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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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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5화. 사막과 모래, 그리고…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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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하다는 것은 곧 불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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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채울 것도, 나아갈 것도, 덜어낼 것과 과함, 모자람이 존재하지 않는 완벽(完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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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에 완벽은 정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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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설적이지 않은가?

        완벽하기에 모든 가능성이 닫혀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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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기에 세상에 단 하나의 흠도 없이 완벽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

        단 하나,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르는 신이라는 존재를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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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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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에 존재하는 신, 내가 스스로 나의 죽음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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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정신? 모든 욕심과 오욕에서 해탈한 존재?

        그런 존재는 오늘부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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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부터 나는, 일개 자본주의의 노예이자 황금 만능주의의 열렬한 나팔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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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인… 해버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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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했다.

        사인을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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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장 다음 주부터 나의 소속은 공식적으로 이전될 것이며, 박덕춘 부장은 합법적이고 적법한 나의 상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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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회는… 없다.

        조금은 있을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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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따져봐도 미래를 생각하면 이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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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으로서의 내 미래뿐만 아니라, 이세계의 신으로서의 미래를 생각하자면 이것이 옳은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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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빛을 쓰면 많은 일들이 쉽게 가능해져.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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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역량을 넘어서는 일을 시도하면, 진짜 더럽게 아프다.

        근육이 찢어지고 창자가 갈라지는 통증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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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를 들자면, 탄탈로스처럼 별개의 차원을 만들려고 했을 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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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과거의 나를 전부 흡수하지 못한 탓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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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 토하고 하루종일 끙끙 누워있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유사시에 사용할 수 있는 비상금을 충분히 마련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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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서… 나는 박덕춘 부장의 검은 마수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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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 돈에 매달리는 현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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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자본주의의 현실?

        신조차 어찌하지 못하는 자본의 무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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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웅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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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머니 속 핸드폰의 진동에 슥 눈치를 보고 사무실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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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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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덕춘 부장이 파티션 너머로 눈이 마주쳤지만, 의외로 대충 손짓하며 보내줬다.

        이제 자기 밑에 있는 부하니까 이 정도는 봐준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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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야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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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나를 풀어준다고?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릴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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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근슬쩍 월루할 각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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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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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덕춘 부장은 조용히 사무실을 나가는 박 주임을 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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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장 짬이 몇 년이고, 프로젝트를 리드한 팀장 짬이 몇 년인가?

        인간 박덕춘, 그리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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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대충 관상만 훑어만 봐도 어떤 인간인지 감이 오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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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마음껏 즐겨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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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렇게 많은 연봉을 제시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기업은 절대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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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츄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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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덕춘 부장이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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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돈을 준다는 건… 그 이상의 가치를 뽑아낼 자신이 있다는 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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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덕춘 부장은 자신이 있었다.

        본전을 뽑아 먹는 수준이 아니라, 그 이상의 단물까지 짜낼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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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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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앙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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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높게 몸을 세웠던 거대 샌드 웜이 바닥을 향해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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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형으로 퍼져가는 충격파와 모래 알갱이, 에샤가 루나의 몸을 옆으로 밀쳤다. 에샤의 위로 샌드 웜의 아가리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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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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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 샌드 웜의 아가리에 휘말린 에샤의 형체가 삽시간에 사라졌다. 루나가 다급히 손을 뻗었지만 에샤에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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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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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주변의 일대가 모조리 녀석의 구역이었던 걸까.

        에샤를 한입에 집어삼킨 거대 샌드 웜은 루나를 향해 강한 적대심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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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으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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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 루나! 진정해라…! 우리가 뒤를 봐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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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 속에서 일어난 로드가 루나의 곁에 섰다. 로드의 손에 뭉친 그림자가 날카로운 손톱처럼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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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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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가 혀를 찼다. 햇빛이 너무 강했다. 그림자가 평소보다 제대로 뭉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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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에에엑……! 히, 힘 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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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일어나아아아……! 하, 할, 수 이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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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자에서 비척비척 몸을 일으키는 다른 일족들의 상황 또한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

