는 이만 가볼게.”

     

   그러는 사이, 아서가 그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금 더 있다 가도 상관없는데.”

   “아니야. 그랬다가는 눌러앉아 버릴 것 같거든.”

     

   떠날 때 떠나야 한다며 아서는 말하였다.

     

   “다음에도 5년 뒤에 나타날 건 아니지?”

   “흐, 이번에는 안 그럴 거야. 나도 크라슈, 네 얼굴을 보고 싶으니까. 여의주의 결과도 알고 싶고.”

     

   머지않은 시간 안에 방문하겠다고 아서는 말하였다.

     

   “크라슈, 신계를 조사하고 있지.”

   “어, 묵시록의 4기사가 신계 쪽에 보였으니까.”

   “묵시록의 4기사는 나도 잘 모르니까. 딱히 조언해 줄 수 있는 게 없네.”

     

   회귀를 반복한 아서도 묵시록의 4기사와 전투를 해봤지.

   그들의 존재가 어째서 신계 너머에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더불어 세계는 아직까지 어째서 크라슈의 세계에 여러 세계가 흘러 들어오며 침식이 발생하는지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크라슈는 신계에 있는 묵시록의 4기사를 보고, 어렴풋이 세계 침식 또한 신계와 연관이 없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은 전부 신계로 이어지고 있다.’

     

   어쩌면 블랙 후드를 준 신이 왜 신들의 힘을 훔치고 다녔는지 또한 알 수 있을지 몰랐다.

     

   “조심해 둬. 신들은 인간과는 생각하는 개념 자체가 다르니까.”

   “주의할게.”

   “그럼 이제 가야겠다. 슬슬 눈치도 보이고 말이야.”

     

   눈치라는 말에 크라슈가 의문을 품은 순간.

   아서는 크라슈의 집무실 문을 끼익하니 열었다.

     

   “꺅!”

   “아!”

     

   그러자 그 앞에 있던 이들이 안쪽으로 넘어지듯 밀려 들어왔다.

     

   문에 가장 기대고 있던 아스트리아가 풀썩 넘어지고.

   그 뒤에 하링과 함께 비앙카가 모습을 드러냈다.

     

   힘을 잃은 크라슈는 기척을 느끼지 못했지만.

   아서는 줄곧 세 사람의 기척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크라슈가 세 사람을 응시하자 아스트리아가 치마를 털며 일어났다.

     

   “왜, 왜, 뭐어, 당신이 다른 여자 데려왔으니까. 좀 그래서 지켜본 건데, 왜!”

     

   그리고 아스트리아는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버렸다.

   보아하니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해 내는 성이 분명했다.

     

   아서는 크라슈와 깊은 연으로 이어져 있다.

   모든 일이 마친 후, 지난날 크라슈도 아내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거기에는 아서의 일도 분명히 있었던 만큼.

   세 사람 다 아서가 나타나자, 신경이 쓰여 와본 것이었다.

     

   “참, 사랑받고 있구나.”

     

   아서는 세 사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크라슈가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을 본 것만으로 그녀는 충족감을 느꼈다.

     

   자신은 이제 그를 사랑할 수 없으니 말이다.

     

   “아서 님.”

     

   그러자 비앙카가 아서를 불렀다.

   학창 시절보다 짧게 다듬은 비앙카에게서는 예전과 다른 성숙한 매력이 흐르고 있었다.

     

   백귀 시절을 연상케 할 만큼 무척이나 성숙해진 비앙카는 아서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

     

   “다음에 또 방문해 주세요. 그때는 정식으로 맞이할게요.”

     

   비앙카가 크라슈의 부인으로서 손님으로 온 그녀에게 예를 갖췄다.

   이를 본 아서는 환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따라 숙였다.

     

   “앞으로 크라슈를 잘 부탁해요.”

     

   떠나간 연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고하듯.

   아서는 그렇게 또다시 새로운 여정을 향해 떠나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작가는 수요일부터 이번주 일본 여행을 갔다 옵니다~
연재 예약을 걸어 놓을 예정이니 독자님들이 소설 보시는데 문제는 없을 겁니다!
다음화 보기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I Became A Thief Who Steals Overpowered Skills

Became a Munchkin skill thief meonchikin seukil dodug-i doeeossda 먼치킨 스킬 도둑이 되었다
Score 4.0
Status: Ongoing Type: Author: Native Language: Korean

I used to think that my stealing skill only worked on what was worthless to a person.

But just before I died, I realized that I could also steal the skills.

So I stole the regression.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