        강렬한 태양에 시들시들 말라가는 해파리 같은 몰골이었지만, 어떻게든 똑바로 서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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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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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 웜이 거대한 몸통을 이리저리 비틀며 거칠게 전진해왔다. 거대한 육체에서 오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공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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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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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을 박차고 달려든 루나가 샌드 웜의 몸을 교묘하게 피하며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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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닝 스타가 샌드 웜의 몸통을 후갈겼다. 퍽! 얕게 스치는 감각, 루나가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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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긴 것에서부터 예상은 했지만 껍질이 굉장히 두껍고 딱딱한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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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러나라 루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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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 껍질 말고, 눈을 노려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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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를 노리고 뛰어드는 것은 로드의 날카로운 손톱. 카가각! 아슬아슬하게 녀석의 눈 주변을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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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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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녀석의 성질만 더욱 긁은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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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들도 좀 앞으로 나서라! 막내만 나서게 할 셈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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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아, 으아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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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야아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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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 맥 빠지는 기합이었지만, 사막의 태양 아래에서 밤의 일족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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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가칵! 까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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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 아래 그림자가 비틀비틀 날아간다. 샌드 웜의 껍질에 약간의 상처만 남기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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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노려라…! 녀석의 머리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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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의 일족과 루나, 로드는 사막의 태양 아래에서 땀을 뚝뚝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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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전의 컨디션이 아니다. 고전이 이어졌다. 계속해서 그림자가 흔들리고 흩어지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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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더 빨리… 더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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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나가 초조하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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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에서 샌드 웜의 아가리로 빨려 들어가는 에샤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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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이성은 이미 에샤가 죽었다고 말했지만, 어째서인지 루나는 에샤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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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구구구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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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에에엑…! 녀, 녀, 녀녀석이 도, 도망친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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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연 거대 샌드 웜이 굉음과 괴로운 듯 몸을 뒤틀며 함께 땅을 파고들었다. 녀석의 움직임을 따라 일대의 땅이 거세게 들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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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 아니야.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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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을 살피는 루나의 눈이 매서워졌다. 

        어디지?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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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그그그그, 한참이나 신음하던 대지에 쩌억 한 줄기의 커다란 상처가 그어졌고ㅡ.

        그 틈으로 거대 샌드 웜이 아가리를 벌리며 지상을 향해 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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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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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서인지 루나와 일족이 있는 곳에서는 한참이나 떨어진 방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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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쩌억, 하늘을 향해 아가리를 크게 벌리고 있는 샌드 웜의 대가리 주변은 온통 녹색 진액투성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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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니처럼 촘촘하게 박혀있는 이빨과, 그사이에 우뚝 서서 샌드 웜을 밟고 있는 인영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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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어ㅡ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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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몸에서 녹색 진액과 붉은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에샤가, 막 뽑아낸 샌드 웜의 이빨을 양손에 들고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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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화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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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 웜의 송곳니가 샌드 웜의 눈알을 터뜨리고 찢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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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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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 웜이 천지를 울리는 고함을 터뜨렸다. 어지럽도록 몸을 흔들며 에샤를 떨어트리기 위해 처절하게 발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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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아아아아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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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웅, 에샤의 몸이 샌드 웜의 위로 날아올랐다. 악에 받친 샌드 웜이 공중에 뜬 에샤를 향해 아가리를 쩌억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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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간 에샤의 몸이 공중에서 기묘하게 움직였다.

        덮쳐오는 샌드 웜의 송곳니를 피하고, 오히려 붙잡더니, 허리가 접힐 정도로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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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아오른 반동으로 아가리 안에 몸을 던지며, 모든 힘을 고스란히 한 손에 싣더니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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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끄저적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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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 웜의 입천장을 향해 손을 강하게 쑤셔 박았다. 에샤의 팔꿈치까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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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살검이 무르디무른 살점을 꿰뚫고 한참이나 쑤셔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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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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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살검 끝에 와닿는 물컹한 감촉. 녀석의 뇌를 꿰뚫었음을 에샤는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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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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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나 다를까. 샌드 웜이 외마디 비명을 흘리더니, 거대한 몸체가 힘없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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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야, 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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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앞이 핑 돈다. 피를 너무 흘렸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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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깨에서 화끈한 감촉이 뒤늦게 타올랐다. 암살검을 입천장에 쑤셔 넣는 과정에서 어깨가 샌드 웜의 송곳니에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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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의 주먹 두어개는 넉넉히 드나들 정도의 크기다.

        ​

        샤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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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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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샤의 그림자에서 나타난 루나가 뒤로 넘어지는 에샤의 몸을 받아냈다. 그러고는 쑥, 하고 사라져 안전한 곳에 서 있는 로드의 그림자에서 다시 나타났다.

        ​

        쿠우우웅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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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 기둥처럼 솟아올랐던 샌드 웜의 거체가 무너지며 아득한 굉음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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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인간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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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가 기가 찬 눈빛으로 에샤를 바라봤다. 

        ​

        온몸에 가득한 흉터와 자상, 뚫리고 깨물린 흔적, 어깨를 꿰뚫어버린 구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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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 웜의 내장을 헤집으면서 기어 올라왔다고? 그게 인간의 몸으로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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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래서야 인간이 아니라… 차라리 오크에 가까운 몸뚱아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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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조상 중에 오크가 섞여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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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가 진지하게 중얼거렸다.

        쓰러진 에샤를 열심히 지혈하던 루나가 빼액 소리를 질렀다.

        ​

        “로드ㅡ! 헛소리하지 말고 빨리, 빨리 도와줘요…!”

        ​

        “그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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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에 누운 에샤를 대충 슥 훑었다. 로드의 결론은 빨랐다.

        ​

        “상처만 대충 지혈하자. 우리 선에서 못 고친다.”

        ​

        루나의 손이 빨라졌다. 이단 심문관은 누구보다 인간의 신체에 해박했다.

        ​

        수많은 실습 경험으로 직접 배웠기에, 루나는 지금 에샤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알 수 있었다.

        ​

        ‘더, 더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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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리릭ㅡ!

        ​

        잔상이 보일 정도로 빠르게 지혈한 루나가 기절한 에샤를 덥썩 들어 올렸다. 쑥, 발밑의 그림자로 루나와 에샤의 신형이 사라졌다.

        ​

        “……급하기도 하군.”

        ​

        머리를 긁적인 로드가 햇빛 아래 말라비틀어져 가는 일족을 하나하나 수거해 그림자에 집어넣었다.

        ​

        ​

        ​

         * * * * *

        ​

        ​

        ​

        “어머.”

        ​

        모래 마녀는 작게 이채를 토했다. 한창 작업에 몰두하던 와중 루나와 에샤가 느닷없이 그림자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

        “…도와, 줘…! 어서!”

        ​

        그것도 남자 쪽이 피를 철철 흘리며 다 죽어가는 모습으로.

        ​

        ‘천하의 이단 심문관이 이단에게 도움을 요청하시다니.’

        ​

        상황이 얼마나 급한지 대충 알 것 같다.

        모래 마녀가 천막 바깥을 향해 박수를 쳐 사람을 불렀다.

        ​

        우르르 사람이 몰려오더니, 깨끗한 천과 뜨거운 물, 바늘과 실을 챙겨 에샤의 상처를 슥슥 꿰매기 시작했다.

        ​

        “……하나 된 분이시여. 제발, 부디…”

        ​

        루나는 그 모습을 보며 눈을 꼭 감고 기도했다.

        ​

        이단 앞에서 신에게 기도하는 건 도발이라도 봐야 할까? 문득 모래 마녀는 그런 우습지도 않은 생각을 해버렸다.

        ​

        “모습을 보니 제 ‘부탁’은 잘 처리하신 모양이네요.”

        ​

        눈을 꼭 감고 있던 루나가 희번득하게 눈을 떴다. 루비 같은 눈동자에 감출 수 없는 분노가 가득했다.

        ​

        “너…! 그런 괴물이 있었으면 미리 말을 했어야지…!!”

        ​

        “섭섭하네요. 알려드릴 틈도 없이 출발하셨으면서.”

        ​

        “이 괴물 같은 년이…!”

        ​

        루나가 손을 휘두르려다… 꾹 참았다.

        ​

        등 뒤로 에샤를 치료하던 이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모래 마녀에게 손을 댄다면, 에샤의 목숨은 장담하기 어려웠다.

        ​

        “……두고 봐.”

        ​

        “…아마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거예요.”

        ​

        나는 곧 죽으니까ㅡ 모래 마녀는 뒷말을 꾹 삼켰다.

        ​

        그사이 에샤의 몸을 치료한 사내들이 꾸벅 인사하고는 소리 없이 천막을 빠져나갔다. 에샤의 커다란 몸에 흉터 여러 개가 새로 자리 잡았다.

        ​

        “…약속을, 지켜.”

        ​

        “좋아요.”

        ​

        스스스스ㅡ

        ​

        모래 마녀의 손짓을 따라 모래가 움직이며 의자를 만들었다. 루나가 힐끗 보더니 모닝 스타를 휘둘렀다.

        ​

        퍼석, 허물어지는 의자. 

        ​

        모래 마녀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

        “아가씨도 대충은 알죠? 송곳니가 밤의 귀족의 것이라는 것 정도는.”

        ​

        “…그 정도는 알아. 그런데 정확히 어떤 악마의 것인지 모르는 거야.”

        ​

        “사실 아주 간단해요. 밤의 귀족이면서 악마가 된 존재는 모든 역사를 뒤져봐도 딱 하나, 오직 한 존재밖에 없거든요.”

        ​

        모래 마녀의 곁에서 점액질이 꾸물거리며 나타났다.

        ​

        《키하하ㅡ! 생각해보니까 그 기분 나쁜 모습은 아주 너희 족속이랑 똑같은 크릅! 모습이구나!》

        ​

        “심연을 지배하는, 아니. 지배했던 대악마… 지금은 마왕 발가르의 최정예 부하로 들어갔다고 하던가요?”

        ​

        “용건만.”

        ​

        “쇠약과 피의 대악마, 프리키. 그녀가 바로 송곳니의 주인이에요.”

        ​

        프리키, 프리키… 루나는 그 이름을 가만히 곱씹었다.

        ​

        “아. 그 녀석이었군.”

        ​

        루나의 그림자에서 불쑥 솓아난 로드가 아는 체했다. 전부터 뭔가 떠오를 듯 말 듯 하더니, 이름을 듣고서야 기억이 난 모양이다.

        ​

        “로드가 아는 이름인가요?”

        ​

        “…알고말고. 너무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라 소름이 다 돋을 지경이구나.”

        ​

        로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루나는 단순히 오랜만에 듣는 일족이 대악마가 되었다고 하여 그런 줄 알았다.

        ​

        “프리키… 하아. 아마 너희 부모가 말해준 적은 없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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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렇다면 내가 말해 줄 수는 없겠구나. 직접 듣거라.”

        ​

        로드는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고는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그 뒤를 이어 꾸물꾸물 올라오는 것은 루나의 어머니와 아버지.

        ​

        로드와의 대화를 전부 듣고 있던 것인지 루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

        “루, 루, 루나야아…”

        ​

        “로드한테서 드, 들었구나… 프리키…… 를…”

        ​

        원래도 부부끼리 낯을 가리시는 분들이니 눈을 피하는 것은 그러려니 했지만… 평소와 달랐다.

        바닥을 헤매는 그들의 시선에는 루나를 향한 짙은 걱정이 가득했다.

        ​

        “루, 루나야… 꼭 들어야겠니…?”

        ​

        “프, 프리키가 대악마가 됐다는 건… 우리도 지금 알았단다. 그러니, 그, 그냥 여기서… 돌아가자꾸나. 으응?”

        ​

        “뭔데요… 왜 그래요…?”

        ​

        루나가 불안하게 목소리를 떨었다.

        뭔가 이상했다.

        ​

        “말해줘요…! 뭔데요, 그 프리키라는 일족이 저랑 관계가 있어요…?”

        ​

        “있지…”

        ​

        “아주 많이.”

        ​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

        “프리키는…… 너보다 수천 년 일찍 태어난, 너의 언니란다…”

        ​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부서진, 대, 대격변의 날 실종됐지…”

        ​

        “서, 설, 설마 대, 대악마가 되었을 줄은…… 흑, 흐흑…! 아, 아아아아… 아아아아아…!!”

        ​

        부모님이 무너지듯 오열하며 흐느꼈다. 루나는 멍하니 서서 자신이 들은 말을 이해하려 한참이나 노력해야 했다.

        ​

        아.

        ​

        루나의 몸이 멈췄다.

       프리키라는 대악마가 자신의 언니라고?

       

       

        이 송곳니의 주인이, 자신의 언니?

        ​

        너무나 갑작스러운 사실은 도리어 현실감이 없어 아득할 지경이었다. 

        ​

        ‘어라… 이 송곳니는 분명, 에샤의 부모님을 죽인…’

        ​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루나의 고개가 휙 돌아갔다.

        에샤는? 설마 벌써 정신을 차린 건…!

        ​

        “……아!”

        ​

        에샤와 눈이 마주쳤다.

        ​

        ​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Ilham Senjaya님…! 항상 봐주셔서 정말 엄청나게 무지막지하게 감사합니다…!!!

    – ‘신선우’님…!! 후원 정말로 감사합니다…!! 요즘 날씨가 미친듯이 추워졌습니다…!! 건강 관리에 항상 유념하시고…!! 감기와 몸살의 습격에 대비하여 언제라도 물리칠 수 있는 만전의 태세를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평온한 하루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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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무기 만들기 게
Status: Ongoing Author:
Out of boredom, I downloaded an idle weapon crafting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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